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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Mary Sue & CSAC - Porcelain Shield, Paper Sword 🛡

title: Lil Uzi Vert (Pink Tape)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7.18 23:05조회 수 215추천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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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앨범은 Mary Sue와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의 합작 앨범 <Porcelain Shield, Paper Sword>입니다. 그들이 누구인지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Mary Sue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아티스트, 프로듀서이며,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도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5인조 재즈 밴드입니다. 과연 앱스트랙트 힙합과 재즈 밴드의 만남이 안 어울릴 수는 없겠죠. 본작도 마찬가지입니다.

 

"Intro"부터 시원시원한 악기 연주를 보여주는 본작은 정말 끝내주는 악기 연주의 향연을 보여줍니다. 본작에서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한데요, 매력적인 악기들이 한 데에, 그것도 높은 수준으로 어우러지면서 주는 매료가 정말 끝내줍니다. 마치 옛날 옛 적의 재즈 앨범을 듣는 느낌까지 들어요. "The Well", "Dragon Tail" 등등, 청각적으로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트랙들이 깔려있습니다.

 

센치한 재즈풍 연주에 가미되어 음악적 고취를 끌어내는 것은 전통 악기 사용입니다. 전통 악기 뿐이 아니라 앨범에 삽입된 다양한 동양풍의 요소들이 이들이 싱가포르 출신이라는 점을 방증해주는 듯합니다. "Tiger and the Ceiling", "Haste", "Thief and the Bell" 등등의 트랙들은 신화 속 이야기와 이를 엮어내는 가사, 동양풍의 악기 사용이 어떤 동양적인 미를 폭발시키지요. 싱가포르 출신이 아니더라도 아시아인이라면 느낄 수 있을 만한 그런 재밌는 지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의 사운드를 예찬해보았으니, 다음은 Mary Sue의 차례입니다. 앱스트랙트 힙합을 이용하는 아티스트로서 billy woods나 Ka와도 닮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본작에서도 마찬가지로 느릿느릿하고 무기력한 플로우와 톤을 보여줍니다. 이는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와의 사운드와는 어느정도 대조점이 있는 부분이지만, 거기서 요상한 매력을 찾을 수 있었네요. 대표적으로 단단 묵직한 프로덕션에 매몰되는 듯한 Mary Sue의 목소리가 눈에 띄는 "Minesweeper", 노이즈 낀 해학적인 사운드에 가사와 래핑으로 깊이를 더하는 "Oracle Bone Script"가 있겠습니다.

 

Sue의 스토리텔링 능력도 말하고 가볼게요. 조곤조곤 말하는 듯한 톤으로 씹어대는 트랙 속 스토리와 구절 하나하나의 숨은 의미들은 여타 베테랑 아티스트들에 비해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Thief and the Bell"에서는 속설을 기반으로 종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이 미친듯이 울려대는 종소리에도 제 귀만 막고선 다른 이들에게 종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도둑을 보여주면서, 그런 어리석은 우리의 모습을 견고한 태도로 비춰주는가하면, "Mosquito"에서는 부자가 되어가는 기득권층을 모기보다 못 한 흡혈귀들로 간주하고 비판하기도 하지요. 어쩌면 이러한 삼중의미의 가사와 미적지근한 목소리 톤이 음악의 신선함을 해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걱정은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의 생동감 있는 연주에 사라집니다.

 

Sue의 매서운 카리스마와 Clementi Sound Appreciation Club의 섬세한 감각이 맞물려, 본작은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본작은 정말이지 앱스트랙트 힙합과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빛을 열어젖히고 있습니다. 청취를 되풀이할수록 본작의 강점은 더욱이 또렷하게 드러나구요. 명백히, 이들은 지금 이 순간 힙합의 외딴 섬에서 가장 흥미로운 방향으로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제 생각에 본작은 대한민국 힙합에게 적잖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싱가포르도 하는데, 우리나라라고 뭘 못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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