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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s Scott - ASTROWORLD 🍿 리뷰

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6.14 17:47조회 수 354추천수 7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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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의 뙤약볕을 기억한다. 한달음에 나를 푹 끓여올렸던 그 8월의 태양을 말이다. 바닥이 일렁이고 태양이 잉태한 빛이 눈을 찔러댔던 그 미친듯한 8월 한 여름, 그 폭염의 볕을 두른 채 다가온 특별한 앨범이 있다. Travis Scott의 세 번째 정규 앨범, <ASTROWORLD>다. 

 

https://youtu.be/2a8PgqWrc_4?si=6O-ke-4MqlbjSCH7

<ASTROWORLD>를 처음 들었을 때, 필자는 <Rodeo>의 에너지와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의 정제된 사운드를 융합한 매력적인 사운드를 보았다. 이것 덕일까. 본작은 <Rodeo>를 그의 최고작으로 꼽는 이들과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의 맹맹한 사운드와 소포모어 징크스를 빗나가지 못한 퀄리티에 실망한 그의 팬들 모두의 기대를 어느정도 충족할 수 있었다.

 

앨범의 제목을 그의 고향인 휴스턴의 놀이공원 'Astroworld'의 이름에서 따온 만큼, 본작은 놀이공원의 다양한 어트랙션처럼 개별적인 성격과 분위기를 지닌 트랙들을 품고 있다. "STARGAZING"으로 시작되는 앨범은 곧바로 현실의 중력에서 이탈한 듯한 몽환적 사운드와 앨범 전체를 보아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 비트 체인지를 가하며 청자를 끌어당긴다. 이어지는 "CAROUSEL"에서는 Frank Ocean의 참여가 빛난다.

 

https://youtu.be/6ONRf7h3Mdk?si=Pndn1soK_38PGKyZ

앨범 최고 히트곡인 "SICKO MODE"에서는 Drake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힙합 역사상 가장 히트를 친 곡이자, 특이한 구조로 실험성까지 고루 챙긴 곡을 만들어냈다. 이 트랙은 세 파트로 나뉜 독특한 구조와 급격한 비트 전환으로 전위성을 내보인다. 필자는 이 트랙을 Scott의 음악과 본작의 음악성을 대표하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의 싱그럽게 압도하는 사운드와 비트 체인지 후, 어두운 무드의 사운드, 마지막으로 Drake의 치명적인 훅과 함께 끝을 짓는 상상을 벗어나는 구조, 그리고 대대적인 히트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굴곡을 지닌 점에서 본작의 콘셉트와 Scott의 전위적인 트랩을 필두로 한 음악성을 대변하고, 대중적인 성공과 중독적인 노래 자체로 그의 대중성까지 대변한다. 이 트랙은 영향력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트랩이라는 무미건조한 장르에서 이러한 실험과 시도로 대중적, 음악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뛰어난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덕분에 그가 Young Thug과 Future, Chief Keef와 함께 트랩 장르의 선두 주자이자 거물로 평가 받는 것일 것이다.

 

사운드적으로 <ASTROWORLD>는 트랩이라는 켄트지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위에 사이키델릭, 히스페닉, 아프로비트, 그리고 아트 팝의 요소까지 두텁게 덧칠되어 있다. 베이스의 흐름, 808의 리듬 등이 어우러져 일종의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에 더해 Frank Ocean, Drake, Juice W.R.L.D, Kid Cudi, The Weeknd 같은 여러 호화 피쳐링진의 참여는 Scott이 주도하는 사운드와 무드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많은, 또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경우, 앨범의 정체성을 해칠 위험이 따르지만, 본작은 이 위험을 거세하고, 오히려 앨범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조금 많은 과장을 보태서 말해보자면,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가 가졌던 몰입감과 감각과도 유사하다. 물론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라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아성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만, 적어도 유사하기는 하다는 것이다. 

 

https://youtu.be/YqvCptqhHfs?si=0SxOs6d6XApDtA2r

<ASTROWORLD>는 다른 트랩 앨범들과 달리, 몇몇 트랙을 통해 그의 내면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STOP TRINYNG TO BE GOD"은 신격화된 스타 이미지에 대한 경고와 성찰을 담고 있으며, Stevie Wonder의 하모니카, James Blake의 후반부 보컬, Kid Cudi의 허밍이 묵직한 정서를 지탱해준다. "SKELETONS"나 "NC-17" 같은 곡에서는 쾌락과 환락 속에서의 어딘가 공허한 감정이 배어 있고, 마지막 트랙 "COFFEE BEAN"에서는 자신과 가족사를 솔직하게 언급하며 앨범을 마무리한다. 이 곡은 오토튠 없이 다소 거칠고 직선적인 래핑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것이 이 트랙을 본작에서 가장 진실된 순간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준다.

 

https://youtu.be/_EyZUTDAH0U?si=CC8KTp48VHfHWwlL

<ASTROWORLD>는 필자의 그를 향한 믿음을 굳히게 해주었다. 그가 트랩이라는 장르를 주도하고 변형시킬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현재에 이르러서 그의 상업성과 영향력은 어마무시해졌다. 2023년에 발매된 <UTOPIA>는 힙합이 흉년에 등장한 단비와도 같았고, 그의 폭발적인 공연이 바이럴을 타면서 그의 투어는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또, 트래퍼 중에서 그의 작품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은 이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Don Toliver나 Sheck Wes 같은 후배 아티스트들을 육성하는 등. 그의 상업, 음악적 영향력을 막대해졌다. 그 토대를 깔아준 것이 <ASTROWORLD>인 것이다.

 

나의 여름에 대한 기억 중 강렬한 몸짓으로 자리 잡은 이 앨범은 오래토록 내 여름나기를 함께해줄 것이다.  4/5

 

 

https://rateyourmusic.com/~kmming_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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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6.14 18:01
  • 마지막 트랙 COFFEE BEAN이 정말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앞의 트랙들은 모두 사이키델릭하고 화려한 트랩 사운드를 내비치며 아티스트이자 스타 셀럽인 트래비스 스캇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COFFEE BEAN은 단조롭고 공허한 사운드의 드럼 비트를 통해 스캇의 솔직하고 개인적인 마음을 털어놓는 느낌이라 더 여운이 남았던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앨범을 다시보게 된 것 같아요

  • 1 6.14 18:38
    @노는아이카르티
  • 6.14 19:45
  • 21시간 전
  • 21시간 전

    리뷰글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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