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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ear Melancholy, 그리고— 부디, 다시는

SlimeYouOut2025.06.01 03:43조회 수 827추천수 9댓글 11

My Dear Melancholy, - Album by The Weeknd | Spotify

My Dear Melancholy,  
그리고— 부디, 다시는

사랑이 아니라, 

결핍일 뿐이었다.

 

 

 

 

《불러줘》 — Call Out My Name

넌 끝내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어.
그래서 난 아직 여기 있어.

너가 날 떠난 뒤에도
나는 매일 상상했어.
혹시 지금이라도,
너가 내 이름을 부르면,
모든 게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너는 조용했어.
감정을 꾹 눌러 담고, 쉽게 드러내도 않았지.
나는 그런 너가 답답했어.
그래서 자꾸만 물었어.
“나 정말 좋아해?”
그 말이 얼마나 무례한지,
얼마나 무거운지 알지 못한 채로.

결국 그 말들이 우리를 갈라놓았지.
그리고 남은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

하지만 사실 매번 기다렸어.
너의 단 한 마디.
내 이름을 부르는 그 한 마디.

Call out my name.
이 노래는 부탁 같지만 아니야.
절규야.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날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러니까
딱 한 번만이라도—
내 이름을 불러줘.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 Try Me

그땐 끝인 줄 알았어.
싸우고, 다투고, 지쳐서
우리는 그렇게 멀어졌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넌 완전히 떠나지 않았어.
애매한 연락, 어중간한 말투,
가끔 건네는 농담들 속에
나는 희망을 걸었어.

혹시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Try Me는 그 희망을 붙잡고
밤새 핸드폰을 붙들고 있던 나였어.

“네가 괜찮다면 다시 해볼래?”
단 한 마디면 됐는데,

그 말이 목에 걸려서

나는 ‘그냥 친구’인 척,

네 주변을 계속 맴돌았어.

하지만 너는
그 문을 끝내 닫아버렸어.
나는 문 밖에서,
단 한 번도, 소리 내지도 못한 채 남겨졌어.



 

《.》 — Wasted Times

너가 다른 사람과 엮이기 시작했을 때,
모든 게 꼬였어.

나만의 것이었던,
너의 친한 친구 목록에 낯선 사람이 있었고,
평소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날 갈가갈기 찢었어.

너는
나만을 위한 사람이었는데.
내가 웃게 했던 얼굴인데.
그 입꼬리가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다는 게
그렇게까지 아플 줄 몰랐어.

같은 버스를 탔지만,

우린 서로를 보지 않았어.

너는 창밖을 봤고,

나는 네 옆얼굴을 훔쳐보다가

들킬까봐 고개를 돌렸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어.

말을 걸까,

그냥 이름이라도 불러볼까,

그 순간을 천 번쯤 반복했는데도

나는 끝내 입을 열지 못했어.

그 짧은 침묵이, 이별보다 훨씬 더 아팠어.

우린 그날,

서로를 보지 않기로 선택했고,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걸

나는 그때 몰랐어.

그날 이후로
너는 점점 멀어졌고,
나는 점점 더 과거에 매달렸지.
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따질 수 없었어.
그저,
너가 내가 아니라 걔한테 웃어 주는 상상만으로
나의 하루가 무너졌어.

Wasted Times는 너를 생각하며 흘러간 나의 시간이야.
“그 사람은 너의 절반도 안 돼.”
그 말을 되뇌이며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너를 용서하고, 미워하고, 그리워했어.



 

《?》 — I Was Never There

“널 사랑했던 그 모든 시간에, 넌 단 한순간이라도 날 사랑한 적 있었을까.”

나에게 가장 무섭고도 잔인한 질문이었어.
사랑을 했다고 믿었어.
분명히 함께 웃었고, 함께 울었고,
함께 미래를 그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그 모든 순간이
마치 꿈처럼 흐려지더라.
마치 내가
너의 인생에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너의 손길, 웃음, 따뜻했던 말들,
그 모든 게
갑자기 가짜 같았어.
“잠시 머물렀다가 떠날 존재.”
그게 너에게 있어서 나였어?

그저 스쳐지나갈 인연이었어?
 

그러면,

나는,
도대체 왜 이토록 아픈 거야……?

아무리 소리쳐도,
너는 듣지 못했어.

너에게
‘있었던 적 없는 사람’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날 완전히 망가뜨렸어.

이 곡은
그 무너짐 위에서
내가 처음으로 진심으로
죽고 싶었다고 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

그러니까 나만 혼자, 이 사랑을 기억하는 거야?



 

《너》 — Hurt You

나는 너를 아프게 했어.
단순히 다투고 소리쳤다는 게 아니야.
내가 던진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너의 마음에 금을 내고,
그 금이 너를 무너뜨렸다는 걸
이제는 알아.

내 불안은 결국 너를 질식시켰고,
내 집착은 사랑의 탈을 쓰고
너를 조용히 파괴했지.
내가 원한 건 사랑이 아니었어.
확신, 소유, 우위.
그 모든 건 나의 이기심이었어.

나는 네가 날 떠나도

끝내 너를 놓지 않았어.

근데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상처를 반복하겠다는 약속이었더라.

그래서 이 노래는
너를 위한 사과도,
나를 위한 변명도 아니야.
그냥,
네가 나 때문에 망가졌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은
한 남자의
늦은 고백일 뿐이야.



 

《나》 — Privilege

내가 너를 아프게 했다고, 

너를 망가뜨린 게 나였다고 말하고 나서야,
세상이 조용해졌어.
너는 없고,
내 안에 너도 없더라.

미워하고 싶지도 않았어.
이젠 나도 지쳐 있었거든.
너를 붙들 힘도,
용서해 달라 말할 용기도 없었어.

이제 네가 행복하길 바래.
그게 내 마지막 부탁이야.

네가 어디선가 웃고 있다면,
내가 더 이상 필요 없는 거겠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도,
어쩌다 문득,
너의 이름을 불러봐.

운동으로, 음악으로, 새로운 추억들로
기억을 덮으려 해봤어.

근데 잘 안되더라.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노래 한 구절,

길가의 향기 하나에도

너는 너무 쉽게 떠오르더라.

우리가 마지막으로 웃었던 날을,
너와 함께 택시 창밖을 바라보던 밤을,
나는 아직도 가끔 떠올려.

너도 그럴까?
아니면
정말 다 잊었을까?

괜찮아.
이제 그걸 묻지도 않을게.
왜냐면,
이젠 진짜 놓아야 한다는 걸,
나도 알 것 같거든.


 

My Dear Melancholy,

  이제 진짜,

    잘 자.

     그리고—

        …부디,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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