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tsuo & Youth는 문을 열자마자 닫는 앨범이다. 루페 피아스코는 질문을 던지지만, 그 질문의 문법은 해체되어 있다. 그는 래퍼가 아니라, 말의 잔해를 조립하는 기계다. 이 앨범에서 의미란 도달하지 않는 목적지이고, 구조란 뒤틀린 기억의 궤적이다. 루페는 여전히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도 진술의 파괴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앨범은 사계절의 간격으로 나뉜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의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상실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봄은 언어가 자라나지 못한 장소고, 여름은 해가 들지 않는 골목이며, 가을은 의미가 떨어지는 소리, 겨울은 그 의미조차 얼어붙은 침묵이다. 각 인터루드는 공백이다. 그리고 그 공백은 곧 루페가 던지는 미해결의 선언이다.
‘Mural’은 첫 곡이자 마지막 곡처럼 작동한다. 8분이 넘는 가사는 한 편의 시도, 수천 개의 전치사와 명사들이 충돌하며 하나의 해답 없는 장면을 그린다. 이것은 벽화가 아니다. 오히려 색이 벽에서 흘러내리는 소리다. 루페는 이미지로 가득 찬 언어의 필름을 풀어놓고, 리스너는 그 끊어진 프레임 사이에서 의미를 조립하려 애쓴다. 그러나 끝내, 조립되지 않은 조각들만이 남는다.
‘Deliver’에서는 피자 배달원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피자를 배달하지 않는다. 그가 배달하는 것은 배제의 현실, 도시의 경계, 그리고 문을 두드릴 수 없는 이웃의 메타포다. 경찰차 대신 배달차가 멈추지 않는 구역들, 루페는 그것을 선명히 보여주는 대신 에둘러 묘사한다. 현실은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그 대신 소거된 삶의 윤곽으로 제시된다.
앨범의 다른 곡들 – ‘Prisoner 1 & 2’, ‘Madonna’, ‘T.R.O.N.’ – 모두 동일한 궤도를 돈다. 이 곡들은 목소리가 아니라 고백의 잔상이다. 그는 교도소의 시스템, 종교와 자본주의, 인간의 실존에 대해 말하지만, 모든 진술은 잠깐 열렸다가 사라지는 창문처럼 느껴진다. 루페의 언어는 의미의 전달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더 날카로워진다.
이 앨범에는 클라이맥스가 없다. 대신 지속되는 의심과 피로, 그리고 의미의 무게가 있다. 그것은 완성된 선언이 아니라, 끝없이 수정되는 초안이며, 무언가 쓰이다 만 유언장이다. 루페는 이 앨범을 통해 세상과 단절된 언어의 조각을 붙잡고, 그것으로 하나의 불안한 진실을 짜낸다.
Tetsuo & Youth는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앨범이 아니다. 그것은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를 의심하는 앨범이다. 루페 피아스코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어긋나는 지점을 비추며, 청자를 정지된 시간 속으로 밀어넣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듣는다. 그러나 듣는다는 것은 곧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이 앨범은 조용히 가르쳐준다.
2015년 티팹에 가려진게 너무 아쉬움
커버가 존나예쁨
이게 food & liquor 낸 루페 피아스코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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