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으로 치장한 자화상.
브렌트 페이야스의 Fuck The World는 인간의 세속적 욕망과 내면의 공허 사이를 유영하는 하나의 일기장이다.
이 앨범은 단순한 알앤비 트랙의 나열이 아니라, 감정의 결을 살짝 비튼 채로 세공된 브렌트 자신의 어두운 자화상이다.
브렌트는 속삭이듯 나직한 보컬로 청자를 유혹하면서도, 그 속엔 일정한 거리감과 냉소가 스며있다.
그의 목소리는 따뜻하지 않다.
오히려 쿨하고 절제된 채로, 감정의 심연을 무심하게 드러낸다.
미니멀한 비트 위에 얹힌 그의 나른한 목소리는 때로는 텅 빈 방을 메우는 잔향처럼, 때로는 새벽 공기 속을 부유하는 안개처럼 느껴진다.
앨범의 핵심적인 정서는 공허이다.
하지만 그 공허는 무력함이 아닌 태도다.
'Clouded'의 낮게 깔린 무드나 'Let Me Know'의 시상은, 깨진 인간관계의 조각들을 긁어모아 그를 냉소적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은 때로 자조적이며, 때로 위악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놀랍도록 솔직하다.
Fuck The World는 사운드로 치장한 브렌트 본인의 뒤틀린 일기장이며, 낭만의 파편이 흩뿌려진 고독의 캔버스이다.
낙관도 비관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바라보는 이 앨범은, 감정의 미묘한 틈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한다.
결국 이 앨범은 사랑이 부재한 시대, 혹은 사랑이 지나치게 가벼워진 시대에 건네는 충고 내지 비판이다.
그 충고는 격정 대신 절제를, 외침 대신 속삭임을 선택하며, 청자에게 조용히 귓속말을 건넨다.
DECENT 9
Fav: Clouded
👻
Larger Than Life밖에 안 들어봄
전 저앨범을 제일 좋아함
갑자기 리뷰가 두개씩이나 올라오네
잘 읽었습니다
넹🥰
진짜 처음보네
그럼 들어야지
대기줄 221번째 등록해놈
나이거안들어봤는데ㅇ기ㅓ읽으면서들어봐야게쑤다
존나바람직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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