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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듣앨 + [성]

HaveㅣAㅣnICEㅣLife2025.04.10 22:04조회 수 391추천수 3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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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ADBADNOTGOOD - IV (3.5 / 5)

현대적으로 재즈의 알을 깨고 나온 재즈적 현대음악의 커다란 날개짓.

 

2. Anti Lilly & Phoniks - Stories From The Brass Section (4 / 5)

옛된 향수속 앳된 이야기.

 

3. Sufjan Stevens - Carrie & Lowell (4.5 / 5)

액자에 걸려있는 먼지를

후- 하고 불어봐보면

먼지는 사진의 헌정인 것 처럼

산소에 알알이 부딪혀 내려오네

 

헌정자리에 서서 쳐다보는

과거의 모든 것들에게

현재를 또르륵 흘려 놓았네

 

현재를 마신 과거의 모든 것들은

현재의 모든 것들이 되었네

 

s. 프란츠 카프카 - 성 (소설, 4 / 5)

 대체 이 소설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할까. 부조리? 관료체계? 인간의 소외? 이러한 단어로 이 소설의 의미를 단어라는 울타리로 가둘 수 있을까. 내가 오로지 느낀 것이라고는 혼돈 뿐이다. 성이라는 곳은 도대체 뭐하는 곳인가? 일을 처리하는데 무언가 규칙이 있는 것 같다가도, 주인공과 우리가 맞이하는 건 부조리다. 남들이 K를 무작정 몰아가는 것 같다가도, 주인공의 태도는 소외적 감정을 가지긴 커녕 뻔뻔히 나가 이게 정녕 성의 잘못인가 하면, 오묘하다. 그렇게 진실인듯 아닌 듯, 그저 알수없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카프카의 또다른 미완성작, 소송과 구별되는데, 소송은 시작하자마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체포를 당하는 충격적 장면으로 부조리를 새겨놓는다. 그리고 소송에서의 주인공은 알 수 없는 법체계에 혼란에 빠지며, 결말에서도 미스터리하게 사형을 당한다. 허나 성에서는 그렇게 부조리를 부각시키지도 않으며, 성의 시스템은 알듯 말듯 더 애매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소설은 결말 자체도 나오지 않고 끝남으로서 이러한 애매모호한 혼돈을 해결하려 443페이지를 넘기던 우리에게 대놓고 혼돈을 선물한다. 그나마 단어로 가둘 수 있던 소송에서 더욱 더 카프카적으로 절정에 이른 작품이 성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 대해 많은 글을 쓸 수 없다. 단어에서 벗어난 우주적인 것이다. 그렇기에 한편으로 이 카프카의 성은 놀라운 소설이다. 미술계나 음악계에서 혼돈은 표현하기 쉽다. 미술은 보는 것이고, 음악은 듣는 것이기에, 조화를 박살내고, 불협화음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허나 문학은 의미가 새겨져있는 단어를 이용해 만듦으로서 그 의미에 제한된다. 하지만 카프카의 성은 단어를 유의미하게 뱉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의미는 유명무실하다. 문학은 태생부터 감각과 떨어져있어 미술과 음악에 비해 우리로부터 느낌을 주는 것이 어렵지만, 성은 그 느낌이다. 이러한 단어가 가능했던 이유는 결말이 없어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카프카가 몇년만 더 살아서 완전판을 냈더라면 그래도 좋은 평가를 받았겠지만 지금의 알 수 없는 감각은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카프카의 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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