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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연도별 베스트

Parkta19582025.03.08 06:33조회 수 206추천수 2댓글 6

2019년 


all my heroes are cornballs


페기의 음악은 하나의 천재성의 증표로 여겨지는데 몇몇 작품들에서나 보이는 실험성 가득한 무언가가 그에게서 엿보이기 때문이다. 틀린 관점은 아니겠지만 나로서는 페기처럼 난해한 면모가 있는 대중음악을 이해할 통찰이 없는지라 뭐라 덧붙일 것이 없다. 페기의 음악은 난해함을 보유하고 있고 있지만 내가 단언하자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페기가 의도한 게 뭐든 나에게 그의 음악은 종종 거기다가 의미를 부여하려는 내 생각을 키치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페기는 불규칙한 리듬과 변조된 목소리와 강렬한 이펙트로 앨범을 이끈다. 그리고 타이틀곡은 그 중심을 이끈다. 페기같은 존재는 쉽게 정의하기 힘들고 페기의 명성은 집에서 앨범 크레딧을 뒤적이고 샘플들을 집어내려고 애쓰는 힙스터들과 결박되어 있다. 힙스터와 찐따를 자처하는 나로서도 페기는 손쉽게 내밀고 추천하기 힘들다. 차라리 푸코의 저작을 읽거나 체호프와 카프카, 존 포드, 장 르누아르를 경애하고 셰익스피어,히치콕을 경배하는 게 안전한 선택이다. 페기의 음악은 때때로 나에게 자폐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 곡을 선정한 것은 페기의 곡들은 그 모든 것들을 넘어서는 재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 여러 요소들을 혼합시켜 힙합이라는 카테고리를 확장시키거나 혹은 그 요소들을 짓이겨 힙합이라는 틀에 넣는 그것이다. 무엇보다 이 곡은 가사가 어떻든 난해하든 뭐든 날 광란으로 몰고간다. 때때로 음악은 이런 광기가 필요하다.


2018 if you know you know


드레이크는 역사에 길이 남을 디스전에서 두 번이나 참패를 당했는데 푸샤티와의 디스전은 '진짜'라는 점에서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푸샤티는 여러 부분서 진짜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결국 그의 명성을 지지한 것들은 그런 진짜를 표방하는 태도가 아니라 실력이다. 

 푸샤의 냉철하고 단단한 랩은 마치 동물다큐멘터리에서 밤에 포착된 표범의 눈빛만큼 차갑다. 데이토나라는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앨범에 딱 들어맞는 랩을 한다는 의미다.

 푸샤의 입만큼이나 귀도 유능한데 그는 퍼렐과 그의 커리어를 함께했고 여기서는 칸예가 오래간만에 실력을 발휘한다. 정제된 원두같은 풍미를 보이는 비트와 말끔한 프로덕션과 푸샤의 단단한 래핑은 하나의 교보재로서 기능한다.


2017 smile


제이지는 2017년 비욘세를 두고 바람핀 남자로 알려져 있었는데 참으로 우스운 사태였다. 왜냐하면 그는 비욘세가 본인의 아내임을 종종 자랑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제이지만이 뱉을 수 있었던 가사들-본인의 부와 명성과 권위를 과시하는-은 뭔가 우스꽝스러워지는 때이기도 했다.

 이 상황을 그는 허심탄회해보이는 태도로 타개하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다. 제이지는 본인 스스로 반성하고 제이지를 죽여라하기도 하고 흑인으로서 정체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스티비 원더의 곡을 샘플링한 smile에서 그는 솔직한 고백들을 털어놓는데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그가 부를 가지기 전에도 비욘세의 남자이기 전에도 뉴욕의 왕이기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는 최고의 래퍼라는 것이다.


2016 same drugs


챈스의 랩은 다정하고 경쾌하고 가볍지 않다. 챈스의 가장 큰 장점은 태도다. 그는 사회에 분노를 표하지도 혹은 무언가의 상징이 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시카고를 위로하고 그래도 살아가려 한다. 

 챈스의 랩은 영상 19도고 이는 사람이 살아가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다. 그 지점에서 챈스는 랩을 한다. same drugs는 그 예다. 삶에서 누구에게나 있는 사건들, 불화이든 무엇이든 공유했던 시간들이 사라지고 사이가 멀어지는 마음아픈 일들을 묘사한다. 적절한 피아노 반주와 피터 팬을 끌어온 가사는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다. 내가 주목하고픈 것은 가사다. 나는 힙합이 해낼 수 있는 최선 중 하나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상실의 감각이었다. 우리가 나는 법을 잊게 된 것은, 사랑하는 친구와 헤어지고, 상처입히고 상처받는 때는 언제였는가. 챈스는 그 순간들을 소환하고 위로한다. 이제 챈스가 그랬듯 우리는 나아가야한다.


2015 alright


때때로 시대는 본인을 저술할 작가들을 선별하는데 대중음악에서는 비틀즈나 밥 딜런,보위,프린스,스티비 원더,너바나,라디오헤드 등등이 있다.

  우리 세대는 켄드릭 라마를 선택했다. 그는 하나의 작가로서 본인의 생각과 시선이

투영된 작품들을 발표했고 평론가들은 앞다투어 월계관을 선물했다. 

 alright은 완벽한 힙합트랙이다. 퍼렐의 터치가 가미된 이 곡은 랩 훅의 정점을 보이며 켄드릭의 랩은 리듬감의 절정을 선사한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곡을 들어보면 이 트랙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버린 느낌도 든다. 켄드릭이 의도했든 아니든 켄드릭의 신들린 래핑과 재즈터치와 중독적인 훅은 이 곡을 걸작으로 만들었고 시대는 그들을 대표할 얼굴로 이 곡을 선택했다.


2014 i


켄드릭 라마의 i는 위대한 곡이다. that lady를 샘플링한 전주가 흘러나오는 순간 우리는 리듬을 타고 켄드릭 특유의 현악기같은 플로우가 들리는 순간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게임 끝' 2010년대 흑인음악을 관통하는 두 물결을 고르자면 아카이브와 자기애일텐데 이 트랙은 그 두 가지를 ㅈ둥족시킨다. 당신이 생각하는 힙합트랙의 이상적인 요소들을 생각해보라. 이 트랙은 모든 것들에서 만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앨범에 수록된 버전을 더 선호하지만 이 트랙도 완벽하다. 펑키한 비트, 라임과 메시지 측면서 절묘한 합일을 이루는 가사까지 이 곡은 클래식이 될 운명을 가지고 있고 힙합의 정의를 다시 했다.


2013 control


자 먼저 모두가 알지만 모르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자. control은 빅 션의 곡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이 말은 이 곡이 2013년 최고의 곡이 아니라는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을 알려준다. 아마도 yeezus의 곡을 뽑는 게 안전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을 고백하자. control은 빅션의 곡이 아니다. 벌스다. 슬프게도 그 벌스도 빅션의 것이 아니다. 이 곡은 켄드릭 라마의 것이다. 그는 씬 전체를 벌스 하나로 뒤흔들었고 그의 위치를 상승시켰는데 왜냐하면 그의 언급은 증표였기 때문이다. 그를 디스한 이들은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켄드릭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켄드릭은 속된 말로 보법이 달랐다. 동료들의 명사와 동사사용을 금했고 그들을 한 줄로 세우고 폭탄을 갈겼다. 그는 이 곡에서 그가 뉴욕의 왕이자 마키아벨리의 후손이라고 칭했는데 이는 이 곡에서 유일하게 틀린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는 세계의 왕이고 더이상 누군가의 후손이 아닌,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2012 

 same love


이 곡은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곡이 아니다. 훅은 매력적이지만 수없이 반복되어온 코드다. 솔직히 랩도 평범하다. 그래도 내가 이 곡을 고른 것은 내가 게이이기 때문이고 이 장르가 가지고 있는 면모들을 언급하고 싶어서다. 힙합은 오해받았지만 그만큼 여성혐오적이고 호모포비아적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힙합이 그렇지는 않지만 힙합의 일부에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런 면에서 이 곡은 여러 의미를 가진다. 곡은 평범하고 가사도 그렇다. 그런데 동성애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곡은 적어도 나에게 힙합이 나를 미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주었다. 때때로 메시지만으로 충분한 순간이 있다.


2011

no church in the wild


자 지금 이 곡에 참여한 세 명을 보면 경탄밖에 안 나온다. 이 곡은 위대한 개츠비의 예고편에 삽입되었고 그대로 어울린다. 1920년대 재즈시대의 특징에 걸맞는 힙합곡이라니. 아닌 게 아니라 도입부부터 곡은 청자들을 압도한다. 이 곡에서 언급할 것은 제이지와 칸예웨스트다. 이 두 부자와 천재의 거대한 자기과시는 앨범 전체에 가득하다. 곡은 아름답고 웅장하다. 편곡 역시 흠잡을 데 없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루프는 이 곡의 정체성이다. 칸예의 충동적인 천재성과 제이지의 권위, 오션의 목소리가 결합된 이 트랙은 나에게 글래스톤배리에서 원더월을 개떡같이 연주하고 씩 웃던 제이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 미소는 그들의 시대가 왔음을 아는 자의 유머와 여유였다. 그 형편없는 노래로 멋있을 수 있는 사람은 흔치않다. 그리고 이 앨범과 이 곡은 그 승전보다.( 아 물론 칸예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냥 웃기다. 진짜 웃긴다.)



2010 

 runaway


칸예 웨스트는 천재였고 혁신자였으며 선각자였고 멍청이인 동시에 문제아이다. 불행히도 그의 천재성이 총기를 소진한 지금 그는 그저 잘못된 사고방식과 언행을 일삼는 (돈이 매우 많은)중년이다. 

하지만 runaway는 지금의 그와 달리 십수년 전의 칸예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는지 깨닫게 한다.

이 곡에 대한 판단은 첫 피아노음이 울릴 때 결정된다.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만한 확신이다. 그리고 그가 옳았다. 그 홀로 울리는 피아노음은 38초 후 시작될 청각적 스펙타클의 전조이자 칸예 웨스트가 가졌던 천재성의 증표다. 

푸샤티와 칸예의 랩은 본인들의 본능을 표출하며 후반부의 샘플들과 사운드는 청자들을 황홀경에 이르게 한다.

칸예의 장력은 힙합의 요소들을 강한 구심력으로 응집시켜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냈다. 슬프게도 그는 이 능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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