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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7일남은 기념, 하루 한쪽씩 달려보는 부위별 앨범 추천 1. 발과 손가락

2014.12.15 10:40조회 수 2103추천수 7댓글 13

새벽 네시까지 쓰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벌써 지금이네요.


입대가 얼마 남지 않으면 사람은 이렇게 이상해지나..


어쨌든, 새로운 리스트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아 참. 반말투는 죄송합니다. 블로그 컨셉을 바꿀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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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며.


  ... 지금 시간으로, 공식적으로, 나는 입대가 일주일 남았어. 와하하. 그런데 말이야. 이게 생각보다 별 생각이 안들더라구? 예비역 형들도 지금은 별 생각이 안들거래.훈련소 들어가서 첫날밤이랑 그 이후로 전투복 입을때 "아이고 X됐다"라는 생각이 들거랬어. 그때까진 내면의 평화가 참 인상적이니까 글이라도 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군대가기전 세번-혹은 네번으로 나눠서 올리게 될 오늘의 입대전 마지막 기획은, "내가 움직이는 신체부위로 추천하는 앨범들" 이야. 음. 변태같다. 그렇게 변태같은 건 아니고, 그냥 나는 느낌에 따라 흔드는 부위가 다른 편이라서, 거기에 맞춰서 써보려고해. 으-음 이제 더 변태같아졌다. 응. 음란하네. 뭐. 사람이 음란한걸 어쩌겠어. 바로 들어가자.

 

  오늘 다룰 앨범들은 "가사도 프로덕션도 랩도 잘짜여서, 듣는 사람이 느끼면서 생각도 하게 해주는 밸런스가 잘 잡힌 앨범들"이야. 머리를 흔들자니 가사를 들을 정신이 없고, 어깨를 흔들자니 뭔가 아쉬운 느낌인 앨범들 있잖아. 오늘 다뤄볼 앨범들은 그런 쪽에 속하는 앨범들이지. 그렇다고 여기 있는 앨범들만 클래식이고 나머지는 아니다-는 아니야. 가사가 내 취향이라 조금은 집중을 해야하는 데다가, 여기 있는 앨범들은 (스포일러니 빡센 앨범들 언급은 안하겠지만) 뒤에 다룰 "에너제틱한" 앨범들과는 달리 마냥 신나는 게 아니라 착 가라않는 맛도 있어 픽한 앨범들이거든. 말이 길었다. 그럼 들어보러 갈까?

 


<발과 손으로 리듬을 타게 만드는,  탄탄한 앨범들>

 

 


 

CunninLynguists - Strange Journey Vol. 3 (2014)

 

  자. 내가 꼽았던 2014년의 가장 좋았던 앨범이면서 프라임 (PRhyme)과 제이 콜 (J.Cole)의 신보 이후에도 여전히 내 마음속 위치를 지켰던 앨범, "Strange Journey Volume 3 (약칭 SJ Vol 3)"야. Kno의 깔끔하면서도 웅장하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프로듀싱과 시적이고 유쾌한 가사들, 그리고 굉장히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튀는 곡은 없는 적당한 트랙리스트의 구성은 정말 "밸런스가 잘 잡혔다"라는 말이 절로 나와. 그래서, 나는 나온지가 상당히 됐음에도 시간만 나면 이 앨범을 틀곤 해. 소파에 앉아서 "Strange Universe"로 앨범을 시작하고 있으면, 따뜻하게 손과 발을 따각거리면서 어딘가를 날아다니는 느낌을 받게 되거든. 정말 매력적인 앨범이니, 아직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꼭 들어보길 바래.

 

 

 


Masta Ace - Disposable Arts (2001)

 

 

  마스타 에이스 (Masta Ace). 마스타 에이스는 기묘하게 "어디에도 없을 것 같지만 어디에나 있는 엠씨"라고 생각해. 90년대에도, 00년대에도 그의 이름이 전면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그 안에 남겨진 족적이 상당하거든. 아마 이 앨범이 그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잘 짜여진 드라마, 과하지 않은 프로듀싱이 엮여 첫 트랙부터 끝까지 듣고 있으면 굉장히 잘 짜여진 갱스터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흠. 굳이 따지자면... 뭐가 있을까. "프렌치 커넥션 (French Connection)"보다는 로드 투 퍼디션 (Road to Perdition)을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좋은 앨범.

 

 

 

 


Nas - Illmatic (1994) & Elzhi - Elmatic (2011)

 

 

 크으. 나와버렸다. 여기에 관해선 두 앨범을 동시에 픽할 수밖에 없었어. 뉴욕 게토에서의 가장 낮은 삶을 무겁고 스마트하게 그려낸 나스 (Nas)의 "Illmatic"과 폭력보다는 디트로이트에서의 성장기와 유쾌하고 유려하게 그려낸 엘자이 (Elzhi)의 "Elmatic"은 각자의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말하면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전혀 꿀리지 않는 모습으로 말이야. 사실 나는 "Elmatic"을 더 좋아해. 나스의 "Memory Lane"이 냉혹하게 날이 선 게토의 풍경을 보여준다면, 엘자이의 "Memory Lane"은 정말 부드럽고 유쾌하게, 삶을 관조하듯이 밟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거든. 나는 폭력성보단 부들부들한 느낌이 좋으니.. 이해해주길 바래. 물론 두 앨범 모두 프로덕션과 랩, 가사에서 꿀릴 구석이 없는 좋은 앨범이야. 들으려면 정말 집중해서, 하지만 자연스러운 리듬을 타게 되면서 듣게 되니까.

 

 

 

 


Apollo Brown x O.C. - Trophies (2013)

 

  내가 이 앨범을 이야기할때 "가사가 좀 그렇다"라고 말했지? 정정할게. "Prove Me Wrong", "Disclaimer" 등에서 들려준 O.C와 그 생각의 흐름은 라임이나, 구조에서 아쉬움을 느끼기엔 너무나 맛이 좋은 가사들이야. 거기에 반듯하고 단단한 아폴로 브라운 (Apollo Brown)의 프로덕션이 얽히면 정말 생각할 때 듣기 좋은, 묘하게 나를 바라보게 해주는 앨범이지. 오늘도 나는 집으로 오는 길에 이 앨범을 들었어. 그리고 정말 큰, 안정감을 얻었지. 안정적인 스킬, 프로덕션, 가사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앨범이 정말 좋은 선물일거야.

 

 

 


Shad - TSOL (2010)

 

  지금까지 "안정적인" 픽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다. 캐나다인 래퍼 샤드 (Shad)의 앨범 "TSOL"은 굉장히 색깔이 다양해. 앞에 써둔 "SJ Vol 3"와 같은 느낌으로. 하지만 "SJ Vol 3"가 커닝링귀스트 (CunninLynguists)의 디스코그라피 사이에서 정제되었기에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 앨범은 한 사람으로써 샤드의, 변하지 않는 목소리와 태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 조화가 굉장히 두드러지는 앨범이야. "A Good Name"에서의 프라이드와 "At The Same Time"의 찰박하게 묻어나는 슬픔, "Rose Garden"에서의 활기가 한 사람의 목소리라는 걸 알고, 그것을 그대로 즐기는 자체가 샤드의 앨범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즐거움이지. 그 면면과 가사, 프로듀싱 어느하나 신경을 놓칠 수 없는 앨범이니 들어보길 바래.

 

 

 

The Roots - How I Got Over (2010)

 

  지금 여기서 "Undun" 생각한 사람 꼭 있을거야. 꼭. 응. 있을거야. 그런데, 나는 "How I Got Over"를 픽했지. 이히히. 보너스 트랙인 "Hustla"의 첫 오토튠된 아기 울음소리를 참을 수 있다면 (나는 그 곡을 그냥 지우고 들어) "How I Got Over"는 더 루츠 (The Roots)의 필모그라피에서 가장 "튀는 부분 없이 안정적으로 들을 수 있는" 앨범일거라고 생각해. 잔잔한 느낌이 있어 매력적이지만 끝까지 듣기는 묘하게 힘든 90년대와, 실험성과 와장창의 향연을 보여준 00년대를 지나 나온 정수가 바로 10년대의 "How I Got Over"라고 말이지. "Dear God 2.0"에서의 애잔함과 타이틀곡 "How I Got Over"에서 느껴지는 짧지만 강렬한 가사들의 충돌은 "How I Got Over"가 정도에 정확히 안착해있으면서도, 듣는 사람에게 그 이상의 미묘함을 터치하는 앨범임을 보여줘.

 

 

 


Kanye West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2010)

 

 

  내가 여기까지 와서 굳이 칸예 웨스트 (Kanye West)의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약칭 MBDTF)"를 꺼내든 이유는 세 가지야. 첫 번째는 (차마 잘한다고는 하기 애매한) 칸예의 랩 실력을 탄탄한 피쳐링 라인으로 잘 보강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 가사 또한 굉장히 잘 조립되어 가사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이 샤드의 앨범에서 말한 것처럼, 칸예의 목소리 하나로 대변되는 미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는 거지. 프로듀싱에 놀라고, 다양하고 탄탄한 랩스킬에 놀라고, 마지막으로 그 안에 담긴 껄쩍한 가사에 놀라게 되는 "MBDTF"는, 그 자체로 굉장히 잘 짜여진 밸런스와 함부로 머리를 흔들 수 없는 가사의 깊이가 공존하는 대단한 앨범이야. 안들어본 사람도 그리 많을 것 같진 않지만 말이지..

 

 

 


Blu & Exile - Below The Heavens (2007)

 

  아하하하하하하. 블루 (Blu)와 엑자일 (Exile)의 앨범이네? 아하하하하하하!

  사실 블루 & 엑자일의 앨범은 아하하하! 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많은 것이 담긴 앨범이야. 유려한 샘플링으로 빚어낸 아름다운 곡과 하드하게 몰아붙이는, 하지만 전혀 과하지 않은 엑자일의 프로듀싱과 블루의 "유일무이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랩 스타일, 그리고 그만의 감성이 들어간 가사는 들으면서도 입가에 미소떠나질 않게 해주지. 그것들이 2집 "Give Me My Flowers.."보다 더 안정적으로 뭉친 앨범이 바로 이 "Below The Heavens"야. 가사 하나하나를 곱씹으면서 블루의 사랑, 꿈, 죽음에 대한 고찰을 듣고 있으면 시간이 정말 금방금방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 20대 청춘들한테 얘기해주고 싶어. "제발 아프니까 청춘이다 읽지 말고 이 앨범 좀 들어봐"라고 말이야. 어느 부분하나 놓칠 수 없는, 가끔은 여유롭게, 가끔은 귀를 기울이게 해주는 정말 부드러운 앨범.

 

 

 


Common - Be (2005)

 

  나는 커먼 (Common)의 "Like Water For Chocolate"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어. 하지만,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너무 지루해지지는 않는 앨범은 바로 "Be"라고 생각해. 오묘한 신남과 오묘한 느낌이 공존하게 되는 정말 "오묘한" 트랙 "Testify", 아아. 이게 칸예가 그렇게 말하던 그 샤이 시티 (Chi-City)야? 라고 말하게 만드는, 바로 그 시카고의 "Chi-City"와 같은 곡들은 듣는 사람이 적절하게 신나면서도, 가끔은 가라앉아 생각에 잠기게 만들어주는 좋은 조합을 가지고 있어. 아아. 커먼 아저씨. "Speak My Piece"같은 곡만 많았더라면 나는 "Nobody's Smiling"을 정말 좋아했을 거에요.... 정말로.

 

 

 


Big K.R.I.T - Return of 4eva (2011)

 

 

  흠. 빅 크릿 (Big K.R.I.T)의 경우에는 앨범들마다 그가 가진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정제되고, 밸런스가 잘 맞는 앨범은 "Return of 4eva"라고 생각해서 이 앨범을 골랐어. 그가 가진 위트와 감성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적정선에서 사람을 들었다놨다 하는 빅 크릿의 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을거야. 크으... 여러분. "Dreamin'"은 빅 크릿의 인생곡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인생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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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12.15 11:27
    사진이 안나오네요 ㅠ
  • 12.15 11:31

    배우신분...
    shad 저앨범은 들어볼까말까 하다가 안들어봤는데
    나중에 들어봐야지

  • 12.15 11:44
    노바디스 스마일링에서 speak my pieces 가 취향이었다는 사실은 좀 의외네요 real 을 제일좋아하실줄
  • 12.15 12:45
    토닥토닥.....
  • 12.15 12:53
    모바일은 사진이ㅠㅠ 블로그를 이용할게요
    저도 슬슬 갈 나이인지라... 잘갔다오세요
  • 12.15 13:18
    감사합니다 글예전부터읽었어요.. 잘갔다오세요
  • 12.15 17:20
    잘다녀오세요...
  • 12.15 18:02
    정성스런 소개글 잘봤어요 잘다녀오세요
  • 12.15 18:12
    군대 잘다녀오시길...
  • 12.15 20:22
    곧 현역이 되실 분을 위하여 경례
  • 12.16 00:29
    잘 봤는데 사진이 안나오네요 ㅠㅠ
  • 12.16 03:51
    다 들어여지.추천ㄳ. 군대 잘 다녀와요!ㅜ
  • 12.16 03:55
    12월 22일 공군 입대 하시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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