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리뷰

Mac Miller - Balloonerism 리뷰

PDFMAFIA2025.01.17 18:32조회 수 5370추천수 27댓글 14

balloonerism.jpg
 



 <Balloonerism>의 앨범 커버는 마치 맥 밀러의 내면을 형상화한 한 편의 초현실적인 그림 같다. 뒤틀린 맥 밀러의 얼굴을 한 거대한 풍선은 그가 남긴 음악적 세계 같고, 그 풍선을 붙잡고 하늘로 날아가는 작은 그림자는 그의 흔적을 좇는 우리, 혹은 그의 음악에 의지해 떠오르려는 맥 밀러 자신 같기도 하다. 풍선은 가볍고 자유롭게 떠오르지만, 그 모습엔 어딘가 불안정함과 고독이 묻어있다. 이 조합은 맥 밀러가 그의 음악을 통해 보여줬던 그의 본질, 즉 밝음과 어두움, 희망과 고뇌의 공존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풍선이 점점 높이 날아갈수록 그림자 같은 존재는 더 작아지고 연약해 보이겠지만, 그들은 서로 떼어낼 수 없는 존재로 얽혀 있다.

 2014년 믹스테잎 <Faces>와 동시기에 제작된 Mac Miller의 두 번째 사후 앨범 <Balloonerism>에서 Mac Miller는 잃어버린 시간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갇혀버린 풍경화를 그려냈다. 그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 앨범은 가볍게 떠다니는 풍선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들이 얽혀 있다. 본작은 그의 삶, 죽음, 그리고 그 경계선에 놓인 생각들을 아름답게 포착해냈다.

 앨범의 사운드는 물 위를 떠다니는 안개처럼 부드럽고 몽환적이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긴장감과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다. 공간감을 강조하는 리버브와 반복되는 멜로디는 청자를 현실과 꿈의 경계로 초대하며, 각 트랙은 서로 다른 텍스처와 리듬을 통해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전체적으로 네오 소울, 힙합, 그리고 실험적인 요소들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으며, 이 조화는 마치 하나의 음악적 회고록처럼 느껴진다. 비트는 단단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고, 악기와 보컬은 빈 공간을 메우기보다 서로를 감싸 안으며 여유를 준다. 이러한 구조는 맥 밀러가 음악 속에서 찾은 자유와 사색의 공간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특히, 빈티지한 악기 톤과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인 울림이 앨범 전반에 걸쳐 등장하며, 모든 소리가 꿈틀대듯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게감 있는 베이스와 날카롭게 울리는 타악기의 조합은 앨범의 리듬감을 잡아주는 동시에, 정서적 깊이를 더한다. Balloonerism은 전체적으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초월하며,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모든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앨범은 트랙 간의 감정적 흐름이 가히 인상적이다. <Do You Have a Destination>은 삶의 방향성과 목적을 묻는 곡으로, 반복되는 질문이 단순한 의문을 넘어 청자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서늘한 신스와 여백을 살린 멜로디는 곡 전체를 떠도는 느낌을 주며, 마치 그의 내면에서 길을 잃은 듯한 감정을 예술적으로 구현해낸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앨범의 5번 트랙인 <Friendly Hallucinations>을 만나볼 수 있다. 꿈의 단편을 음악으로 풀어낸 듯한 이 곡에선 환각을 연상시키는 멜로디와 신선한 악기 소리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가사 속 Mac Miller의 철학은 Mac Miller 특유의 감성을 더한다. 혼란스럽고 모호한 감정이 담겨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은 듣는 이에게 묘한 위로와 평온함을 안겨준다.

 또한 앨범의 7번 트랙은 앨범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해당 곡은 앨범에서 가장 몽롱한 순간을 만들어내는데, 묵직한 베이스와 느릿한 리듬이 어우러져, 현실을 잠시 잊고 떠도는 기분을 준다. "Let's get stoned"라는 단순한 가사 속에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Mac Miller의 갈망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는 마치 어둠 속에서 혼자만의 위안을 찾는 순간을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본작 <Balloonerism>에는 Mac Miller가 그의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잃어버린 시간을 떠올리는 곡이 하나 또 존재한다. <Excelsior>의 가사 속에는 "Whatever happened to apple juice and cartwheels?"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그가 잃어버린 순수함과 그것을 되찾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낸 것이다.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Mac Miller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 <Tomorrow Will Never Know>는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한 여운을 남기는 곡이다. "Do they dream just like we do?"라는 반복적인 질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하며 Mac Miller의 내면을 투영한다. 몽환적인 멜로디와 느린 템포는 그가 품었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며, 앨범의 마지막을 마치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열어두며, 청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Mac Miller의 <Balloonerism>은, 그의 혼란스러운 시기와 재발견의 순간들을 생생히 담아냈으며, Mac Miller가 느꼈던 고뇌와 희망, 그리고 예술적 열망을 그려낸다. 앨범의 사운드는 그가 그의 삶에서 느꼈던 모순적인 감정들—몽환적이면서도 무거운, 자유로우면서도 불안한—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또 그는 앨범의 가사를 통해 과거의 순수함을 회상하고, 때로는 현실의 무게와 마주한다. <Balloonerism>은 그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예술로 풀어낸 진솔한 기록이자,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다.

신고
댓글 14
  • 미오Best베스트
    5 1.17 18:40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 초현실적 그림 같다는 표현이 정말 좋네요 글고 3시간만에 이정도 글이시면 진짜 대단한디요 잘 읽고갑니다

     

  • 1 1.17 18:34

    리뷰글 잘 못쓰는데 3시간동안 고심해서 열심히 썼습니다... ㅠㅠ 중간중간 좀 작위적인 문장이 있거나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는데 눈 감아주세요.. 피드백 언제나 환영입니다

  • 1 1.17 18:37

    저도 듣고 리뷰 써보고 싶었는데 필력이 안좋아서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마피아님 리뷰가 맘에 확 와닿네요 잘 읽었습니다

  • 5 1.17 18:40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 초현실적 그림 같다는 표현이 정말 좋네요 글고 3시간만에 이정도 글이시면 진짜 대단한디요 잘 읽고갑니다

     

  • 1 1.17 18:42

    진짜 글 잘 쓰시네요..

  • 1 1.17 18:46

    앨범의 마지막을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열어둔다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항상 소개글,리뷰글 잘 보고있습니다

     

  • 그에게 주어지는 개추 6개

  • 1 1.18 10:43

  • 1 1.18 15:20
  • 1 1.18 15:34

    글이 잘 익었네요 잘 읽고 갑니다

  • 1 1.18 19:49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 1 1.18 21:57

    글 최고네요,,, 느낀 것들을 이렇게 표현하실 수 있는 것도 진짜 멋집니다... 좋아요 왜 한 개만 되죠,, 한 100개 해드려야 할 듯 ㅋㅋㅋ

  • 1 1.18 22:21

    최소 3시간은 바쳐야 이런 좋은 글을 쓸수있구나...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 1 1.23 15:53

    메인 2연타 축하드립니다

  • 1.23 15:55
    @FINNIT

    저보다 더 잘 쓰신 분들 천지인데 왜 제 글을..

댓글 달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과도한 친목화 관련 제재 공지35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2.16
[아이콘] Kurt Cobain, The Weeknd 등 아이콘 출시 / 3월 아이콘 ...202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2.14
[공지] 회원 징계 (2025.02.12) & 이용규칙45 title: [회원구입불가]힙합엘이 2025.02.12
화제의 글 그림/아트웍 타일러 그려봤어요23 kopia 12시간 전
화제의 글 인증/후기 고삐리가 모은 디안젤로 전집29 title: Tyler, The Creator (CMIYGL)minminmin14 4시간 전
화제의 글 일반 똥글) 플레이보이 카티 심리학적 분석18 title: Daft PunkHomixideGang 8시간 전
205298 음악 맥밀러 대박인데…2 title: Madvillainy이골 2025.01.17
205297 일반 근데 맨하탄 레코즈 가서 살게 거의 없는데 어캄8 title: The Weeknd (After Hours)칸베지드예 2025.01.17
205296 일반 서부힙합을 안좋아하는건 아닌데20 title: Frank Ocean (2024)몬스터먹고싶다 2025.01.17
205295 일반 맥밀러 이정도면 숨겨진 부갤주인데11 title: Kurt CobainKanyeꓪest 2025.01.17
리뷰 Mac Miller - Balloonerism 리뷰14 PDFMAFIA 2025.01.17
205293 일반 힙X)똥글) 맨하탄 레코즈의 반댓말은?32 title: Dropout Bear따흙 Hustler 2025.01.17
205292 음악 맥밀러들어봐야하나요??14 heyjane 2025.01.17
205291 일반 외힙 뉴비가 쓰는 외힙 입문 가이드 #1.5 - 외힙 뉴비가 추천하는...6 aoty2024 2025.01.17
205290 일반 와 이건 진짜 엘이 역사에 기록되어야 할 날인 것 같은데12 title: Velocity : Design : Comfort파워힙합전사 2025.01.17
205289 일반 엘이 소신발언) 이게 맞나..18 title: In the Aeroplane Over the Sea수저 2025.01.17
205288 일반 Mbdtf는 왜이렇게 모자이크 버젼이 정겹지14 title: Velocity : Design : Comfort파워힙합전사 2025.01.17
205287 음악 내가 생각하는 RYM 점수가 과하게 낮은 싱글21 title: MF DOOM (2)음잘알되고싶 2025.01.17
205286 일반 칸예cd 정품일까요??15 타붕이 2025.01.17
205285 일반 벌루너리즘 RYM 4점대네요 ㄷㄷ4 title: Childish Gambino릴누룽지버트 2025.01.17
205284 음악 맥밀러 Ballonerism 예전에 나왔던 앨범 아닌가요?4 title: Kurt CobainRiot 2025.01.17
205283 일반 맨하탄 레코즈??1 bysnow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