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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 Miller - Balloonerism 리뷰

title: Thomas Bangalter (2)PDFMAFIA8시간 전조회 수 525추천수 12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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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lloonerism>의 앨범 커버는 마치 맥 밀러의 내면을 형상화한 한 편의 초현실적인 그림 같다. 뒤틀린 맥 밀러의 얼굴을 한 거대한 풍선은 그가 남긴 음악적 세계 같고, 그 풍선을 붙잡고 하늘로 날아가는 작은 그림자는 그의 흔적을 좇는 우리, 혹은 그의 음악에 의지해 떠오르려는 맥 밀러 자신 같기도 하다. 풍선은 가볍고 자유롭게 떠오르지만, 그 모습엔 어딘가 불안정함과 고독이 묻어있다. 이 조합은 맥 밀러가 그의 음악을 통해 보여줬던 그의 본질, 즉 밝음과 어두움, 희망과 고뇌의 공존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풍선이 점점 높이 날아갈수록 그림자 같은 존재는 더 작아지고 연약해 보이겠지만, 그들은 서로 떼어낼 수 없는 존재로 얽혀 있다.

 2014년 믹스테잎 <Faces>와 동시기에 제작된 Mac Miller의 두 번째 사후 앨범 <Balloonerism>에서 Mac Miller는 잃어버린 시간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갇혀버린 풍경화를 그려냈다. 그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 앨범은 가볍게 떠다니는 풍선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들이 얽혀 있다. 본작은 그의 삶, 죽음, 그리고 그 경계선에 놓인 생각들을 아름답게 포착해냈다.

 앨범의 사운드는 물 위를 떠다니는 안개처럼 부드럽고 몽환적이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긴장감과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다. 공간감을 강조하는 리버브와 반복되는 멜로디는 청자를 현실과 꿈의 경계로 초대하며, 각 트랙은 서로 다른 텍스처와 리듬을 통해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전체적으로 네오 소울, 힙합, 그리고 실험적인 요소들이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으며, 이 조화는 마치 하나의 음악적 회고록처럼 느껴진다. 비트는 단단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고, 악기와 보컬은 빈 공간을 메우기보다 서로를 감싸 안으며 여유를 준다. 이러한 구조는 맥 밀러가 음악 속에서 찾은 자유와 사색의 공간을 그대로 반영한 듯하다.

 특히, 빈티지한 악기 톤과 신시사이저의 몽환적인 울림이 앨범 전반에 걸쳐 등장하며, 모든 소리가 꿈틀대듯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무게감 있는 베이스와 날카롭게 울리는 타악기의 조합은 앨범의 리듬감을 잡아주는 동시에, 정서적 깊이를 더한다. Balloonerism은 전체적으로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초월하며,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모든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앨범은 트랙 간의 감정적 흐름이 가히 인상적이다. <Do You Have a Destination>은 삶의 방향성과 목적을 묻는 곡으로, 반복되는 질문이 단순한 의문을 넘어 청자로 하여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서늘한 신스와 여백을 살린 멜로디는 곡 전체를 떠도는 느낌을 주며, 마치 그의 내면에서 길을 잃은 듯한 감정을 예술적으로 구현해낸다.

 중반부로 넘어가면 앨범의 5번 트랙인 <Friendly Hallucinations>을 만나볼 수 있다. 꿈의 단편을 음악으로 풀어낸 듯한 이 곡에선 환각을 연상시키는 멜로디와 신선한 악기 소리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가사 속 Mac Miller의 철학은 Mac Miller 특유의 감성을 더한다. 혼란스럽고 모호한 감정이 담겨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은 듣는 이에게 묘한 위로와 평온함을 안겨준다.

 또한 앨범의 7번 트랙은 앨범의 베스트 트랙 중 하나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해당 곡은 앨범에서 가장 몽롱한 순간을 만들어내는데, 묵직한 베이스와 느릿한 리듬이 어우러져, 현실을 잠시 잊고 떠도는 기분을 준다. "Let's get stoned"라는 단순한 가사 속에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Mac Miller의 갈망이 담겨 있는 듯했다. 이는 마치 어둠 속에서 혼자만의 위안을 찾는 순간을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본작 <Balloonerism>에는 Mac Miller가 그의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잃어버린 시간을 떠올리는 곡이 하나 또 존재한다. <Excelsior>의 가사 속에는 "Whatever happened to apple juice and cartwheels?"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그가 잃어버린 순수함과 그것을 되찾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낸 것이다. 이 곡은 서정적이면서도 Mac Miller의 인간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 <Tomorrow Will Never Know>는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한 여운을 남기는 곡이다. "Do they dream just like we do?"라는 반복적인 질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탐구하며 Mac Miller의 내면을 투영한다. 몽환적인 멜로디와 느린 템포는 그가 품었던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며, 앨범의 마지막을 마치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열어두며, 청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Mac Miller의 <Balloonerism>은, 그의 혼란스러운 시기와 재발견의 순간들을 생생히 담아냈으며, Mac Miller가 느꼈던 고뇌와 희망, 그리고 예술적 열망을 그려낸다. 앨범의 사운드는 그가 그의 삶에서 느꼈던 모순적인 감정들—몽환적이면서도 무거운, 자유로우면서도 불안한—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또 그는 앨범의 가사를 통해 과거의 순수함을 회상하고, 때로는 현실의 무게와 마주한다. <Balloonerism>은 그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예술로 풀어낸 진솔한 기록이자,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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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title: Daft Punk미오Best베스트
    3 8시간 전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 초현실적 그림 같다는 표현이 정말 좋네요 글고 3시간만에 이정도 글이시면 진짜 대단한디요 잘 읽고갑니다

     

  • title: Thomas Bangalter (2)PDFMAFIA글쓴이
    1 8시간 전

    리뷰글 잘 못쓰는데 3시간동안 고심해서 열심히 썼습니다... ㅠㅠ 중간중간 좀 작위적인 문장이 있거나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는데 눈 감아주세요.. 피드백 언제나 환영입니다

  • 1 8시간 전

    저도 듣고 리뷰 써보고 싶었는데 필력이 안좋아서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마피아님 리뷰가 맘에 확 와닿네요 잘 읽었습니다

  • 3 8시간 전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표현된 자화상이 초현실적 그림 같다는 표현이 정말 좋네요 글고 3시간만에 이정도 글이시면 진짜 대단한디요 잘 읽고갑니다

     

  • 1 7시간 전

    진짜 글 잘 쓰시네요..

  • 1 7시간 전

    앨범의 마지막을 끝나지 않는 이야기처럼 열어둔다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항상 소개글,리뷰글 잘 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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