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힙합 리스너들의 큰 주목을 받은 앨범이 발매되었다.
바로 덴젤커리의 믹스테이프, King Of The Mischievous South Vol. 2 (이하 KOTMS2) 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시절, Denzel Aquarius'Killa Curry 라는 네임으로 발매한 믹스테이프, King Of The Mischievous South의 이름을 이어 발매된 이번 앨범은 어둡고 강렬한 트랩 사운드, 더러운 음질의 멤피스 사운드를 통해 덴젤 커리의 현란한 랩스킬, 그리고 여러 언더그라운드 아티스트들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일전에 씬으로의 화려한 데뷔 퍼포먼스를 보여준 Imperial, 자신의 어두운 내면세계를 음악을 통해 풀어낸 TA13OO, 자신의 인생사와 삶에 대한 고찰등을 진지하게 이야기한 Melt My Eyez See Your Future 등의 작업물들을 통해 깊은 서사와 훌륭한 음악성을 선보인 바 있는 그였지만, 노력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덴젤 커리는 MMESYF의 리드 싱글로 발매된 Walkin, Troubles, 그리고 드라마 아케인의 ost로 참여한 Dynasties & Dystopia와 같은 트랙들은 큰 히트에 성공하며 스트리밍 사이트 등지에서 준수한 성적을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그에 비해서 앨범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비교적 적은 편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그의 팬들 및 평단들은 덴젤 커리의 은퇴 및 활동 중단에 대해 크게 걱정하기도 하였는데(실제로 그가 직접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적 있다.), 작년 그가 KOTMS2의 발매를 발표 및 진행하자 많은 리스너들이 이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전작인 MMESYF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자기성찰적 및 고찰적 가사 및 테마와는 달리, 이번 앨범 KOTMS2는 남부 힙합의 어둡고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멤피스 힙합의 더럽고 난잡한 사운드의 표현에 중점을 둔 테마를 보여주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듣는듯한 느낌을 주는 인트로-트랙-인터루드-트랙-아웃트로 구성은 믹스테이프의 본질과 상통하여 앨범의 테마를 리스너들에게 각인시켜주는 동시에, 멤피스 지역의 OG로 기억되는 Kingpin Skinny Pimp의 나레이션을 통해 이번 앨범이 남부힙합에 대한 헌사라는 점 또한 강하게 나타낸다.
앨범의 전반적인 프로덕션은 어둡고 임팩트있는 트랩 사운드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 또한 멤피스 장르 특유의 더러운 음질과 탁한 분위기도 앨범 곳곳에 분포되어 멤피스 힙합에 대한 커리의 애정과 관심을 보여준다. 인트로가 끝나고 시작되는 첫번째 트랙, ULTRA SHXT이 멤피스 장르에서의 커리의 퍼포먼스를 가장 잘 나타낸다.
로우파이 특유의 잡음이 섞인 더러운 사운드, 그 사운드와 섞여 커리가 뱉어내는 랩 퍼포먼스는 멤피스 장르의 특징을 정말 잘 보여주었다. 또한 아웃트로 바로 직전 트랙인 HOODLUMZ도 이러한 멤피스 사운드를 잘 활용한 트랙이다. 특히 이전에 Babushka Boi나 Gunz N Butter, OG Beeper 등의 트랙들을 통해 멤피스 랩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는 A$AP Rocky의 공격적이고 재빠른 벌스가 크게 돋보인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멤피스 트랙은 40초 분량의 짧은 트랙이었던 LUNATIC INTERLUDE 이다. 남부 트랩 사운드의 선구자 격 인물들인 Juicy J, DJ Paul의 작품, Psychopathic Lunatic을 샘플링한 이 트랙은, 탁하고 어두운 느낌의 카우벨 비트와 Psychopathic Lunatic의 벌스의 반복 재생을 통해 오래전 남부의 래퍼들이 선보였던 트랩-멤피스 사운드를 짧은 시간에 정말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남부 힙합 전설들에 대한 리스펙은 바로 다음트랙, SKED에서도 이어진다. 시끄럽고 날카로운 신스 사운드 위, 커리는 남부 트랩 사운드의 개척자, 그리고 그만의 상징적인 플로우(후대 래퍼들이 자주 카피 및 모방하는 교과서적인 플로우로 유명하다.)를 창시한 것으로도 유명한 Project Pat을 피처링으로 참여시킨다. 51세라는 적지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비트 위에서 그가 보여주는 노련한 퍼포먼스는 그가 초창기 트랩 장르를 이끈 전설들 중 하나라는것을 의심의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남부 힙합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트랙들 외에도, 세련된 현대적인 트랩 스타일을 보여준 HOT ONE, WISHLIST, 트랩 메탈의 강렬하고도 미칠것같은 사운드를 선보인 HIT THE FLOOR, Ty Dolla $ign의 감미로운 보컬을 통해 트랩과 알앤비의 조화를 보여준 COLE PIMP 등등 여러 트랙들에서도 커리는 트랩 사운드를 이용한 여러 퍼포먼스와 음악적 시도를 선보였다.
이후 디럭스 앨범의 리드 싱글로 발매된 STILL IN THE PAINT에서는 Waka Flocka Flame의 히트곡 Hard In Da Paint를 샘플링하여 가히 올해의 뱅어(2024년 기준)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웅장하고도 말그대로 '신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같은 트랙에 참여한 신예, Lazer Dim 700 또한 평소 그가 보여주던 스타일과는 다르게 준수한 실력의 랩 퍼포먼스를 보여줌으로서 큰 잠재력을 표출하였다.
또한, 앨범의 테마와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던 트랙 COLE PIMP와의 유기성을 위해 삽입된 트랙, GOT ME GEEKED에서는 커리 본인이 직접 감미로운 싱잉랩을 통해 앨범에 부드러운 테마를 가미하는 등 디럭스 앨범에서는 기존 테마로부터의 확장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앨범의 대중적인 성공, 그리고 디럭스 싱글 STILL IN THE PAINT의 히트로 인해 커리는 이번 롤링라우드 공연에 참여하게 되는 등 대중적인 인지도를 축적하게 되었다.
이전 앨범 TA13OO, MMESYF에서 보여주었던 무게감 있던 커리의 퍼포먼스는 헤비 리스너들과 평단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이번 앨범 KOTMS2에서 선보인 세련되었으면서 상징적인 남부 트랩 사운드는 일반 대중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게 되었다.
대중적 성공 외적으로도, KOTMS2를 통해 커리가 보여준 남부 힙합 전설들, 그리고 멤피스 지역 및 여러 남부힙합 근원지들에 대한 헌사들은 그의 힙합에 대한 큰 애정을 잘 보여주었고, 라임과 랩스킬 등에서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이전보다도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부분들에서, KOTMS2가 보여준 커리의 끝나지 않는 잠재력과 열정은 앞으로 그의 음악적 행보를 더더욱 기대하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함으로서, 감히 2024년 최고의 힙합 앨범으로 칭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퇴전 저의 모습을 반성하며 허접한 리뷰글 한번 써봤습니다
양질은 아니지만 좋게 봐주십쇼…ㅠㅠ
글 잘읽었습니다! 2024 최고의 힙합앨범 한표더
최근에 정말 많이 듣는 앨범이에요 창겁만큼 시간 살살녹는 앨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가 않네요ㅎㅎ
요즘 리뷰글이 쏟아지넹 언제나 개추추ㅜ추추
양질인데요
그렇게 잘쓰진 못했는데…
좋게 봐주셨다니 감사드려요ㅠㅠ
디럭스가 확실히 아쉬움
전 GOT ME GEEKED랑 STILL IN THE PAINT 건진걸로 만족
울트라그라운드쓋
웟더뻑 유갓 스타티드
캬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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