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르는 그의 저서 루이 14세의 시대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위대한 사람은 그의 실수가 아닌 걸작으로 평가받아야한다.'
(당연히)볼테르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이 코멘트는 오랜 시간이 지나 황당하고 무례한 기행을 벌인 한 힙합아티스트에게도 적용이 된다.
칸예 웨스트의 이 걸작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바로 그 '난입'일 것이다. 시상식서 테일러의 마이크를 탈취(?)한 사건 이후 칸예는 막대한 대가를 치렀다. 당연히 엄청난 비난과 공격이 그에게 가해졌고 그는 새 작품을 위해 하와이로 도피했다. 단순히 이 사건이 아니더라도 그에게는 자연인으로서도 힘든 일들이 연달아 있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였다. 그리고 그 섬에서 본인이 끌어모은 동료들과 함께 dark fantasy가 탄생했다.
이 앨범에 쏟아진 찬사와 하이프는 너무나 거대한 것이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평단과 팬들은 곧바로 이 작품을 만신전에 올릴 기세였으며 2010년대의 앨범은 이미 2010년에 결정된 듯 보였다.
같은 해에 발매된 빅 보이의 걸작, 하와이에서의 탄생일화, 화려한 피처링진, 무엇보다 그 난입까지.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이 앨범 속 뒷이야기로 귀속되었으며 이 걸작을 수식하는 표현들로 변모했다.
말그대로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는 하나의 사건이였다.
발매된 지 10년이 지난 이 앨범에 대해서는 할 말이 그리 많지않다. 짧은 소비주기를 가진 음악시장서 10년은 긴 시간이며 dark fantasy는 그 시간동안 50년 힙합역사 가장 꼭대기에 자리했다.
이 앨범을 지배하는 결정적인 키워드는 유기성일 것이다.
앨범을 화려하게 채운 피처링진과 다채로운 샘플들 사이서 칸예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걸작을 빚어냈다.
인상적인 인트로 나래이션 이후 등장하는 전율적인 중창이 이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지는 gorgeous에서는 중독적인 후프가 귀를 사로잡으며 power, all of the lights, monster의 흐름은 시종일관 청자를 압도한다.
so appalled를 거쳐 devil in a new dress와 runaway에 도달하면 앨범의 청각적 쾌감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 앨범의 사운드는 켜켜이 정교하게 쌓여있으며 화려하게 가득차있다.
특히 피아노 전주로 시작해 오토튠과 노이즈들을 이용해 일렉기타같은 사운드로 끝맺음하는 runaway는 분명 이 시대 10년을 상징하는 곡이다.
이 앨범은 칸예 특유의 인간목소리를 악기로 사용하는 샘플링 작법의 정점이며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한 자기완성의 작품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화려함과 거대함,다채로움은 한 몸처럼 기능해 압도적인 일체감을 선사한다는 사실이다.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음악을 잘 만들었다가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비틀스의 페퍼상사를 들었을 때 당대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칸예는 그가 검은 딱정벌레이고 그저 바퀴벌레라고 했지만 그는 그의 말대로 black beatles가 되었다
이 앨범은 우리 세대의 페퍼상사이며 칸예는 이 시대의 폴 매카트니다.
who will survive in america
지금 이 질문의 답은 명확하다.
칸예웨스트와 그의 음악들. 이것이 해답이다.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장난 아니시네요
이분 글 진짜 잘쓰심..
글 잘 읽었습니다
칸예를 보며 느끼는건 칸예는 앨범을 만들기 전후의 시간, 그러니까 그 에라 자체까지 앨범이라고 생각함…
여러 기행에 의한 칸예의 나락부터 mbdtf에라 초기 미발매곡never see me again, 하와이 잠적, 굿프라이데이 프로젝트, 하와이에서 있었던 일화들, 성공적인 재기 이 서사들까지가 앨범이라고 생각함
앨범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그 에라 전체를 고려하면 이 앨범이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으로 꼽혀도 손색 없는 앨범인거 같음
와 블랙 비틀즈 펀치라인 죽이네요
글 지리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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