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간 서울에 잠시 머물렀었는데요.
매번 들르는 음반매장이 김밥 아니면 도프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곳들도 들러보자 해서
휴무 안 겹치면서 일정도 되는 곳들을 방문해봤습니다.
우선 종로음악사, 서울레코드, 여의도 더현대,
서울바이닐, 레코드스톡, 핫트랙스 광화문점
을 일월 이틀에 걸쳐 방문했습니다.
1. 핫트랙스 광화문점
딱히 건진 건 없었습니다.
아무리 이 지점이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치고는 규모가 크다고 재고도 많은 건 사실이지만,
가격적인 면에서는 전혀 메리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오프라인 구경 갔다가 재고 있는 거 확인해서
핫트랙스 온라인으로 사는 게 훨씬 쌉니다.
무엇보다 brat CD 사러 간 건데 현재 전국 어느 지점에도 오프라인 재고는 없더라고요. 에휴.
아무튼 종류만큼은 정말 많았습니다.
예전에 몇 번 방문했을 때는 수요가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포스트 말론이나 차트에서 한따까리 하는 팝가수들, 아니면 위켄드처럼 음악은 물론 커버도 예쁘게 잘 뽑는 음반들이나 제이지 같은 올타임 거물급 음반 몇 장 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이 K-pop 음반이나 재즈, 뉴에이지, 사운드트랙이었습니다.
근데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칸예 웨스트 라인이 따로 있더군요.
이저스, ksg, jik, tcd, wtt 등의 CD가 있었습니다.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에미넴, 키드 커디, 메트로&휴철, xxx, 제이지 등등 걸출한 이들의 대표작들부터 최신 음반까지 꽤 많은 양들의 앨범이 있었습니다.
카디비도 있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매대도 따로 있고 아무튼.
중요한 건 제가 구매한 앨범은 없었습니다.
너무 비쌌거든요.
솔직히 26000원에 CD 한 장 살 바에 김밥이나 메타복스 들러서 할인 CD 2장을 사는 게 디깅도 되면서 견문을 넓히는 좋은 선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2. 종로음악사
현지 네이티브 분들이 방문하시는 매장입니다.
그때 그시절 비디오대여점의 향수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친숙한 주인아저씨(검은색 금테안경 쓰고 얼굴에 주름 많음, 인상이 약간 험악하나 그건 기본 표정이고 말 할 때는 인자해짐), 매대 앞에서 신중하게 카세트를 찾는 할아버지, 카운터에서 직원한테 화내는 손님 2(이유는 모름), LP를 뒤적거리며 뭔지 짐작도 안 갈 음반을 찾는 사람, 가게에서는 조용하게 가요가 흘러나오는 그런 분위기가 좋었습니다.
인테리어도 90년대 2000년대 초였고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분들이 메인층이라 좋었습니다.
(커플들 별로 없어서 아주 좋았음)
근데 여기도 가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물량이 너무 많아서 모든 곳을 확인하지는 않았고, 90-00 가요 중심으로 훑어봤는데 양동근, 주석, 다이나믹 듀오 등등 그시절 음반들이 꽤 있었습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이문세를 비롯해 많은 분들의 초작이 있었습니다. (사실 다 기억 안 남)
델리스파이스 앨범들도 있었는데 이게 리마스턴지 재발맨지 초판인지 알 방도가 없고 가격도 3~5만원이라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팝쪽은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가 되어있었는데 음종게 터줏대감 밴드들은 거의 다 있었는데 제가 이쪽까지는 딥하게 파지를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진짜 희귀한 음반 아니면 수중에 재고가 너무 많아 언제든 구할 수가 있어서 굳이 보지는 않았습니다.
프랭크오션도 섹션이 따로 있었는데, 채널오렌지와 블론드 부틀렉이 있었습니다.
둘다 2만원이 넘는 가격이었는데 채널오렌지의 커버 때깔이 너무 무광이고 해상도가 좀 낮아보여서 얘도 부틀렉인가 싶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도 구매한 음반은 없었습니다.
3. 서울레코드
종로음악사 바로 옆에 있습니다.
원래 여기를 가려고 온 건데 종로음악사를 먼저 가버리는 주객전도였죠.
간판이나 외부는 종로음악사에 비견되는 태였는데, 내부에 들어가니 너무 인싸스팟이었습니다. 카운터는 맥이 있고 매대들도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포토스팟들도 있고 저 같은 사람에겐 살짝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여기도 방대한 음반들이 있었습니다.
쏜애플 3집과 동물, 검정치마의 3집 시리즈와 2집도 있고, 오코예 1집인가도 있고, 정준일, 너무 많은 시티팝 엘피들, 실크소닉, 또널오렌지(근데 3면짜리), 808s & Heartbreak LP, 스위프트 또 너야, 각종 클래식 컴필레이션 등등등 아주아주아주 많은 음반들이 있었습니다.
좋았던 점은 LP 반 CD 반 느낌이었고, 그 섹션 분류가 명확하게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안 좋았던 점은 사람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주인 입장에선 좋지만, 저는 조용히 구경하면서 음반 구경하고 사고 싶은 거 있나 찾고 싶은데 자꾸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 찍고 그러는 게 불편했습니다.
그게 나쁘거나 잘못된 건 아닌데, 아무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불편했습니다. 웨딩촬영인지 커플촬영인지 모르겠지만 사진작가까지 와서 컨셉촬영을 하는 건 좋지만, 음반 구경하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밀치는 건 좀 아니긴 합니다.
(저격 맞음)
결론적으로 저는 이곳에서 3면짜리 채널오렌지를 구매했습니다.
사진은 전글 참조.
4. 여의도 더현대
더현대는 딱히 갈 일이 없습니다. 같이 갈 사람도 없거니와 서울에 방문하면 여의도 근처를 갈 일이 없거든요.
팝업의 성지 같은 곳인지라 2번 가량 방문하기는 했는데 그 때 한 번 엘피샵을 들른 적이 있었습니다.
각종 고가의 오디오 장비들이 있는데 이게 또 보는 맛이 있습니다. 얘는 출력이 이렇네 덕트가 특이하게 생겼네 하면서 기웃거리면 그 누구도 쉽사리 말을 걸지 않을 겁니다.
당연 LP가 주류이고 정말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음반이 모여있었습니다. 벽 통째로 서가처럼 LP들이 알파벳 별로 정돈 되어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판매하고 있는 엘피면 대부분 여기에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가격은 좀 그랬습니다.
맨날 김밥 가서 할인가만 보다보니까 거기에 익숙해진 걸 수도 있는데 제가 5.5 주고 산 게 여기서는 6 정도 하고 인터넷에서 4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6~7정도 하니까 분위기도 가격에 어느정도 포함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CD도 팔기는 파는데 LP랑은 다르게 매번 다른 거 같았습니다. 왜냐면
이걸 샀거든요.
근데 좀 비싸게 사긴 했습니다.
통장아 미안해.
5. 레코드스톡
여섯시 이후 커피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저녁에는 위스키와 맥주 드세요. 오세요마바하. << 실제로 한 말
우레옥이 보이는 건물 3층에 위치한 매장입니다.
1층엔 카페, 2층엔 바가 있어서 역시나 커플들이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많았습니다. 다행히 3층에는 없었고, 제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는 손님이 저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여유롭게 재즈와 jpop을 건너뛰고 힙합 섹션에서 뒤적 거리고 있었습니다. Joji 1집 5주년 기념반과 3집이 있었습니다. (조지 2집 cd 판매하는 분 연락 바랍니다) 제이펙마피아를 제가 즐겨듣지는 않아서 잘 모르는데 LP 3장 정도 있었습니다. 맥밀러도 있었습니다.
슬슬 누구누구 있었고는 흔한 멘트니까 안 하겠습니다.
딱히 건질만한 음반은 없길래 한국힙합으로 눈길을 돌리려던 찰나 외국인 손님이 한 분 들어왔습니다.
그분은 재즈쪽에 계시던데 서로 다른 장르를 좋아하지만 음악이라는 교집합으로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뭔가 낭만 있었습니다. (텍스트채우기용)
이윽고 일행이 있는 손님들 혼자 온 분 등등 여러명이 들어왔고, 혹시 아직 내가 못 찾은 미친꿀음반이 있는 건 아닐까 누군가 채가기 전에 빨리 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은 저는 미친놈처럼 진열된 음반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저는 이걸 찾아버렸습니다.
심지어 가격은 4.6 🐜 친 정직한 정가였습니다.
조지 앨범을 살까말꺼 다펑 lp를 살까말까 고민했지만
통장을 위해 이거 하나만 사기로 마음을 먹고 결제를 마친 뒤 저는 문 밖으로 나섰습니다.
인테리어는 정말 깔끔했습니다.
반원 모양에 가까운 공간에 곡선형 창이 시원하게 열려있고, 그 반대편에는 디제잉 장비와 깔끔하게 정돈된 음반들과 서적들이 있었습니다.
창 앞에서 청음을 위한 공간들도 있고 전체적으로 우드톤에 돈이 편한 조명 온도라 아주 편하고 칠한 곳이었습니다.
버로 밑에 카페와 바도 있어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지 않나 싶습니다.
6. 서울바이닐
해방촌에 위치한 매장으로 가면서 좀 힘들었습니다.
전부 오르막에 꼬부랑길이라 버스 타고 가면서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오후 1시에 문을 여는데 12시 50분에 도착해서 주변 가게들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20분 정도 지나서 방문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나무 문이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내가 시간을 잘못 알고 왔나란 생각에 잠시 우두커니 서있었지만, 저는 그 문을 열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직 오픈 준비 중이라면 정말 민망한 상황이 되겠지만 다행히 제가 문를 열자 사장님은 카운터에 앉아 마치 저를 기다리셨다는 듯 저를 보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내부는 온통 나무였습니다. 책상도 나무, 서가도 나무, 벽도 나무, 진열장도 나무, 우탱 심볼 장식도 나무였습니다. 진열장에 빼곡하게 채워진 LP들이 저를 반겼고 공간은 매우 협소했습니다. 무엇보다 구조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점이 문을 열면 카운터가 앞에 있고 카운터를 지나 좁은 통로를 지나다 보면 아주 작은 방과 덜 작은 방이 나옵니다. 덜 작은 방이 메인이고, 통로의 길이와 통로에 놓인 진렬장 때문에 카운터에서는 덜 작은 방에 있는 사람이 뭘 하는지 보려면 직접 가서 보거나 cctv를 확인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사료를 탐하는 개처럼 머리를 박고 진열장을 보고 있는 제 뒤로 친절하신 사장님이 오셔서 찾고있는 음반이 있냐고 여쭤보셨고, 저는 전체적으로 구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이런. 여기는 천국이었습니다. 어쩌면 김밥 그 이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는 무조건 오세요. 실리카겔 2집 다수, 홍다빈 1집, 버벌진트, 피타입, 죠지, 조지1집또주년기념반과3집, 옥상달빛, 산울림, 빛과소금, 크러쉬, 콜드 등등등등 그리고 아이앰뮤직 안 내는 놈의 플레이보이카티, 위켄드 정규전집, 타더크, 칸예는 물론 케이닷, 드버지, 제이펙그거, 맥밀러 제가 다 못 외운 아무튼 아주 많은 음반들이 생각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한 LP를 들고 이리저리 보고있던 제 뒤로 사장님 오셔서 상태 별로면 밑에서 상태 좋은 걸로 골라도 돼요라고 말씀해주시길래 저는 기다렸다는 듯(이미 밑에도 있는 거 알고 있어서 그말 해주길 기다렸음) 밑에서 더 깨끗한 음반들을 뒤적거렸습니다.
제가 사진을 안 찍어서 정말 아쉬운데 밑에 칸들에는 똑같은 음반들이 5~6장씩 꽂혀있었습니다. 진짜 서울바이닐은 전설이다.
결국 저는 이걸 구매해버렸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 한 달도 안 남았잖아요.
그래서 샀습니다.
분명 4.4라고 적혀있었는데 사장님이 ㅁㅊ나봐요 아 이거 4.4가 아니라 4.3이에요. 뭐? 홀라레가 4.3? 2장 사려다가 참았다.
엘피는 언제부터 모으셨어요 원래 cd만 모으다가 올해부터 시작했어요 아 cd도 좋죠
그렇게 짧은 대화를 나누고 가게 밖으로 나갔습니다.
가게 안에 거의 50분 넘게 있었는데 손님은 저 하나였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로우로우버거셥 꼭 가세요.
번이 진짜 부드럽습니다. 보통 수제버거 이런 거는 너무 커서 잘라서 먹는데 얘는 케이크처럼 부드럽개 잘립니다.
다른 곳들은 번도 바삭하게 굽고 내용물이 흐트러지면서 부스러기들 개많이 생기는데 여기는 너무 부드러움 ㄹㅇ
바닐라쉐이크도 개맛았습니다.
+ 추가로 산 LP들
못 참고 사버림
힙스터 필수품
서레페에서 블랙반 샀었는데 핑크반 발견하고 바로 지름.
못참고지름 2
힙합 아닌 게 대부분인데 음종게는 좋아요 기준이 박해서 걍 여기에 몰아서 올림
어그로ㅈㅅㅋㅋ
글 잘못들어온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괘씸해서 개추는 두번누름
코련ㅋㅋ (코리언을 2음절로 줄인 비틀기 개그인데 기분 나빴다면 죄송합니다 꾸벅__)
칸예가 1위인데 자꾸 짜바리들 긁어모음 ;;:::
ㅋㅋㅋㅋㅋ 어그로 ㅅㅌㅊ 개추드림
낚였다
근데 짜치긴 해
어그로 좋고 인증도 좋고
깜빡이 켜달라고~
어그로 갑네 매우 좋은 내용까지... 개추나먹어라
또 분쟁인줄 ㅋㅋ
낚였다ㅋㅋㅋㅋ
킁 남아있나요?
진열된 건 제가 산 거 하나였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인증/후기 보고 바로 눈치채버리기
오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서울갈때 참고해야겠네요
월컴레코즈
테리픽잼
모스레코즈앤커피
메타복스
엘피도시
다른 데는 저만 갈 거라서 못 알려줌
서울바이닐 딱대
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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