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Graduation
평소 음악에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던 저는 10살에 여러 일들이 있어서 시골로 이사를 가고 삼촌을 만났어요
그 후로 삼촌과 놀거나 음악을 들었어요
겨울 방학이 오고 매일 집에 있거나 게임만 하는 저를 본 삼촌은 좋아하는 계절을 묻고는 방학숙제인 일기장 써오기나 할 겸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겨울이 무엇인지 알려주겠다며 드라이브나 가자고하셨어요 그때 들었던 첫 앨범이 graduation 입니다
아직 어려서 영어는 하나도 모르던 저는 그냥 음악이 좋아서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 그 추억 덕분에 출근할때 추억을 회상하면서 들어요
Graduation 한줄평
-나의 음악인생의 문을 열어준, 어릴때 같이 놀던 하나의 테디베어 인형같은 추억의 앨범-
2. To pimp a butterfly
그후로 겨울만 되면 삼촌과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갔어요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때는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래퍼 앨범을 들려주겠다고 하셨어요
그 앨범이 tpab입니다
일기장에는 처음에는 이상한 노래인데 나중에는 좋았다고 적혀있네요ㅋㅋㅋㅋㅋ
시간이 지나서 중학생이 됐을때 가사를 알고난 후에는 바로 삼촌한테 가서 이거 개쩐다고 말하고 삼촌이랑 바로 드라이브 가서 풀앨범 돌린게 기억이 나네요 이때를 계기로 팝송이나 edm 대신 힙합을 엄청 들었어요 그리고 듣기좋기만 할 앨범이 아닌 가사, 앨범의 의도, 진정성 등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앨범을 듣게 되더라구요 이후로 비트에도 관심이 가고 힙합이라는 한 장르 뿐만 아니라 이 앨범에 사용된 펑크, 재즈같은 블랙 뮤직에 큰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개쩌는 음악을 한번 만들어보고싶었고 작곡가라는 꿈이 생겼어요
To pimp a butterfly 한줄평
-나비가 되어 멀리 날아가는 투팍, 그 뒤로 나비를 따라가는 한 래퍼 Kendrick Lamar, 그리고 그 발자국을 따라가려는 나-
3. DONDA
시간이 지나서 이사를 가고나서는 삼촌을 못뵜어요 그러고 한번 시간이 생겨서 오랜만에 시골에 갔는데 돌아가셨더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연락처라도 저장해서 통화나 자주할걸 아니면 자주 가기라도 할걸… 이런 생각이 들면서 집에 갔습니다 가는동안 평소에 자주 듣던 제가 만든 DONDA플레이 리스트를 들었죠 처음에는 음악이 귀에서 안들렸습니다그런데 24, come to life랑 life of the party 만큼은 들으면서 펑펑 울었어요 삼촌이 제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제가 삼촌에게 해주고싶은 말들이 가사에 녹아있는 것 같았어요 그 뒤로 힘이 들때면 DONDA를 들었어요
DONDA 한줄평
-dear my best friend,-
4. Blonde
Frank ocean을 처음 알게된 때가 nostalgia ultra를 들으면서 삼촌이랑 드라이브를 할 때였어요 중학생때 가족과 큰 불화가 생겨서 엄청 우울해할 때 삼촌과 같이 self control을 들으며 잠깐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그러고는 차에서 나와 삼촌과 사랑에 관한 얘기를 나눴죠 처음이었어요 저를 이해하고 이렇게나 좋게 생각한다는 걸요 저는 그냥 삼촌이 심심해서 같이 놀러가는 친구인줄로만 알았는데 그리고 삼촌이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었어요, 몇년이 지나도 기억이 나네요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침에 나를 눈부시게 깨우고 여름이 되면 나를 쪄 죽일려는 햇빛이 겨울만 되면 나를 따뜻하게 품어줘 겨울은 역시 사랑의 계절이야 여름에는 싫어하게 되는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이 겨울에는 나의 마음을 녹여줘. 겨울은 나를 모든것에 감사하게 만들어줘 여름 장마 때 나를 시도 때도 없이 때리는 축축한 비가 겨울엔 눈이 되서 미안하다는 듯이 살포시 내 머리에 내려 오잖아, 물론 그걸로 눈싸움도 할 수 있고ㅋㅋㅋㅋ”
그 뒤로 삼촌이 생각나는 겨울이면 매번 blonde를 듣습니다
Blonde 한줄평
-사랑으로 방황하는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영화-
5. College dropout
이사 가기 며칠 전 여름, 삼촌과 마지막으로 드라이브를 갔어요 그때 틀었던 노래가 college dropout였습니다
삼촌과 많은 음악을 듣다보니 적응도 되어 신나게 들었어요
이 앨범을 가장 사랑하게 된 이유는 삼촌이 last call 후반부를 듣던 중에 해준 말 때문이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래퍼는 칸예야. 언행이 시끄럽긴 하지만… 걔가 가장 있는 마음가짐은 누구나 본받아야 해. 나는 할수있다, 난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믿는다같은 마음 말이야. 너가 엄마 아빠 앞에서는 음악이 취미라고 말하지만, 난 알아. 네 머리엔 온갖 악상이 펼쳐지고있고 그걸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싶은걸. 난 그저 나, 그리고 너가 지금 듣고있는 이 노래를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는 하나의 에스프레소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너 자신을 믿었으면 바래. 언제 다시 볼진 모르지만. 나중에 보자!“
College dropout 한줄평
- 나의 음악 인생을 열어준 테디베어, 이젠 내가 그 테디베어가 되어…-
삼촌추
삼촌추
정말 멋진 삼촌이시네요
겨울만 되면 삼촌 생각이 나서 납골당에 가요
삼촌이 돌아가신 뒤에야 이름을 알았다는게 참 씁쓸하네요…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삼촌이 은인이시네요 ㄷㄷ
삼촌이 음악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가치관을 바꿔줬어요
그래서 모든 것에 감사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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