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힙을 입문하는 루트는 크게 2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우연히 외힙 히트곡을 듣고 관심이 생기는 경우
제가 딱 1번 케이스였는데, 제 경험상 이 경우에는 듣고 싶은 앨범들 마음껏 들으서도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작년 기준으로 [Beige], [저금통] 등등 수작-명반이라고 불리는 앨범들을 좋게 들었다면 힙합 사운드도 익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표적인 외힙 명반들을 바로 감상하셔도 막히는 지점은 없을 거에요(이분들 위한 앨범 추천은 따로 써볼게요).
2번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적인 싱글들 위주로 들으신다면 앨범 단위로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고, 힙합 특유의 사운드도 생소할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이분들은 무작정 앨범을 듣는다면 금방 흥미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 글은 이 케이스를 위주로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본격적으로 입문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전 입문 방법에는 싱글 위주로 듣는 방법과 앨범을 위주로 듣는 방법, 이렇게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의문을 품으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전 외힙 입문자들이 무작정 앨범을 돌리는 것이 완벽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물론 음악 감상에 있어서 앨범 단위의 감상이 중요하긴 하지만, 입문자 분들은 아직 힙합 사운드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황인데, 한 시간을 힙합으로만 꽉꽉 담은 앨범을 듣는 것이 무리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상황에 맞게 입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싱글 단위 입문이에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한건 크게 2가지에요.
먼저 이런 플리들을 적극 활용하는 거에요. 전 힙합을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요. 다행히도 멜론, 스포티파이 등의 음원 사이트에는 힙합 고수 분들이 뉴비들을 위해 만들어둔 플리가 넘쳐납니다. 이런 플리들은 보통 가장 메인스트림한 트랙들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감도 덜할 것이고, 계속 듣다 보면 처음엔 긴가민가 했던 노래들도 차츰 좋게 들릴겁니다. 어느 정도 귀가 트였다고 생각이 드시면, 좋게 들었던 노래가 수록돼있는 앨범, 그리고 그 아티스트의 다른 앨범도 시도해 보며 스펙트럼을 넓히시면 됩니다!
다음은 관심이 가는 아티스트의 인기곡들을 쭉 돌려보는거에요. 다른 사이트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멜론과 스포티파이에는 이렇게 아티스트의 곡을 인기순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보통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거 하시면서 틀어놓기만 해도 입문에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평소에 이름을 들어봤거나 궁금했던 아티스트들(트래비스 스캇, 켄드릭라마, 제이콜 등등) 위주로 히트곡들 들으시면서 힙합 사운드에 익숙해지시면 됩니다!
어느 정도 힙합 사운드에 익숙해졌다고 느끼신다면, 앨범 단위 감상에 도전해보실 차례에요. 보통 2번 케이스의 분들께 [Enter the Wu-Tang], [Ready to Die] 등등 근본 올드스쿨 명반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 이게 썩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붐뱁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아무리 명반, 명곡이어도 주구장창 들으면 물리는 느낌이 있고, 비교적 무거운 분위기의 앨범들이 많아서 금방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앨범을 고를 때 고민한 지점들은 크게 3가지에요.
1. 뉴비 입장에서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들을 수 있는가?
2. 특정한 사운드에 익숙해지도록 도울 수 있는가?
3. 수작 이상의, 평가가 좋은 앨범인가?
마냥 평가가 좋은 우주 명반들만을 고르기보다는, 힙합이라는 장르를 얼마나 잘 알려줄 수 있는지, 또 앨범의 유기성이 뛰어난지 등등의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또, 장르에 충실하기만 하고 정작 퀄리티가 안 좋으면 의미가 없으니 최소 수작 이상의 앨범들로 최대한 구성했습니다.
1. Eminem - The Eminem Show
힙합 입문에 있어서 에미넴 만큼 효과적인 아티스트는 없을 거에요. 다른 앨범들도 물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TES는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성과가 좋은 앨범이에요. ‘Without Me’, ‘Sing for the Moment’ 등등 에미넴 최고의 히트곡들이 수록된 앨범이고, 사운드가 전반적으로 대중적이여서 들으시는데 크게 문제는 없을거에요. 제가 이 앨범은 선정한 이유는 앨범의 유기성입니다. 다양한 스킷들이 활용됐고, 트랙들 사이의 유기성 역시 상당히 뛰어난 편이에요. 에미넴의 라이밍, 랩스킬에 집중하시면서 앨범을 듣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2. Metro Boomin - Heros & Villains
메트로 부민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프로듀서 중 한명이에요.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메트로 부민의 커하라고 생각하는 작품이자, 그의 색채가 가장 돋보이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이 앨범을 고른 이유는 이 앨범이 소위 말하는 ‘요즘 트랩’ 사운드의 정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Future, Young Thug, 21 Savage 등등 트랩씬의 거물들이 참여헀고, 메트로의 비트 역시 화려하면서도 상당히 깔끔한 편이기에 들으시면서 ‘트랩이 이런 장르구나’ 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3. Ty Dolla $ign - Featuring Ty Dolla $ign
사실 이런 리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앨범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비 분들에게는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일단 이 앨범의 색채는 알앤비 + 힙합이라고 볼 수 있어요. 타달싸의 보컬이 일단 상당히 대중적이고, 피쳐링도 니키 미나즈, 키드 커디, 포스트 말론, 앤더슨 팩 등등 거물들이 많기 때문에 래퍼들 이름 익히기 + 멜로디컬한 트랩 사운드 익숙해지기에는 꽤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4. Kanye West - Late Registration
제가 생각하는 칸예의 커하 앨범이자, 입문자 분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칸예의 앨범입니다. 힙합의 관점에서 이 앨범은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특히 샘플링의 활용이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접목된 비트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죠. 이 앨범을 들으실때는 랩에만 집중한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프로덕션에 집중해서 들으신다면 앞으로 스펙트럼 넓히실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Nas - Illmatic
사실 입문자의 입장에서 이 앨범을 느끼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 외힙 들을때 이 앨범을 듣고 ‘그 정돈가?’ 라고 느꼈으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이 앨범을 추천하는 이유는 뉴비분들이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붐뱁의 정석과도 같은 앨범이기 때문이에요. 40분 가량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 복잡한 사운드 없이 깔끔하고 둔탁한 붐뱁 비트, 그리고 나스의 랩까지, 들으시면서 ‘아 붐뱁이 이런 장르구나’ 정도만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엘이에 똥글보다는 좋은 퀄리티의 글을 써보자는 의견이 많아서, 필력이 부족함에도 최대한 노력해서 써봤습니다! 저 같은 뉴비 분들께 도움이 많이 됐으면 좋겠네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피드백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엘이정상화
엘이정상화
전 가사 해석을 본다는 가정 하에 켄드릭 GKMC도 좋을 거 같습니다.
사운드 그렇게 어렵지 않고, 분량도 조금 길긴 하지만 적절하고, 무엇보다 후반부 서사의 폭발력을 생각해 보면 흔히 말하는 '뽕맛'을 느끼기 좋다고 생각하기에 외국 힙합을 꾸준히 들을 생각이 있다면 GKMC도 충분히 추천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아 GKMC 넣으려고 했는데 깜빡했네요.... 다음 글에는 꼭 넣어볼게요
ㄹㅇ 싱글만 듣는 뉴비가 앨범으로 힙합 듣게 할려면 gkmc가 딱임
정성추
감사합니다 !
입문 1년차 미만때 일매틱에 Represent듣고 귀가 트였습니다
플로우라는걸 이 곡 듣자마자 이해함
부민 앨범은 강추!
평소에 느끼던 부분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칸예 2집은 그냥 단점이 없음 ㅋㅋ
tes 입문용 쌉인정
mmlp는 첨 들으면 솔직히 좀 무서움(?)
사실 입문으로는 mmlp를 더 추천합니다 저는
좋네요.
근데 올드스쿨은 입문으론 많이 빡세다 생각하긴 함.
일단 음악도 음악인데, 아티스트랑 외힙 특유의 세계관이랑 친해지는게 가장 우선이라 봐요.
특히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골든 에라 래퍼들은 아무래도 매체에 노출이 잦은 애들 보단 흥미가 덜할 수 밖에 없죠.
저도 처음 입문하면서 [Enter The Wu-Tang] 들었다가 좀 버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공감이 되네요
이 분야 최고는 damn 이라고 생각함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