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정말 어려워했어요.
All Caps정도는 즐겨들었어도 그 특유의 곡마다 나오는 매들립식 보컬샘플과 옛날 영화같은 믹싱은 저를 혼란스럽게 했어요.
그런 이유들로 저는 매드빌러니를 정말 어려운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석적인 붐뱁 사운드나 적당히 틀을 벗어나지 않는 재즈힙합 사운드도 아닌 새로운 것이었기도 했습니다.
바로 앱스트랙트 힙합이죠
하지만 새로운 것이고, 실험적으로 어려운 앨범이었기에 오히려 이 앨범을 더 좋아하게 된 것입니다.
매들립의 최고의 프로듀싱 능력에서 나오는 독창적인 사운드는 몇번이고 들었는데도 아직 새롭습니다.
둠의 랩 또한 씬 전체에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가진 만큼 특유의 덤덤한 톤에 촘촘하게 쓰여진 라임으로 벌스를 가득 채우는 그 자체가 행위예술로 보일 정도입니다.
힙합이 처음 생기고 50년이 지난 지금, 둠 이전에 둠처럼 랩하는 이는 없었고, 둠 이후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언더그라운드의 꼭대기가 이루는 조화는 1MC 1DJ 조합 중 역시 최고였고, 한 장르를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70년대에 디스코에 랩을 뱉을 때도,
80년대에 아멘 브레이크가 들어오고 라킴이 라임을 만들 때도, 90년대에 붐뱁 사운드 위에 재즈 샘플이 오르거나 혹은 갱스터들이 랩할 때도, 이런 앨범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이 있음으로써 00년대를 저희가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부에서 클럽사운드가 퍼지고 다른 래퍼들이 돈과 여자, 갱스터질에 대해 얘기할 때, 고전적이라 보일 수 있어도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사운드 위에 촘촘한 라임으로 청각적 쾌감을 주는 이 앨범의 천재성과 혁신성 덕분에 저는 00년대를 기억하고, 이 앨범을 인생 앨범 중 하나로 꼽는 것입니다.
최애트랙: Raid, Eyes, Figaro
글 좋네요
올게 왔다
느끼면 찐 진국인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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