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8
Southern Hip Hop, Trap, Hardcore Hip Hop
메건 디 스텔리온(Megan Thee Stallion, 이하 메건)은 근래 가장 많은 헤이팅을 받아오던 아티스트였다. 최근까지 크나큰 이슈로 여겨졌던 Tory Lanez와의 비프 및 법정 싸움으로 인해 Drake와 Eminem 등의 래퍼들로부터 수 차례 디스를 당했고, 이들의 팬덤 역시 그녀를 괴롭혔었다. 그러나 작년 8월 Tory가 10년형을 선고받은 이래로, 그녀는 다시금 인기와 팬덤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메건은 2024년 한 해를 상당히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다. '힙합의 여왕'이라 불리는 Nicki Minaj와의 디스전에서 그 누구도 부정 못할 승리를 당당히 쟁취해냈으며, Nicki를 향한 디스곡 "HISS"는 빌보드 싱글 차트에 1위로 핫샷 데뷔하며 고점을 찍었다. 또한 새로운 정규 앨범의 선공개 싱글들 모두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그녀의 정규 3집에는 자연스레 모두의 관심이 쏠렸다. 그렇기에 본작 <MEGAN>은 그녀의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될 운명이었을 테다.
앞선 문단에서 언급했듯이, 그녀는 현재 굉장히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중들과 평론가들 모두가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으며, 그녀는 이제 모든 것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그래서인지 <MEGAN>은 그녀 자신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아도 훨씬 에너지 넘치며, 전성기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그녀의 기분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단단한 하드웨어를 뽐내며, 자신의 적들에게 가벼운 잽을 날리는 두 곡 "HISS"와 "Rattle"을 시작으로 메건은 본작에서 자신의 개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인다. "Otaku Hot Girl"에서 그녀는 일본 문화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며, 일본 아티스트 Yuki Chiba가 힘을 보탠 "Mamush"는 불량식품과도 같은 그녀의 캐릭터를 나타낸다. "Accent"는 GloRilla와의 좋은 합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녀의 재치까지 조화롭게 섞어낸 곡이고, "B.A.S.", "Down Stairs DJ"에서는 그녀가 항상 보여주었던 유쾌한 분위기가 풍긴다.
그러나 본작엔 이런 훌륭한 트랙들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니다. "Paper Together"와 "Moody Girl"은 그녀와 잘 맞지 않은 스타일을 차용해 곡이 진행되는 내내 어색함이 맴도는 트랙이다. "Broke His Heart"에서는 메건이 과하게 흥이 난 탓일지, 그녀의 에너지가 이곳저곳으로 난잡하게 발산된다는 감상을 하게 했다. 또한 Big K.R.I.T.가 참여해 힙합 애호가들의 가장 큰 기대를 모은 "Miami Blue" 역시 생각보다 아쉬운 벌스들을 보여준 비운의 트랙으로 남게 되었다. Lizzo나 Doja Cat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트랙 "Worthy"는 분명 가볍게 즐기기 좋은 곡이나, 그녀가 자신의 팬덤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이 앨범에 억지로 추가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MEGAN>은 그녀의 훌륭한 역량을 엿볼 수 있었고, 그녀의 커리어 하이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굳이 앨범에 존재해야 하나 의문이 드는 트랙들과 아쉬운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피처링진들, 그리고 메건의 야망에 비해 빈약한 프로덕션 등 아쉬운 부분이 산재해있기도 하다. 메건은 앨범이 진행되는 동안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처럼 보이지만, 1시간에 다다르는 러닝타임 동안 이를 계속해서 듣기는 조금 버겁다고도 느껴진다. 최고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메건에게 사실 팬층을 유지하는 것이 음악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당연지사일 테다. 그럼에도 그녀는 본작을 통해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제시해 주었으며, 그녀의 여타 다른 작품들 중에서도 노력의 흔적이 가장 많이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MEGAN>은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켜주진 못하였되, 그녀의 다른 모습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준 앨범이다.
평점: 6.3 / 10
(본 리뷰는 w/HOM #13호에서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