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명동 레코드샵 디깅.jpeg

퇴근 후 부루의뜨락을 제대로 조져보려고 명동에 들렀습니다. 부루의뜨락은 1978년 개업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우리나라 최장수 노포 레코드샵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부루'는 단군왕검의 아들입니다. 다만 이 의미로 사용하신건진 저도 모르겠..^^) 요즘은 K-Pop 앨범을 사러 오는 외국인 손님이 주된 고객층입니다. 물론 저는 홀대받는 저 쪽 구석의 힙합/알앤비 씨디를 쟁이러 갔고요.

연세 지긋하시고 무뚝뚝하지만 어딘가 정감이 느껴지는 사장님. 그럼 이제 얼마나 멋진 예상 밖의 디깅을 했는지 인증해봅니다.

열심히 뒤져 열두장 쟁여왔고요. 

힙합역사 상 최고의 듀오를 논할 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Pete Rock & CL Smooth의 데뷔 EP <All Souled Out>.

Common에게 있어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곡 중 하나인 “Come Close”의 리믹스 싱글. 아시다시피 원곡에선 Mary J. Blige가 피쳐링했지만 싱글 버젼에는 Erykah Badu, Pharrell Williams 그리고 Q-Tip이 참여했고 원곡과는 또다른 매력이 팡팡 터집니다. 그 외에도 “The Hustle”, “Aquarius” 싱글컷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지금의 Mos Def과 Talib Kweli를 있게 한 “Definition”의 싱글. 딱히 특별할건 없지만 순전히 팬심으로 샀습니다. 아마 이 레코드샵에 20년 이상 팔리지 않은 채로 덩그러니 있었던듯 한데 이렇게 주인을 찾아가네요.

Busta Rhymes의 데뷔앨범 <The Coming>. Q-Tip, Easy Mo Bee, 그리고 당시로서는 신예 프로듀서였던 J Dilla의 프로듀싱이 돋보이는 명반입니다. 

Timbaland의 데뷔앨범 <Tim’s Bio : From The Motion Picture Life From Da Basement>. Nas, Jay-Z, Aaliyah 등 90년대 후반 당대의 기라성같은 래퍼/싱어들이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엘이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한 Aesop Rock의 3집 <Labor Days>. 사실 저는 이솝락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취향도 안 맞지만 그래도 씨디 한번 사서 들어보자 싶어서 사봤습니다.

AZ의 3집 <9 Lives>. 어제의 디깅 중 가장 큰 수확입니다. 의자를 밟고 올라가야 볼 수 있는 진열장 맨 윗칸에 먼지 가득 쌓인 채 꽂혀져있더군요. 얘도 족히 십수년 이상은 외로이 진열되어있었을듯 합니다. AZ의 대표 명곡 중 하나인 “Problems”가 수록되어있습니다.

The Clipse의 정규 2집이자 메이저 데뷔 앨범인 <Lord Willin’>. 여러분의 최애 래퍼 Pusha T의 어린 시절을 느껴보세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Des’ree의 92년 정규 1집 <MIND ADVENTURES>. 강력 추천드립니다. 영국반/미국반 커버디자인이 다른데 제가 산건 미국반입니다.

Deborah Cox의 정규 2집 <One Wish> 및 정규 3집 <The Morning After>.

94년 데뷔하여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Brandy의 정규 3집 <Full Moon>. 

디깅 마친 후 근처의 오래된 화상 중식맛집인 명동 산동교자에 들러 훌륭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나름대로 괜찮게 불금 보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