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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나 걸린 골든 에라 정주행 후기

title: Dropout Bear온암2023.11.04 07:47조회 수 3706추천수 49댓글 54

Golden Era

Golden Era.jpg

1991 - 2000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제가 직접 엄선한 64개의 골든 에라 명반들을 다 들어봤습니다. 평소에도 좋아한 앨범들이 대부분이긴 한데, 처음 들었을 때는 그렇게 좋은 감상을 받지 못해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한 명반들의 비율도 높고 처음 들어보는 앨범들도 꽤 됩니다. 애초에 이 정주행 자체가 골든 에라에 대한 제 열렬한 사랑을 다시 불태우기 위함과 동시에 그 찬란하게 빛나던 시절 가운데 혹시라도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빛줄기를 발견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을 두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목적을 달성했냐 물으시면 아주 대성공입니다. 솔직히 골든 에라만 듣다보니 다른 시대 앨범도 듣고 싶긴 했지만 적어도 그 앨범들이 이 시대의 명반들만큼이나 좋다는 보장은 하지 못하겠네요. '황금기'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걸출한 음반들이 수두룩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이제 그동안 못 들은 신보들 들으러 가야겠네요...

 

 

1. 다시 들으니 전보다 더 좋아진 앨범

5. Nas - It Was Written

 원래부터 나스의 디스코그래피를 줄 세울 때 1위는 Illmatic, 2위는 It Was Written으로 박아놔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앨범이긴 합니다. 사실 It Was Written이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 자체가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상업적인 변화는 둘째치고, 애초에 그냥 잘 만든 랩 마피오소 앨범이거든요. 전작인 Illmatic이 힙합 전체 역사에서 세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대단했던 명반이었을 뿐이지, It Was Written 또한 명반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으로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심지어 It Was Written이 Illmatic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소수의 의견조차 이해가 가요.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샘플링한 오프닝 The Message는 여전히 안 좋아하지만, 엔딩인 If I Ruled The World (Imagine That)의 낭만이 구조적으로 그를 상쇄합니다. I Gave You Power, Take It In Blood, Affirmative Action의 비트는 정말 시대를 초월할 뿐더러 나스의 랩까지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고요. 들으면 들을 수록 확실히 클래식 취급받을 자격이 충분한 것만 같습니다. 아, 근데 Nas Is Coming은 좀 그렇네요... 진짜 닥터 드레와 나스의 첫 협업이라는 의의를 제외하면 좀 별로인 트랙 같아요.

 

4. MF DOOM -  Operation: Doomsday

 놀랍게도 둠의 대표작들 중 가장 안 좋아하는 앨범이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 제가 재즈 힙합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기도 했고, 가사에 집중하며 한 트랙씩 집중해서 들으려 하다 보니 아무래도 좀 지루했거든요. 게다가 아직 커리어 초창기인지라 라임에서도 후의 앨범들만큼이나 압도적인 위용을 떨치진 못하고... 하긴 전 그 MM..FOOD조차도 별로 안 좋아했으니 Operation: Doomsday면 그럴 만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둠의 음악, 특히 샘플링에 대해 공부를 하고 다시 들어보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둠의 음악을 계속해서 들으면서 둠은 시대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제이펙마피아가 현 세대의 인터넷 문화를 상징하는 힙합 아티스트인 것처럼, 둠 또한 그 창의성 면에 있어 충분히 익스페리멘탈인 것 같아요. 어떻게 과거 흑인 음악과 애니메이션 OST 샘플을 이렇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좋았던 Doomsday나 Rhymes Like Dimes는 그렇다 쳐도 이제 앨범 전곡이 다 좋습니다. 문득 Operation: Doomsday를 최애 앨범으로 꼽으며 이지 리스닝용이라 했던 예쁜 외국 누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네요.

 

3. The Pharcyde - Labcabincalifornia

 서부는 참 신기한 지역인 것이, 힙합의 오리지널은 아니라고 해도 동부로부터 전수받은 음악을 상당히 독특하게 재해석하는 것 같아요. 보통 웨스트 코스트 하면 지펑크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사실 서부야말로 재즈 힙합의 또 다른 성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사이드와 소울스 오브 미스치프부터 시작해서 알케미스트, 블루, 그리고 켄드릭까지 재즈 계열의 얼터니티브 아티스트들이 넘쳐나는 곳이죠. 그 중 파사이드는 현재에 와서까지 굉장히 중요하게 평가받는 그룹인데, 초기작인 Bizarre Ride II The Pharcyde와 Labcabincalifornia는 재즈 힙합 명반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이 Labcabincalifornia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프로듀서가 무려 당시 신인이었던 제이딜라로 바뀌며 파사이드의 음악색도 조금 바뀌었는데, 그게 너무 제 취향이었거든요. 아마 이 앨범으로 인해 제가 골든 에라의 재즈 힙합에 다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Runnin'과 The Drop 같은 명곡은 말할 것도 없고, 딜라는 앨범 전체에 걸쳐 끊임없이 부드러운 멜로디감을 살리면서도 드럼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습니다. 그 가공할 스네어 질감은 물론이고 드럼 리듬 자체가 정말 베테랑 재즈 드럼리스트의 것이라 해도 믿을 수준이네요. 아, 물론 파사이드 멤버들의 활약도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서부 재즈 힙합 그룹 특유의 장난기 섞인 랩의 활력은 물론이고, 보컬까지도 되는 그룹이니 말은 다 했죠.

 

2. Organized Konfusion - Stress (The Extinction Agenda)

 이 앨범에 도달하는 방법에는 대충 2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파로아 먼치라는 가공할 실력의 래퍼에 순식간에 매료되어 그의 모든 작품들을 찾아보다가 발견하는 것이고, 둘째는 동부 힙합의 숨겨진 명반이랄 것이 어디 없을까 하다가 발견하는 것이죠. 어떤 경로로든, 이 앨범은 그 수많은 매니아들의 찬사를 받기에 한 치도 부족하지 않은 앨범입니다. 일단 오가나이즈드 컨퓨전의 두 래퍼, 파로아 먼치와 프린스 포의 래핑 자체가 무시무시합니다. 그 탄탄한 발성으로 끊임없이 뱉어내는 라임의 항연과 하드코어하면서도 동시에 컨셔스한 작사 실력만큼은 동시대의 그 누구와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중저음의 톤을 가진 프린스 포의 래핑도 대단하지만, 파로아 먼치는 정말 역대 최고의 MC를 꼽을 때 들어간다 해도 무방할 실력인 것 같네요. 그가 Bring It On의 첫 번째 벌스에서 보여준 연쇄적인 라이밍은 아직까지도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래핑 퍼포먼스 자체가 10점 만점에 10점이라면, 보통 음악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놀랍게도 이 음반은 음악적 성취도까지 엄청납니다. 초반부는 펑크, 후반부는 재즈의 색채를 띄고 있는데 과거 흑인 음악에 대한 레퍼런스를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여냈어요. 전 Illmatic, Ready to Die를 제외한다면 1994년 최고의 힙합 앨범으로 본작을 선택하겠습니다.

 

1. A Tribe Called Quest - The Low End Theory

 제가 이 앨범을 그동안 얼마나 저평가해왔는지 아신다면 아마 여러분 모두 믿지 못하실 겁니다. 전 그동안 진지하게 The Low End Theory를 "재즈 힙합의 바이블이라는 상징성과 혁신으로 지금까지 명반으로 추앙받는 것이지, 자체적인 완성도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정도로 평가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골든 에라의 시작으로 이 앨범을 재생하는 순간, 전 곧장 제 생각을 후회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앨범이 1991년에 나올 수 있던 것이죠? 같은 날에 발매된 Nirvana의 Nevermind에 비견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완벽한 랩 음반입니다. 큐팁이 수많은 재즈 음반들을 직접 감상하며 엄선한 재즈 드럼들은 힙합 사운드로 변형되는 과정을 거쳐 앨범 전체에 탄력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고, 재즈 선율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영민함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어떠한 경지에 다다른, 힙합의 한 분기를 완성시켰다고 할 만한 프로덕션이네요. 심지어 비트만 좋은 것이 아니라 래핑 또한 엄청난 수준입니다. 흔히 ATCQ의 업적에 대해 논할 때 많이 간과되는 것이 랩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인데, 큐팁과 파이프 독의 유연한 라이밍은 분명 힙합 래핑의 새로운 장을 열었을 뿐더러 비유법의 입체성은 향후 래퍼들의 펜촉을 제대로 자극했죠. 팁과 파이프 듀오만큼이나 이 앨범을 완벽히 이끌고 갈 래퍼는 없었을 거에요. 전 이 앨범을 듣는 내내 그루브를 타는 것을 멈추지 못했어요. 계속해서 몸을 흔들고, 계속해서 그들의 구절을 따라불렀습니다. The Low End Theory의 진가를 깨달은 것이야말로 이번 여정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2. 다시 들으니 전보단 좀 별로인 앨범

5. The Notorious B.I.G. - Life After Death

 오해하지 마시길, 전 여전히 이 앨범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아합니다. Kick in the Door는 역사상 최고의 랩 트랙이며 I Love The Dough는 제가 애정해 마지 않는 명곡입니다. 그런데 이 앨범이 제 그동안의 감상만큼이나 대단하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All Eyez On Me보다 Life After Death를 훨씬 좋아했는데, 이제 와서 들어보니 뭐 한쪽이 압도적으로 낫다고 할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All Eyez On Me에서 발견되었던 문제점들이 Life After Death에서도 발견되었거든요. 가장 먼저 과하게 대중적입니다. 대중적이라는 게 나쁘단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중을 노리고 만든 것으로 사료되는 트랙들의 특징이 참, 퍼프 대디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있어요. 퍼프 대디가 위대한 힙합 프로듀서로 평가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전 퍼프 대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으른 샘플링은 물론이고 그 특유의 뽕짝한 신시사이저는 왜 끼얹는 것인지... 그때야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던 사운드이니 이해는 한다만 솔직히 지금 와서까지 아주 좋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게다가 비기의 수많은 명곡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들 CD 2의 존재감도 다소 비교적 희미한 편이고. 번외로 노토리어스 비아이지가 3년 간 좀 살이 쪘는지, 폭발적인 발성을 자랑하던 1집에 비해 텁텁해진 톤이 2시간에 육박하는 재생시간과 맞물려 피로감을 자극하네요. 명반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과대평가된 앨범 같습니다.

 

4. Big Pun - Capital Punishment

 역시나 좋아해 마지 않는 앨범입니다. 어디까지나 압도적인 첫인상에 비해 다시 들으니 아쉬웠다는 얘기에요. 가장 먼저 빅 펀의 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흔히 Big 3라고 불리는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빅 엘, 그리고 빅 펀 중 라이밍으로 위세를 끼치는 래퍼가 빅 펀인데, 어쩌면 선천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퍼니셔의 라임이 자연스럽게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빅 펀은 흑인이 아닌 라틴계 래퍼입니다. 게다가 키도 171cm로 그렇게 큰 체구는 아니죠. 펀이 고도비만이 되기 전 작업물을 들어보면 Capital Punishment의 래핑만큼이나 지대한 무게감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살을 찌운 이후 목소리에 위압감 정도는 생겼지만, 여전히 흑인 특유의 탄력은 부족합니다. 사실 순수히 랩 실력으로 따지면 자신보다 한참 아래인 팻 조와 비교해도 래핑의 탄력은 퍼니셔에게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보컬의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는 많은 라임을 다뤄 심화된 플로우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빅 펀이 힙합 역사상 가장 재능 있는 작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네요. 라이밍부터 스토리텔링, 메시지까지 완벽한 10점짜리 리릭시스트입니다. 또한 예전부터 앨범 구성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이 유기성이었는데, 그 경우 각 트랙의 걸출한 완성도로 참작할 수 있었으나 다시 들어보니 아무래도 Beware, Super Lyrical, Still Not a Player, The Dream Shatterer로 이어지는 초반부의 존재감이 너무 큰 것 같네요. 게다가 스킷이 너무 많은 것도 흠이고... 뭐, 그럼에도 골든 에라에서 손꼽힐 만큼 훌륭한 랩 음반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Dr. Dre - The Chronic

 제가 이 앨범을 일컬어 '가장 과대평가된 골든 에라 명반'이라고 부른다면 돌무더기를 맞겠지만, 그럼에도 전 제 입장을 고수하겠습니다. The Chronic은 힙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반의 반열에 오를 앨범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로선 혁신이 맞았지만, 그 혁신이 아주 오래 가진 않았을 뿐더러 앨범 자체적으로도 반쪽짜리 혁신이었다는 이유입니다. 일단 지펑크 음반으로서 Doggystyle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며, 서부 힙합 최고의 명반 중 하나라는 사실만큼은 인정합니다. 사실 인정하고 말고 할 문제도 아니죠. 기정 사실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지펑크란 시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지펑크는 당시 기준으로 새로운 형태의 맥시멀리즘 힙합임과 동시에 필라멘트에서 영향을 받은 신스 사운드의 도입, 또한 필연적으로 멜로디가 부족하게 되는 힙합에서 멜로디를 충당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그리고 닥터 드레는 전반부까지는 그것을 매우 잘해냈습니다. 그런데 중반부를 지나면서 후반부까지 드레는 지펑크를 배제합니다. 물론 앨범 전체에 그 따가운 지펑크 신스를 들었다면 피로감이 상당했겠지만, 1년 후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스눕 독의 1집이나 2년 후 이복동생이 주조한 신스 사운드를 듣는다면 또 앨범 전체를 신스로만 채운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 것 같진 않고요. 단적으로 레드 제플린의 그 유명한 드럼 리프를 샘플링한 Lyrical Gangbang을 제외하곤 후반부는 인상에 남는 트랙이 거의 없었습니다. 마치 본인이 프로듀싱한 또 다른 명반 Straight Outta Compton의 고질적인 단점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마냥이요. 그냥 평범한 하드코어 랩 음반을 듣는 느낌이었어요. 좀 더 지펑크를 전격적으로 시도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A Tribe Called Quest - Midnight Marauders

 이 앨범의 경우 실망을 했다기보다는 The Low End Theory의 충격이 너무 컸던 나머지 반작용으로 감상이 덜어졌던 경우입니다. The Low End Theory가 프로덕션 면에서는 만점을 받고 래핑까지 훌륭하게 채워내 랩 음반으로서 갖출 수 있는 자격을 모두 갖췄다면, Midnight Marauders는 프로덕션에서의 새로운 시도에 집중하느라 랩 음반으로서의 정체성이 살짝 옅어졌달까요. 특히 전작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던 큐팁과 파이프 독의 쫄깃한 듀오 래핑이 줄어든 점이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ATCQ를 듣는 이유는 그 환상적인 호흡의 지분이 꽤 지대한데 말이죠. 음악적인 시도 또한 전반적으로는 이견 없는 성공이긴 합니다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은 드럼입니다. 전작에서 찾을 수 있었던 그 타격감과 그루브가 덜어진 느낌이랄까요, 악곡의 선율적인 면이 강조되다보니 드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일어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큐팁이 Midnight Marauders를 작업할 때 드럼에 상당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덕분에 드럼 자체의 질감은 다양화되었지만 뭔가 드럼 연주가 주는 순수한 쾌감은 줄어들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트릴로지 징크스를 파쇄한 명반임에는 분명합니다. 단지 제가 2집을 너무 좋게 들었을 뿐이지, 3집 또한 골든 에라 상위권에 들어가기 부족함이 없는 앨범입니다.

 

1. Big L - Lifestylez ov da Poor & Dangerous

 전 진지하게 이 앨범에서 빅 엘의 래핑을 제한다면 본작을 제칠 골든 에라 앨범이 수십 개 정도는 된다고 자부해요. D.I.T.C.의 음악적 특징 탓인지는 몰라도, 이 전설적인 래퍼의 데뷔 앨범치고 유난히 삭막합니다. Illmatic은 뉴욕 정통 붐뱁 사운드를 표방했다고 한들 각 비트의 존재감이 매우 선명했고, Ready to Die는 아예 절반이 대놓고 팝 랩이었는데 Lifestyles ov da Poor & Dangerous는 참 건조하디 건조합니다. 오프닝인 Put It On의 비트는 아이코닉하긴 했고, Da Graveyard는 단체곡에 걸맞는 체급을 보여줬는데 그 외에는 딱히 기억에 남는 곡이 없네요... 그나마 MVP 정도가 존재감을 뚜렷히 발산했던 것 같습니다. The Infamous를 처음 들었을 때 비트가 참 건조하다고 느꼈는데, 이 앨범은 그것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건조한 모래 냄새가 납니다. 더군다나 빅 엘의 랩 자체도 다른 Big 래퍼들처럼 압도하는 방식이 아닌, 타이트한 플로우와 펀치라인으로 쉴 새 없는 연출을 추구하는데, 랩 자체에 똑바로 집중하지 않으면 금방 집중력을 잃기 쉽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빅 엘'이라는 이름의 상징성을 빼면 많이 과대평가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3. 새로 들었는데 좋은 앨범

5. Redman - Whut? Thee Album

 옛날 힙합을 좀 들어보셨다 하시는 분들은 레드맨이 랩 하나는 정말 잘하는 래퍼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겠죠. 저는 레드맨을 피쳐링이나 싱글, 혹은 메소드 맨과의 합작으로만 들어봤습니다. 때문에 레드맨의 온전한 솔로작을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이 앨범과 Dare Iz a Darkside 중 고민만 하던 중 결국 그래도 데뷔 앨범을 듣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서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만족이었습니다. 하드코어 힙합답게 거침없는 드럼 비트 위 레드맨의 플로우는 투박함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습니다. 억센 발성을 바탕으로 완벽한 완급조절을 선보이며 발전된 래핑을 구사하는 레드맨은 과연 당대 최고의 래퍼라 불릴 만 하더군요. 굉장한 오락성을 지닌 앨범이었습니다.

 

4. Pete Rock & C.L. Smooth - The Main Ingredient

 사실 저는 전작이었던 Mecca and the Soul Brother를 듣고 살짝 실망했습니다. 피트 락의 비트 메이킹 실력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프로덕션이나 래핑이나 앨범의 완성도가 정말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 앨범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매력은 현저히 적었거든요. 기껏해야 불후의 명곡인 T.R.O.Y. (They Reminisce Over You)나 Runaway에 샘플링된 The Basement의 도입부만이 제 흥미를 이끌었을 뿐입니다. 그에 반해 The Main Ingredient는 훨씬 좋았습니다. 피아노 샘플을 전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사용해 재즈 힙합 특유의 멜로디컬함을 증폭시켰고, 덕분에 씨엘 스무스의 '스무스한' 플로우도 더 전달력이 좋아지는 느낌이었네요. 전작 같은 히트 싱글은 없었으나, 단일 앨범으로서는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3. Naughty By Nature - Naughty By Nature

 커버가 촌스러워 보인다거나, 팝 랩이라는 이유로 듣기를 꺼려하셨다면 꼭 들어보세요. 사실 너티 바이 네이처의 데뷔 앨범은 1991년에 발매되었다 뿐이지 음악 스타일 자체는 골든 에라 앨범보다는 골든 에라 이전의 앨범에 가까운데, 정말 듣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O.P.P. 같은 히트 싱글이나 조금 들어봤지, 앨범 전체로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는데 예상 외의 완성도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직관적으로 신나는 비트들은 물론이요, 쉴 새 없이 전개되는 드럼 비트 위 트리치의 래핑은 연쇄적으로 이어집니다. 훗날 에미넴의 랩 스타일에 영향을 줬을 만큼 워낙에 뛰어난 MC다 보니 앨범 전체를 책임질 능력이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본작의 오프닝 Yoke the Joker는 정말 시대를 초월한 명곡이니 필청해보시길.

 

2. Jeru The Damaja - The Sun Rises in the East

 DJ 프리미어가 전담 프로듀싱한 앨범 중 Moment Of Truth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앨범입니다. 사실 갱 스타 앨범이나 그룹 홈 앨범에선 실망한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커버를 보고 긴가민가하며 들었던 이 앨범이 예상 외의 충격을 안겼네요. 프리모 특유의 단단한 드럼 사운드가 하부를 지탱하는 가운데, 음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신비로운 샘플들이 비트 위를 구르며 신선한 감상을 줍니다. 다소 미니멀하고 실험적임에도 당시의 힙합 법칙에서 크게 엇나가지 않아 신선한 사운드만을 고스란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루 더 다마자의 래핑 또한 앨범 전반을 이끌 무게감을 갖추면서도 배틀 랩, 오리엔탈리즘, 히어로 코믹스 등 컨셉슈얼한 면모와 컨셔스한 면모를 동시에 갖췄습니다.

 

1. Mobb Deep - Hell On Earth

 이제서야 고해성사를 합니다만, 저는 맙 딥 앨범을 The Infamous밖에 듣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죠. The Infamous에 결코 밀리지 않는 이런 명반을 이제야 들었다니. 사실 The Infamous의 프로덕션은 하복 (Feat. 큐팁)의 느낌이 강한데, Hell On Earth는 온전히 하복의 비트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데 더불어, 하복의 실력이 정점을 찍은 작품입니다. 현재 샘플 루핑 중심의 드럼리스 스타일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알고 싶으시다면 이 앨범을 들으시면 됩니다. 전작만큼 아이코닉하진 않더라도 더 살벌하고 더 하드코어한 톤이 앨범 전체를 수놓으며, 프로디지와 하복의 신경질적인 랩에 더불어 피쳐링으로 등장하는 우탱 클랜의 멤버들과 나스는 언제나 반갑기만 합니다.

 

4. 번외로 추천하고 싶은 앨범

5. Common - Resurrection

 커먼이 아직 커먼센스일 때 발표한 앨범이죠. Be가 대중적인 칩멍크 힙합 스타일이고, Like Water For Chocolate이 재즈 원류와 네오 소울에 가까운 스타일이라면 Resurrection은 정확히 중간선에 위치합니다. 재즈 힙합의 정석 같은 앨범이에요. 노아이디가 전곡 프로듀싱한 만큼 완성도 자체는 완벽하다고 자부하는데, 재즈 힙합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이 음반의 진가를 느끼시는 데 꽤 오래 걸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앨범은 Be (Intro)에 맞먹는 아름다운 인트로 Resurrection을 지녔고, I Used To Love H.E.R.의 통찰적인 메시지를 지녔으며, 잔잔한 재즈 선율과 따스한 드럼 리듬을 지녔습니다. 잊어버릴 때쯤 다시 꺼내 들으시면, 그때 분명 Resurrection의 아름다움을 몸소 감상하실 수 있을 거에요.

 

4. JAY-Z - In My Lifetime, Vol. 1

 하필 전작이 그 Reasonable Doubt인 데다가, 상업적 성과로는 후속작인 Vol. 2... Hard Knock Life가 압도적이기에 다소 언급이 충분하지 못한 앨범입니다. 하지만 단언컨데 제이지의 최고 명반으로 평가받는 4개를 제외할 시 이 앨범과 American Gangster가 그 다음 자리를 두고 경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작에 비해 상업적으로 변했다 뿐이지, 음악성만큼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It Was Written과도 유사한 위치에 있는 앨범입니다. 프리모가 담당한 앨범의 인트로는 전작에 비견해도 손색이 없고, Streets Is Watching, Friend Or Foe '98, Where I'm From 등 명곡들도 많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퍼프 대디의 천박함만 버틴다면 좀 더 가볍고 대중적인, 또 다른 Reasonable Doubt을 목도하실 수 있을 겁니다.

 

3. Souls of Mischief - 93 'til Infinity

 파사이드를 논할 때도 언급했었지만, 서부 힙합 그룹은 정말 장난기가 넘친다니까요. 그들의 활기찬 플로우를 듣고 있다보면 아무 일도 없는데 웃음이 절로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 전설적인 명곡 93 'til Infinity가 수록된 앨범이라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창의성은 정말 경이로운 수준입니다. 여러모로 파사이드를 연상시키긴 하나 에이플러스가 프로듀싱한 비트들은 서부보단 동부의 그것에 가까울 만큼, 확실히 그들만의 색깔이 존재합니다. 진중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소울스 오브 미스치프의 에너지는 비트와 랩 양면에서 드러나며 팀으로서 매우 활달한 호흡을 선보입니다. 서부 재즈 힙합에 입문하고 싶으시다면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2. Pharoahe Monch - Internal Affairs

 하드코어 힙합이라는 장르 하의 모든 앨범을 통틀어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자, 동시에 '랩 앨범'으로서는 역사상 최고의 음반 중 하나라고 여기는 작품입니다. 만약 Stress (The Extinction Agenda)를 인상 깊게 청취하셨다면 파로아 먼치의 솔로작들도 필청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파로아 본인이 직접 참여한 앨범의 프로덕션은 샘플들이 매우 적절하게 사용되었으면서도 장르성을 적절히 추구해 본능적인 전투 본능을 자극합니다. 그 악명 높은 고지라 OST를 샘플링한 Simon Says부터 상대적으로 로맨틱한 숨겨진 명곡 The Light가 한 앨범에 존재한다니요. 게다가 파로아 먼치의 래핑을 논하지 않을 수 없죠. 정력적인 하이톤으로 무자비하게 뱉어내는 파로아의 플로우를 정면으로 상대할 래퍼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1. Kool G Rap -  4, 5, 6

 래퀀의 Only Built 4 Cuban Linx....와 제이지의 Reasonable Doubt 정도를 제외한다면 마피오소 장르 내에서의 최고작일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80년대에 활동하던 래퍼들이 하나 같이 길을 잃거나 구식 라임으로 뒤쳐지던 한 가운데, 라킴과 빅 대디 케인 등 소수의 실력자들은 90년대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선두에 선 쿨 지 랩은 80년대에 데뷔한 래퍼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플로우를 구사하며 그가 90년대에 이르러서도 최고 반열의 래퍼임을 밝혔습니다. 그 나스의 스승 격에 있는 래퍼일 만큼, 굵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연사하는 라임과 생생한 마피오소 스토리텔링, 그리고 완성도 높은 붐뱁 비트들까지 명반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붐뱁 클래식입니다.

 

5. 최고의 앨범

5. Ghostface Killah - Supreme Clientele

 우탱의 전성기는 정말 대단했죠. 우탱 1집으로 시작해 우후죽순처럼 발표한 앨범들은 하나 같이 명반 내지 수작이었고, 그들은 하나 같이 르자가 프로듀싱한 음반들이었으니. Liquid Swords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실험적인 붐뱁 명반이었을 뿐더러 향후 힙합에서 다양하게 시도될 음악의 원형이기도 했고, Only Built 4 Cuban Linx....는 언제 들어도 굉장한 몰입감을 제공하는 마피오소 명반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스트페이스 킬라의 전성기는 우탱의 전성기와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래퀀 1집의 복제판 같은 인상을 주는 Ironman이 아닌, 르자의 손길에서 완전히 벗어난 Supreme Clientele로 말입니다. 만약 제게 '붐뱁'을 상징하는 앨범을 묻는다면 전 Illmatic을 대답으로 내놓겠지만, Illmatic이 아닌 다른 앨범을 묻는다면 아마 Supreme Clientele이라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언더그라운드의 무명 프로듀서들에 의해 작업되었지만 르자 본인보다도 더 르자 같은 비트들을 만든 그들은 특유의 언더그라운드 사운드를 훌륭히 구현했을 뿐더러 앨범 구성 면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성과를 보입니다. 그리고 고스트페이스의 타이트한 플로우는 그 비트들을 백분 살려냈습니다. One은 두 말 할 것 없는 명곡이고, Mighty Healthy는 훗날 매들립의 No More Parties In La에 샘플링되었으며, Wu Banga 101은 가장 우탱다운 마무리였습니다.

 

4. Wu-Tang Clan - Enter The Wu-Tang (36 Chambers)

 이 앨범의 존재 이유로 인해 저는 음악에서 사운드 퀄리티나 믹싱 따위 기술적인 요소들은 그저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음악을 더 잘 들리게 보조할 뿐이지, 진정한 음악의 본질은 따로 있거든요. 저는 그 본질을 동시대의 타 음반들에 비해서도 유난히 로파이인 Enter The Wu-Tang (36 Chambers)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탱의 1집은 제 기준에서 가장 신나는 앨범 중 하나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람을 흥분시킬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거든요. 리듬 위주의 간결한 프로덕션과 에너지 넘치는 우탱 멤버들의 래핑, 기억에 남는 훅까지 우탱 클랜은 관중의 흥을 어떻게 고취시킬 수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장비의 열약함으로 인해 미니멀리즘을 지향했던 르자의 선택은 어느새 신의 한 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퍼블릭 에너미와 비스티 보이즈가 쌓아올린 맥시멀리즘 힙합을 ATCQ가 한 차례 붕괴시킨 이후, 르자는 우탱 1집의 프로덕션으로 동부 힙합을 완전히 미니멀리즘 위주로 전환시켰습니다. 칸예가 Yeezus로 힙합의 트렌드를 다시 미니멀리즘으로 바꾸기 20년 전부터 르자는 이미 미니멀리즘의 위력을 절실히 깨닫고 있었죠. 탁월한 샘플 채택과 철저한 반복, 스태튼 아일랜드 거리의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음악색까지 르자는 최고의 비트들만을 주조했습니다. 그리고 9명의 랩 무공들은 하드코어 힙합과 동양 무협을 조합해 지금껏 그 누구도 선보이지 못했던 가공할 랩 퍼포먼스를 선사했죠. 고스트페이스 킬라, 래퀀, 인스펙타 덱 등과 같은 정통파들이 있는 반면 메소드 맨, 올 더티 바스타드 같은 개성파들의 조합으로 우탱은 각자의 개성이 독특하게 공존하면서도 하나의 아이텐디티를 확립합니다. 훗날 비기와 나스가 우탱의 라임에서 영감을 받았을 정도이니... 우탱은 가장 낮은 곳에서 올라왔으나 등장한 순간 힙합의 모든 것을 바꿨습니다. 그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3. Nas - Illmatic

 제게 나스의 Illmatic은 프랭크 오션의 Blonde와 비슷한 앨범입니다. 대중과 평단을 막론하고 최고로 평가받지만 막상 나는 그 이유를 잘 알 수 없는, 혹은 앨범의 완성도 정도는 자각하고 앨범이 좋다고 느끼면서도 "과연 이 작품이 최고의 명반이 맞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앨범. 그리고 들으면 들을 수록 그 모든 궁금증의 해답이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더욱 유사합니다. 하나 다행인 것은, Illmatic의 경우 Blonde보다 훨씬 빨리 그 해답을 찾았다는 것이죠. 저는 이제 Illmatic의 진가와 앨범의 감흥을 대략 9할 정도 파헤쳤다고 자부합니다. Illmatic이 힙합의 바이블로 추앙받는 이유는 모든 면에서 Illmatic만큼이나 완벽에 가까운 앨범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정말 어떤 앨범과 비견하더라도 Illmatic만큼이나 흠결이 없기란 어렵습니다. DJ 프리미어, 피트 락, 큐팁, 라지 프로페서 등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들만이 담합해 19살의 신인 래퍼를 위해 제공한 비트들은 각각이 힙합 역사상 최고의 비트임과 더불어 과거 흑인 음악의 향취를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The World Is Yours, One Love, Represent 등 Illmatic에선 당시 힙합의 현재뿐이 아닌, 흑인 음악의 과거까지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Illmatic은 보존 상태가 우수한 일종의 유적지라고도 평가할 수 있겠네요. 그럼에도 Illmatic이 힙합으로 유지되는 가장 중대한 이유는 나스의 래핑입니다. 나스의 플로우를 들어보시면 당대 그 어떤 래퍼와 비교해도 가장 연쇄적이고 미래적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체감할 수 있는데, 그것은 나스 라이밍의 형태가 가장 우월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비트에 맞춰 라임의 길이를 조절하면서도 그 라임 패턴을 끊임없이 유지시키기에 랩의 호흡은 더 길고 플로우는 심화되죠. 그런 와중에도 나스는 거리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시적으로 표현하며 그 현실을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표현합니다. 가히 '거리의 시인'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죠. 사실 이렇게 형식적인 호평보다도 Illmatic 한 장을 재생했을 때 받는 감흥이 훨씬 대단하다는 점에서, Illmatic이야말로 역시 최고의 클래식으로 평가받기 모난 부분이 없는 것 같네요.

 

2. JAY-Z -  Reasonable Doubt

 흔히 Illmatic과 대비되는 제이지의 앨범은 The Blueprint이지만, 전 Reasonable Doubt이야말로 Illmatic에 비견되어야 할 제이지의 최고작이자 진정한 명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부분적으로 Illmatic보다 나은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동부 3대 명반이라 하면 Enter The Wu-Tang (36 Chambers), Illmatic, Ready to Die를 꼽지만, 그 댜음에 올 앨범 중 Reasonable Doubt은 필수입니다. 최소한 마피오소 장르 내에선 만큼은 Only Built 4 Cuban Linx....조차 뛰어넘는 최고 명반이 분명할 뿐더러 음악적 성취 또한 너무나 훌륭하죠. 스키, 클라크 켄트, DJ 프리미어 등 초창기 제이지의 든든한 음악적 동반자가 되어줄 프로듀서들은 제이지에게 최고의 비트들만을 선사했습니다. Can't Knock The Hustle이라는 최고의 오프닝과 Regrets라는 최고의 엔딩이 55분이란 시간을 채운 가운데, Politics As Usual, Dead Presidents II, D'Evils, Coming Of Age 등 주옥같은 비트들이 그 가운데를 차지합니다. 재즈에 대한 참고가 돋보이면서도 지금까지 그 어떤 힙합 사운드와도 완전히 다른 경지의 것이었죠. 앨범에서 다소 튀는 싱글 Ain't No Nigga마저 완성도는 좋았습니다. 그 어떤 랩 음반도 Reasonable Doubt의 고풍미에 도달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럭셔리한 마피아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된 요인은 제이지 본인에게 있었습니다. 천부적으로 신사적인 톤으로 박자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화려한 플로우를 구사하는 제이지는 Brooklyn's Finest, 22 Two's 등에서 알 수 있다시피 데뷔 때부터 이미 완성된 래퍼였습니다. 과거 마약상 시절의 경력을 언급하며 거리의 삶에 대한 냉혹한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지혜를 전파하는 그의 리릭시즘은 비기나 나스에 비견되어도 전혀 손색이 없었죠. 중절모를 눌러쓴 제이지의 모습처럼, Reasonable Doubt은 골든 에라에서 가장 멋들어진 앨범입니다.

 

1. The Notorious B.I.G. - Ready to Die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최고의 랩 앨범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특히 저에게만큼은 영원히 최고로 남을 역사적인 작품입니다. 사실 제 생각에, Life After Death와 Hypnotize가 없었어도 비기는 언제나 역사상 최고의 래퍼로 평가받았을 거에요. 그 주된 이유는 Ready to Die에 있습니다. 그 어떤 래퍼도 Ready to Die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만큼 압도적인 래핑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무거운 체급에서 비롯된 폭발적인 발성과 탄력적인 완급조절, 흑인 음악에 대한 고도의 이해도로 인해 극의 경지를 달리는 변칙적인 플로우, 청자의 상상을 언제나 한 발자국 앞서가는 연쇄적인 라이밍까지 1993년~1994년의 비기는 랩에 가장 최적화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Gimme The Loot와 Machine Gun Funk, Warning이 연속적으로 주는 충격은 가히 힙합 역사상 최고라고 봅니다. 두터운 운율이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청각적 경험은 하나의 랩 보컬이 행할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였죠. Respect와 Unbelievable 같이 후반부에 배치된 색다른 랩 트랙들이 주는 충격 또한 상당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앨범에 서정성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오프닝 Things Done Changed부터 비아이지는 그의 과거와 현재를 대조하며 허무주의적인 입장을 밝히고, Everyday Struggle과 Me And My Bitch에서는 빈민가의 삶을 생생하게 구현합니다. 무엇보다 Suicidal Thoughts는 앨범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엔딩이었던 것 같습니다. 단출한 드럼 비트 하나에 무력한 목소리로 내뱉는 자기혐오적 문장들은 그동안 그 어떤 래퍼도 쉽게 시도하지 않았던 서정성의 영역이었다는 점에서, 비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하드코어를 구현했습니다. 이지 모 비가 주조한 이스트코스트 힙합 비트의 무게감과 퍼프 대디가 추구한 팝 랩의 향취 또한 당시로선 최고 수준이었으나, 비기 대신 다른 래퍼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과연 Ready to Die가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독보적인 랩 피지컬과 독창적인 랩 디자인이 결합한, 힙합에서 한 래퍼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 그것이 바로 Ready to Die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입니다.

 

 

번외로 정주행하면서 느낀 점 몇 가지

-골든 에라에서도 유명한 사람들은 유명한 이유가 있다. 음악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그 특유의 향수와 그루브를 즐기기 용이하면서도 프로덕션과 래핑의 수준 자체가 높다. 대표적으로 투팍. Me Against The World는 언제 들어도 명반이라는 인식과 즐겁다는 인식을 동시에 받는다.

 

-그동안 비트 단위로는 무적이라 생각했던 DJ 프리미어에 대한 환상이 조금 깨지게 되었다. 타 래퍼들의 앨범에 등장할 때는 정말 최강의 비트메이커라는 이미지였는데, Hard To Earn, Livin' Proof 등 본인이 총괄한 앨범들을 들을 때는 생각 이상으로 지루했던 탓에 "이 양반이 좋은 비트는 다 남 주고 남은 비트들만 앨범용으로 쓰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물론 The Sun Rises in the East는 당시로선 매우 도전적이었고, Moment Of Truth는 프리모 특유의 스타일에 물릴 지언정 프로덕션 수준만큼은 최고이다.

 

-소울쿼리언스를 위시한 재즈 힙합이 참 좋다. 곳곳에 들어간 제이딜라의 손길과 퀘스트러브의 연주, 모스 데프가 추구하는 아프리카주의까지... 그러고 보면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2000년대 초반까지 재즈 힙합과 네오 소울은 참 닿아있는 구석이 많은 것 같다. 조만간 디안젤로도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다시 들어보면 분명 매력적인 부분들이 또 발견될 것이라 예상한다.

 

-전자음악의 발전이 충분히 이루어진 지금이야 자극적인 사운드의 익스페리멘탈 명반들이 수도 없이 등장하지만, 골든 에라의 익스페리멘탈은 그보다 훨씬 담백하다. 당시로선 분명 혁신이었을 Funcrusher Plus는 지금 들으면 밋밋하기 짝이 없으며, Deltron 3030마저 오페라의 웅장함은 온전히 전달받을 수 있을 지언정 금세기의 익스페리멘탈만큼이나 과격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앨범들이 없었다면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발전은 없었을 테니, 선구자들께 감사 인사를 올리도록 하자.

 

-확실히 단순 프로덕션의 수준만 따지자면 지금이 옛날과 비교도 할 수 없이 좋다. 사운드의 질감, 믹싱, 규모 모든 면에서 열약한 장비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던 이때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발전했으나 옛날 음악이 더 좋거나 아이코닉하다고 느껴지는 데에는 아이디어와 기술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소수를 제외하곤 디제잉 기기 하나만을 가지고 보석들을 찍어낸 프리모나 싸구려 장비로 음악적 혁신을 일으킨 르자에 미치지 못한다. 여담으로 비트메이커들이 샘플을 차핑하는 단위에도 차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큐팁과 피트 락은 악곡을 만들기 위한 악기 연주를 샘플에서 자급자족하고, 프리모는 샘플을 음절 단위로 분리해서 특유의 '한 음을 반복하는' 스킬을 애용하며, 르자는 일정 구간 샘플 루프 중심의 비트 제작에 능하다.

 

-MC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골든 에라는 최고의 래퍼들이 등장한 시기임과 동시에 랩이 기술적으로 모든 발전을 마친 때이다. 라킴, 빅 대디 케인, 슬릭 릭, 케이알에스 원, 쿨 지 랩 등 소수의 패자들이 랩의 가능성을 보여주던 80년대가 종결되고 90년대가 시작되며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가 새로운 형태의 래핑을 제시했다. 그리고 우탱의 래핑은 정말 모든 것을 바꿔놓았고, 비기와 나스라는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등장하며 랩의 미학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이후 안드레 3000, 빅 펀, 에미넴 등을 거치며 랩에 대한 모든 기술적 연구가 이루어진 것 같다. 골든 에라 이후의 래퍼들이 실력은 충분하더라도 정작 본 시기의 래퍼들만큼이나 고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말 이때는 랩 스킬이 부족하면 래퍼로서 경쟁력이 없어지는 시기였기에...

 


 

오랜 여정이었습니다.

저는 모든 장르 중에서도 힙합을 유난히 사랑하며, 그 중에서도 붐뱁과 익스페리멘탈을 매우 좋아하죠.

골든 에라는 제게 자주 들리진 않으나 한번 찾으면 결코 실망하지 않는 전설의 국밥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번 정주행으로 인해 아마 이때 앨범들을 좀 더 자주 듣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역시 가장 좋은 앨범들은 변하지가 않네요 ㅋㅋㅋ

비기에 제이지에... 이놈의 취향이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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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4
  • 1 11.4 08:36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은 골든에라 들어야겠어요

  • 11.4 08:36
  • 1 11.4 08:53

    저의 시대를 깊이 있게 고찰해주셔서 그저 감사드립니다...

    저랑 비슷한 감상, 다른 감상이 다 혼재되어있어서 더 흥미롭네요!

    이 글을 읽고 많은 뉴비들이 이 시대의 명반들을 더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 11.4 15:35
    @DJSam

    힙합엘이의 종합예술커뮤니티화를 늦추기 위해 원조 힙합에 대한 제 애정을 꽉꽉 눌러담았습니다

    엘붕이 이놈들 맨날 락이나 듣지 말고 힙합 명반부터 들어라,,,

  • 1 11.4 09:10

    와우 대단하시네요

  • 1 11.4 09:38

    저는 Kool G Rap의 Roots of Evil이란 앨범을 4,5,6보다 좋게 들었는데 이거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Redman의 Dare Iz A Darkside랑 Muddy Waters도 훌륭한 앨범들이니 데뷔 앨범이 맘에 드셨다면 한번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한 때 골든에라 힙합 정복하면서 느낀게 일매틱의 위대함이였죠 글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꽤 많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 1 11.4 09:41

    웬만한 골든에라 필청 앨범들은 다 들어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저기서 딱 group home의 앨범만 안 들어봤네요 덕분에 하나 알아갑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37
    @호루라기

    Roots of Evil도 좋죠! 쿨 지 랩도 정말 실력과 커리어가 균형잡힌 아티스트인 것 같습니다

    레드맨도 시간 있을 때 다른 앨범들도 들어봐야겠네요

    일매틱은 정말 들으면 들을 수록 그 진가가 새롭게 보이는 앨범 같습니다... 특히 비트가 개미쳤어

     

    Group Home 앨범은 저도 들어봐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이번 기회로 들어봤네요

    Livin' Proof와 Supa Star 두 곡을 너무 좋게 들어서인지 약간 실망했다는 ㅋㅋㅋ

  • 1 11.4 10:06

    힙합의 90년대는 태동에서 일어난 모든 것들을 해석하고 조합하고 쌓아올리는 시기인 것 같기도…같은 90년대 러버이기에 글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0
    @앞날

    괜히 황금기라고 불리는 게 아닌 것 같아요...

    2000년대와 2010년대 또한 훌륭했지만 90년대의 카리스마는 정말 범접 불가

  • 1 11.4 10:25

    와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 11.4 10:48
    @BKNNETS

    22222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2
    @BKNNETS
  • 1 11.4 10:48

    최고의 앨범 1위를 안 보고 맞췄다 히히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2
    @팜하니광fan

    기습숭배는 빅평 ㅋㅋㅋ

  • 1 11.4 11:04

    요즘 올드스쿨 듣고있는데 도움이될거같네요. 감사합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3
    @말론더위

    Old Is Gold

  • 1 11.4 11:40

    모르는 앨범이 몇개 되네요. 감사합니다 다 글 읽고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 1 11.4 11:40

    처음부터 끝까지 뚫어져라 읽었습니다 ㅎㅎ 좋은 리뷰 글 감사합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2
    @거리가리

    정독은 사랑이에요 💋

  • 1 11.4 11:40

    샘플링에 대해 공부해보려고 하는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 11.4 15:44
    @도리개

    원본 샘플들을 다 찾아봤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유명한 샘플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주는 영상이 많아 유익해요

    몇 개는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고요 ㅋㅋ

  • 11.4 16:18
    @온암

    오… 그렇군요 sample breakdown같은 컨텐츠를 말하시는 거죠? 그건 그렇고 원본 샘플들을 다 찾으셨다니… 대단하시네요

  • 1 11.4 11:54

    파사이드 좋죠

  • 1 11.4 12:14
  • 1 11.4 12:20

  • 1 11.4 13:13

  • 1 11.4 13:18

    이미 좋아하는 앨범들도 있긴 한데, 담아만 두고 아직 안 들어본 것들이나 진짜로 처음 보는 것들도 참 많네요 거기다가 엄청난 정성의 소감들까지... 진짜 많이 배워갑니다 두고두고 이 글을 찾게 될 것 같네요ㅋㅋㅋ

  • 1 11.4 13:25

    둠스데이 듣고 있는데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4
    @AirPods

    I used to cop a lot

  • 1 11.4 13:53

    초반부터 the message 안조아한다는 내용을 읽고 흠칫한 1인....ㅋㅋㅋㅋ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5
    @MarshallMathers

    너무 유명한 곡을 샘플링한 곡은 오히려 촌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Shape Of My Heart는 원곡이 최고입니다

  • 1 11.4 13:54

    왔다 내 야동

    근데 나름 힙합 거의 다들어봤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탑스터에 안들어본게 두개나 있네요 반성합니다..

  • 1 11.4 14:44

    전부터 느끼고 있었는데 저랑 힙합 취향이 참 비슷하신거 같아요 그래서 공감가는 점이 많네요.. 양질의 리뷰글 너무 감사하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5:46
    @DannyB

    ㅋㅋㅋ 저도 아직 안 들어본 게 있습니다

    Capone-N-Noreaga나 Das EFX나 들어볼 게 아직도 넘쳐나요 ㅋㅋㅋ

    저도 취향 비슷한 거 내심 느끼고 있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네요

  • 1 11.4 15:32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11.4 15:35

    너무 좋은 글이네요 감사해요

  • 1 11.4 19:25

    전 트랩 들어야지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4 19:29
    @Robocop
  • 11.4 19:30
    @온암

  • 1 11.4 20:55

    들어볼게 또 추가되겠네요

    감사합니다

  • 1 11.4 21:28

    안들어본 앨범이 많네요... 추천해주신 고스트페이스 킬라 앨범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 11.4 22:13

    고생하셨어요

  • 1 11.4 22:25

    In My Lifetime, Vol. 1 빼곤 다 들어본 거 같네요

  • 1 11.4 22:25

    탑스터에선 안 들어본 게 4개나..

  • 1 11.5 01:45

    the pharcyde는 진짜 좋더라고요

  • 1 11.5 08:53

    심도 있게 여러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게 느껴지는 상세한 분석이라 좋았습니다. 공감가는 포인트들도 꽤 많았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 1 11.5 09:58

    제루 더 다마자 앨범에 프리모 드럼 진짜 미칩니다

  • 1 11.5 10:02

    본떡스앤하모니랑 블락아웃 감상 궁금합니다

  • title: Dropout Bear온암글쓴이
    11.5 11:48
    @오징스

    E. 1999 Eternal의 경우 원체 본 떡스를 피쳐링으로 많이 들었기도 하고 매니아들 사이에서 명반으로 평가받고 있어서 조금 기대를 했는데, 막 그 정도까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갱스터, 하드코어에 가까운 테마를 이렇게 멜로디컬하게 녹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본 떡스는 정말 앞서간 그룹인 것 같아요. 드레이크가 씬에 입성하기 훨씬 전부터 멜로디 랩을 선보였고, 심지어 실력마저 엄청났으니...

     

    Blackout!은 꽤 오랜만에 들어보는데, 단적으로 말해 명반은 아니지만 굉장한 오락성을 지닌 랩 음반이었습니다. 메소드 맨과 레드맨의 시너지는 단 한 순간도 지겨운 순간이 없었고, 듀오 무비를 음악으로 경험하는 느낌이었네요. 근데 비트들이 살짝 촌스러운 게 흠이랄까?

  • 1 11.5 12:09

    와 좋은글 즐겁게 잘 봤습니다 골든에라나 현재나 힙합은 늘 최고네요 !!!

  • 1 11.5 13:30

    2차 감상해도 재밌다

  • 1 11.6 02:19

    ㄹㅇ 올드스쿨 땡기게 하는 글이네요 힙합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ㅎㅎ

  • 1 11.6 12:00

    가히 주화입마를 부르는 폐관수련이네요 ㄷㄷ

    굿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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