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고 듣는 앨범. Titanic Rising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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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yes Blood - Titanic Rising (2019)
가끔 우리는 잠을 잘 때 꿈을 꾸곤 한다. 수면을 취할 때 뇌의 일부가 깨어 있어 기억이나 정보를 무작위로 재생시키는 것이 꿈인데, 단순히 기억 속에 갖고 있는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고, 처음 보고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신기한 경험으로 바뀌기도 한다. 와이즈 블러드는 꿈, 상상했던 것들을 노래로 담아내어 우리에게도 자신이 꿈꿨던 내용을 알려주며 고통과 슬픔, 후회에 대한 감정과 사랑을 겪으며 연결되는 많은 쾌락과 마음들을 풀어낸다. 그녀는 우리에게 자신의 잠재 의식에 갇혀 있는 모습을 물로 가득 찬 침실로 대신 보여준다. 그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며 지낸 와이즈 블러드는 자신이 겪은 감정의 움직임을 약 42분의 소리로 담아내었다.
아트 팝, 드림 팝, 프로그레시브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섞어낸 그녀의 팝 앨범이다.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부드러운 멜로디 라인과 미니멀하고 다양한 악기 소리들로 같은 멜로디지만 다른 악기로 내는 사운드 덕분에 풍성함을 느끼고 단조로운 구성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또한 그녀의 보컬은 프로그레시브라는 이름에 걸맞듯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화려한 음색으로 펼쳐져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자라나는 슬픔이 섞인 사운드가 정말 매력적이다. 앨범 구성을 이어주는 스킷 사운드를 곡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하며 앨범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더해주고, 스킷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다른 무드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부드러운 바로크 팝에서 시작하여 프로그레시브, 나아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까지 입혀주는 다채로움에 감탄했다. 3번 트랙 "Everyday"와 4번 트랙 "Something to Believe"에서 특히 스킷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데, Everyday의 곡이 끝나기 대략 40초 전부터 스킷이 재생된다. 부드러운 프로그레시브 사운드에서 4번 트랙으로 넘어가는 순간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사이키델릭의 사운드로 넘어가는 구간으로, 음악 구성의 연결점으로 청각적 쾌감을 느낀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특히 4번 트랙의 사이키델릭한 후렴구와 사운드 구성은 '몽환'이란 단어를 소리로 해석한 가장 완벽한 소리라고 생각한다. 예술가의 삶에서 벗어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한 비관과 후회 속에서 힘들어 좌절하고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해준 많은 음악의 영감들을 얻어, 내가 믿을 만 한 무언가를 찾기 위한 갈망. 소리로 담아낼 수 있는 절망과 희망, 갈망의 감정을 다 담아내었다.
Weyes Blood
6번 트랙 "Movies"부터는 디지털 사운드를 도입하여 현대적인 사운드를 더했고, 전반부 분위기에서 이끌었던 어쿠스틱 사운드만의 질감을 없애 더 세련되고 화려한 색채를 더했다. 아름다우면서도 씁쓸한 느낌을 내주는 더 높아진 톤의 보컬과 반복되는 멜로디 루프를 통해 사이키델릭한 질감을 증폭시켜 날카롭고 감각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다 현악기의 멜로디 루프가 바뀌다가, 또 보컬에 튠을 입혀 더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는 반면, 더 감정에 격양된 톤의 보컬이 곡 구성의 화려함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폭발하게 만든다. 곡을 처음 들을 때 생기는 청각적 쾌감과, 다시 들어도 부드럽게 들리는 감정의 폭발이 와이즈 블러드가 느낀 꿈들과 지나온 감정들을 단숨에 느끼게 해준다.
끝도 없는 우주 속에서 떠다니는 감정은 무엇일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땅 위 하늘을 날아다니는 감정은 무엇일까. 어렸을 적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바쁘게 살아가고 너무 빠르게 변해버리는 세상 속에서 어린 내 마음은 어디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이 불안한 질문과 감정선을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꿈'으로 희망을 품고 그것을 파멸하기를 반복하며 와이즈 블러드는 자신의 이러한 감정들을 우리에게 들려주며 '공감'이란 임무를 준다. 높고 화려한 바로크 팝 사운드에 빠져들어 황홀감을 느끼고 있을 때가 생기면, 그것은 그녀의 희망에 공감하는 것이고, 날카롭고 짜릿한 사이키델릭에 빠져들어 쾌락을 느끼고 있을 때가 생기면, 우리는 그녀의 파멸에 공감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 앨범 속에서 우리에게 자신의 감정 흐름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가라앉아버린 타이타닉이 다시 일어나는 꿈처럼.
잘 읽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앨범이라 더 반갑네요.
생각보다 커뮤니티에서 Titanic Rising을 다루는 글이 많이 없었는데 좀 더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진짜 개명반... 글 중간에 있는 저 사진은 오랫동안 제 컴퓨터 배경화면이네요
저 사진 넘 이쁘더라구요ㅎㅎ
오 저도 저거임요 ㅎㅎ
저도 저게 휴대폰 배경화면입니다 진짜 앨범커버도 역대급이죠 ㅋ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몇 년 전 앨범임에도 꾸준히 리뷰가 쌓여가는 것이, 블론드 같은 앨범이 된 듯해요
앨범아트까지 너무 예뻐서 보는 맛(?)까지 충족되는 앨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NFR!과 더불어 2019 최고의 발견이었습니다
헐 저도요 NFR이랑 타이타닉라이징..
Weyes Blood가 이 정도로 성장할 줄 몰랐는데 처음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요새 이거 언급 많아서 좋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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