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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치리뷰] Vince Staples - Big Fish Theory (2017)

title: OffsetKimchifork2022.05.07 17:52조회 수 1040추천수 10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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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비치 출신의 래퍼 Vince Staples는 무려 데뷔앨범 [Summertime ‘06]에서부터 베테랑 프로듀서 No I.D.의 도움을 받아 많은 기대에 부응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할 수 있었다. 20곡에 2CD라는 데뷔앨범 치고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였지만 Vince는 흑인사회에 대한 자신의 냉소적이고 날카로운 통찰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발매한 EP [Prima Donna]에서 James Blake와의 협업은 그가 일렉트로니카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 영향은 그의 소포모어 앨범 [Big Fish Theory]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Summertime ‘06]와 [Big Fish Theory]의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Big Fish Theory]에서 Vince는 여전히 흑인사회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로 랩을 하고 힙합 문화가 흑인들에게 가져다 주는 성공에 대해 본질적인 회의감을 품는다. 하지만 이 두 앨범은 사운드적으로 비교했을 때 명확히 다르다. [Summertime ‘06]가 No I.D.의 총괄 제작에 의해 잘 짜여진 ‘힙합’ 앨범이라면 [Big Fish Theory]는 여러 일렉트로니카 프로듀서들과 함께 만들어 낸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조화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디트로이트 테크노이자 하우스이고 해체 클럽과 UK 개러지 또한 존재한다. 그 조력자로는 Jimmy Edgar이 있고 Zack Sekoff가 있으며 Flume도 있고 그 중심에는 SOPHIE가 있다.


 앨범의 인트로인 ‘Crabs In a Bucket’은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짜릿한 일 - 미국 래퍼가 UK 개러지 위에 랩하는 것 - 이 실현되는 곡이다. Justin Vernon과 Zack Sekoff는 드럼 리듬과 보컬 챠핑으로 [Untrue]의 Burial을 소환해내며 Vince는 게토의 굴레에 빠진 흑인들을 양동이 속의 게에 비유하고 자신은 비록 그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백인들과 맞서 싸우고 있는 현실에 대해 얘기한다. 긴장감 넘치는 신디사이저와 베이스 라인이 이어지는 ‘745’에서 그는 특유의 쫀득한 플로우로 BMW 위에서 공허한 사랑을 나누는 자신의 얘기를 이어나간다. 그 후 등장하는 ‘Yeah Right’은 단연코 앨범 내 최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트랙이다. SOPHIE 스타일의 버블검 베이스가 트랩과 만나 완벽한 클럽 랩 뱅어가 된 이 곡은 강렬한 베이스 음과 독특한 스네어가 울려퍼지고 Kendrick이 등장하여 놀라운 벌스로 곡의 종지부를 찍는다 - 물론 Vince의 캐치한 훅도 한몫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남는다면 몇몇 트랙이 앨범의 방향성에 어긋났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Big Fish’에는 비록 Vince의 훌륭한 랩 퍼포먼스가 담겨있지만 아무리 들어봐도 YG가 떠오르는 플로우와 비트 위에서 멤피스의 Juicy J가 코러스를 부르는 것이 상당히 어색하게 느껴지고 Vince의 가사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그의 가사는 그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앨범의 아웃트로인 ‘Rain Come Down’은 바로 전 트랙인 ‘BagBak’이 훌륭한 클럽 뱅어인 것에 비해 너무나 심심하고 매력이 잘 느껴지지 않는 아웃트로이다. 그럼에도 [Big Fish Theory]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일렉트로니카와 힙합의 융합이고 아티스트로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주 성공적인 도약이기 때문이다. 미래 지향적이고 실험적인 프로덕션이 Vince의 랩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 그의 랩을 훨씬 더 매력적이게 만들어 주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Big Fish Theory]는 분명 Vince만의 차갑고 매력적인 아프로퓨처리즘이다. 


 평점: 6/10 


 Fav Tracks: Crabs In a Bucket, 745, Yeah Right, Samo, Party People, BagBak


Kimchifork’s Review:

https://hiphople.com/fboard/2295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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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 title: Tyler, The Creator (2)큰물고기이론Best베스트
    3 5.7 23:53

    큰물고기이론추

  • 5.7 18:23

    근 10년 안에 나왔던 힙합 중 가장 자연스럽게 전자음악을 섞어놓은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잘 읽고 갑니다!

  • 5.7 18:24
    @NikesFM

    완전 동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5.8 00:27
    @NikesFM

    힙합과 edm이면 대니 브라운 3집도 기억나네요 그 앨범도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ㅋㅋㅋㅋㅋ 요즘은 케이트라나다도 맛집이더라고요 알앤비에 가깝긴 하지만요 가세펠슈타인도 진짜 보석인데 유명하지는 않죠

  • 5.7 18:46

    뭔가 yeezus 들을 때랑 느낌이 비슷했는데

    이저스는 반복해서 들을 수록 더 좋고

    이 앨범은 다시 들을수록 감흥이 좀 떨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좋은 리뷰 시리즈 아주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 5.7 18:50
    @DJSam

    맞아요 그래서 과대평가라는 의견도 상당수 존재하죠

    저도 장단점이 아주 명확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5.7 19:03

    헐 저는 big fish를 앨범에서 제일 좋아함..

  • 5.7 19:15
    @lilililil

    비트랑 빈스의 랩은 괜찮은데 주시제이의 훅을 들을 때 마다 yg 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매번 들어서 개인적으로 감상에 너무 방해되는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숀치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군요.

  • 5.8 00:29
    @lilililil

    저도 big fish가 최애 ㅎㅎ 비트가 너무 쫄깃해요. 쫄깃하기로 유명한 빈스랩에 훅장인 쥬시제이까지 더해져서 귀가 너무 즐겁죠

  • 5.7 19:46

    생각해보니 썸머타임06이 데뷔앨범이었군요 ㄷㄷ

  • 5.7 19:54
    @거리가리

    남들은 커리어 중후반에나 내는 2CD 앨범을 데뷔앨범으로 내는 패기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 5.7 20:51

    Swimming 해주세요 보고 싶어요

    그리고 글 진짜 잘쓰시네요 부럽습니다

    잘 읽고가요

  • 5.7 21:21
    @blankyyy

    과찬이십니다ㅎㅎ

    Swimming 리뷰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리뷰가 몇 개 있어서 그거 다 끝나면 한번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3 5.7 23:53

    큰물고기이론추

  • 5.8 00:02
    @큰물고기이론
  • 5.8 01:41
    @큰물고기이론

    본인 등판 ㄷㄷ

  • big fish의 비트 스타일은 역대급 곡이었고

    찢어지는 듯한 사운드에 폭풍 랩을 갈겨준 yeah right은 진짜 넘 황홀했네요

  • 5.8 23:12
    @안맞는브라자를입는다

    Big Fish를 좋아하시는 분이 많군요..저한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곡이었습니다

    Yeah Right은 정말 황홀한 곡이죠. R.I.P. SOPHIE

  • @Kimchifork

    드라이브갈 때 항상 트는 곡... big fish 들으면서 운전하면 정말 황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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