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빌 에반스와 짐홀이 같이 한 앨범 언더커런트를 먼저 리뷰하려 했으나 시기상 왈츠 포 데비가 먼저 나와서 왈츠 포 데비 부터 진행하려 합니다ㅎㅎ 빌 에반스 다음엔 쿨 재즈 위주로 데이브 브루백, 스탄 게츠, 쳇 베이커를 다뤄볼게요^^
(Waltz for Debby 앨범 커버)
새벽이나 이른 아침 버스에서 들으면 매우 잘 어울리는 왈츠 포 데비(Waltz for Debby)는 1962년에 발매 된 앨범으로 빌 에반스 트리오(피아노: 빌 에반스, 베이스: 스캇 라파로, 드럼: 폴 모티안)가 만들었다.
수록곡은 LP 기준으로
1. "My Foolish Heart"
2. "Waltz for Debby" [Take 2]
3. "Detour Ahead" [Take 2]
4. "My Romance" [Take 1]
5. "Some Other Time"
6. "Milestones"
이렇게 된다.
먼저 빌 에반스가 누군지 한번 알아보자
빌 에반스(본명: William John Evans)는 1929년 8월 16일 출생으로 6살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고 한다.
(어렸을적 사진)
그는 다른 흑인 재즈 뮤지션처럼 불우한 가정 속에서 자라지 않았고 백인 인데다가 매우 유복한 생활을 보냈었다. 공부도 잘해서 대학교 석사 학위까지 받았고 심지어 운동도 잘해서 대학교 풋볼 팀에서 교내대회 우승을 한 적도 있다.
(학생 시절 사진)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빌 에반스는 군대를 갔다오고(!) 1956년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의 섹스텟에 유일한 백인 멤버로 참가했다.(마일스 데이비스는 인종차별에 이골이 나있어서 백인을 항상 꺼려했었다. 그러던 마일스가 실력만 보고 빌 에반스를 섹스텟에 집어 넣은건 엄청났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재즈계의 대표 명반 마일스 데이비스의 [Kind of Blue]에 빌 에반스가 참가하게 된다.
(한번 앨범 수록곡 So What이라는 곡을 들어보길 꼭 추천한다. 빌 에반스가 피아노를 맡았다.)
비록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함께 했지만 둘은 서로 많은 영감을 주고 받았다. 마일스는 자서전에서 회상하길 “빌 에반스는 피아노 앞에선 조용했다. 그가 가진 사운드는 반짝이는 선율 또는 맑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상쾌한 물줄기 같았다. 나 또한 빌 에반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라고 말 하였다.
그렇게 마일스의 섹스텟에서 나온 빌 에반스는 트리오를 꾸려서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 와 [Waltz for Debby]를 녹음 하게 되는데 사실 이 두 앨범은 하나였다. 하지만 두 개로 나누어 발매하게 되는데 왜냐면 그의 트리오 멤버 중 한명 베이시스트 스캇 라파로가 교통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를 추모하기 위해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에 라파로가 작곡한 곡을 넣어 1961년 발매했고 [Waltz for Debby]는 다음 해 1962년에 발매한다.
그럼 이제부터 [Waltz for Debby]의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My foolish heart
앨범의 인트로 부터 노래가 참 감미롭다. 마치 빌이 피아노를 통해 그의 사랑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멜로디 중간에 치고 나오는 폴리리듬 주법은(영상 2분 52초) 듣는 사람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Waltz for Debby
앨범의 타이틀 곡. 코드 연주가 매우 부드러운면서 아름답다.
제목의 뜻은 데비를 위한 왈츠라는 뜻인데 여기서 나오는 데비(Debby)는 빌 에반스의 조카의 이름 이다. 빌 에반스가 1954년 군 복무를 마치고 그의 형 해리 에반스(Harry Evans)와 형의 딸 데비와 함께 해변에서 같이 놀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Detour Ahead
빌 에반스 트리오의 연주가 귀를 채운다. 어디선가 들어본 빌의 피아노 멜로디와 잔잔한 스캇 라파로의 베이스 그리고 폴 모티안의 드럼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간다. 들으면 들을수록 진한 사골처럼 우러난다
My Romance
베이스 연주와 드럼이 주는 스윙에 몸이 절로 흔들어진다. 그리고 빌의 솔로 연주에서도 스윙감이 있는데 이 셋의 연주가 서로 매우 잘 어울린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조합이라 그런지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Some Other Time
앨범 후반부로 접어들며 곡 분위기들이 점차 잔잔해진다. 그렇다고 지루해 지지는 않는다. 빌 에반스 특유의 클래식 피아노와 재즈가 합쳐진 느낌이 듣는 이의 마음을 진정 시킨다.
Milestones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이다. 근데 어쩐지 이 곡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의 냄새가 좀 난다. 그렇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빌 에반스가 마일스의 곡을 재해석 한 곡이다. 원곡의 이름도 Milestones으로 한 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앨범의 총평: 사실 이 시기의 재즈는 차분하거나 조용하지 않았다. 물론 마일스 데이비스를 필두로 차분한 쿨재즈가 유행이었지만, 아직까지는 흑인들의 흥겨운 비밥 스타일의 영향력이 남아있던 시대라서 클래식에 영향을 받았던 빌 에반스의 느린 연주는 조금 실험적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일전에 백인 스타일의 멀끔한 재즈라며 욕을 먹기도 했었다.)
그리고 빌 에반스는 이 앨범에서 왼손과 오른손으로 코드와 멜로디를 동시에 잡는 연주법을 사용했는데 이건 한때 천재라고 불렸던 재즈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에게 영향을 받은거다. 이 또한 잘 안 쓰였던 주법으로 실험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당시 평론가와 대중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었고 시간이 흐르고 나서 후세에도 많은 영향력을 끼치며 우리가 흔히 아는 재즈의 형태로 진화하는데 도움을 줬던 앨범 중 하나이다.
이후 에반스의 행보: 그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베이시스트 스캇 라파로가 죽은게 상심이 컸는지 앨범을 발매하고 한동안 폐인처럼 방구석에서 지내게 된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정신을 차리고 기타리스트 짐 홀과 함께 [Undercurrent] 라는 앨범을 발매 하게 되는데... 이거에 관한 리뷰와 얘기는 다음시간에 마저 하도록 하겠다.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리뷰도 기다릴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13095
물론 저도 갖고만 있지, 읽진 않았습니다.
특징으로는 좀 특이한 사람이였고 클래식 피아니스트였는데 녹음할때 버릇처럼 콧소리로 신음소리 비슷하게 내면서 해서 레코딩하는 사람들이 애먹었던 분위기는 빌에반스나 쳇베이커랑 비슷했었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