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leased: 24 September 2021
Genres: Conscious Hip Hop, Boom Bap, Hardcore Hip Hop, Jazz Rap
마약 유통, 총기, 갱 문화
괴물을 없애기 위한 법, 규제, 강압 정책은 오히려 더 큰 괴물을 만들어낸다. 누군가가 계속 사라지지만 동시에 다른 누군가로 계속 대체된다. 똑같은 가면을 돌려쓰며 개별적 인간의 실존은 사라진다.
결핍은 성공을 갈망하게 만들고 이는 고통으로 이어진다. 고층 건물과 샴페인, 비싼 차, 명예와 인기...성공은 곧 누군가의 고통이다. 누군가는 밀려났고 누군가는 감옥에 갔으며 누군가는 총성과 함께 떠났다. 여러 사람의 고통을 짓밟고 올라간 성공은 곧 고통 그 자체가 된다.
고통받는 원인은 위를 바라봄에 있다. 부와 권력, 특권과 화려한 삶...아래에 있는 자들은 위를 경멸하지만 또한 동경한다. 위를 차지한 위정자들이 사치와 향락에 절여져 타락했다고 비판하지만 동시에 그 사치와 향락을 누리고 싶어한다. 이 위를 향한 분노는 사실 나 자신을 향한 것이다. 저 찬란한 힘을 향한 자신의 욕망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혐오하게 된다. 결국 이런 자들은 정작 위에 올라가게 되면 과거 자신이 혐오했던 존재가 되어 똑같이 타락하게 된다.
"만약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그 사람 안에 있는 나 자신의 일부를 미워하는 것이다. 우리 안에 없는 것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 헤르만 헤세 -
Lukah는 이러한 현상을 감각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 상하구도에 영향받지 않는다. 오직 거리에서의 자신이 보는 그대로를 느끼고 즐기며 돌아볼 뿐이다. 거친 삶과 자신의 결정을 드러내며 흩뿌려진 재즈 샘플 위에서, 서늘한 현악 루프 위에서 입으로 춤을 춘다.
하나의 계단도 오르지 못한채 꼭대기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장 올라가야할 다음 계단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어 올라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힙합에서 뻔한 주제인 이 앨범의 갱스터랩은 이 지점에서 설득력을 가진다.
과거 흑인 노예들은 위로부터, 즉 제도, 국가, 가문,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그들이 준 것은 면화와 빈곤 뿐이다. 아무것도 주지 않은 이들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안에 있는 의지이다. Lukah는 이 의지로 결단하고 삶을 살아간다. 갱스터의 삶, 아들의 삶, 아내의 삶
해답은 위에 있지 않았다. 우리 안에 있었다.
“왜 위를 올려다보나? 신은 거울 속에 있는데.”
(아래는 이 앨범에서 인용된 2pac의 생전 인터뷰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왕조나 제국 속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잇는 아들로 태어나고, 늘 이렇게 말하지.
“네 아버지는 이걸 했다”
“우리 집안은 이걸 가졌다”
“가보(家寶)가 있다”
그런데
우리 동네는 그런 게 없어.
나는 이걸 ‘외곽 도시(outer city)’라고 불러.
우리는 시스템에서 빠져 있으니까.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어.
가보도, 문장(家紋)도 없어.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믿는 그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어.
왜냐하면
우리 집안의 문장은 면화(cotton)였으니까.
그래서
우리가 후손에게 남길 수 있는 건 오직 이것뿐이야.
문화, 존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
그게 우리가 가진 전부였어.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