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개인 취향, 그리고 이 3가지만 보고 매김
1. 딱 봤을 때 확 오는 가?
2. 공연, 뮤비, 머천다이즈 같은 2차 활용시에도 호환이 좋은가
3. 자신이나 음악의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는가?
7. 다이나믹 듀오, GUMMY - Take Care
한국 래퍼들이 비주얼에 신경쓰지 않던 2010년 초부터
아메바에서 만든 앨범커버는 남 달랐고, 현재까지 커버나 포스터만 봐도
아트워크에 대한 애정과 제작능력은 힙합씬 뿐만아니라 가요계에서 정상급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만든 비주얼의 가장 큰 특징은 항상 세련미가 있으면서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렵다, 심오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선을 넘지는 않는다.
이 싱글도 발매 당시의 추운 날씨, 발라드 랩 특유의 따스하고 훈훈함을
다듀 옷장에 왠지 많을 거같은 소재와 컬러의 머플러 혹은 스웨터 질감으로 표현했다.
저 세탁 주의사항 라벨 디테일도 한글이면 오글거려서 못 볼 수준인 걸
영문으로 표기해 가라앉혀 놓은 점도 재미있음.
6. 호미들 - CHAPTER III
최근 5년간 가장 많아진 아트워크 소재 중 하나가
개, 고양이인데
카카오 프렌즈 같은 친숙함, 캐주얼, 귀여움을 비주얼로 내세워 훈훈한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남친룩 같은 시도에서 딱히 감흥이 느껴지지 않음.
그런 차원에서 귀엽지 않은 개라는 것에 반가움을 느낌.
굶주렸는지 유독 배가 홀쭉 들어간, 그러면서도 뛰고싶어서 발버둥치는 길다란 팔다리의 3마리의 경주견이
회사를 벗어난 인디펜던트의 삶,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은 마음, 호미들 특유의 스키니한 아웃핏을 나타내는거 같음.
5. CLOCK- Came A Long Way (Feat. Boi B)
90년대의 도스게임에서 볼 법한 그래픽, 슬래셔물에 나올 거같은 무언가 저지르게 생긴
차갑고 무서운 눈빛의 인물이 시선을 사로 잡고, 대체 무슨 이야기를 터뜨릴지 궁금하게 만든다.
만약 사람 얼굴만 돋보이기 위해 텍스트를 생략하거나 가독성있는 폰트를 입력해서
안정적인 공간에 두었다면 그저 그런 픽셀 아트워크가 되었을텐데
오브젝트와 스며드는 듯한 느낌으로 텍스트 한땀한땀 세세하게 공을 들이면서도과감하게 배치해서
의미심장한 분위기로 만들었다는 점이 매력을 배로 가미시켰다.
앨범 아트워크라고 작업하는 사람들 중에 그림만 열심히 그리고
텍스트는 그냥 키보드로 따다닥 입력하는 식으로 얼렁뚱땅 처리하다가
그림 따로 텍스트 따로 분리되어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
앨범 커버 전체가 망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에
이 작업물은 훌륭한 예시가 될 수 있다.
4. ASIAN PERIOD - BLACK PEARL
이 미래지향적이고 시크한 척하는 중2병 블링블링 괴생명체는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전자음악 사운드에 랩을 들을 때의 기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들었다.
신박했던거는 저 중2병 괴생명체의 정체는 아래의 이미지 아시안 피리어드가 발매한
3개의 싱글앨범 커버의 중2병 괴생명체가 절묘하게 합체했다는 것.
3. Ja Mezz, TRIPPY DOG - A.I. Chapter 9
자메즈는 컬러 마케팅으로 국힙 래퍼들이 녹색으로 쿨함을 나타내는 것과 다르게
핑크를 내세워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냈는데 겉핥기 식이 아니라 정말 빠꾸없이 하는거나
싱글, 정규 할 거 없이 아트워크, 비주얼에 공을 많이 들이는 거 보면 진정성이 확연히 느껴진다.
핑크에 현타가 왔는지 어느순간 부터는 빨강컨셉으로 나오는거 같다.
이 싱글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노래인데, 이 한국스러움을 원과 칠만으로 일축시켜 표현했다.
많은 문화기획자, 공무원, 마케터, 디자이너, 인테리어 업자,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경각심을 주는 비주얼이다.
한국을 표현할 때 한옥, 전통문양 같은 조선시대 사대부 양식의 특정요소 만을 내세워 K스러움을 퉁치려는
짓거리 하기전에 어떻게해야 더 넓은 범위로 포괄할 수 있을지 좀 더 연구해야 한다.
2. Kimmy gone - BLUSH
종게의 아이돌 중에 하나인 찰리 XCX의 Brat 앨범커버가 심플한 사연은 있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컨셉츄얼한 뭔가를 넣는다기보다 뱃사공 미스터 fuck 처럼
원색 뻬다에 글자만 띡 얹은 것이 디자인적으로 훨씬 보기 좋고, 메인 타이틀(타이포)와 시그니처 컬러만 잘 선택하면
(ex. 타일러 크리에이터의 이고르의 연핑크, 제이지의 44:44의 베이지색)
온, 오프라인 모든 환경에 걸쳐 음악활동 및 홍보행위 모든 과정에서
활용하기 훨씬 수월하면서도 그 모습이 우아할 것이란 것이 내 개인적인 의견과 취향인데
올해 거기에 그나마 부합하는 커버가 이거다.
타이포를 뒤집어서 약간의 힙함을 주려는 시도는 좋은데
커버를 반대로 세우면 똑같은 거 아닌가 싶다 ㅋㅋ
알파벳 중 하나를 반전시켜도 될 법했음.
1. 추다혜차지스 - 소수민족
힙합&알앤비 앨범이 아니긴한데 흑인음악의 사운드가 섞였다는 핑계로 넣었다.
사실 이 커버는 예뻐보임을 포기한거 같고, 혼탁한 그라데이션 역시 대중에게 친절하지 않지만
이 음악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걸 대놓고 보여준다.
무속적인 느낌의 음악을 한다 해서 비주얼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당이나 도교의 사당에 있을 법한
원색 만연한 비주얼 요소 위주로 화면을 구성했다면 사람들에게 친숙함은 줄 수 있어도
이 앨범이 동시대의 음악이란 정보는 주지못한다.
동굴 벽화에 그려졌을 거 같은 비주얼, 원시적, 신비함, 이질감은 니가 아는 굿할 때 나오는 음악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 미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거 같다.
게다가 놓치면 안되는 요소가 중간 부분에 있는 전자 부호 - (하이픈)인데
별거 아닌거 같지만 살짝만 뿌려도 원시적인 분위기에만 초점이 기울수도 있는 것을 모던한 맛으로 바꾸어준다.
개인적으로 저 울퉁불퉁한 곡선이 마음에 드는데
앙리마티스의 작품에 자주 나오는 몬스테라(잎사귀) 처럼 생명력을 상징하는거 같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이 뻗어나가 주변의 것들을 편견없이 포용하고 아우를 거 같은 자유로움도 느껴진다.
2차 창작물에서도 어떻게 배리에이션 되는지를 보면 정말 탁월한 아트워크라 생각이 든다.
고은이는 너무 걍 브랫 카피한건데 디자인적으로 좋다고 평가하기엔
수록곡중에 뮤비도 폰트 분위기 똑같이 가져가던데
고은이는 너무 걍 브랫 카피한건데 디자인적으로 좋다고 평가하기엔
수록곡중에 뮤비도 폰트 분위기 똑같이 가져가던데
역시 개코가 홍대미대를 나와서 감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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