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유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역시 그의 커리어 그 자체이다. 믹스테입과 정규 1집인 [Bastard], [Goblin]에서는 분노와 광기에 휩싸인 모습으로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유의 잔인하고 비인륜적인 가사는 당대의 기득권에 저항하겠다는 의식아래에서 그의 생각을 과장하여 표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후 [Wolf]와 [Cherry Bomb]에서는 프로덕션의 방향으로 충격을 안겨주었다. 물론 3집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많은 부정적 의견들이 존재하지만, 나는 현재의 타일러가 있기 위한 음악적 각성 계기가 3집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3집까지는 소리들을 사방으로 흩뿌려놓은 상태에서 각각의 포인트를 강조한 방식을 사용하였다면, 이후의 작품들에서는 소리들을 층층히 쌓아 더욱 단단해진 프로덕션으로 발전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Flower Boy]는 충격이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 내의 작문법을 과감히 버리고 얼터 이고들에 기대지 않고 처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그의 새로운 작문법을 가지고 이전의 얼터 이고들과 결합하는 시도를 하였다. 그 시도의 첫 번째가 바로 [IGOR]이다. [IGOR]가 기발한 이유는 타일러가 이전에 간간히 보여준 소울 장르의 이해도를 더욱 자유롭게 발산하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IGOR]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의 휼륭한 얼터 이고의 활용과 동시에 마치 그 시대에 떨어진 것 같은 사운드를 전허 촌스럽지 않게 표현해서이다. 디스코, Rnb, 네오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하여 이고르라는 캐릭터가 느끼는 사랑, 질투, 좌절과 같은 다양한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그가 본래 관심있어하는 힙합으로 다시 돌아왔다. [CALL ME IF YOU GET LOST]는 [IGOR]에서 보여준 과거의 음악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십분 활용한다. Dj Drama는 쉴새없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타일러는 마치 OG 래퍼들이 그랬던 것 처럼 랩으로 앨범을 이끌어나갔다. 특히 타일러 보드레러라는 캐릭터는 타일러의 성공을 캐릭터화 하여 그의 성공 이후의 플렉스와 성공 이후에 생긴 또 다른 고민들을 이전의 캐릭터들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렇게 타일러는 커리어 곳곳에 그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허나 [CHROMAKOPIA]에서는 가면을 쓴 성 크로마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가면을 벗은 타일러의 모습을 보여준다. "Like Him", "Takr Your Mask Off"와 같은 곡들에서 그 어떤 때보다 더욱 진실된 모습을 보았을 때, 그는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가면을 쓴 것 같았다. 그리고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를 쏟아낸 후 [DON'T TAP THE GLASS]에서 그 어떤 때보다 가볍고 활기찬 모습으로 우리들의 몸을 들썩이게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앨범 구성 능력은 감히 당대의 많은 래퍼들 중에서도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앨범에서 뱅어들이 비교적 부드러운 곡들 사이에 껴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IGOR]에서 "RUNNING OUT OF TIME"에서 "NEW MAGIC WAND"로 넘어가는 부분이나 [CALL ME IF YOU GET LOST]에서 "WUSYANAME" 이후에 ",LUMBERJACK"이 나오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앨범의 유기성에도 많은 노력이 보인다. [Wolf]에서 "Cowboy"에서 "Awkard"로 넘어가는 부분과 [CHROMAKOPIA]에서 "Rah Tah Tah"에서 "Noid"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유기성에 대한 타일러의 노력을 볼 수 있다.
그의 예술적 열감은 음악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다. 시각적인 부분이 음악 감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는 타일러는 티저, 뮤직비디오, 그리고 무대 구성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타일러 초기 커리어에서 절대 뺄 수 없는 "Yonkers", 앨범의 따뜻함을 그대로 담은 듯한 "See You Again", 앨범의 컨셉과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한 "EARFQUAKE", "A BOY IS A GUN*", 여행과 여유로움의 얼터 이고를 위한 "CORSO", 자신이 느끼는 불안함을 흑백과 가면으로 표현한 "Noid" 등 그가 한 앨범에서 보여주는 시각적 장치들은 우리가 그의 음악에 더욱 공감하고 몰입하도록 도와준다.
그는 이렇게 소비된 음악들을 그저 휘발시키지 않는다. 자신들의 팬들과 더욱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하여 무대 구성에도 그의 재능을 아낌없이 사용한다. lollapalooza에서의 라이브는 6집의 컨셉을 살려 호텔 카트와 짐, 보트, 이고르의 가발등 여러 장치들을 활용한다. 그의 무대에서의 열정 또한 그의 곡들에 대한 평가를 바꾸기도 한다. 일례로 "NEW MAGIC WAND"는 앨범에서도 충분히 좋지만 라이브에서 인트로의 타일러의 가쁜 숨소리, 무대에서의 열정이 곁들여졌을 때, 더욱 그 평가가 상승하여 현재는 그의 콘서트에서 가장 큰 벵어를 맡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타일러를 사랑하고 그의 무대를 진심으로 기다리는 이유일 것이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열정, 앨범의 완성도, 시각적 완성도까지 타일러는 음악을 넘어 더욱 많은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진정한 의미의 Creator이다.
빨리 보고싶다 핡
근데 참고로 바스터드는 이제 정규 1집으로 분류되더라고요
아 가고싶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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