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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xwledge - 1988 리뷰.

title: MadvillainyKnightsVizion12시간 전조회 수 273추천수 9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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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링을 주력으로 하는 로우파이 힙합 아티스트의 갈래는 대개 세 종류로 나뉜다. 이제는 끊겨버린 누자베스의 발자취를 끊임없이 따라가는 추종자들과 제이 딜라와 매들립의 유산을 따라가는 LA Beatscene의 아티스트들, 그리고 두 사람을 어느 한 사람 치우칠 데 없이 모두 존경하며 그 둘을 한데 섞은 느낌의 힙합을 만드려는 욕심쟁이들이 바로 그것이다.

 

Knxwledge(날리지라 칭함)는 2010년부터 미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의 심부에서부터 활동하며 로우파이 힙합을 주름잡아온, LA Beatscene의 금자탑과도 같은 아티스트이다.

 

2010년부터 시작해서 수도없이 많은 비트테잎과 앨범들을 발매하는, 소위 말하는 허슬러인 그는 2020년 그동안 자신의 관록과 정수를 모두 담아낸 인스트루멘탈 힙합 테잎을 하나 발매하는데, 1988이 바로 그것이다.

 

날리지는 첫번째 트랙 'Don't Be Afraid'에서부터 확실하게 리스너들의 기강을 잡고 시작한다. 처음 들은 리스너들은 파워풀한 보컬 샘플링과 90~00년대 R&B를 연상시키는 달콤한 드럼 사운드에 잔잔함을 느끼는 동시에 압도되고 말 것이다. 이후 'Do You' 같이 달달한 사운드를 선보이며 독자들을 녹아내리게 만드는 한편, 'Don_tgottabe' 같은 트랙에선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보여주며 앨범에 신비함을 한스푼 더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 앨범에서 범상치 않다고 느낄 수 있는 점은 바로 곡들의 제목이다. 처음 보면 의미없는 문구의 나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 제목들은 한데 모여 날리지가 말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해준다.

 

Don’t be afraid, because tomorrow's not promised.

Do you, that’s all we can do.

Listen, learn how to cope (with reality).

U only get ONE, so live life. 

Be safe, watch who u call your homie.

They come & go, don't gotta be gangsta all the time.

Believe me, it can be so nice.

Make use of the time, Make it live forever.

A womans life is love.

A mans love is life.

Keep on minding my business.

 

두려워 하지 마, 왜냐면 내일이 어떨진 그 아무도 모를 테니까.

네 본연의 모습대로 행동해.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니까.

현실을 살아가는 법을 듣고, 보고 배워.

주어진 삶은 하나뿐이니까, 똑바로 살아.

조심히 다녀, 네가 스스로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조심해.

그들은 어차피 왔다가도 곧 다시 떠나가, 그러니 항상 깡패처럼 뻗댈 필요는 없어.

날 믿어, 모든 것이 더욱 나아질테니.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 영원토록 남도록 만들어.

여자의 인생은 사랑이고, 남자의 사랑은 곧 인생이 돼.

니 일을 똑바로 신경써.

 

이 메세지와 어울러지는 소울 넘치고 감미로운 멜로디들은 당시 기준으로 32살이나 살아온 날리지의 인생 격언과도 같다.

 

10년 이상의 기나긴 경험을 통해 더욱 더 수려해진 날리지의 샘플링, 그리고 위에서 감각적으로 녹아드는 질감의 드럼. 이 모든 것을 듣고 있자면 얼굴도 모르는 리스너들을 향한 날리지의 걱정과 가족 혹은 친하게 지낸 죽마고우를 향한 그것과도 같은 훈훈한 사랑이 느껴지곤 한다. 

 

허나 동시에 이 앨범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한, 소위 말하는 '애수에 젖은' 느낌이 느껴지곤 한다. 날리지는 이 앨범을 만들며 그동안 인생을 살아가며 떠나보낸 인연들을 내심 속으로 그리워했던 것은 아닐까.

 

 

요새 좋게 듣는 앨범이라 삘받아서 써봤습니다 개추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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