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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는 없어졌지만, 국힙은 딱히 홍대로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ILoveNY2025.05.11 15:03조회 수 3845추천수 23댓글 12

(1)

 

국힙에 대한 언급이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이조차 사실 작년부터 예상했던 바지만, 생각보다 요즘 나오는 국힙 사운드들은 굉장히 내 예상에서 벗어나고 있다.

 

아아아주 예전에 스카이민혁 리뷰인가, 국힙 연도 단위 리뷰에서도 쓴 말이지만, 난 국힙이 홍대로 돌아갈 거라 생각했다.

 

이유는 단순 - 이제 더 이상 한국 문화계에는 돈이 안 돌고, 흘러넘치던 돈을 바탕으로 끓어오르던 국힙이 돈이 빠지면 가라앉는게 당연하니까.

그러니 내 예상은, 국힙은 홍대로 돌아가고 - 보다 코어한 힙합팬들에게 어필하는, 그런 앨범을 낼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이런 시도들이 좀 보이긴 했다 -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 본격적인 K-갱스터/트랩 음악이라니....정말 한번도 예상했던 적 없는 방향과 사운드였다.)

 

(2)

 

하지만 정작 탑 플레이어들의 선택은 계속 내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

 

코어한 먹통 힙합보다는, 힙합의 경계를 부수고 있는 동시대 외힙의 트렌드들 (다라이코어, 이모 랩, 하이퍼 팝 등등등)에 한국 감성 힙합 (혹은 케이팝)을 적당히 섞으면서, 오히려 어떻게든 대중성을 확보하려 노력하는 듯하다.

 

https://youtu.be/543Tuz77kuQ?si=NfoqG825419haSAq

 

서태지에 대한 리스펙이나 <메테오>에서 보이듯, 창모는 대중에게 어필하는 걸 딱히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 듯 하다. (동시에 흔한 감성 힙합은 절대 안 하겠다는, 그런 각오도 보이고)

 

언급은 드물지만, 이번 싱글은 자신이 갈 방향에 대한 선언처럼 보인다.

 

비트는 드릴과 다라이코어, 하이퍼팝을 섞어서 더 지저분하고 거칠어졌지만, 동시에 래핑은 좀 더 발라드 (혹은 이모?)에 더 가까워졌다. 

 

https://youtu.be/hsHM1Hc6998?si=HcJ0AyeGAhVv78aL

 

이건 언급이 많았던 식케이.

 

식케이는 창모와 다르게, 한국 (혹은 한국의 일반적인 가요 대중)에 대한 오묘한 감정을 가지는 듯 하다.

 

한국 노래를 샘플링했지만, 사운드는 듣다보면 이걸 굳이 한국 노래를 샘플링한 이유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릴 웨인 곡 중에서 조용필의 <물망초>를 샘플링한 노래가 있는데, 듣다보면 이거 굳이 물망초일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즉, 샘플 원곡의 느낌과는 구분되는 비트 자체의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 원곡의 느낌을 살리는 샘플링으로는 초기 칸예나 빌리 우즈류의 드럼 리스 정도가 생각난다.)

 

여튼, 그럼에도 이 노래는 어느정도 대중성을 의식한 곡이다 - 알앤비와 이모/펑크의 결합 - 이건 언제나 식케이표 대중성의 공식이다. 

이 공식에 추가된 것은 하이퍼팝/다라이코어의 느낌이다.

 

https://youtu.be/fBfU77P0rE0?si=vW1fkBTocW5SGuRB

 

그리고 식케이 소속사의 새로운 래퍼는 대놓고 10년대 빅뱅/투애니원 시절 사운드 - 빅룸 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그 시절 케이팝을 가져왔다. 

(근데 사실 이게 에잇볼타운 류의 키치한 90년대 국힙 리바이벌보다 깔롱하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똑똑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AOMG에서 새로 나온 식구라는 그룹의 음악과 이걸 겹쳐 듣고나서 든 생각)

 

https://youtu.be/VnglgvNtjHk?si=iPYy-1blp0d8L5Sq

 

마지막은 스카이민혁의 새 노래.

<해방>에서도 나름 재지한 비트 위에 싱잉을 시도했지만, 뭔가 좀 덜 완성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 곡은 스카이민혁 특유의 삑사리와 투박함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싱잉과 멈블 어딘가의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보니, 토일은 요즘 뭐하나 궁금해진다.

    

 

(3)

 

그래서 홍대로 안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게 성공할까?

 

성공하면 재미있을 것 같으니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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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 눈팅이밥팅이Best베스트
    7 5.11 15:16

    압구에서 한 번 돌리고~

  • 7 5.11 15:16

    압구에서 한 번 돌리고~

  • title: Heartbreaktls
    2 5.11 15:21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다라이코어가 아니라 다리아코어예요)

  • ILoveNY글쓴이
    5.11 15:22
    @tls

    아이코야 죄송합니다...ㅠㅜㅜ

     

    저번에 힙노고직도 뭔가 이상하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이렇네요 ㅎ....노안인가봅니다 ㅎ

  • 5.11 16:45
    @tls

    다라이ㅋㅋㅋ 저도 오타인줄알았는데 계속 나와서 당황했네요

  • 22시간 전
    @tls

    저도 이 댓 쓰려 했는데 ㅋㅋㅋ

    침착맨 때문에 다라이 보고 현웃 터졌네요 ㅋㅋㅋ

  • 1 5.11 15:33

    이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려고 그러는 것 같아요

    k-flip의 중심에 있었던 로컬라이징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걸테고요

    힙합이 다시 전국구로 퍼지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 2 5.11 15:35

    일단 뭐든 해라 !

    다 들어줄게

  • 5.11 17:53

    하이퍼팝 관련 움직임은 대중성을 확보하는 걸로 보이진 않습니다

  • ILoveNY글쓴이
    1 7시간 전
    @너도밤나무

    말하신 바에 대한 이유를 따로 적어주시지 않아, 뭐라 말씀 드리기 어렵네요.

     

    우선 제가 생각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i) 일단 하이퍼팝 자체는 한국 대중에게 '직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동의합니다. (특히 에피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면 조금 더 명확해지는 것 같습니다)

     

    (ii) 다만 현재 힙합씬 (혹은 외힙)에서 트렌디한 장르 중에서 하이퍼팝 이외에는 한국 대중들이 좋아하는 테이스트을 섞을 수 있는, 그런 가교적인 장르가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사운드적으로 대중들에게 익숙한 10년대 케이팝 (빅 룸 하우스를 도입했던 빅뱅/투애니원 - 티아라 류)이나 요즘 뜨는 일본식 청춘 락 (이모 혹은 가볍게 에픽터를 걸은 기타 중심의 밴드 사운드), 나아가 한국에서 성공했던 쇼미식 싱잉랩 (조금 더 발라드에 가까운? 창모의 <메테오>를 떠오르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에 대비되는 것은 20년대 요즘 나오는 재즈/홍대 감성을 섞은 - 타일러 스타일의 싱잉 ; 기리보이나 로꼬가 보여주는 것)

     

     

    하이퍼 팝은 이 모든 것을 섞을 수 있는 틀로서 기능하면서도, 동시에 올드하지 않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저한테는) 몇 안 되는 선택지처럼 보입니다.

     

    (아프로비츠나 레게톤은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큰 방향이 없었고, 한편 먹통 트랩 [요즘 미국 언더에서 유행하는 미니멀하고 공격적인 트랩 사운드들 ; 우슬라임 등]은 더더욱 대중에게 어필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 59분 전
    @ILoveNY

    아 하이퍼팝이 막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다 이런 늬앙스로 말했었는데, 또 설명을 들으니 하이퍼팝을 대중적인 접근에 유리하게 쓸 수도 있겠네요 납득했습니다

  • 1 9시간 전

    어제 작성하신 글도 읽고 공감 많이 되었는데 필력이 참좋으시네요

  • ILoveNY글쓴이
    7시간 전
    @싱잉천재권기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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