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들은 힙합 신보들

https://www.youtube.com/watch?v=XIU6T_RwQTo

Cheif Keef - Almighty So 2

칲신의 앨범을 처음 들어봤는데, 꽤나 마음에 들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웰메이드 트랩 앨범이다. 게임을 할 때 보통 높은 텐션으로 나를 띄워주는 음악을 찾곤 하는데, Almighty So 2가 나의 게이밍 뮤직 리스트에 한자리 차지할 듯하다.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 들었는데, 아주 좋았다. 물론 디테일하게 기억은 안 난다...)

https://youtu.be/u7jrNCB0DPY?si=5TemCDM1EuNT90y6

NxWorries - Why Lawd?

밀양 박씨 최고 아웃풋 돌아오다. (최근에 피식쇼 복귀와 함께 나왔던데 진짜 X나 웃겼다.) 부드럽고 그루비한 네오 소울 맛이 아주 매력적이다. 퍼포머로서 랩, 싱잉, 심지어 드럼도 치는 앤더슨 팩의 역량이 아주 뛰어나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Why Lawd?에서도 팩의 기량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러면서도 마냥 팩의 솔로 앨범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프로듀서 Knxwledge의 색채가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Knxwledge 음악은 한두 곡만 어쩌다 들어본 게 다이지만, 개인적으로 싫어하기 어려운 사운드를 다룬다고 생각했다. 소울에 기반하면서도 힙합 사운드나 밴드 악기들이 눈에 들어오는 적절한 조화가 매력적이다. 둘의 합이 맞아들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까닥거리게 되는 좋은 앨범이었다. 전체적인 만족도는 팩의 솔로 앨범과 비교해도 최고에 위치할 만 한데, 아무래도 힙합의 비중이 적어서인지 폭발적인 포인트는 덜했다. 이런 사소한 단점 외에는, 아주 훌륭한 앨범이다.

https://youtu.be/8ew4X2p55HU?si=BVHIUSQy5jaJviS9

https://youtu.be/iUGclRjzfm4?si=Gz9h1qE6-pW-QRt4

Joey Valence & Brae - NO HANDS

걍 최고야ㅋㅋㅋㅋ. 나는 이 새끼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들어본 모든 힙합 중에서 가장 너디하고, 또 가장 댄서블하기도 하다. 지하철에서 들었는데, 환승하러 가다가 길바닥에서 춤추고 싶은 마음을 참는 게 너무 힘들었다. 전작 PUNK TACTICS에서 보여준 비스티 보이즈 풍의 하드코어, 미드-스쿨 (내가 이런 분류를 잘 몰라서 RYM을 맹신해 보았다) 힙합인데 재료의 골자는 일렉트로닉이다. 거기에 궁극의 인터넷 너드 소스를 잔뜩 들입다 붓는다. 거의 모든 트랙에서 F Bomb을 모두가 알고 있을 짜치는 삐 소리로 자체 검열해놨는데, 진짜 X나 웃기다. 그러면서도 보다 장르적으로 다채로워졌다. NO HANDS, INTERMISSION 2, OMNITRIX 등에서는 재즈 힙합 역시 이들만의 색채를 유지하면서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LIKE A PUNK, OK를 비롯해 앨범 곳곳에서 눈에 띄는 EDM 요소도 이 앨범을 전작의 카피가 아니라 또다시 오리지널한 앨범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그냥 조이 발렌스와 브레이는 미친놈들이고 NO HANDS는 미친놈들이 만든 미친 음악이며 나는 그걸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이들의 음악이 굉장히 원초적인 쾌감이 작렬하는 게 게임할 때 틀기 좋은 것 같다. 실제로 게임하면서 많이 들은 앨범이다.

https://youtu.be/AcoRc2ieFzE?si=eI65T_iesgmP0bpa

Lupe Fiasco - Samurai

깔끔 담백 간결한 베테랑의 베테랑다운 앨범. 재즈, 소울, 로파이를 기반으로 하는 아주 담백하고 부드럽고 칠한 앨범이다. 전체적으로 모난 곳 없이 아주 유연하게 흐른다. 굉장히 안정적이고, 차분하다. 뾰족한 곳 하나 없이 너무 완벽하게 매끈하다보니 크게 꽂히는 순간은 없으나, 그럼에도 앨범 전체가 주는 인상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기대보다 반 걸음 더 좋았던, 기대를 반 걸음 벗어난 모습의, 기대를 알맞게 채워주는 앨범이다.

엘이에 글을 쓰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원래는 들어야 할 앨범들을 싹 다 듣고 한 번에 모아서 올리려고 했는데, 글을 쓰고 싶어서 그냥 들은 것들 몇 개 모아서 올려봅니다.

뒷북 치는 앨범이 적지 않은데, 담아두고 안 듣다가 진짜 뒷북 치고 있는 거니까 이해해주십쇼...

마치호미 어디 있냐고 묻는 당신들, 아직 안 들었으니까 좀 기다리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