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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힙합 패션의 변천사 (Part 2)

HiphopLE2015.04.28 13:21추천수 17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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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힙합 패션의 변천사 (Part 2)


<Part 1> [링크]
1. 1980년대 초반 ~ 중반 
2. 1980년대 후반
3. 1990년대 초반 ~ 중반
4.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

<Part 2>
5. 200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 
6. 2010년대 초반 ~ 현재

 


음악이 일정한 스타일로 자리를 잡으면 장르가 되며, 음악 장르가 패션 스타일링과 결합하면 트렌드가 된다. 또한, 트렌드가 오랜 시간 동안 시대를 지배하면 비로소 하나의 문화가 된다. 힙합 음악, 그 부흥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거의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힙합은 이제 미국 흑인만의 고유한 음악이라는 개념을 넘어 전 세계 음악인들을 통해 하나의 스타일이자 문화로서 발전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힙합 음악, 그리고 그 음악들을 대변하는 패션, 지금부터 그 힙합 패션의 변천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5. 200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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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는 남부 힙합의 대표격인 '더리 사우스'의 히트를 시작으로 남부 출신 힙합 뮤지션들의 스타일이 힙합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였다. 특히 2007-8년 최고의 히트곡인 플로라이다(Flo-rida)의 "Low"의 첫 라인에 등장하는'Apple Bottom Jea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넬리(Nelly)의 클로딩라인인 애플 바텀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고, 티아이(T.I.)의 AKOO도 설립되었다. (참고로 애플 바텀이란 둥글게 톡 튀어나온 여성의 엉덩이를 일컫는 말이다.)  또한, 이 시대에 유행한 힙합 패션의 중요한 용어로 '블링'이란 용어가 있다. 블링이란 각종 보석에 빛이 눈부시게 반사될 때 나는 빛을 '블링'이라는 소리가 들리는 걸 공감각적으로 표현한 슬랭인데, 래퍼들이 차고 나오는 목걸이, 반지, 팔찌, 시계 (심지어 그릴까지도) 등에 박혀있는 다이아몬드나 금과 은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장신구 등을 모두 '블링'이라고 말한다. 캐시머니 레코즈(Cashmoney Records) 소속의 래퍼 비지(B.G.)의 곡 "Bling Bling" 이후 더 유명해지기 시작한 이 용어는 처음에는 힙합을 좋아하는 흑인들 사이에서 화려하게 빛나고 멋진 장식이나 옷을 입은 사람 또는 그에 해당하는 상황일 경우에 쓰였는데, 당시 힙합 음악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힙합 커뮤니티 내에서만 통용되던 이 단어가 세계 곳곳의 문화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다가 결국 2007년에는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까지 수록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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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000년대 중반에도 여전히 젊은 남성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는 갱스터 룩이 남자 힙합 패션 스타일을 계속해서 주도했다. 특히 그래픽 티셔츠와 배기바지의 부흥, 그리고 90년대에 유행했던 스냅백(Snap Back) 모자와 타투의 재발견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기바지는 원래 감옥에서 자살이나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 벨트 착용을 금했던 규칙 때문에 자연히 죄수들의 바지가 흘러내려 바지를 질질 끌고 다니던 것에서 시작되었고 그들이 사회에 나와 여전히 같은 차림으로 다니면서 갱스터 패션에 접목되기 시작했는데, 차트를 점령한 남부 래퍼들이 입고 나오는 배기바지는 훗날 2011년 최고의 백인 아이돌 가수인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마저도 즐겨 입을 정도로 이제는 국가와 인종과 관계없이 10대의 스타일을 주도했다. 하지만 그 특유의 불량한 느낌 때문인지 이 패션에 대한 안티가 대단히 많으며 한때는 미국 몇 개의 주에서 법으로 금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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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에라로 인해 새롭게 시작된 뉴스쿨 스냅백 모자 열풍은 2010년이 지나면서 젊은 남성 아티스트들의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맥 밀러(Mac Miller)는 자신의 믹스테입에 "Snap Back"이라는 노래를 수록하기도 했다. 더불어 90년대부터 힙합 갱스터 룩을 완성시켜주었던 타투는 많이 대중화되어 타투 자체가 주는 그 위협감이나 압도감이 사라지고, 아티스트가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릴 웨인(Lil Wayne)의 눈물 타투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의 상반신 타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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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 흑인 여성 아티스트들의 헤어스타일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자신의 진짜 머리를 꾸미기보다 가발을 더 오랫동안 착용하는 흑인 여성들, 아티스트들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비욘세(Beyonce)는 가수활동을 하면서 사용한 가발만 만개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새롭게 유행하기 시작한 반삭발 숏 커트 머리는 한동안 흑인 여성들을 가발에서 해방시켜주었다. 머리를 반만 삭발하거나 머리끝을 위로 올려 깎는 등 강하게 반전을 주는 이 헤어스타일은 리아나가 주도하고 후에 케리 힐슨(Keri Hilson), 캐시(Cassie), 켈리스(Kelis), 크리셋 미셸(Chrisette Michele), 에스터 딘(Ester Dean)이 그 뒤를 이었다. 특이한 것은 그녀들이 머리를 자름과 동시에 신기하게도 커리어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특히 리아나의 커리어는 머리를 자른 후부터 그냥 예쁜 흑인 여자 가수에서 전 세계를 휘어잡는 팝 뮤직 프린세스로 등극해버렸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성공양상은 음악 시장에서 아티스트가 가진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 주는 자신만의 시그니처 캐릭터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업계에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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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에 더리 사우스와 오토튠의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트렌드는 서서히 미니멀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방향으로 옮겨가게 된다. 특히 1990년대 후반 루이비통(Louisvuitton)이나 구찌(Gucci) 등 대표 명품들만 주로 소비하며 자신을 게토 패불러스의 대명사로 만들던 데에 주력하던 세력들은 본격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브랜드화하기 시작했다. 베이비 팻은 KLS 콜렉션으로 바뀌었고, 션존은 의상, 향수에서 침구류 콜렉션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팻팜의 창시자 러셀 시몬스(Russell Simmons)의 조카인 안젤라(Angela Simmons)와 바네사 시몬스(Vanessa Simmons)는 패스트리(Pastry)라는 신발 브랜드를 런칭해 팻팜의 대를 잇고 있다. 시대가 지나 팝 여왕의 자리에 등극한 비욘세도 그녀의 스타일리스트이자 친엄마인 티나 놀즈(Tina Knowles)와 데리온(Dereon)을 런칭했고, 퍼렐 윌리암스(Pharrell Williams)는 일본 힙합 브랜드 베이프(Bathing Ape)의 의상 디자인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브랜드인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과 아이스크림(Icecream)을 런칭하고 루이비통의 주얼리와 선글라스 디자인에도 참여하게 된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 또한 자신 어머니의 이름을 딴 의류 브랜드 '돈다(Donda)'를 런칭하고,  이탈리아 유명 디자이너 주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와 함께 신발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최근에는 나이키와 다시 손을 잡고 자신의 운동화 라인 "이지(Yeezy)"를 새롭게 내놓는 등 활발한 패션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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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블링들과 배기바지로 거창하게 무게를 잡던 갱스터 룩은 힙합 문화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자란 백인, 라티노 등이 래퍼로서 활발한 진출을 함과 동시에 그들이 종전에 즐겨 입던 스케이트 보드 룩과의 유사성을 찾게 된다. 그러면서 이 두 스타일은 점점 서로의 스타일에 녹아들게 되었다. 또한, 2010년대의 갱스터 룩은 복고풍이 크게 유행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던 애니멀 프린트나 레인보우 혹은 형광으로 매치된 티셔츠, 과장된 헤어스타일과 큰 안경 등을 필수 아이템으로 삼고 있는 언더그라운드의 힙스터 스타일과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결국 대중들은 2011년 MTV 시상식에서 릴 웨인의 레오파드 제깅스(진+레깅스) 패션을 보는 참극(!)을 겪게 된다. 






6. 2010년대 초반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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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성 힙합 아티스트의 패션은 점점 더 과감하게 변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힙합 패션을 스타일링할 때 "힙합"과 "패션" 이라는 저울 중 힙합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2013, 2014년을 지나며 싸이나 매클모어(Macklemore) 등 다양한 인종들의 랩 음악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저울의 추는 힙합에서 패션 그 자체로 더 옮겨져 오고 있다.  힙합 바지와 골드 체인만 걸쳐도 힙합 뮤지션임을 알려주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독특한 패션 스타일로 뮤지션의 캐릭터를 공고히 하는 것이 추세가 된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말해왔던 "힙합 패션"이라는 단어 안에 정해져 있던 모든 틀과 고정관념은 계속 사라져 가고 있으며, 이제는 티셔츠나 모자, 타투 등을 통해 그들의 아이디어를 드러내는 하나의 도구로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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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힙합 아티스트의 패션 역시 그 과감한 변화가 진행되었는데, 니키 미나지(Nicki Minaj)가  이 모든 것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앨범 [Pink Friday]의 정식 발매 후 파스텔 핑크, 퍼플, 스카이 블루 등의 충격적인 립스틱 라인을 선보이던 그녀는 메이크업 브랜드 MAC과의 함께 Pink4Friday, Viva Glam등의 립스틱 라인 콜라보를 시작했고, 유명 네일 컬러 브랜드 O.P.I와 함께 'Save Me' 콜렉션도 선보였다. 또한, 새롭게 힙합 씬에 등장한 모델 겸 여성 래퍼 이기 아젤리아(Iggy Azelea)와 그녀의 라이벌 아질리아 뱅크스(Azelia Banks)는 자신들의 거친 랩 스타일과 당장 런웨이에 서도 될 것 같은 세련된 패션을 조화롭게 이끌어내었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은, 이전의 미국 음악 산업에서 여성 래퍼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고, 존재감 또한 크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주로 릴 킴, 폭시 브라운으로 대변되는 여성으로서의 섹시함과 당당함, 퀸 라티파,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 이브(Eve)로 대변되는 거친 톰보이 스타일 정도가 보통이었으며, 가끔 몇 개의 히트곡을 통해 주목을 받거나 로린 힐(Lauryn Hill)처럼 하늘이 내린 재능으로 한 때 그래미를 휩쓴 특이한 케이스 이외에는 그들의 음악이 여성 팝 혹은 알앤비 가수들만큼 소비되거나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2010년대를 들어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고, 색다른 인종의 여성 래퍼들의 데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자신만의 사운드와 패션으로 탑에 오른 니키 미나지의 대중적인 인기를 필두로 이런 스타일리시하고 세련된 여성 래퍼들은 대중의 눈에 새롭게 보였으며, 그 결과 미국 음악산업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어 준 아이콘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트렌드를 일찍 캐치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낸 아시안 아티스트 중에는 2NE1의 CL이 있다. 




지난 30년 동안 진행되어 온 힙합 패션의 변화 양상을 짚어보면, 처음에는 흑인 문화 내에서만 공유되던 그들만의 스타일이 음악 장르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문화, 인종들과 그 영향을 활발히 주고받게 되었다. 그리고 힙합 속의 '랩'을 통해 힙합 음악과 문화는 그저 한때의 유행이던 시대를 넘어서 모든 음악인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하고 그 레거시를 이어나가는 새로운 진화의 단계를 겪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를 겪어나가며 힙합 패션은 단순히 옷을 구매할 돈을 아끼기 위해 어린아이에게 큰 옷을 사준 흑인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던 때를 벗어나 어느새 힙합 음악 팬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전 세계적으로 크게 꽃 피우고 난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메인 스트림과의 접점을 현명하게 찾아왔다. 어찌 보면 더는  '힙합 패션'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무의미할 정도로 힙합 패션은 그 모습을 변화무쌍하게 바꿔왔는데, 앞으로도 더욱 새롭게 발전되어 대중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가져다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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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 4.28 14:50
    솔직히릴웨인옷입는건별로고..
    패션은칸예죠진짜..칸예뿐
  • SID
    4.30 13:00
    @범2
    라키도 쩔지 않나요?
  • 4.30 15:53
    @SID
    라키도물론쩔죠!
    다만칸예가처음패션으로유명해질때의
    그충격..그리고현재는아예그쪽업계에서도
    활동하는칸예..
    10년정도전에칸예스타일처음봤을때그느낌!!
    지디마저따라했던칸예
  • 4.28 18:06
    좋은 글 너무 잘보았습니다!
  • 4.28 19:34
    진짜 무한 스윀글입니다. 존경스럽네요ㅎㅎ
  • 릴웨인 다큐를 보면 블링블링 이라는 말 릴웨인이 처음 시작했다는데 맞나요?
  • 4.30 14:43
    @나름재치있는이름
    Y.O.L.O의 원조가 드레이크다 라고 말하는거랑 같은거 같음
  • 5.19 00:51
    @나름재치있는이름
    네 위지가 읊고 다녔죠.
    http://en.m.wikipedia.org/wiki/Bling-bling
  • 6.9 12:33
    @나름재치있는이름
    종현이 먼저아닌가요? 블링블링이즈 종현으로 기억하는데..
  • 4.28 21:38
    역시 좋은글이에요 ㅠㅠ!!!
  • 4.29 02:02
    잘읽엇어용~
  • 4.29 17:59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
  • 4.30 20:50
    잘읽고갑니다 ㅎㅎ
  • 4.30 22:09
    릴웨인 mtv때 레오파드 레깅스보고 간지 쩐다면서 부왘했는데 저만 이상한건가요 ㅋㅋㅋㅋㅋㅋㅋ
  • 5.2 12:34
    잘읽었습니다
  • 5.3 20:16
    칸예 나이키랑헤어지고 아디다스가지않앗나요??
    잘읽었습니다
  • 5.4 19:12
    딥셋 야구 져지 농구져지가 2000 초에 증말 힙합중에 힙합이였는데
  • 5.5 10:33
    좋은글 감사합니다
  • 블링블링이 힙합문화에서 생긴말이구나 오올 신기방기
  • 5.19 10:26
    현재 힙합 문화를 좋아하는 패션인들을 보면 에이셉이랑 타일러를 무시할순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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