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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August Alsina - This Thing Called Life

Melo2016.01.14 23:42추천수 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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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Alsina - This Thing Called Life

01. This Thing Called Life
02. Job (Feat. Anthony Hamilton & Jadakiss)
03. Why I Do It (Feat. Lil Wayne)
04. Hollywood
05. Hip Hop
06. Change
07. Dreamer
08. Been Around the World (Feat. Chris Brown)
09. First Time
10. Would You Know?
11. Song Cry
12. Other Side
13. American Dream
14. Look At How Far I've Come
15. The Encore


가수 이적을 보며 그런 느낌이 자주 들곤 한다. 마치 장풍을 쏘듯 몸 아래 저 깊은 곳부터 에너지를 끌어모아 노래를 부른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평소 이적의 보컬 스타일에 ‘장풍 창법’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컬로서 가진 그의 매력을 설명하는 편이다. 이적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신흥 알앤비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어거스트 알시나(August Alsina)의 노래를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일반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훅이나 브릿지 파트에서도 그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처음부터 다 쏟아내기보다는 힘의 세기를 점차 세게 가져가며 짧은 순간 속에서도 나름의 굴곡을 만들어내는 편이다. 한 40% 정도는 우스갯소리로 해본 이야기지만, 이는 그리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좀 더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 어거스트 알시나가 자신의 목소리로 뿜어내는 에너지, 힘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최근 들어 많은 알앤비 아티스트가 다양한 방식으로 얼터너티브함을 지향하는 와중에도 이것만은 확실했었다. 기본적으로 소리적인 측면에서 어떤 변화를 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어거스트 알시나는 보컬이나 프로덕션이나 대체로 트렌디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편이다. 하지만 시각을 다르게 가져가면 어거스트 알시나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얼터너티브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현재 인기를 끌거나 주목받는, 젊은 알앤비 아티스트 중 거의 유일하게 빈민가의 현실과 그 속에 숨 쉬는 사람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의 주된 내용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는 친아빠, 새 아빠 모두가 마약중독에 빠지고, 친형까지 총에 맞아 사망하는 등 그의 어두운 개인 서사에 기인한다. 이러한 어거스트 알시나의 불우한 과거는 그의 음악적 아이덴티티에서 중심축이 돼줄 뿐만 아니라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기까지 한다. 결국, 이 개인적 원천은 [Downtown : Life Under The Gun], [Testimony], 그리고 그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This Thing Called Life]까지 탄생하게 한다.


♬ August Alsina - Hip Hop


[This Thing Called Life]에서 어거스트 알시나는 1년이란 시간이 더 지난 만큼 한 줄의 나이테가 더 새겨진 자신의 보컬을 통해 자신의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드러낸다. 이전에는 “You Deserve”, “Porn Star”와 같이 음 하나하나에 힘을 많이 줘야 하는 트랙에서 단순히 힘을 강하게 주는 데서 그쳤다면, 이제 그는 힘을 주는 와중에도 그 세기를 좀 더 적절히 배분하여 촘촘히 층을 만들어낼 줄도 안다. 이러한 기술적 측면은 많은 힘이 들어가지 않은 트랙에서도 엿보이는 부분이며, “Change”, “First Time”, “Song Cry”가 이에 가장 대표적이다. 이렇듯 형태적으로 향상된 만큼 그의 이야기는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되어 온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던 “Why”로 함께 했던 제이다키스(Jadakiss)와 앤써니 해밀턴(Anthony Hamilton)이 게스트로 참여한 “Job”과 릴 웨인(Lil Wayne) 특유의 ‘자랑질’이 잘 먹혀들어간 “Why I Do It”을 지나 접하는 중반부에서 특히 그렇다. 중반부를 차지하는 “Hollywood”, “Change”, “Dreamer”에서 어거스트 알시나는 대체로 침잠된 사운드를 기반으로 게토 사람들의 이상향, 게토가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 그 안의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며 성장하는지에 대한 스토리텔링 등을 담아낸다. 이 사이에 끼어 있는 “Hip Hop”에서는 그가 노래를 하고, 알앤비 음악을 하는 것과 별개로 허슬하고자 하는 힙합적인 마인드셋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와중에도 [Testimony]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내용을 담은 노래 역시 있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함께한 “Been Around The World”에서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여자를 많이 만나고 다녔음을 이야기하고, “First Time”을 통해서는 비교적 순애보적인 세레나데를 부른다. “Would You Know?”에서는 90년대의 전설적인 알앤비 그룹 조데시(Jodeci)의 두 번째 앨범 [Diary of a Mad Band]의 첫 트랙인 “My Heart Belongs To You”의 첫 구절을 따 로맨틱함을 배가한다. 그러나 앨범의 흐름은 “Would You Know?”의 후반부 스킷과 함께 또다시 거리의 삶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온다(본 작에서 스킷들은 다음 트랙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에 크게 일조한다). 이어 등장하는 “Song Cry”와 “Other Side”에서는 형의 죽음을 중심으로 슬픔의 감정을 담아낸다. 사실 이 구간에서부터 차례대로 나오는 “American Dream”이나 “Look At How Far I’ve Come”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노랫말을 부르고,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기를 신에게 기도한다는 점에서 다소 상투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또, 전반부에서 포괄적으로 거리의 삶을 이야기했던 것과 다르게 개인의 스토리에 더 집중하는 편이며, 그렇기에 그의 감정이 과잉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만큼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의 구구절절한 스토리에 얼마나 동감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 August Alsina - Song Cry


확실히 [This Thing Called Life]는 [Testimony]에 비해 훨씬 진한 내용과 소리를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 익스클루시브스(The Exclusives)의 트렌디하려다가 만 다소 촌빨(?) 날리는 프로덕션이 아닌 [Downtown: Life Under the Gun] 때부터 꾸준히 함께 해온 너클헤드(Knucklehead)가 차분하면서도 어두운 무드의 프로덕션을 꾸린 덕분이다. 또한, 큰 범주에서는 힙합, 작은 범주에서는 트랩 등에 리듬 기반을 두면서도 그런 장르적 범주에 기대지 않는 점도 큰 메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곡을 이끌어나가는 메인 악기를 단편적으로 정면에 배치하기보다는 여러 악기를 자잘하게,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완급조절에 힘을 쓰는 식이다. 즉, 전작보다 입체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선보이는 셈인데, 이는 코러스를 풍부하게 가져가는 보컬적인 측면에서도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는 앞서 말했듯 마치 방송을 통해 쥐어짜 낸 신파 감성처럼 과잉됨으로써 청자에게 부담을 안길 만한 요소도 있다. “Get Ya Money”처럼 거리의 삶과 여성을 절묘하게 접합시킨 곡 역시 없다. 다만, 앨범의 진한 색채를 드러내기 위해 어우러지는 주요 소재들과 보컬, 프로덕션의 조합은 적절히 시너지를 낸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기준에서 갈리는 호불호보다도 더 중요한 건 앞서 설명했던 작품의 여러 장점을 바탕으로 어거스트 알시나가 보컬로서, 또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This Thing Called Life]는 그가 말하는 더 노골적여진 거리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분명 들어봄 직한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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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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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1.14 23:46
    진짜 좋게들었던 앨범이에요
  • 1.15 00:40
    전작보다 차분한 내용의 곡이 많았던 앨범...
    그래서 더욱 더 와닿았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 1.16 00:12
    저두 열심히 돌렷어요 이앨범.. 다음작도기대..
  • 1.16 15:12
    알시나 갠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
  • 1.28 05:12
    알시나 이 앨범 진짜 너무 좋아요 ㅋㅋㅋ
  • 2.2 19:21
    글 잘 봤습니다.알시나 크게 될 놈임
  • 3.27 18:42
    진짜 좋다는. 갓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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