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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ravis Scott -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6.09.25 15:00추천수 6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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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Travis Scott -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01. the ends (Feat. André 3000)

02. way back (Feat. Swizz Beatz & Kid Cudi)

03. coordinate (Feat. Blac Youngsta)

04. through the late night (Feat. Kid Cudi)

05. beibs in the trap (Feat. Nav)

06. sdp interlude (Feat. Cassie)

07. sweet sweet

08. outside (Feat. 21 Savage)

09. goosebumps (Feat. Kendrick Lamar)

10. first take (Feat. Bryson Tiller)

11. pick up the phone (Feat. Young Thug & Quavo)

12. lose (Feat. Cassie)

13. guidance (Feat. K. Forest)

14. wonderful (Feat. The Weeknd)


앨범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이 트랩이란 장르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해보자. 그의 첫 믹스테입 [Owl Pharaoh]의 발표 이후 전체적으로 거친, 그러면서도 컬러풀한 질감의 트랩 곡이 많이 등장했다. 곡 중간에 편곡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나 트랩의 맥시멀리즘(Maxmalism) 역시 트래비스 스캇의 영향이 분명 존재한다. 정작 본인은 [Days Before Rodeo]를 기점으로 정제된 사운드를 추구하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당장 "Upper Echelon"과 "Mamacita"를 비교해보면 두 곡이 차지하는 공간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프로덕션 외적으로 본다면 트래비스 스캇의 랩 혹은 보컬 형태는 키드 커디(Kid Cudi)와 매우 흡사하다(실제로 트래비스 스캇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롤모델이 키드 커디임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근 몇 년간 등장한 트랩 래퍼가 그렇듯 트래비스 스캇 역시 퓨처(Future)의 영향을 받았다.

트래비스 스캇은 프로덕션과 랩을 최대한 일치시키며 키드 커디와 퓨처가 가진 두 가지 색을 재해석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중 하나가 특유의 과잉된 감정선이다. 그의 시그니처 사운드인 'Straight Up'과 심하게 일그러진 사운드로 그가 스스로 구축한 틀을 대략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믹스테입들과 [Rodeo]는 듣고 난 후 지치는 앨범이었으며, 소위 말하는 '피로감'은 트래비스 스캇이 만든 모든 곡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를 야기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편곡 때문에 길어지는 러닝타임 역시 꼽을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이 틀은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안에도 녹아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피로함은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 안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편곡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나 상황 대처가 부드럽고 간결해진 점이 크게 작용한다. 첫 트랙 "the ends"는 긴 호흡의 악기와 나레이션에 가까운 보컬로 사실상 인트로의 역할을 수행한 뒤, 편곡을 통해 듣는 이를 빠르게 몰입시킨다. 이 순간의 몰입은 마지막 트랙인 "wonderful"까지 유지된다. 수록곡에 쓰인 소스들을 다채롭게 구성하면서도, 각각이 공유하는 공간감과 분위기가 귀 전체를 채우는 점 또한 몰입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는 일일이 언급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프로듀서가 참여했음에도 그 색이 흐려지지 않게끔 한 트래비스 스캇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 그리고 레코딩부터 믹싱, 마스터링 등 앨범 전체에 참여한 마이크 딘(Mike Dean)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 Travis Scott - Pick Up The Phone


트래비스 스캇이 지금껏 사운드의 확장을 주로 활용한 트랩튠을 만들어왔다면, 이번 앨범은 질감이나 타격감 등을 통해 흥을 유도한다는 식에 더욱 가깝다. 이 점이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은 단연 808 드럼이며, 가장 잘 나타난 곡은 "beibs in the trap"과 "goosebumps"다. "beibs in the trap"이 간단한 리듬 파트로 구성한 대신 808 드럼의 질감으로 승부를 보았다면, "goosebumps"는 조금 더 복잡한 리듬과 베이스 라인으로 승부를 보는 식이다. "sdp interlude" 역시 인상적이다. 비록 인터루드라고 적혀있지만, 앨범 내에서 분위기 전환이 아닌, 다른 곡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트랙으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트랩의 확장을 가져온 트래비스 스캇이 다시 조그마한 구성을 향해 가고 있단 점에서, 그리고 더이상 에너지만으로 승부를 보는 트랩 아티스트가 적어지고 있단 점에서 그가 최근 흐름을 선택하면서도 자신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보인 셈이다.

한편, 트래비스 스캇이 가진 래퍼로서의 정체성은 더욱 흐려졌다. 이 때문에 앨범은 특별한 맥락을 가지진 않는다. 앨범은 시종일관 심각하고, 트래비스 스캇의 보컬, 랩은 화가 가득하단 인상을 준다. 듣는 이에게 랩이나 보컬로 스킬적인 인상이나 라인을 남기기보다는 곡이 가진 주제와 색채를 표현하는 데에 주력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대신 익살스러움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데, "way back"에서는 콜드플레이(Coldplay)를 언급하며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멜로디 라인을, "through the late night"에서는 키드 커디의 "Day 'n' Nite"의 라인을 따오고, "sweet sweet"에서는 드레이크(Drake)의 "Hotline Bling"을 연상시키는 훅을 짜는 등의 모습이 그렇다. 또한, 트래비스 스캇의 퍼포먼스가 일정 색을 유지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만큼, 게스트로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매우 돋보인다. "the ends"의 안드레 3000(Andre 3000)과 "goosebumps"에 참여한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처럼 늘 인상적인 래퍼를 제외하더라도, "Beibs in the trap"의 나브(Nav), "outside"의 21 새비지(21 Savage)와 같은 게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특히, 21 새비지는 "outside"라는 곡이 가진 후드, 친구 등의 서사 내에서 선보일 수 있는 가장 직선적인 랩을 보여준다.

위에 언급한 내용을 요약해보면,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는 트래비스 스캇의 정규 앨범임에도 오히려 참여한 아티스트들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트래비스 스캇의 앨범으로 인식된다. 그가 지금껏 이뤄놓은 것들이 가장 정제된 형태로 들어있으며, 게스트들도 결국 이 형태에 맞춘 퍼포먼스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로 연결된 듯한 앨범을 옴니버스식으로 꾸며낸 것도 재밌는 지점이다. 그 연결 방식이 한 곡이 끝날 때쯔음 프로덕션이든, 랩이든, 보컬이든 다음 곡을 예고하는 형태라는 점도 그렇다. 이 두 가지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트래비스 스캇의 다음 프로젝트가 굿 뮤직(G.O.O.D Music)의 새 컴필레이션 앨범 [Cruel Winter]이기 때문이다. 레이블 컴필레이션 앨범은 필연적으로 총괄 프로듀서의 역량에 좌지우지되며, 다양한 곡이 나열된 형태가 많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정규 앨범으로 삼는목표 중 하나가 다음 행보를 주목하게 하는 것인 만큼, 결과적으로 트레비스 스캇은 [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으로 최소 한 가지의 목표는 달성하게 됐다.


글 ㅣ G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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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9.25 16:25
    저는 쏘쏘 였는데..
    다시 들어봐야겟네요
  • 9.26 05:18
    @서쪽의 칸예
    처음은 별론데 돌릴수록 빠져듬
  • 9.25 16:58
    계속 돌리는 앨범!! 앞으로 트래비스 다크한 사운드 분위기 와 오토튠한 후크와 랩핑이 본토와 한국에서 유행할 것 같습니다.
  • 9.25 20:35
    @면가
    한국에서 식케이 라는 랩퍼가 래퍼런스를 많이 한것 같더군요 이번 앨범에서
  • 9.25 20:21
    드디어 올라왔네요 이번 앨범이 알앤비 영향이 크다고 트래비스 스캇이 말한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멜로디와 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할수 있는 아티스트는 알앤비에도 없고 래퍼들도 없는거 같아서 독보적인거 같아요.

    그저 스킬풀하고 랩을 기술적인 면에서 보는 시각은 너무 올드스쿨적인 생각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뭐 각자 느끼는 방식은 다르긴 하지만;
  • 9.25 21:50
    @버질웨스트
    ㅇㄱㄹㅇ입니다. 제가 켄드릭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중 하나가 곡을 영화처럼 다채롭게 이끌고 꾸미는 능력..영화한편 본 기분임 켄드릭을 최고의 랩퍼라고'만' 생각하신다면 사실상 음알못 켄알못임
  • 9.25 21:45
    현재 장르를 벗어나 가장 트렌디한 아티스트이고 절정의 훅메이커..고스+트랩 스타일은 진짜 트래비스에게 확실한 정체성을 부여했죠ㅜㅜ로데오보다 만족스럽습니다!!
  • 나온지도 몰랐네
  • 9.26 00:22
    별 4개 반..! 전 기대보다는 덜해서 3개반주고 싶네요
  • 9.26 08:46
    오늘날 힙합 사운드의 진보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의 아티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스갓 짱짱맨!! 꺆
  • 전 이거 듣고 뚜레비스 별로라고 생각했던 마음 바꾸고 트레비스 같은 스타일에 마음을 열기 시작함.. 한참 늦었지만 Antidote의 오쁜 윈도우~ 흥얼거리는 중ㅋㅋㅋ
  • 9.26 16:21
    라이브로 들어야 진국일 노래들
  • 9.27 11:06
    저도 4개반 주고싶네요 졸라조음
  • 9.27 23:29
    Rodeo도 엄청 좋아하는 앨범인데 훨씬 좋음
    처음 앨범 아트로 받은 첫인상은
    난잡하고 엄청 듣기 거북할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더라고요
    옆집파티 3 나오고 나서 스캇보다 옆집파티가 더 잘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스캇이다 싶었음
  • 9.28 18:34
    저는 파라오나 로데오보다도 더 좋았어요 킫컫 day n nite 수록된 그앨범 나왔을때 반년내내들었는데 이것도 그럴듯
  • 9.29 08:41
    앨범 하루에 최소 두번은 돌리네요
  • 9.29 14:54
    이걸로 정점 찍었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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