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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Audi Live 2015 Pharrell Williams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5.08.20 12:03추천수 8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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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Audi Live 2015 Pharrell Williams
퍼렐 윌리엄스 첫 내한 공연

8월 14일, 최근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팝 스타인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이하 퍼렐)의 첫 내한 공연이 있었다. 그의 커리어가 2000년 전후에 시작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국에도 오래 전부터 상당한 팬을 가지고 있었음은 물론이겠고, 최근 <슈퍼배드 2>의 OST “Happy”와 다프트 펑크(Daft Punk)와 함께한 “Get Lucky”, 그리고 로빈 시크(Robin Thicke)의 “Blurred Lines” 등으로 초대형 히트를 기록하면서 새롭게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팬들도 많아졌기에 그의 공연에는 역시나 다양한 관객들이 함께했다.

공연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지만 좋은 부분이 있었는데, 과도하게 반복되는 스폰서 광고나 아티스트와 관계 없는 랜덤 플레이리스트가 아닌 퍼렐의 작업물 및 그와 분위기가 어울리는 노래들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의 대기 시간을 그나마 덜 지루하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관객들도 가볍게 몸을 풀면서 즐길 수 있는 좋은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시간이 흘러가던 중, 갑자기 무대의 조명이 꺼졌다. 순식간에 많은 이들의 핸드폰과 눈이 무대로 집중되었고, 곧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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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은 올해 새롭게 발표한 그의 새로운 싱글 “Freedom”이었다. 짙은 색 모자에 우리 어머니들께서 좋아하실 듯 흰색 티를 청바지에 곱게 집어넣은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한 퍼렐은 곡의 시작과 함께 자연스럽게 무대를 휘저으며 인사를 대신했다. 패셔니스타 퍼렐인 만큼 궁금해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적자면, 그가 입은 티셔츠는 베이프(Bape)의 창립자로 잘 알려진 퍼렐의 친구 니고(Nigo)의 브랜드 '휴먼 메이드(Human Made)'의 제품이고 커피 잔 자국 같아 보이는 부분도 디자인의 일부다. 밴드 멤버들도 퍼렐과 인연이 있는 BBC와 아디다스 의상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등장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퍼렐은 [G  I  R  L] 앨범의 수록곡 "Come Get It Bae"를 곧바로 이어나갔고, 대박은 바로 그 다음이다. 약 10년 전 그의 솔로 커리어의 시작점이 된 “Frontin’”의 기타 루프가 터져나온 것이다. 지금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으로 팝 시장 전체를 주무르던 시절의 대표곡이자, 골수 팬들이 가장 라이브로 듣기를 기대했을 곡으로 꼽히는 그 곡,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퍼렐은 힙합계 대표 방부제 가수답게 그 시절의 섹시함을 그대로 담아내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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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최근작인 [G  I  R  L]의 수록곡인 “Hunter”와 “Marilyn Monroe”, “Brand New”를 이어갔는데, “Hunter”가 반응이 유난히 좋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신나는 곡이긴 하지만, 라이브라서 더 신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이 곡에서의 댄서들과의 퍼포먼스, 그리고 “Marilyn Monroe”에서의 특유의 끼 부림은 퍼렐의 여전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있었다. 공연이 아직 초중반을 지나고 있을 때쯤부터 퍼렐은 자신의 목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최선을 다해서 공연에 임할 테니 함께 즐겨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것이 한 번이 아니라 중간에도 몇 번이나 반복되었다는 것에서 그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사실 퍼렐의 라이브를 봤던 사람이라면 완벽한 레코딩 같은 라이브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도 생각한다. 코러스와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많이 양보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공연에 함께한 투어 밴드 멤버들과 전속 댄스팀인 베(Baes)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퍼렐의 창법과 스타일의 특성상 라이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베는 이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퍼렐을 도와 코러스와 춤으로 무대의 남은 공간들을 훌륭하게 채워주었다. 특히 퍼렐의 노래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는데, "Marilyn Monroe", "Blurred Lines" 같은 노래에서 베가 없는 퍼포먼스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중간에 N.E.R.D 메들리 이후에는 "Grindin'", "Shake Ya Ass", "Hollaback Girl" 등 퍼렐이 빚어낸 히트곡들에 각각 솔로로, 또 그룹으로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아주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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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반에는 “Nothing”, “Finna Get Loose”, “Alright”, “Hot In Herre”, “Just Wanna Love You”, “Pass The Courvoisier” 등 그의 프로듀서로서의 히트곡들을 메들리로 선보였는데, 곡에 따라서는 포인트가 되는 코러스 같은 부분만 짧게 짧게 이어나갔지만 각 곡의 임팩트는 아주 컸고, 관객들도 모두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Hot In Herre” 같은 곡에서는 공연장 전체가 거대한 클럽이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그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리고 그의 음악을 오래 전부터 좋아해온 이들이 찬양해 마지않는 N.E.R.D의 노래들이 이어지는 순서도 있었다. 게다가 이때는 N.E.R.D의 팀메이트인 샤이(Shay)도 함께 무대에 올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Spaz”, “Lapdance”, “Rock Star”, “She Wants To Move”... 모든 곡들이 공연장을 뜨겁게 흥분시킬 만한 리듬을 가진 노래들이었지만, 사실 최근에 퍼렐을 알게 된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계속해서 떼창을 유도하는 퍼렐의 노력과는 다르게 관객들의 반응은 저조하게도 느껴졌다. 하지만 중간중간 그의 오랜 팬들은 분명 엄청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N.E.R.D 메들리와 더불어 몇 순서에서, 퍼렐은 일반 관객들을 무대 위로 올려 함께 스테이지를 장식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아쉽지만 썩 성공했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대 위에 올라간 팬들이 모두 퍼렐의 곡들을 꿰고 있는 열혈 팬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데다가, 갑작스럽게 그런 상황이 주어진 것에 대한 당황 때문인지 어쩔 줄 몰라 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겠지만, 무대 전체로 봤을 때는 다소 산만하고 어색한 그림을 만들고 말았다. (물론 올라간 분들은 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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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반에도 퍼렐은 계속해서 목 상태가 좋지 않음을 사과했는데, 사실 노래할 때는 코러스와 노력의 결과인지 목소리가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나쁘지는 않다고 느꼈다. 오히려 멘트를 할 때의 목소리에서 실제로 목 상태가 굉장히 안 좋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이 타이밍에는 위에서도 언급한 베의 댄스 타임 동안 잠시 목을 쉴 수 있었다. 뜨거운 반응을 얻은 베의 댄스 타임 이후, 이번 앨범의 수록곡과 히트곡을 섞은 후반부의 공연이 이어졌다.

독특한 뮤직비디오로도 잘 알려진 "It Girl"로 상큼하게 다시 무대로 돌아온 그는 다프트 펑크의 최신 앨범 수록곡인 “Lose Yourself To Dance”로 그 분위기를 이어갔고, 이어서 다프크 펑크와 함께한 자신의 앨범 수록곡인 "Gust Of Wind"로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더 넵튠즈(The Neptunes)의 대표적 히트 넘버 중 하나인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의 "Hollaback Girl"로 열기를 끌어올리더니, 스눕 독(Snoop Dogg)과 함께한 “Beautiful”, 그리고 도입부 3초 만에 모든 관객석이 난리가 나게 만든 “Drop It Like It’s Hot”을 터뜨렸다. 그때 공연장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했던 것 같다. 스눕 독의 내한 공연에서보다 반응이 오히려 더 뜨거웠지 않았나 싶을 정도. 그리고 딱 이 타이밍에 적절히 등장하는 퍼렐의 최신 메가히트 시리즈인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 그리고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 특히, “Get Lucky”에서는 퍼렐의 목소리보다도 관객들의 목소리가 더 많은 부분을 채운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떼창을 함께했다. 퍼렐도 이러한 관객들의 뜨거운 모습에 연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심장 어택을 당한 듯 가슴에서 손을 떼지 못했고, 공연 중간중간에도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듯한 표정으로 말없이 관객석을 바라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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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떼창이 끝나자 무대의 불이 꺼졌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아마 공연이 거기에서 끝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작년 전 세계 19개국 차트 1위를 석권하며 ‘2014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싱글’, ‘그래미 등 각종 상 수상’ (그리고 ‘힙합엘이 자막 뮤직비디오 조회수 8만’) 등을 기록한, 작년 한 해를 대표하는 명곡 “Happy”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 꺼진 무대를 향해 관객들은 “해피, 해피”를 외쳐댔고, 퍼렐은 그에 응답해 다시 무대에 등장했다. 그리고 이 곡에서도 그는 관객들을 무작위로 무대에 올리는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어린이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까의 성인 관객들보다 더 난감한 상황을 불러왔는데, 그나마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여러 시도를 하던 성인 관객들과는 다르게 어린이들은 익숙치 않은 상황에 그야말로 잔뜩 긴장해 얼어 있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을 보면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할 만하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멋진 그림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퍼렐이 전하고 싶었던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차치하고 너무나 유명한 곡이고 즐거운 곡이라 다들 박수를 치고 함께 부르며 즐겼다.

곡이 끝난 이후에도 퍼렐은 오늘 공연 내내 좋지 못했던 자신의 목 상태에 대해서 연신 미안함을 표했다. 그리고 (벌써 몇 번째나) 관객들의 성원에 감격을 받았는지 심장에 손을 얹고 마치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듯한 표정으로 관객석을 쳐다보며 서 있기도 했다. 그는 쉬어가는 목소리로, 마지막 곡으로 다시 한 번 "Freedom"을 부르기 앞서 한국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남겼다. 당시 다음날이었던 한국의 광복절을 이야기하며, 독립기념일 (광복절)을 앞두고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독립(Independence)’의 또 다른 말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바로 ‘자유(freedom)’다. 여러분의 자유를 보여달라.”라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뜻 깊은 떼창과 함께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낸 “Freedom”을 끝으로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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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의 활동 기간을 생각하면, 그동안 그의 내한 공연을 기다린 팬들은 굉장히 많았을 것이고, 이번 공연은 그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의 굵고 동시에 긴 커리어 전체의 주옥 같은 히트곡들을 이렇게 한 번에 눈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같은 곳에서 열렀던 브루노 마스(Bruno Mars) 내한 공연와 비교하면 적절한 냉방과 공연관람 분위기 덕에 훨씬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밴드 셋으로, 아름다운 댄서들과 함께했던 것도 좋았다. 그리고 그의 소소한 멘트들, 또, 곡과 잘 어울리도록 세팅된 퍼렐다운 무대 배경 영상들도 좋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분명 존재한다. 애초에 라이브에 다소간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 퍼렐의 창법에 더해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한국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이것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하자면, 거기에 더해 음향적인 문제로 관람객들이 또렷하게 라이브 사운드를 전달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 있겠다. 객석 위치에 따라 달랐다고는 하지만, 스탠딩석의 대부분 관객들은 음향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커리어가 워낙 긴 아티스트이다 보니 세트리스트 안에서도 관객들에 따라 부분 부분 호응이 많이 갈리게 되었고, 때문에 전반적인 공연 흐름의 고저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그는 주어진 상황에서 정말 성의를 다했다고 생각하고, 또 멋진 곡들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음은 분명하다. 이번 기회로 퍼렐의 매력에 빠진 이들도 더 많아졌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의 말처럼 '다음'에 더 좋은 공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 soulitude
사진제공 | Access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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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8.20 12:08
    힙합엘이 인스타그램(@hiphople)에 업데이트된 퍼렐 내한 영상/사진은 다음 링크로~

  • 8.20 13:22
    해피충들 nerd곡때 어리둥절했을듯 ㅋ
    maybe, provider는 안불렀나영?
    tape you 까지 불럿으면 아주그냥 후끈후끈 했을텐데 ㅋㅋㅋ
  • 8.20 14:00

    공연후기글 너무 좋네요

    퍼렐 실제 성격도 엄청 착할거같음 ㅋㅋ

  • 8.20 18:58
    직접 간 사람들 너무 부러워요 ㅜㅜ
  • 8.20 23:42
    체감상 해피보다 겟럭키가 반응 더 좋았던거같음 ㅠㅠ 이런거보면 좀 짠하기두하고
  • 1 8.21 02:55
    저도 여기있었는데 ㅋㅋ 해피보다 겟러키가 인기 많았던이유는 그냥 따라부르기 좋아서 였던거같아요. 해피는 따라부르기가 좀 어렵고.. 깃러키는 단순반복이라 때창하기도 좋죠. 우리나라말도아니고 ㅋㅋ 전 퍼렐이 목이야기하는데도 불구.. 저정도 라이브를 할수있다는거에 깜짝놀랐네요. 프리덤에서부터 소름끼쳤구요.. 퍼렐이 라이브에 약한 발성이라 라이브는 기대안했는데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공연은 컴팩트했고 짧다고 뭐라하시는 분들 있던데.. 전 아주 충분하지않았나 싶어요. 최고의 무대였어요.
  • 8.21 14:57
    swag
  • 8.21 19:43
    퍼렐에 빠져버린지 7년만에 첫 영접.. 목상태가 안좋던 음향상태가 안좋던 퍼렐을 눈앞에서 보고 생목소리(?)를 듣고 있는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하던지ㅠㅠㅠㅠ.... 퍼렐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없어지면 찾느라 퍼포먼스나 영상들은 기억도 잘 안나네요 개인적으로 관객과 마지막에 아이들을 무대로 올린건 좀 미스였던것 같아요.... 특히 관객들 올렸을때 집중도 안되고 좀 심란했음; 이번공연 퍼렐의 인성을 또한번 알게되고 감동이 있던 공연이었어요 후기 보는 내내 소름이 돋네요 또 와주겠죠? ㅠㅠㅠㅠㅠㅠㅠ
  • 8.21 21:30
    꿀잼이엇음 날가져요 퍼렐!! 그리고 the bae 파란옷땡땡이랑 초록색 동양인 아름다웟음
  • 9.3 08:21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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