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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주: 코드쿤스트, 윤종신 x 빈지노 등

Melo2015.05.04 09:53추천수 8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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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5년 4월 5주)


윅엘이(WeekLE)는 힙합엘이(HiphopLE) 내에서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관련 정기 콘텐츠다. 2년 차를 맞은 윅엘이는 이전보다 더 싱글, 앨범, 믹스테입, 믹스셋, 뮤직비디오, 프로젝트와 같은 '결과물'에 집중할 예정이다. 에디터들은 항상 자신들이 생각하는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 하고,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기에 윅엘이 작성에 매주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에디터들의 취향이 당신과 맞지 않아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이런 걸 좋게 들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윅엘이 2015년 4월 5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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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쿤스트 - [Crumple]


‘인생은 하나의 소설이다.’ 소설에 기승전결이 있듯이 인생 또한 그만한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인생을 고작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의 한 갈래 정도로 표현하는 건 지어낸 이야기 그 이상의 고난과 역경을 선사하는 삶에 대한 결례일지도 모른다. 프로듀서 코드쿤스트(Code Kunst)는 지난 정규 앨범 [Novel]에서 참여 래퍼들의 생각을 끌어내 기승전결이 갖춰져 있는,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지금, 그가 새 앨범 [Crumple]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야기의 결은 사뭇 다르다. [Novel]이 래퍼의 실제 삶 자체보다는 생각에 집중했다면, [Crumple]은 래퍼들의 생각이 아닌 그들의 삶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넉살, 우탄(Wutan), 뉴 챔프(New Champ), 자메즈(Ja Mezz), 팔로알토(Paloalto), 화지, 리듬파워(Rhythm Power), 기리보이(Giriboy), 어글리 덕(Ugly Duck), 리짓군즈(Legit Goons), 도넛맨(Donutman), 오왼 오바도즈(Owen Ovadoz) 등 앨범에 참여한 래퍼들은 한 명도 빠짐 없이 자신의 삶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펼쳐간다. 흥미로운 지점은 여기서 발생한다. 모두 ‘인생’이라는 주제를 논하지만, 그 이야기의 방향과 태도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얼굴에 남는 주름살의 깊이가 모두 다른 것처럼 말이다. 앨범의 타이틀이 ‘Crumple’,  즉 ‘주름살’인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코드쿤스트는 앨범 세 번째 트랙이자 전작 [Novel]의 타이틀곡 “Organ”을 리믹스한 곡의 제목을 “Good Bye Novel”이라고 명했는데, 이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Love Scene”에서 메이슨 더 소울(Mayson The Soul)의 목소리를 빌어 "Come with me / It was something bout you"라고 노래하는 것과 대비된다. 그래서 지난 앨범과 이번 앨범은 접점을 가지기도, 판이하기도 하다. 더불어 코드쿤스트는 이번 앨범에서 무리한 악기의 운용은 배제하고 여백을 많이 두는 특유의 프로듀싱 스타일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냈다. 수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했음에도 중심이 탄탄히 잡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매 곡 이야기를 새겨듣다 보면 20트랙이라는 트랙 숫자도 적게 느껴진다. - Pepnorth







윤종신 (Feat. Beenzino) - "The Color"


"The Color" 속 윤종신과 빈지노(Beenzino)의 역할은 판이하다. 윤종신은 색상의 배치가 중점적인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전시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늘어놓는다. 어떻게 보면 이 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 의의 같은 것을 <월간 윤종신>의 프로젝트 기획자로서 늘어놓은 셈이다. 빈지노는 그 배경과 의의에 맞춰 섭외된 게스트다. 그는 윤종신이 자신을 곡에 초대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컬러'와 '심플'이라는 컨셉을 자신만이 가진 특성과 연결시켜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첫 번째 벌스의 경우에는 화려함보다는 소위 '꾸민 듯 안 꾸민 듯'한 깔끔함이 강조된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통해 내용을 구성하고, 두 번째 벌스에서는 자신이 살아가는 삶과 세상을 색깔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그렇다. 이렇듯 청자들은 두 아티스트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를 곡 안에서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데, 이는 장점이자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사실 곡 안에서 좀 더 불친절하게, 의도를 덜 드러내며 내용을 전개해나갔다면 곡 내내 얘기하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가진 특징인 '심플'에 더 들어맞았을 것이다. 이해도를 높인 것은 좋았으나, 다소 많은 설명으로 구차하게 느껴진다 싶은 구간이 더러 있었다. 흥미로운 콜라보였지만, 생각만큼 강렬하지 못했던 건 그 점에서 기인한 결과 아닐까.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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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플라밍고 (Feat. C Jamm) - "WASSUP"

힙합 음악에서 흔히 사용되는 관용구인 와썹(What's up)을 중심으로 구성된 곡이다. 곡의 시작과 끝이 와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랩을 진행하는 주체인 씨잼(C Jamm)의 라임 배열과 워드 플레이는 "WASSUP"의 핵심이다. 그는 마디마다 동질한 각운을 형성해내며 체계적인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타이트한 랩으로 포장한다. 씨잼의 쫀득한 랩과 짱짱한 발음은 여전히 출중하다. 그는 비슷한 음운의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전달력을 통해 자신의 워드 플레이를 영민하게 살려낸다. 중간중간 BPM이 빨라지는 지점에서 박자에 밀리지 않고 강약조절을 해내는 스킬 역시 탁월하다. 돕플라밍고(Doplamingo)가 구현한 프로덕션은 씨잼에게 안성맞춤이다. 잘게 쪼개지는 비트와 타격감 높은 베이스라인은 팽팽한 랩의 공격성을 더욱 배가시킨다. 반복적인 기계음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는 공간을 날카롭게 채우고, 플로우에 힘을 더해준다. 프로듀서와 래퍼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WASSUP"은 꽤 조화로운 곡이라 할 수 있다. 완성도 높은 합을 느껴보길 바란다. Beasel







김혜미 - "Plenty"


'MOVEMENT FOR THE MOMENTS'라는 문구로 설명할 수 있는 포토그래퍼 팀 킥앤스냅(kick&snap)이 지난 4월 한 달간 여성 보컬을 통해 <Blossom 4 April>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보니(Boni)의 신곡도 들을 수 있었고, 오랜만인 것 같은 샛별의 모습도 반가웠다. 프로듀서로 더욱 알려진 멜로디(Melody)의 보컬도 접할 수 있었으며, 프로젝트의 마지막은 쿠마파크(KUMAPARK)의 보컬 김혜미였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가 함께한 구루(Guru)의 곡 “Plenty”를 재즈로 선보인 김혜미의 무대에는 쿠마파크의 색소폰과 키보드를 맡고 있는 한승민, 황득경과 함께 했다. <Blossom 4 April>의 마지막 편인 이번 영상은 인간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악기라는 누군가의 말을 실감하게 하는 영상이었다. 그는 느슨하게 여유를 전달하다가도 긴장 가득한 스캣을 선보이는가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보컬 라인의 끈을 놓지 않는 완급조절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계속 몰입하게 한다. 또한,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결코 부자연스럽거나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에서나 살아있는 느낌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그간 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네 명의 보컬 모두 그 어떤 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멋진 작품을 만들어 준 킥앤스냅에게 감사를 전한다.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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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Feat. Simahoy) - “APT101”


구스범스(Goosebumps)는 최근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 파티 크루, 딥코인(Dipcoin)의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 25일 있었던 딥코인 파티를 통해 첫선을 보이고, 30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 “APT101”은 올해 발매된 국내 힙합 트랙 중 파티에서 즐기기 가장 좋은 곡 중 하나다. “APT101”의 악기 구성은 드럼과 건반 위주로 간소하다. 리듬 또한 간결하다. 곡에 다채로움을 더하는 요소는 시마호이(Simahoy)의 랩이다. “APT101”에서 시마호이는 메시지 전달에 집중하기보다는 곡의 흥겨움을 배가시키는 데 힘을 쏟는다. 여기에 구스범스는 시마호이의 목소리에 오토튠을 씌우면서 조악함을 더한다. 단순히 흥겹다는 느낌보다는 괴기스러운 분위기여서 인상적이다. 곡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이런 면이 아쉽다는 느낌을 들게 하진 않는다. 오히려 무의미한 구성 요소가 없어서 긍정적이다. 한편, 구스범스의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되었다가 삭제된 “APT101”은 5월 4일부터 음원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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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스카이 – [The Way Home]

 

재즈힙합이라는 용어로 구체적인 스타일을 정의하긴 어렵지만, '재즈 고유의 느낌이나 질감을 머금고 있는 힙합 음악'이란 것 정도는 유추해볼 수 있다. 재즈 음악을 샘플링하거나 연주를 동원한 직접적인 접목하든 간에 말이다. 국내 힙합 씬에서 재즈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꽤 있었고, 실제로 그중 일부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그 사이에서 시로스카이(Shirosky)는 단순한 시도나 실험에 그친 게 아닌, 재즈힙합을 전면에 놓고 활동한 프로듀서다. 재즈의 질감을 잘 살린 두 작품 [The Orbit] [Adaptation]은 재즈힙합이란 그녀의 지향에 부합하는 소리를 들려줬다. 하지만 그녀가 그 이후에 들려준 음악은 재즈와 큰 교차점을 찾기 어려웠고, 지난해 발표했던 [Domino]의 경우에는 전자음악에 더 가까웠다. 재즈 샘플링에서 시퀀싱으로 작법을 전향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그 차이는 상당히 컸다그래서 이번에 싱글 앨범 [The Way Home]의 발매 소식을 접했을 땐, 기대감과 그 내용물의 정체성에 대한 우려가 교차했다. 스나이퍼 사운드(Sniper Sound)에서 독립한 그녀가 홀로서기를 한 이후에 작업한 첫 작업물인 [The Way Home]익숙한 곳에서의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의 스타일을 복원해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여기에 기인했다. 마치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 것처럼 이번 작품에는 두 가지 스타일이 공존한다.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부드럽고 공간감 있는 특유의 시로스카이 사운드를 구현해낸 게 하나고, 브라스 샘플을 활용해서 재즈의 질감을 살리려 한 게 또 다른 하나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된 브라스 샘플의 존재감은 적으며, “Last Flight”의 경우엔 브라스 샘플과 비트와는 결합이 그리 견고하지 않다는 부분이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시로스카이가 구현하려 했던 재즈의 질감이 희미한 탓에 재즈힙합이란 명찰을 붙이기에는 다소 모호하다. 시로스카이란 프로듀서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사운드를 발견할 수 있는 음악이지만, 재즈힙합이란 타이틀을 걸고 낸 음악이라고 하기엔 그 스타일의 특수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 - greenplaty







제이비토 - “Make Her Dance”


제이비토(Jayvito)의 신곡 “Make Her Dance”는 3주전 그가 공개했던 “Life”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 발음을 흘리고, 늘어지게 박자를 타는 제이비토의 면모가 칠(Chill)한 분위기의 프로덕션과 어울리기에 그렇다. “Make Her Dance”에서 제이비토는 비교적 랩보다는 보컬에 무게추를 둔다. 간간이 들려주는 랩 또한 노래에 가깝다. 그는 사실 탄탄한 보컬 기본기를 갖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는 단단한 발성을 토대로 안정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하기보다는 프로덕션의 분위기를 살리며 장점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곡은 전반적인 분위기 조성에 있어서는 뛰어나지만, 디테일함은 떨어진다는 “Life”의 장단을 그대로 품고 있다. - HR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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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Nieah) - "No Rush"


얼터너티브 알앤비라는 장르를 통해 인디펜던트 씬에서 알앤비 음악의 영역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좋은 곡을 꾸준히 접하게 된다. 니아(Nieah)의 “No Rush” 역시 그중 하나다. 사운드 소스가 치고 빠지는 과정 와중에도 안정적이고 힘 있는 보컬, 독특한 곡 구성 위로 예쁘게 쌓인 코러스까지 이 곡은 좋은 점이 굉장히 많다. 완급조절의 의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뚜렷한 기승전결이 보컬의 존재감에 밀려 조금 줄어든 것 같아 아쉽지만, 싱글이 드물게 나온다는 사실이 더 아쉬울 정도로 좋은 음악가의 작품이었다. - bluc



글│ Pepnorth, Melo, Beasel, bluc, HRBL, greenpla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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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5.5 05:20
    빈지노피처링으로또죽여놨더라고요..
  • 5.5 11:36
    이번에 빈지노 피쳐링 한 곡 쥑이네요...
  • 5.6 10:48
    김혜미님 아름다우십니다
  • 5.6 13:38
    네버댓후드 예쁨
  • Nox
    5.6 22:17
    이상하게 le에서 소개하는 여성 뮤지션들은 공통점이 다 이쁨
  • 5.7 16:31
    빈지노 미쳤네 앨범언제내냐 아,,,진심 ;앨범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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