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ther Vandross - Hidden Gems
감미롭고 서정적인 발라드 알앤비로 전세계를 흔들었던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수 년 만에 발표된 앨범 [Hidden Gems]는 정말 문자 그대로 아름다운 보석(Gem)들로 가득 찬 작품이다. 그러나 이것이 '숨겨져 있던' 보물인지는 조금은 애매하다. 수록곡들을 잘 살펴보면, 15개의 트랙들 중 2 곡은 그가 참여했던 사운드트랙이었고 나머지 트랙들은 모두 자신의 앨범에 수록되었던 것이니, 엄밀히 말하자면, 보편적인 사후 컴필레이션 앨범에 가까운 포맷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레이블들이 뮤지션이 사망한 후, 노골적인 정도로 히트 곡만을 엄선하여 하나의 앨범으로 묶어서 발표했던 것에 비교해본다면, 본 앨범은 정말 순수하게 음악의 분위기를 고려한 것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단순히 통일된 무드의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아니다. 흔히, 루더 밴드로스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슬로우잼이나 콰이엇스톰식의 발라드풍 알앤비 곡들은 앨범의 주를 이루곤 있지만, 앨범은 단순히 그러한 스테레오타입만으로 구성되지는 않았다. 앨범을 살펴보면, 곡 수록의 전후 관계에 이질성을 유발하는 훵키한 업템포의 "Are You Using Me?"가 수록되기도 했지만, '루더형' 알앤비로 인해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며, "Heart Of A Hero"에는 가스펠풍 코러스를 투입하여 맑은 분위기로 앨범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이런 식으로 루더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수록곡들이 하나씩 더해져 앨범이라는 하나의 단위를 완성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Hidden Gems]는 히트곡들을 나열해 놓은 통상적으로 말하는 '베스트 앨범'은 아니다. 본 앨범은, 뮤지션이 세상을 떠나기 전 발표했던 것들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어떻게 보면, 세상에는 공개가 되었지만, 더 알려져야만 했던 '숨겨져 있던' 보물들을 다시 꺼내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자의적으로 설정한 '베스트 앨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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