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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Step Brothers – Lord Steppington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4.02.19 20:53추천수 3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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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Brothers – Lord Steppington


01. More Wins

02. Dr. Kimble

03. Byron G (Feat. Domo Genesis & The Whooliganz)

04. Legendary Mesh

05. No Hesitation (Feat. Styles P)

06. Swimteam Rastas

07. Mums In The Garage (Feat. Action Bronson)

08. See The Rich Man Play (Feat. Roc Marciano)

09. Banging Sound (Feat. Fashawn)

10. Step Masters

11. Tomorrow (Feat. Rakka Iriscience & Blu)

12. Draw Something (Feat. Oh No)

13. Buzzing Away

14. Just Step 


리뷰를 오랜만에 쓴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만에 리뷰를 다시 쓰게 만든 이들이 바로 스텝 브라더스(Step Brothers)다. '스텝 브라더스'는 알다시피 이복 형제라는 뜻이며, 동명의 영화도 존재한다. 알케미스트(The Alchemist)와 에비던스(Evidence) 둘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외모도 꽤 닮았지만 진짜 형제는 아니다). 그리고 에비던스(Evidence)의 솔로 앨범에서도, 다일레이티드 피플스(Dilated Peoples)의 앨범에서도 꽤 많은 곡을 함께 작업해왔다. 그러한 래퍼와 프로듀서가 긴 시간이 지나 드디어 함께 팀을 만들어 앨범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만남에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알케미스트는 지금까지 갱그린(Gangrene)을 포함하여 수많은 1:1 콜라보 작업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어디에 지난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둘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공격적이다 못해 폭발적인 작업량을 지닌 알케미스트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단순히 둘이 작업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하는 앨범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철저히 기우에 불과했다.

앨범은 스텝 브라더스만의 느낌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곡들은 시종일관 빠르지 않은 BPM 위에 곡의 분위기를 다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알케미스트 특유의 질감을 100% 살렸고, 특유의 루프 메이킹은 반가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특히 이 앨범은 보컬 샘플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데, 각각의 트랙들에 실린 랩과 보컬, 대사 샘플들은 저마다 극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브릿 어워즈(BRIT Awards)에서 했던 말로 시작하고 끝나는 “Byron G”가 있는가 하면, “Legendary Mesh”에서는 퀘스트러브(?uestlove)가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의 다큐멘터리에서 했던 말로 훅을 만들어 버리는 센스를 선보인다.



stepbrothers.jpg

여기에 두 주인공은 적절한 진지함과 더불어, 유치하지 않은 실없는 농담들을 펀치라인 삼아 가사를 이어간다. 알케미스트는 깔끔한 라이밍과 더불어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ônio Carlos Jobim)부터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까지 독특한 비유 대상을 가져오며 듣는 이를 실실 웃게 만든다. 또한, 에비던스(Evidence) 특유의 느릿한 속도감으로 이어가는 탄탄한 라이밍은 듣는 이를 집중할 수밖에 없게끔 만든다. 특히나 자신의 랩 자체를 자랑하는 대목과 가끔씩 연사하는 라임은 감탄을 자아낸다. 둘의 균형은 어느 한쪽이 튀지 않고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엄청난 화학적 시너지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대신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앨범 곳곳에 배치된 피처링은 적절한 환기의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게스트에 대한 과도한 집중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앨범의 분위기에 맞춰 각 곡에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트랙과 정말 잘 어울리는 액션 브론슨(Action Bronson)이나 패숀(Fashawn)은 물론 스타일스 피(Styles P) 외의 많은 래퍼들이 두 주인공과 비슷한 듯 다른 랩을 선보이며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또한 지금은 배우이자 각본가가 된, 과거 알케미스트와 더 훌리건즈(The Whooliganz)라는 팀을 만들어 활동했던 스콧 칸(Scott Caan)을 다시 마이크 앞으로 불러오기도 했는데, 공백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나쁘지 않은 실력을 선보여 놀라기도 했다.
 
알케미스트가 확실히 전면에 등장하되 에비던스의 묵직한 존재감 덕분에 균형을 맞추는 독특한 구조는 많은 사람들이 듣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둘이 만났을 때만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은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나 시너지 효과, 혹은 신선함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줄 수도 있다. 특히나 알케미스트, 에비던스 각각의 기존 작품들을 들으며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앨범은 퀄리티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알케미스트와 에비던스 각각의 커리어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큰 지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알케미스트는 워낙 많이 작품을 발표하다 보니 가끔은 지나치게 익숙해진 나머지 흥미가 떨어질 때도 있는데, 이번 앨범은 그 흥미를 다시 끌어올릴 만한 작품이다. 물론 그런 것을 떠나서 알케미스트나 에비던스 둘 중 한 명의 팬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필청이다. 특히 앞에서 언급한 소소한 부분들, 놓치기 쉬운 가사의 재미, 소리에서의 재미들은 이 앨범의 가치를 키우는 요소 중 하나이다.


♪ Step Brothers - Step Masters


글 | Bluc
편집 | soulitude

신고
댓글 9
  • 2.19 22:11
    솔직히 흠잡을때 없었다고 생각해요 1월의 클래식!!
  • 2.19 22:54
    곡으로만 들은거랑은 또다른 느낌이 드네요? 앨범 나오고 2틀 듣고 안 들었는데ㅋ 간만에 또 들어봐야 겠네요.
  • 1 2.20 07:20
    @1Q84
    2틀이라니 4흘 이상은 들으셔야죠
  • title: [회원구입불가]GDB
    2.20 00:53
    웨더맨이라고 불리는 에비던스에 이어서 알케미스트는 재즈맨이 되었네요
  • 2.20 23:38
    요즘 알케미스트 물이 올랐죠
  • 2.22 07:01
    들어봐야겠네요
  • 2.24 23:09
    세상에 이 좋은 앨범에 댓글이 이리 없다뇨ㅠㅠㅠ
    여전한 에비던스와 요즘 폭발하는 알케미스트의
    강력한 만남!!!!! 강추 합니다!
  • 2.28 22:01
    2014년을 여는 최고의 앨범이었음..
  • 4.2 02:53
    이거 개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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