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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7월 1회차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7.03 18:47추천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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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2주의 선곡 - 2017년 7월 1회차

힙합엘이(HiphopLE)의 매거진팀은 격주로 일요일마다 오프라인 회의를 한다. 회의에서는 개인 기사에 관해 피드백하며, 중·장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체크하기도 한다. 열띤 논의 끝에 회의를 마무리할 시점이 오면 그때부터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지난 2주간 에디터 개인이 인상 깊게 들었고, 다른 팀 멤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노래를 소개하고, 하나씩 감상한다. 처음에는 그저 각자의 취향을 공유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던 이 작은 습관은 실제로 서로 극명하게 다른 음악적 성향을 알아가며 조금씩 외연을 확장하는 효과를 낳았다. 그래서 우리들의 취향을 더 많은 이와 공유하기 위해 <2주의 선곡>이라는 이름의 연재 시리즈로 이를 소화하기로 했다. 가끔은 힙합/알앤비의 범주 그 바깥의 재즈, 훵크 등의 흑인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조차도 아닌 아예 다른 장르의 음악이 선정될 수도 있다. 어쨌든 선정의 변이라 할 만한 그 나름의 이유는 있으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7월의 첫 번째 매거진팀 회의에서 선정된 일곱개의 노래를 소개한다.




Xavier Omär (Feat. GoldLink) - No Way Out

레드불 뮤직(Red Bull Music)은 음악인들 간의 교류를 국제 규모의 행사를 통해 마련하기도 하지만, 가능성 있는 세계 곳곳의 신인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도 한다. 이번에 레드불 뮤직이 점찍은 음악가는 사비에르 오마르(Xavier Omar)다. 사비에르 오마르는 텍사스 출신의, 그러나 텍사스 스타일의 음악은 하지 않는 음악가다. 알앤비, 소울 음악을 베이스로 넓은 스펙트럼을 시도하는 요즘의 얼터너티브 알앤비 음악가들과 비슷하지만, 그 어떤 편견도 없이 다양한 이들과 몸소 교류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곡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이름 힛보이(Hit-Boy)가 다소 의외인(?) 프로덕션을 선보이며, 이는 사비에르 오마르와 골드링크(Goldlink)의 목소리와도 잘 붙는다. 물론 곡을 이끄는 건 사비에르이며, 그는 존재감을 강하게 과시하기보다는 은근하게 멋을 드러낼 줄 아는 타입이다. 짧은 곡 안에 뚜렷한 멋이 담겨있는, 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운드스케이프와 디테일 면에서는 절대 뻔하지 않은 곡이다. – bluc






GO INS - Syndrone

18분이라는 곡 길이에 겁먹지 말고 우선 재생해보자. 기괴한 사운드와 잔뜩 해체된 구성에서 오는 낯섦을 견디다 보면, 앞서 말한 요소들이 아르페지오 신디사이저를 중심으로 뭉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물론, 각 악기는 어지럽게 배열되어 있지만, 곡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규칙성을 점점 확립해나간다. 이 곡은 미국의 전자음악가 머신드럼(Machinedrum)이 신드론(Syndrone)으로 공개한 음악이다. 이 계정에는 머신드럼이 2004년부터 2016년 사이에 만든 미발매 곡들이 공개되어 있다. 워낙 곡이 길고, 다양한 스타일이 섞여 있기에 특정 시기를 유추하긴 어렵지만, 어려운 걸 생각 안 하고 쭉 듣기에도 충분히 좋은 음악이다. 제이딜라(J Dilla)의 변칙성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반길만한 곡이 아닐까 싶다. - GDB(심은보)






Sonder - Too Fast

올해 상반기 역시 많은 신예 아티스트들이 등장한 편이었지만, 시간 상 이들을 소개하지 못해 아쉽게 느껴왔었다. 그래서 이런 아쉬움이 더 커지기 전에 이번 <2주의 선곡>에서는 신예 아티스트 손더(Sonder)의 음악을 들고 와봤다. 손더는 보컬리스트 브렌트 페이야즈(Brent Faiyaz), 프로듀서 아투(Atu), 디팟(Dpat)으로 구성된 알앤비 트리오이다. 그들은 현대 알앤비 음악의 트렌드인 얼터너티브 알앤비 음악의 몽환적이고 우울한 분위기를 90년대 알앤비의 작법을 빌려와 자신들의 음악에 구현하곤 한다. 특히, 브렌트 페이야즈가 선보이는 어딘가 한스럽고 상처받은 듯한 보컬이 이런 프로덕션에 어우러져 듣는 이에게 한 없는 공허감을 선사한다. 손더는 올해 1월 자신들의 첫 EP [Into]를 발표했다. "Too Fast"는 EP의 선 공개곡으로 앞서 언급한 이들의 음악 색이 잘 드러난 트랙이기도 하다. 손더는 이 앨범을 통해 올 상반기에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많은 평론의 호평을 받고 있다. 떠오르는 신예 아티스트 손더가 받고 있는 주목도가 과연 합당한지 해당 곡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도록 하자. – Geda







Walter Wanderley - Summer Samba

<서울레코드페어(Seoul Records Fair)>에서 LP를 잔뜩 사서 나오는 길에 생각했다. 1년에 한두 번 들을까 말까 하는 LP를 이렇게 땀을 뻘뻘 흘려가며 모아야 하는 걸까. 깊은 회의감에 그간 모은 LP를 정리하기로 했다. ‘좋은 음반만 남겨야지.’라는 생각에 적게 들은 LP를 골라냈다. 가장 먼저 손에 잡힌 건 월터 원덜리(Walter Wanderley)의 [Rain Forest]. 뉴욕에 놀러 갔다가 3달러를 주고 산 재즈 앨범이다. 표지에 '브라질 최고 오르가니스트의 앨범'이랑 글자가 타이포그래피로 쓰여 있어 약간 웃기기도 한데, 놀랍게도 실제 앨범 커버 디자인의 일부란다. 재즈와 보사노바, 삼바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다. 1966년에 발매한 앨범이니 보사노바 붐이 살짝 사그라들기 시작한 시점에 나온 셈이다. 보사노바와 삼바를 의식한 미국의 재즈 연주자들과는 달리 이 브라질 연주자는 특별한 강박이 없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브라질 음악가임을 증명하니 특별한 강박이 생길 리가. 이 60년대 명반의 A면과 B면을 다 재생했다. 회의감은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LP를 다시 수납장에 넣으며 생각했다. 음반의 존재가치는 재생횟수에 국한되는 게 아니야. 언젠가 또 이런 회의감을 느끼겠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다. – 류희성






SWV - Co-sign

지난 30일, TLC가 실로 오랜만에 돌아왔다. 비록 레프트 아이(Left Eye)가 없지만, 마지막 앨범 [TLC]는 90년대의 그들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시대를 풍미했던 또 다른 3인조 걸그룹 SWV가 2012년, 약 15년여 만에 컴백했을 때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SWV 특유의 감성에 젖어 들게 하는 진득한 무드를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시간만 지났을 뿐, 타지(Taj), 렐리(Lelee), 코코(Coko)의 모습은 거의 그대로였고, 새 앨범 [I Missed Us]도 단순히 <토토가> 수준에 그치지 않고 꽤 그럴싸했다. 물론, 전성기 시절에 자주 선보였던 다운된 톤의 끈적한 슬로우잼이나 신나는 뉴잭스윙이 주를 이루진 않았지만, 적어도 세 멤버의 과거 명성에 누를 끼치지는 않는 수준의 수작이었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힙합 소울 넘버 "Co-Sign" 한 곡만으로도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돌아온 SWV와 TLC를 두고 추억 팔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그러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음악을 선보였다고 말하고 싶다. - Melo






Calvin Harris (Feat. Kehlani, Lil Yachty) - Faking it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의 이번 앨범 [Funk Wave Bounces Vol.1] 속 대다수 트랙들이 활기차고 시원한 여름을 떠올리게 한다면, "Faking it"은 개인적으로 조금 다른 느낌의 트랙으로 다가왔다.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리듬과 둔탁한 드럼, 그리고 끝 음이 당겨진 기타 음이 석양이 지는 여름의 해변을 떠올리게 했다고 할까? 이렇듯 캘빈 해리스가 조성해놓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알앤비 씬의 신흥 강자 켈라니(kehlani)와 힙합 씬의 신흥 강자 릴 야티(Lil Yachty)가 만났다. 켈라니는 여유로운 무드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노래를 이어가고, 릴 야티는 자신의 또 다른 정체성인 릴 보트(Lil Boat)로서 타이트하면서도 어느 정도 멜로디를 지닌 랩을 구사한다. "Faking It"의 내용처럼 헤어진 연인이 각자의 입장에서 애매모호한 관계를 이야기하는 노래는 많지만, 켈라니와 릴 야티, 그리고 캘빈 해리스만큼의 신선함을 보여주는 노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곡을 들으며 앨범의 커버 아트워크처럼 해지는 저녁의 기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 Loner






Allan Kingdom - Northern Lights

알란 킹덤(Allan Kingdom)을 처음 봤을 때가 떠오른다.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함께 브릿 어워즈에서(BRIT Awards)에서 화염 방사기를 쏘며 "All Day"의 후렴을 맛깔나게 부르던 모습. 나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알란 킹덤이 앞으로 씬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을 줄 알았다. 한때 토리 레인즈(Tory Lanez), 브라이슨 틸러(Bryson Tiller) 등과 함께 주목받는 루키로 각종 매체에서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후의 행보는 잠잠하다. 작년에 야심 차게 낸 앨범 [Northern Lights]는 평단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또 <2017 XXL FRESHMAN>에 노미네이트 되긴 했지만, 팬들로부터의 언급은 상당히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반응이 아쉬우면 어떠랴. 나는 알란 킹덤의 팬이고 그의 음악이 좋다. 랩과 싱을 오가며 내는 독특한 음색, 음악들에서 돋보이는 중독성 있는 훅까지 그의 매력 포인트는 충분하다. 이번 선곡은 지난 앨범의 수록곡이자 타이틀과 동명의 트랙인 "Northern Lights"다. <2주의 선곡>을 빌어, 팬심으로 그의 음악을 함께 들어보고자 한다. - Urban hippie


글 | 힙합엘이 매거진팀
이미지 |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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