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힙합 앨범이라고 하면 전 다음 앨범들을 꼽고 싶습니다. 약간 한국 "힙합" 명작선이라기보다, "한국" 힙합 명작선인 느낌...? 일단 10개만 꼽아 보았습니다.
1. 오리지널 - 차붐 : 후드가 아닌 '안산'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갱스터가 아닌 양아치가 거친 어투로 쓴 자서전. 개인적으로 한국의 거친 면을 담아내고 싶은 래퍼라면 반드시 들어 보아야 할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 EAT - 화지 :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표현 방식보다는, 트랙 각각에서 은연 중에 펼쳐지는 삶의 단면들이 한국적이라서 꼽았습니다.
3. 녹색이념 - 김태균 : 위의 EAT과는 정반대로 메시지와 가사적 표현에 강하게 한국의 일면들이 '돈'이라는 문제 의식과 얽히고 설킨 모습이 한국적이라고 느꼈습니다.
4. 4 the youth - 저스디스 & 팔로알토 : 가사적 측면에서 한국, 특히 서울의 향취를 물씬 담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문법은 외국적일 수 있겠지만, 하고 싶은 말은 한국 사회와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5. 고결한 충돌,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 - JJK : JJK의 비공식적 기록 시리즈를 들으면서는 딱히 한국적이라고 느낀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도 이 결혼-출산-육아 시리즈는 참 우리 일상과 많이 맞닿아 있는 듯 싶더라구요.
6. ㅠㅠ - 009 : 다큐멘터리와 뉴스를 이용한 사운드, 돈에 대한 일그러진 집착과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가사 모두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익스페리멘탈 힙합 자체가 한국적인 사운드를 반영하냐고 물으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사 예술 자체로서의 성취 하나만으로 뛰어난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체벌하는 학교 / 방과후 빈 운동장과 뚝방 아래 방황도"에서 이어지는 가사는 마치 선명하게 찍어 놓은 근접 사진 몇 장을 어지럽게 걸어 놓은 전시회를 걷는 듯했습니다.
7. Boyhood - 창모 : 저는 어떤 음악을 들을 때에 공간적 배경이나 상황이 그려지는 경험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모의 보이후드는 한국형 성공 서사의 전형 아래에서 창모를 보여주는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풍경이 많이 섞여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느꼈습니다. 남들 보라고 예쁘게 다듬어 놓은 일기장인데, 일기장에 수록된 그림이나 사진들만으로도 창모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랐는지가 느껴지는 앨범 같았습니다. (같은 이유로 2MH41K도 포함하려고 했으나, 자전적인 감이 훨씬 강한 앨범이라...)
8. Money vs Love : Dream - 저스디스 : 서울에서 할 수 있는 말을 서울에서 자란 아이가 서울스럽게 뱉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음악적 성취가 크다고 생각해서, 한국적임을 강조하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9. Korean Dream - 비프리 : 말 그대로, 한국의 풍경 여기저기를 지겹도록 경험한 교포가 한국에서 꿀 수 있는 꿈을 그려 놓은 앨범입니다. 코리안 드림이라는 앨범의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10. 24 : 26, Life's like - 빈지노(재지팩트) : 2010년대 20대의 감성을 그대로 대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국의 단면 하나를 크게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앨범에서 '한국적'임을 느끼셨나요?
공공구는 그 특유의 앰창인생 감성을 잘 담았음
저는 양화가.....특히 역마 같은 부분은 한국인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이센스를 좋아하는데 세 앨범 다 한국적인 세련됨이 느껴지더군요. 에넥과 이방인은 사회비판적이고 한국의 우울함 같은 걸 잘 담아냈다 생각합니다
에넥을 쓸까 말까 하다가... 프로덕션과 랩이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가 '한국'이라기보다 영락없는 '이센스 이센스 이센스!!!' 느낌이라서 살짝 망설였습니다 ㅋㅋ 다만 Back in time이나 삐끗 같은 곡들에서는 한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긴 하죠.
저는 양화가.....특히 역마 같은 부분은 한국인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죠
딥플로우의 목소리가 사실 제 취향이 아니라서 양화는 미루어 두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들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음악을 들을 때 가사보단 다른 것들을 많이 봤는데 이 글을 보니 앞으로 가사도 심도있게 봐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은 꽉찬 속을 안보고 겉을 치장한 화려한 장신구들만 봤었던 것 같네요
힙합을 가사 예술로 즐기는 것도 하나의 감상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공공구는 그 특유의 앰창인생 감성을 잘 담았음
이거ㄹㅇ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와닿습니다
Illvibrative Motif
서울에게 바치는 앨범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크으
와 가로사옥 돈숨을 빼먹었네요... 네임즈도 참 좋아하는데, 손 심바의 고유한 정서와 심바 vs 세상 감성이 한국적인 공감대보다는 자전적인 서사의 강조에 가까운 것 같아서 안 넣었습니다 ㅎㅎ
Gaechu
진짜 이 가산 지렸지 ㅋㅋ
디스곡에서 이런 가사가 나온다는게
개쩔었음
녹색이념은 '한국'힙합으로 봤을때는 최고의 앨범 중 하나라고 생각함
공공구도 정말 한국적인 느낌으로 가사 잘쓰는듯 특히 정릉이 진짜 가사를 잘썻고 ㅠㅠ도 한국적인 느낌으로 잘쓴듯 똑같이 돈 달라고 하는데 그걸 납득시키는 이유들이 굉장히 한국적인
한국적인 걸로 이센스 이길만한 거 많지 않은거 같음
저는 고스트클럽 앨범
한국 양아치의 삶을 잘 담은듯
2mh41k
이런 측면에서 탕아도 빠질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공구는 ㅠㅠ 외에 정릉같은 곡에서도 그 특유의 가사가 너무 좋음
눈 마주치면 시비라도 걸고 싶은 사람들은
사랑 가사를 불러제끼며
노래방 바닥에 침 뱉고 연기 뿜어
모순이 곧 숨인 정릉의 밤
목숨이 두 개인 것처럼 웃어
지아천깨는 고트가맞아요인정
일리닛 학교에서 뭘 배워
전설
화나콘다, 최엘비 cc , 다듀 택시드라이버 요정도 생각나네요.. 하나더하자면 뉴블러드…??
이 분야는 리짓군즈가 갑이라고 생각함
ㄹㅇ
정크드렁크러브
gong님의 서울부띠크 라는 앨범도 꼭 언급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한국적인 감성을 정말 잘 담아냈다 생각합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