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에 앞서 저는 올티나 언에듀 둘 중 어느 래퍼의 특별한 팬이 아님을 밝힙니다
오히려 둘 모두의 음악을 즐겨듣고 이번 디스전도 팝콘까고 재밌게 보던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번 언에듀의 디스곡을 듣고 느낀게 있어서 글을 좀 써볼까해요
우선 힙합씬의 디스전이라는게, 래퍼들간의 싸움이지만 결국 나중에 둘중 승자를 결정하는것은 결국 리스너들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좋은 디스곡인가를 판단하는데에 있어서는
1. 디스의 계기가 명확하게 전달되었는가?
2. (당연한거지만) 누가 랩을 더 잘하였는가?
3. 상대를 얼마나 재치있게, 혹은 센 가사를 통해 열받게하는가?
이 세가지가 주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곡 자체의 퀄리티가 좋은가 등은 디스전뿐만 아니라 걍 음악 자체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겠습니다)
저중 제가 이번에 말하고자 하는 바는 1번입니다
올티와 언에듀의 비프가 시작된 계기는 1년전에 언에듀가 올티에게 넌 한국힙합을 망하게 하였으니 현피를 뜨자 라고 보낸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받은 올티는 당시에 황당하였다고 말했고, 후에 언에듀가 생각해보니 너무했던 것 같다고 주변인들에게 말했다는걸 들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올티는 이 내용을 1년이 지난뒤에 다시 꺼냈고, 언에듀에게 사과를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언에듀는 사과대신 도발을 추가적으로 행하기를 택하였고, 결국 이것이 디스로 이어지게 된거죠
현 상황에서 올티의 디스 계기는 명확합니다. 상대에게 먼저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소 김빠지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힙합 디스전뿐만 아니라 그냥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상대가 자신에게 먼저 시비를 거는거만큼 갈등이 시작되기에 좋은 계기가 별로 없습니다
결국 언에듀가 먼저 비프를 건 행위 자체가 올티의 디스에 아주 좋은 명분이 되어준 것입니다
그럼 언에듀를 한번 보죠
언에듀가 올티에게 먼저 비프를 건 명분은 올티가 한국힙합을 망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전 여기서 고개가 갸우뚱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그동안 올티가 국힙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차라리 올티가 프리스타일말고는 내세울만한 작업물이 없지 않냐 등으로는 얘기가 오갈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올티가 국힙을 망쳤다는 결론으로는 도달하기 힘들죠
하지만 언에듀의 기믹이 기믹이었던만큼 걍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죠
하지만 dm으로 가볍게 시비거는거랑 디스곡을 내는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냥 시비거는거랑 달리 디스곡은 리스너를 납득시키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특히 비프를 처음 시작한 쪽에서 처음 내는 디스곡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죠
하지만 이 부분에서 언에듀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올티에게 비프를 건 가장 큰 명분이었던, 올티가 국힙을 망쳤다는 그의 의견은
그의 곡 어느 라인에서도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의 이번 디스곡 내용은 크게
1. 올티는 스파링 거부한 쫄보다
2. 올티는 돈을 못번다
3. 올티는 헌팅술집에서 까인다
4. 올티가 과거에 논란이 되었던 행위 재조명
5. 올티는 쇼미촬영때문에 마케팅용으로 이걸 1년만에 다시 꺼낸거다
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 어느 내용에서도 ‘그래서 올티가 국힙을 망쳤다고 생각하는구나’라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습니다. 혹시 여러분은 있으신가요?
물론 이 모든게
‘언에듀 컨셉이 원래 헛소리하는거 아니냐. 이런 문제는 걍 언에듀의 기믹에 때려박으면 해결된다’라고 말씀하시면 딱히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기믹을 고려하더라도 비프의 시발점이 되었던 그의 말을 명확하게 설득해주지 못한(적어도 저에게는)
그의 이번 디스곡은 아쉬움이 남는게 어쩔수가 없네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애초에 1년 전 올티에게 시비걸때 국힙을 거론할게 아니라
그냥 ‘너가 병신같아서 싫어’와 같은 뉘앙스로 시비를 걸었다면
그 행위 자체가 옳고 그른가와는 별개로 오히려 그게 언에듀의 기믹과 더욱 잘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곡이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렇게 이번 디스전에 대한 저의 의견을 한번 주저리주저리 지껄여봤습니다
제가 무조건적으로 맞다는건 아니고, 그냥 저의 소감을 한번 써봤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저와 다른 의견도 환영합니다
'에에ㅔ에~~겁쟁이래요~ 힙합이라면서 케이팝스타 나갔었대요~~~'
차라리 곡 전체가 이런 느낌이었으면 훨씬 나을 것 같은데.
여러모로 급조한 티가 많이 나는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통일이 잘 안되어있고 가지치기해야 됐을 것 같은 구린 부분들이 몇 군데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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