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xed by @hatefullmind
Mastered by @dselcozyboy
Artwork by @hatefullmind
이제야 편하게 가사로 쓰는 소재
니 연락이 안 닿을
이 먼발치에서 외친 내 문장들이 숨네
원래 기다리는 만큼 감정들은 발효하기 마련,
내 제작년 성탄절 전 날 처럼
비참하고 깜깜하게 불을 꺼두고
공책에 빈 공간에 스케치해,
너가 남겨둔 걸 되짚어서,
슬슬 래퍼로서 체면 챙기고 싶을때쯤에
습관처럼 켰던 휴대폰 속 새로운 팔로워,
늘 그렇듯 평범한 일상, 평범한 일탈,
딱 봐도 멀쩡한 인상.
래퍼는 팬을 만나고 다니면 안 된다는 형들의 말,
나는 그 말보다 너가 더 궁금하니까
겉으론 관심 밖. 근데 기다렸지,
어설프면서도 또 치밀하게 가까워질 내 계획.
어떻게든 결국 우린 만났고
영화가 끝나, 널 막차로 보내느라
새벽에 혼자서 있던 강남역.
그때 정말로 너와 남고 싶었어,
그때 온전히 너와 나로 있어서
니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고 들리는 거 같아,
한겨울에 내 몸을 감싸는 이불 같던
그때 너와 나로 남고싶어서
그 기억들을 머릿속에다 기록했지,
언젠가는 쓸거라면서,
그건 너만을 위한 verse
너를 위한 랩을, 혹은 너를 위한 예술,
그런 건 내 전부는 아니어도
너 덕에 열심히 했어,
못생긴 내가 멋져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내 모습을 바로 보일 순 없어도
만나기로 했던 그 날로 부터 2주 뒤를 위해서
평소에는 바닥치는 자존감을 억지로 일으켜,
기대했던 나와 달리
사흘전에 넌 "안 되겠다"며,
그 짧은 말로 그 간의 시간과
내 연락처를 잘라,
끝도 못 본채로 서로에게서 나와,
더는 안 봐,
우리가 영화관에 있을때완 달라
난 이제 너가 궁금한 채론 못 끝내
정 안 된다면 왜 끝내야 하는지라도
말해줬음해,
진짜로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었는데
난 화면 속에 갇혔어,
너를 내 화면 밖으로 꺼냈었는데
한 달 정도를 곱씹어서,
이것 역시 소재라고.
너를 위해 썼던 첫마디,
"넌 단아했었다"고
그때 정말로 너와 남고 싶었어
그때의 온전한 너와 나이고 싶어서
네 말투가 여전히 생각나
기가 눌리는 것 같아,
이렇게 로만 여자를 만나왔었던 내가
그때 너와 나로 남고 싶어서,
이 얘기들을 그대로 써,
니가 듣지 않았음 한다는 가사를
너가 듣기를 바라면서
몇개월이 지나, 난 정말로 괜찮아져
너 빼고 모두가 들은 듯 한 곡은
반응이 좋아,
생각과는 달리 점차 멋져졌어, 내 모습은
어쩌면 너에게 보이고 싶던
내 모습이었을거야
그걸 소재로 다 풀어, 비운의 주인공 같아,
너 역시 아름답게 포장했어,
그걸 좋아해서 관심을 받고선.
울려대는 알림 소리,
습관처럼 켰던 휴대폰, 익숙한 팔로워,
"정말 미안해, 한번만 다시 만나보자"
그 연락을 받고서 강남에 갔어
답장보다 필요했던건
니 말투와 니 목소리니까
며칠이 지나,
석촌호수에선 서로를 안아
난 그게 끝인 줄 알았어
너가 안 보는 사이에
날 밖으로 꺼내준 니 화면 속엔
다른 남자가 만나자고,
넌 그 사람이 나보다 더 멋있어 보였나봐,
아니 그렇게 생각이 드는 내가 싫어져서
아니 실은 나에게 내 처지를
다시 알려준 너가 너무나도 미워져서
연락을 끊고 너를 밀어뒀어
잘못했단 말만 하는 니 전화 통화는 필요없어,
30분 간 사과를 듣다가 너를 치워뒀어
내가 너무 한심해 보여,
진짜로 잠깐 든 생각에
너를 위한 곡을 지울까 말까 하다
이제야 먼발치에서 쓰는 문장들이 나와.
이제 넌 이름 보다 나에겐 소재로만 남아
그때 정말로 너와 남고 싶었던
난 이제 없으니까
네 통화 좀 치워줘,
그때 납작해진 내 자존감들이 남아,
날 울리는 것 같아
이제 네게는 미움 밖에 안 남아,
그때 너와 나로 기록했었던
그 곡의 내용은 잘못 됐어,
시간이 지나 이제서야
정제되어서 너를 위한 말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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