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스윙스의 인스타 라이브를 봤는데, "본토든 한국이든 힙합에 여성비하적 표현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본토의 니키 미나즈처럼 그걸 정면으로 맞서는 자기 색깔 뚜렷한 여성 래퍼가 나왔으면 좋겠다" 뭐 이런 취지의 말을 하더라고요.
뒤이어 이런 쪽으로 리미가 최고였는데 지금은 그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해 아쉽단 얘기도 하고
제 기억에도 00년대 한창 힙합 듣던 당시 활동하던 여성 래퍼들 10명 중 10명은 윤미래 아류라는 소리밖에 듣지 못했고, 그 와중에 혜성같이 나타난 존재가 리미였거든요.
단순히 랩 스킬만으로도 강하게 때려박는 윤미래식 스타일에서 홀로 벗어나 있었고, 주제면에서도 그 당시 여성 래퍼들에겐 볼 수 없었던 강도높은 섹드립, 디스, 자기 일상 훤히 까발리는 가사들 등 그 오리지널리티와 스펙트럼이 타 여성 래퍼들과 궤를 달리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수위높은 가사는 이비아(현 타이미)도 시도했으나 얜 일단 기본 실력부터 딸림)
그게 좀 논란이 되니까 본인 싸이월드에 "나 섹스 좋아해. 남자들도 섹스 좋아한다 말하고 다니는데 난 왜 안 돼?" 식으로 응답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보다 더 여성에게 보수적이던 당시 한국 문화에 정면으로 맞서는 마인드기도 해서 저에겐 꽤 인상깊었어요. (OVC 부터가 이런 마인드 가진 애들로 뭉친 크루였고)
이후 고소전으로 번지며 결과는 좋지 않게 됐지만 유니크원이 리미 디스하니까 바로 조져주겠다고 맞디스 낸 모습도 굉장히 인상깊었었고, 오버클래스 컴필에서 I'm Hot 이라는 웰메이드 싱글 곡 하나 뽑아내기도 했었고,
버벌진트나 이센스가 해낸 모습처럼 독보적인 리미의 존재로 씬의 여성 래퍼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런 모습을 예상했는데, 현주소는 다시 원상 복귀네요.
언프리티 랩스타가 어느정도 순기능이 될 수 있을까 봤는데 망한 컨텐츠됐고, 거기서 배출된 제시, 치타 등 실력 괜찮은 래퍼들도 있으나 이들도 자기 색깔에 있어선 윤미래식 스타일의 그늘 아래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키디비, 슬릭 등이 오리지널리티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듯해 보였으나 작업물도 영 없고 아직 한참 부족해 보이네요.
슬릭은 뭐 말하기도 싫고, 키디비는 그녀가 수치심을 느껴 블랙넛을 고소한 결정에 대해선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만일 언프리티 등에서 보인 모습처럼 자기도 강도 높은 맞불 디스로 갔으면 지금 씬 내에서의 평이 훨씬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미련도 남고 그래요.
08년 리미 수준의 초신성까진 아니더라도, 또 성적 유희 및 트래쉬 토크를 굳이 즐기지 않더라도 본인 오리지널리티를 뚜렷이 내세우는 여성 래퍼 한 명이라도 나왔으면 해요. 국내 힙합 메인스트림에선 본토 힙합 카피캣에 반하여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데 여성 래퍼들 사이에선 그 시도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아쉬울 따름.
리미 빼곤 마음에 드는 음색을 가진 래퍼도 없고(그나마 쇼미 6 에이솔이 어둡고 둔중하게 내는 것이 제법 마음에 들었네요)...
뭐, 그냥 좋은 음악 들으며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활발하게 작업하는 좋은 래퍼가 나오겠지요. 자신이 힙합을 아끼고 사랑하고 씬 안에서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두각을 드러내는 거고 아님 못하는 거고, 별 거 있겠습니까.
재키~~~쉬이이잍
더 떠야할텐데 빨리 ㅠㅠ
일단 본토에서 이어내려오는 일종의 여성혐오나 섹시 빅부리호 빝-치만 찾는 힙합씬에서 여자가 주인공으로 활약한다는게 솔직히 쉽지 않구요. 약간은 역설적이나 그런 남자들의 시선에 맞서는 태도를 지니면서도 본인이 못생기면 안됩니다... 니키미나즈 카디비 등 일정 수준 이상 올라오고 차트 먹었던 랩퍼들 가슴까고 엉덩이까면서 섹스어필 해왔구요 그래서 Young MA같이 보이쉬한 여성 랩퍼들한테 한계가 있는거 같아요 리미,슬릭도 마찬가지구요... 글이 길었지만 결론은 랩도 잘해야하지만 섹시해야 씬에서 환영받음 그런걸 즐겨오는게 익숙한 문화라. 제 뇌피셜이라기보단 그냥 힙합씬에 관심가져오면서 느낀 귀납적 결론임다..
근데 저런 여자대변 한다는 식 니키같은 래퍼가 나온다면
일단 한국에선 대차게 까일거라봐요..슬릭경우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일단 전반적 사회분위기 자체가 바뀌어야 할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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