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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들어봐야 할 알앤비 앨범 List <3>

TomBoy2017.02.03 23:02조회 수 3012추천수 5댓글 4

50. Shayna Steele - I'll Be Anything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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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소개할 샤이나 스틸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신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면서 명성을 쌓은 뮤지컬 배우이자 뮤지션이다. 샤이나 개인이나 발매한 앨범 모두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음에도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이다. 그녀의 음악은 어쿠스틱한 네오소울에 기반을 두고 어반 알앤비, 재즈, 펑크 등의 다양한 장르를 규합했다.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듯이 앨범 속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활기와 풍성함은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도 뮤지컬 무대 위에서 노래하듯이 펼쳐지는 그녀의 시원스러운 절창은, 그녀에게 제2의 샤카칸이라는 뜻에서 '샤카카너'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49. Will Downing - Emotions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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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즈/소울 보컬리스트의 계보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던 윌 다우닝. 그는 실제로도 데뷔했던 80년대 후반 이래, 매년 새로운 앨범을 선보이면서 20여 개의 정규 앨범을 보유한 아티스트이다. 이런 그의 열정은 비록 활약하는 장르와 추구하는 방향은 다를지라도 프린스의 그것을 떠오르게 한다. 기본적으로는 재즈 음악의 형식과 바리톤의 성종을 바탕으로 음악에 안정감을 부여한 채, 알앤비와 소울 음악의 특징들을 곁들였다. 그의 앨범 대부분이 혁신과는 거리가 있지만 편차 없이 꾸준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윌의 팬들 역시 가장 좋아하는 윌의 앨범이 저마다 각기 다른 경우가 많다. 나 같은 경우는 2003년 발매되었던 이 앨범 Emotions를 그의 최고 앨범으로 손꼽는다. 대표적인 알앤비 음악 리뷰 사이트 소울 트랙스는 윌의 음악을 "어렸을 적 먹고 나서 잊을 수 없었던 초콜릿의 맛을 다 커서 발견한 느낌"이라고 멋스럽게 표현했다.  




48. Keyshia Cole - Just Like You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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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메리 제이 블라이즈를 알앤비의 여왕이라 표현하곤 한다. 키샤 콜은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적통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블라이즈 못지않게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는 여성 알앤비 뮤지션이다. 미시 엘리엇, 스캇 스토치, 다크 차일드, 피트 락, 비칵스, 마리오 와이넌스, 퍼프 디디 등의 당대 음악 좀 만든다 하는 프로듀서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키샤 콜의 소포모어 앨범은 가히 그녀의 커리어 최고 역작이라 불릴만한 앨범이다. 대중음악신에서는 간혹가다 몇 년에 한 번씩 장르와 시대의 정수를 담은 멋진 앨범들이 탄생하곤 한다. 키샤 콜의 Just Like You는 자랑할만한 거리가 극히 적었던 2000년대 중반 흑인음악신을 대표할만한 앨범 중 하나이다. 




47. Carmichael - Fantasy Rid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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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앨범에 수록되었던 It's Over, 소포모어 앨범에 수록되었던 Rock It 같은 곡들 덕에 미미하게나마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카마이클. 그는 우렁차게 울려대는 베이스와 힙합 음악이 장악한 애틀랜타 언더그라운드신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다. 그는 2000년대 중후반 꽤 훌륭한 앨범들을 선보였음에도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한 인물이다. 애틀랜타 및 미국 남부 지역을 중점으로 활동하고 전국적으로 소규모 공연을 돌면서 활동하고 있는 카마이클은, 기타 뛰어난 알앤비 뮤지션들의 선례와 마찬가지로 괜찮은 완성도를 가진 앨범을 준비했지만, 시대의 요구와 유행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인 One Mic Music의 든든한 지원 아래 그가 선보인 음악들은 꺼지지 않은 정통 알앤비의 유지라고 할만하다. 




46. Chrisette Michele - I Am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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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데뷔하기 전부터 제이지(Lost One)와 나스(Can't Forget About You)라는 힙합계의 두 거물의 부름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크리셋 미셸의 데뷔 앨범이다. 앨범 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앨범 속은 온통 미셸의 자전적인 이야기들과 자신이 겪었던 풋풋한 사랑의 경험들로 가득하다. 이는 데뷔 앨범에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신인 뮤지션들이 선택하곤 하는 주요 형식 중 하나이다. 그런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보다 더 솔직하고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이유는 미셸의 독특한 개성이 담긴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앨범 내 모든 수록 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전설적인 프로듀서 베이비페이스와 살람 레미, 언더독스 출신의 키보디스트 케빈 랜돌프가 참여하여 인상적인 순간을 선물했다.      




45. Me'Shell Ndegeocello - Peace Beyond Passion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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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활동을 시작한 네오소울 뮤지션 중에서 가장 급진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미셸 엔지오첼로. 그녀의 실험적이고 탐구적인 면은 당대의 디안젤로와 에리카 바두 같은 뮤지션들보다 한수 위라고 할 수 있으나 인지도에서는 하늘과 땅 같은 차이를 보인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쉽사리 판단하기 어려운 그녀의 이름이 한몫했으리라 생각한다. 미셸의 앨범은 대부분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하지만 가장 뛰어났던 기간은 데뷔 앨범을 비롯해 3장의 앨범을 발매했던 90년대이다. 앨범에서 최고의 백미로 꼽는 8번 트랙 Who Is He And What Is He To You를 듣고 나면 이 앨범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과 더불어, 그녀의 장기인 일품의 베이스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실험적인 네오소울을 지향하고 재지하고 도회적인 느낌들로 가득하다.




44. Luca Dimoon - ...On Different Mood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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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혹시나 이탈리아의 소울 뮤지션 루카 디문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 No More Suga를 통해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루카 디문이라는 이름은 알지 못하고 No More Suga라는 곡만을 기억할 수도 있다. 어찌 됐든 No More Suga라는 불후의 명곡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아예 없지는 않은듯하다. 하지만 정작 No More Suga라는 명곡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이 앨범 ...On Different Moods이다. 이런 훌륭한 앨범을 만들고도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루카 디문이 이 앨범에서 빚어낸 참신한 리듬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듣고 있자면, 또 하나의 네오소울 역작인 레미 쉔드의 The Way I Feel이 떠오르기도 한다.   




43. Jonas - WAITT (We Are In This Togethe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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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의 덴마크 출신 소울 뮤지션, 조나스의 이 앨범이 발매되었던 2009년에는 막상 이 앨범을 듣지 못 했다. 이 앨범이 발매되었던 2009년에는 훌륭한 알앤비 앨범들이 정말 많이 나왔던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이었다. 조나스의 등장은 나름 센세이션 했는데, 첫째, 그의 출신지가 알앤비/소울의 정취와는 거리가 먼 북유럽의 덴마크라는 점. 둘째, 조나스의 데뷔 앨범에 담긴 음악이 너무나도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당시 미국 본토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하던 뮤지끄 소울차일드, 라힘 드본같은 뮤지션들을 위협할 재목이 나타났다는 식의 칼럼명이 아직도 머리속에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앞서 소개했던 스웨덴 출신의 멜로Melo가 떠오르기도 한다. 센세이션 했던 등장 이후로 조나스는 케케묵은 빈티지 세션이 주는 매력과 브리티시 네오 소울의 정수를 결합한 걸작 WAITT를 들고 다시금 우리를 찾아왔다.




42. Nodesha - Nodesha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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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디샤Nodesha는 엔젤 그랜트Angel Grant를 발굴했던 Flyte Tyme Records에 소속되어 있던 뮤지션이다. Flyte Tyme Records는 전설적인 프로듀싱팀인 지미 잼 앤 테리 루이스가 설립한 회사이고, 이 앨범의 제작은 자연스레 JJ&TL가 담당하게 되었다. 제작 과정에는 JJ&TL 외에도 저메인 듀프리와 댈러스 오스틴 같은 뛰어난 프로듀서들도 함께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너무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함에도 그녀의 선배였던 그랜트의 앨범과 마찬가지로 크게 빛을 발하지 못 했다. 당시 자넷 잭슨이나 스파이스 걸스 같은 팀들과 교류하며 기량을 뽐내던 JJ&TL가 총괄한 앨범의 결과라고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 앨범은 당시 묘령이었던 노디샤의 생기와 열정, JJ&TL의 음악적 역량이 집중된 앨범이고 200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미디움-템포 알앤비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멋진 앨범이다. 




41. Keith Martin - It's Long Overdue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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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스 마틴은 전형적인 90년대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자신이 가진 목소리를 최고의 장기로 삼고, 당시 유행하던 발라드 스타일을 표방하고, 한곳에 가만히 서서 노래하며, 잔뜩 찌푸린 얼굴과 손짓으로만 감정을 전달한다. 마틴은 비록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90년대 알앤비 솔로 앨범 중에서도 아로새길만한 앨범 It's Long Overdue를 탄생시켰다. 알앤비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Never Find Someone Like You, Because Of You 같은 곡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수록 곡들은 편안하고 부드러운 무드를 유지한다. 마틴의 음색은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롭고 그의 뛰어난 가창은 시종일관 적정선을 유지한다. 이 앨범은 단순히 90년대 명반이라는 수식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시대의 정수를 가득 머금은 불후의 명반이다.




40. Rahsaan Patterson - After Hours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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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그 찬란했던 과거마저 희미해진 라샨 패터슨. 라샨이 더 이상 괜찮은 음악을 들려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를 기다리는 팬들이 제법 존재하는 이유는 순전히 그의 영광스러운 과거 때문이다. 1997년 선보였던 충격적인 완성도의 데뷔 앨범 Rahsaan Patterson, 그 기세를 이어 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려버린 99년작 Love In Stereo, 오랜 기다림 끝에 더 진일보한 음악으로 돌아온 04년작 After Hours까지, 그가 발표한 3장의 앨범은 모두 네오소울 역사에 길이 남을 클래식 앨범이 되었다. 어떤 앨범을 듣더라도 각 앨범만의 멋과 흥이 존재했고, 팬들은 그걸 자랑으로 여겼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 후로는 음악과 유명세 모두 귀신같이 추락해버렸다. 다 잊어버렸다 생각했음에도 이 앨범의 인트로인 The One For Me의 전주는 라샨에 대한 모든 기억과 감각을 되살려준다. 그게 몇 번이 됐든지 간에. 

 

 
39. Kem - Intimacy Album III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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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Kemistry라는 걸출한 앨범으로 데뷔한 이래, 네오소울 뮤지션 켐이 선보인 트릴로지는 실로 굉장한 음악적 성취이다. 이 눈부신 여정은 트릴로지의 마지막 작품인 Intimacy에 와서 절정에 달한다. 이미 정평이 나있는 켐의 감미로운 보컬에는 세월을 견딘 내실과 여유로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보컬을 제하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마치 한 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겠다는 일념으로 재단된 편곡이다. 이 단 한 장의 앨범 속에는 어반 뮤직 특유의 나른함, 쉽게 가시지 않을 정서적 여운, 일류 세션의 입체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들어맞는 최적의 핏이 담겨 있다. 이 모든 것을 타고 넘나들 마법 같은 목소리와 함께.




38. Whitney Houston - Whitney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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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트니 휴스턴은 90년대를 아름답게 수놓았던 대표적인 디바형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이 앨범은, 역시 최고의 디바 중 한 명이었던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녀의 소포모어 앨범이다. 그녀는 거의 모든 앨범이 명반이자, 앨범 간 완성도의 간극이 그리 차이 나지 않는 몇 안되는 뮤지션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은 데뷔 앨범 Whitney Houston과 바로 이 소포모어 앨범 Whitney였다. 이 2장의 앨범에는 휘트니의 대표적인 명곡 Didn't We Almost Have It All을 포함해 휘트니를 세상에 알린 거의 모든 곡이 다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앨범에는 알앤비 역사상 가장 뛰어났던 디바의 젊음과 전성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37. SWV - It's About Time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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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학창시절, TLC와 함께 감성의 자양분이 되어준 SWV는 속된 말로 90년대를 씹어먹던 그룹 중 한 팀이다. 유명세는 차치하고서라도, 음악 역시 매우 훌륭한 그룹이다. 데뷔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로의 추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팬들의 회자, 이런 추천 리스트 속에서 등장 등을 거치며 흑인 음악팬이라면 웬만해선 모르는 이들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비록 전성기와 젊음은 오래전에 다녀갔을지 모르지만 2012년 재결합 이래, 2장의 멋진 앨범을 선보이며 아직까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요즘 나는 예전만큼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을 챙겨 듣지 않는다. 그 이유는 어쩌면 아직까지 SWV와 TLC 같은 쿨하고 유쾌한 여성들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36. Boomerang Original Soundtrack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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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스트에서 소개할 사운드트랙 앨범 3장 중 두 번째 앨범이다. 90년대에 발매된 무수한 사운드트랙 앨범 중에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앨범 중 하나이다. 그 완성도의 비결은 앨범 커버의 하단을 빼곡히 장식한 참여진들의 면면에 있다. 그중에서도 일명 베이비페이스 사단이라고 불리는 베이비페이스, 토니 브랙스턴, 보이즈투맨이 활약이 돋보인다. 인트로인 Give U My Heart를 포함해 토니와 B2M 각자의 데뷔 앨범에 수록되었던 Love Shoulda Brought You Home과 End of The Road 같은 불후의 명곡들이 수록되었다. 굳이 베이비페이스의 사단이 아니더라도 이 앨범에는 절대 놓쳐서는 안될 명곡들이 너무나 많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처럼, 90년대에는 오히려 영화보다 사운드트랙이 유명해지는 기현상이 활달하던 시기였다. Boomerang은 그런 시대의 경향을 대표하는 걸작중에 걸작이다.  




35. Robin Thicke - Sex Therapy: The Experienc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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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알켈리의 등장은 남성 알앤비 뮤지션들의 캐릭터들을 크게 2가지로 정의했다.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섹스 어필을 하던지(알켈리), 아니면 비유적으로 속마음을 내비치던지(베이비페이스). 놀랍게도 이렇게 양분된 캐릭터는 2000년대 후반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했다. 로빈 시크는 관습이란 이름 아래 이어져 내려오던 식상한 섹스 어필을 도발적인 발칙함과 세련된 멜로디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비단 관능적인 면 외에도 이 앨범은 다양한 감상 포인트로 가득하다. 메인스트림을 대표하던 다양한 래퍼들과 여성 뮤지션들의 참여는 자칫 과용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막상 앨범 속에서는 저마다의 개성으로 흥을 돋우고 유려한 흐름에 기여한다. 2000년대 말에 발매된 이 앨범은 2000년대를 대표했던 클럽튠의 향수와 로빈 시크 특유의 로맨틱 송들이 한데 섞여 관능미와 낭만을 한껏 발산한다.        




34. Malik Pendleton - Look Around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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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앤비 음악의 역사에서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기간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기간이었다. 이 시기에는 후대에 수없이 회자될 걸작들이 서로 앞다투어 발매되던 시기였고, 동시에 그런 걸작 못지않게 좋은 앨범을 만든 재능들이 숱하게 사장되어 갔던 시기이기도 했다. 지금 소개하는 말릭 펜들턴은 아쉽게도 후자의 경우에 속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잊혀 간 뮤지션들 중에서도 가장 재조명 받아야 할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커리어 초기에 작곡가로서 입지를 다져온 뮤지션답게 각개의 수록 곡들의 완성도는 여타 알앤비 앨범들과 그 감흥을 달리한다. 다양한 유형의 알앤비 음악을 기막힌 완급 조절로 담아낸 이 걸작은 놀랍게도 정규 앨범으로 발매되지 못하고 프로모션 CD로 제작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33. Ricky Jones - Ricky Jone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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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는 보이즈투맨을 필두로 수많은 남성 보컬 그룹들이 등장하던 시기였다. 그중 극히 일부만이 성공을 맛보았고 대부분은 그대로 여정을 마감했다. 그렇게 사라져 간 숱한 그룹들은 훗날을 기약하며 각자 제 갈 길을 가거나, 다른 둥지에서 새로운 그룹들을 준비했다. 비운의 앨범 1장만을 남긴 채 활동을 중단했던 알앤비 트리오 Yours Truly의 리키 존스 같은 경우는 솔로 앨범을 선보였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전혀 실패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시대에 와서 열렬히 회자되는 멋진 앨범을 탄생시켰다. 어쿠스틱 사운드와 존스의 절절한 음색의 조화로운 결합이 돋보이는 가운데, 앨범의 전체적인 톤은 꽤나 담백한 편이다. 1998년에 발매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어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누구나 선호할만한 음악을 담고있다.




32. R. Kelly - 12 Play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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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사람들은 마이클 잭슨을 King of Pop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알앤비신에서 King of R&B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인물이 있다면, 그건 아마 알켈리일 것이다. 알켈리에게 저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붙여주기 위해서 그의 위용 넘치는 커리어를 일일이 읊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미 그의 데뷔 앨범 한 장으로도 충분한 수식이다. 1992년 데뷔 이래 지금까지 숱한 명반을 발매했던 그였지만, 이 앨범의 존재로 인해 그의 앨범 대부분이 평가절하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아픔은 비단 그의 후속작들뿐만이 아니라 타 알앤비 뮤지션들에게까지 고통을 주었다. 활동 기간 내내 섹스 뮤직과 클럽 뱅어 사이에서 외줄을 타던(가끔은 세상의 평화를 위해) 그였지만 이 앨범은 침대 위의 무드를 위한 슬로 잼으로 가득 차 있다. 2010년대 들어서 한결같이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그이지만 12 Play가 존재하는 이상 King of R&B라는 타이틀은 건재할 것이다. 




31. Kevon Edmonds - 24-7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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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는 명실공히 베이비페이스의 시대였다. 살짝 관점을 달리해보자면 90년대는 에드몬즈가의 시대였다. 이들은 After 7을 이끌었고, MileStone을 탄생시켰다. 베이비페이스가 그의 천부적인 작/편곡 능력으로 시대를 평정했다면, 케본이 가진 무기는 목소리였다. 90년대 최고의 아이템 두 가지가 결합해 탄생시킨 이 걸작 속에서, 케본이 가진 매력적인 미성은 그대로 듣는 이들을 매혹시킨다. 베이비페이스가 담당한 앨범의 사운드에서는 그가 들였을 노고가 그대로 새겨져있다. 정말 수록되어 있는 모든 곡에서 클래시컬한 온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90년대 숱하게 발매되었던 남성 솔로 앨범 중 단연 발군이다.




30. Adriana Evans - Walking With The Night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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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소울 뮤지션 애드리아나 에반스는 정말 한결같은 뮤지션이다. 1997년 동명의 데뷔 앨범으로 데뷔한 이래 발매한 4장의 앨범들은 모두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비록 정상급의 인기를 구가하거나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지는 못했지만, 그에 연연치 않겠다는 듯이 본인의 음악에 매진하는 모습은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에반스의 다섯 번째 앨범은 그런 그녀의 음악적 신념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너무나 멋진 곡들로 여백을 메우고 있다. 한 장의 앨범으로서 이 앨범이 취하는 형식은 별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차분하게 시작되고 점진적으로 풍성해진다. 이런 음악적 기조는 각개 수록 곡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결국 그렇게 하나둘씩 쌓인 감흥은 앨범의 종미에 다다라 관록을 품은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마음속에 잊히지 않는 감정적 상흔을 남긴다. 




29. Conner Reeves - Earthbound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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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dinary People이라는 불후의 명곡을 빼놓고서는 코너 리브스를 논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앨범 Earthbound를 빼놓고서는 블루 아이드 소울을 논할 수가 없다. 앨범 전반적으로 서정적이고 여운이 짙은 사운드와, 분명 백인의 그것이지만 흑인의 그것 못지않게 가슴을 울리는 코너 리브스의 목소리가 돋보인다. 길면 길다고도,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블루 아이드 소울의 계보에서 이 앨범은 블루 아이드 소울을 대변할 수 있는 많은 곡들(Ordinary People, My Father's Son, Earthbound)을 가지고 있다. 90년대 하얀 피부색이 희귀했던 알앤비신에서 Jon B.라는 신성과 함께 진정한 블루 아이드 소울을 선보였던 코너 리브스. 그런 그의 노고에 보상이라는 듯이 이 앨범이 가지는 위상은 어찌 보면 필연적이다.     




28. Amy Winehouse- Back To Black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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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미 와인하우스, 마크 론슨, 살람 레미 삼총사가 의기투합하여 만든 이 앨범은 음악적으로 정말 많은 가치를 지닌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Back To Black은 가장 먼저 브리티시 소울의 개가를 알렸고, 레트로 소울의 시대가 왔음을 천명했다. 이 단 한 장의 앨범이 가지는 파급력과 여진은 그 결은 다를지라도, 여러 방면에서 흡사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소포모어 앨범이었던 Futuresex/ Lovesounds를 떠오르게 한다. 이 앨범의 사운드가 선보이는 과거의 재해석과 재즈적인 터치는 음악으로 선보일 수 있는 우아함 그 자체이다. 다루는 주제의 다양성과 사랑에 대한 고차원적인 표현은 네오 소울의 그것과 닮아있다. 자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에게 던지는 삶에 대한 화두, 시대가 주는 상실감, 마약과 술에 절어있는 삶의 비애 등을 자신의 처연한 목소리로 노래한 Back To Black의 존재는 에이미의 죽음을 더 안타깝게 한다.   


 

27. Tunde Oye - Tunde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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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트하우스 패밀리의 불세출의 명곡 High는 분명 우리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그 중심에는 Tunde Oye의 환상적인 목소리가 자리했다. 툰데라는 뮤지션은 가진 목소리만으로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뮤지션이다. 그 감동의 성질은 분명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쉽게 잊히지 않는 여운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툰데가 가진 음색은 그 자체로 환상, 그 자체이다. 앨범 속은 편안하고 감성적인 이지리스닝 소울/팝으로 그득하다. 그리고 이 앨범 속의 Letting Me Down Gently는 High가 주었던 벅찬 감동 못지않게 우리에게 다시금 눈부신 음악적 순간을 선사한다. 




26. Alicia Keys - Songs In A Minor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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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에 로린 힐의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이 있다면, 2000년대에는 알리샤 키스의 Songs In A Minor가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이 앨범을 향했던 찬사들을 살펴보면 로린 힐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두 앨범이 가지는 위대함은 차치하고서라도 로린 힐이 그 뒤로 양치기 소년이 된 반면, 알리샤는 지금까지 후대에 귀감이 될만한 음악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 앨범은 만든 알리샤 키스가 들어주는 팬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는 팬들이 만든 알리샤 키스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만큼 이 앨범이 가지는 완성도와 위상은 특별하다. 그런 위용을 뽐내기라도 하듯이 이 앨범은 4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을 포함한 5개 영역에서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고, 국내에서는 Fallin을 위시한 네오 소울 열풍의 주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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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게시물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hiphople.com/index.php?_filter=search&mid=fboard&search_keyword=tomboy&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9105783Viewer


http://hiphople.com/index.php?_filter=search&mid=fboard&search_keyword=tomboy&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9139530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는 저의 재미를 위해서고, 두 번째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앤비 음악을 들었으면 해서입니다. 고전 소울 싱어 메이비스 스테이플스는 현재 소울음악신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의 모든 것을 바쳤던, 사무치는 그리움이 담긴, 바스러져가는 세상"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저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요즘 더 이상 정통 알앤비를 듣지 않는 세대를 보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누구나 음악적으로 머물러 있고 싶은 시대가 있기 마련이죠. 저는 정통 알앤비가 우리 시대에 좀 더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리스트부터는 순위 싸움이지, 대부분 다 알만한 앨범들일거에요.

재밌게 보시길^^ 





P.S. 대부분 교체하려 하였음에도 저번 리스트와 겹치는 앨범이 간혹가다 몇 장 있습니다. 



P.S. 2 상징적인 몇 개의 앨범을 제외하면 1990년대 이전 앨범은 모두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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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2.3 23:10
    소울 음악 좀 들어보려 하는데 감사합니다
  • 2.3 23:20
    팬이에요 ^^
  • 2.3 23:26

    오호 들어봐야겠다

  • 2.4 14:47
    라샨패터슨 폼이 그렇게 떨어졌나. 예전이랑 좀 달라져서 그렇지 최근작도 좋게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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