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발매된 칸예웨스트의 Yeezus.
앨범에 담긴 음악만큼 그의 앨범 커버는 독특하고 신선합니다. 빨간색 스티커가 붙은 쥬얼리 케이스. 마치 터미네이터와 같은 SF 영화에 엔딩 장면에 등장할 듯한 강한 광선 두 갈래가 그려진 CD 한 장. 808s and heartbreak 에서 선보였던 그의 특출난 디자인 감각이 Yeezus에서도 숨김없이 묻어나오죠.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Yeezus의 Vinyl은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오직 CD로만 피지컬 앨범이 발매 되었는데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0$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Yeezus 바이닐은 Unofficial한 Bootleg 바이닐입니다. 각각 빨간색 그리고 흰색 clear 버전의 LP판이 존재하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혹시 카세트 테이프는 정식 발매되지 않았을까?
Yeezus.. 카세트 테이프.. 들어보셨는지요.
놀랍게도, Urban Outfitters 를 통해 정식 발매된 카세트 테이프가 존재합니다!
당시 10$에 한정 판매되었다고 하는데, 워낙 물량이 많이 풀렸는지 현재도 비교적 매물이 많이 풀려있네요. 약 9$ 정도의 리셀 시세가 책정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보다 더 희귀한 카세트 테이프가 존재하는데..
이 테이프에는 스티커도, 바코드도 부착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겼는데..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정식 카탈로그 번호도 없습니다.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발매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This press was made exclusively for distribution to state penitentiaries. No barcode or stickers on shrink.
Supposedly limited to 250 copies.
21세기에 도래한 놀라운 데이터 저장장치의 혁신에 힘입어, 무겁고 거대한 LP판은 CD로 대체되었고, 부피도 상대적으로 크고, 컴퓨터와 호환도 불가능한 카세트 테이프도 점차 음반시장에서 도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은 새롭게 발매되는 음악을 쉽게 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이런 문제가 극에 다다랐다고 합니다. (2020년을 몇 달 앞둔 지금과는 상황이 달라 보이네요. 요즘은 카세트 버전으로 많은 앨범이 다시 발매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힙합 레이블 Commision의 수장, Chris Barrett은 자신의 형제가 뉴욕 주립 교도소에 수감된 것을 계기로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음반 유통사 Universal Records와 계약을 맺습니다.
‘Listen, you guys are in the business of selling music. I have a population that’s not being serviced. They want the music. These are your customers. There’s no bootlegging going on. But we have to give it to them on cassette.'” He set up a deal with Universal earlier this year that allowed him to order on cassette any rap album put out by any Universal label as long as the order was for at least 250 copies.
그는 당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들어봐, 너희들은 지금 음악을 파는 사업을 하고 있잖아. 난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고개들을 발견했어. 걔들은 음악을 원한다고. 걔들이 당신들의 고객이야. 교도소에는 해적판도 없어. 우리는 그냥 걔들한테 카세트를 팔면 어떨까 싶어.' 이렇게 계약이 성사되고, Universal Records는 Universal label이 발매하는 rap album을 카세트로 만들어 팔 수 있는 권리를 Chirs Barret에게 넘겨줍니다. 최소 제작 수량은 250개로 정했구요.
바로 이어서, Chris Barret은 자신이 설립한 Sendapackage.com를 통해 카세트 테이프를 뉴욕 주립 교도소에 공급하기 시작합니다. (Sendapackage.com은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의 가족들이 사이트를 통해 주문을 하면, 죄수에게 책, 생필품 등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사이트는 아직도 존재하지만, 더 이상 카세트 테이프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네요. 더불어 뉴욕 주립 교도소 외에 다른 지역까지 아직 확장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각 State마다 관련 법률도 상이하고, 교도소 관리가 엄격하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네요.)
이러한 전략은 잘 통했고, Nas의 Life Is Good, Jay-Z 와 Kanye West’s Watch the Throne 그리고 Jadakiss의The Last Kiss 등이 Prison용 카세트 테이프로 제작되어 인터넷 구매를 통해 죄수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물론 Prison용 카세트 테이프는 대중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테이프와는 다르게, 나사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분해가 불가능하게 설계되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그 기회를 통해 Yeezus의 감옥용 카세트 테이프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네요.
현재 Discogs.com에, 이 테이프는 매물이 하나 존재합니다. 가격은 80$ 정도로, UO를 통해 발매된 한정판 테이프의 열배나 되는 가격을 자랑하고 있네요. 돈만 있었다면...
그 희귀성과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그래도 눈감고 지를만한 가격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언제 또 글을 쓰게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Eminem의 Infinite 바이닐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ㅋㅋㅋ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 흥미롭네요 잘읽었어요 추천하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
오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와 이건 진짜 의미 있다ㄷㄷㄷ 좋은 글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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