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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Is West Back?: 서부에 바람은 불어오는가


‘서부 힙합’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 단절될지언정 (혹은 그렇다고 느낄지언정)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성공을 위해 시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그에 걸맞은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인정받기 힘들고 외롭게 느껴질지언정 충분히 자부심을 품어도 될만한 일이다. 물론 자신만의 색으로 성공을 거두고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모든 래퍼가 다 그런 파급력을 지닐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서부를 정체성으로 두고 성공한 음악가들이 조금씩 등장하면서 ‘서부 힙합’을 향한 조명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 Kendrick Lamar - Alright



다만, 서부 힙합을 향한 조명이라는 것이 서부 힙합 전체로 향하지는 않는 듯하다. 단적으로 이야기해, 최근 LA하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래퍼는 TDE(Top Dawg Entertainment)) 소속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제이 락(Jay Rock), 스쿨보이 큐(Schoolboy Q), 앱-소울(Ab-Soul)이다. 물론 이들이 서부의 이야기를 서부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작품은 서부라는 정체성을 가지기보다는 각 음악가가 가진 개성이 더 강하며, 다른 이들이 흉내 내기 힘든 장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네 아티스트의 음악은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불리기에는 여러 결을 복합적으로 내포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각자가 살아온 동네의 이야기와 개인적인 서사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 서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공간적 특성이다. 간접적으로나마 서부의 후드가 가지는 분위기가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셈이다.



♬ YG - Bicken Back Being Bool



물론 그러한 성격을 좀 더 직접 드러내는 예도 있다. YG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 [My Krazy Life]를 통해 밤튼(Bompton)의 존재를 더욱 확실하게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가 하면, 크립(Crip)과 블러드(Blood)라는 갱단의 존재감을 메인스트림 위로 다시 꺼내 들었다. 아마 이 앨범은 '웨스트 코스트 힙합'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다수의 이견이 없는 작품 중에서는 가장 최신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YG가 발표한 이 작품 이후 노이지(Noisey) 매거진에서는 <Bompton>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시간이 난다면, 영어가 가능하다면 한 번씩 볼 것을 권한다. 켄드릭 라마, 그리고 그의 어릴 적 친구 릴 엘(Lil L)을 비롯해 파이루(Piru) 갱단의 멤버들을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보통은 접하지 못할 사소한 부분부터 거친 현실까지, 다큐멘터리는 가공과 포장을 배제한 채 밤튼의 모습을 담아낸다.



♬ Sage The Gemini (Feat. IamSu!) - Gas Pedal



그 외에도 서부 힙합을 이어가는 방식은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존재한다. 캘리포니아 리치먼드, 그리고 베이 에어리어(Bay Area)를 기반으로 하는 HBK 갱(HBK Gang)은 웨스트 코스트 힙합, 그리고 하이피(Hyphy) 음악을 계승한다. HBK 갱을 만든 아이엠수!(Iamsu!) 역시 서부 힙합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지만, 더 주목할 인물은 하이피 음악을 제대로 계승한 세이즈 더 제미니(Sage The Gemini)다. 그는 자신의 첫 정규 앨범 [Remember Me]를 통해 베이 에어리어에서 시작된, 여러 장르의 음악이 섞여 있지만 서부 힙합과 댄서블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하이피를 다시 한 번 메인스트림으로 꺼냈다. 하이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어느 정도이건 간에 그가 하이피라는 장르 혹은 문화를 다시 한 번 살려냈다는 점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편이다.



♬ Alexander Spit (Feat. Jay Ughh) - Millions



이처럼 서부 힙합은 여러 문화적, 음악적 유산을 남기고 또 그 생명을 현재의 시점에서도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서부 힙합은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알렉산더 스핏(Alexander Spit)과 같은 인디펜던트 래퍼들도 서부에 많으며, 그 외에도 몇 언더그라운드 레이블이 존재한다. 그러한 레이블이 모두 앞서 말한 서부 힙합의 성격과 결이 비슷한 것은 아니다. 또한, LA는 '비트 씬(Beat Scene)'이라 불리는, 힙합/전자음악에 관한 새로운 움직임이 최근 태동한 곳이기도 하다. 오드 퓨처(Odd Future) 역시 서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사실을 생각하다 보면 서부 힙합은 더이상 하나의 갈래로 이야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저히 남부 중심으로 돌아가던 음악 시장은 확실히 변했다. 더리 사우스(Dirty South)에서 트랩(Trap)까지 이어지던 남부의 광풍은 켄드릭 라마라는 입지전적의 인물을 통해 변화를 겪었다. 물론 매클모어 & 라이언 루이스(Macklemore & Ryan Lewis)를 포함해 그러한 변화의 시기에 함께 등장한 몇 사람이 있었고, 드레이크(Drake)나 제이 콜(J. Cole) 등 서부가 아닌 곳에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래퍼도 있다. 과거 에이셉 라키(A$AP Rocky)는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나고 자란 곳의 공간적 특성과 자신이 취하고 싶은 정체성으로서의 공간적 특성이 다름을 이야기한 적 있다. 그리고 나는 거기에 반쯤 동의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서부의 바람이라는 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 같다. 비록 소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이 없고, 또 어쩌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서부 힙합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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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디터, 기자, 칼럼니스트 등 글 쓰는 일은 다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마이클 부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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