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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Thre3style - 마지막 본선, 그리고 워크샵

title: [회원구입불가]Bluc2015.10.09 02:39추천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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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3style World Championship - 마지막 본선, 그리고 워크샵


레드불 쓰리스타일 월드 챔피언십(Red Bull Thre3style World Championship)이 가까운 듯 먼 나라 도쿄에서 열렸다. 그리고 나는 취재를 갈 수 있었다! 이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본에 갈 수 있다는 건 둘째치고, 역대 최고의 라인업이 초대되었다는 포스터를 봤기 때문이다. 재지 제프(Jazzy Jeff)부터 크레이즈(Craze), 누마크(NuMark), 큐버트(Q-Bert)같은 당대 최고의 턴테이블리스트들은 물론이고 역대 우승자들, 그리고 전세계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디제이들이 모이는 곳이라 꼭 가고 싶었다. 내셔널 파이널도 나름대로 재밌었는데, 월드 파이널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일본 가는 전날까지 정신 없이 바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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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년만에 도쿄 땅을 밟는 그 순간, 그리고 나리타 공항에서 내려 시부야로 가는 길까지 그 모든 것이 행복했다. 심지어 마감이 하나 남았음에도 여행의 기분은 감출 수가 없었다. 들뜬 마음으로 창 밖을 구경하는 사이 시부야에 도착했고, 역 근처에 있다던 레드불 건물로 몸을 끌고 갔다. 그리고 ‘설마…?’ 싶었다. 아주 커다란 건물이 우릴 반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레드불을 우습게 보지 마라. 사실 레드불 재팬은 이미 레드불 뮤직 아카데미도 열었던 만큼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를 진행해 왔고, 그만큼 여러모로 지원이나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었다. 스튜디오와 작업실, 라디오 부스, 홀 등을 둘러보며 헤드쿼터에 도착했다. 레드불 재팬의 스케일에 괜시리 부러운 마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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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는 수많은 디제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저기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고, 또 저기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고… 눈이 휘둥그래질 수 밖에 없었다. 한 사람은 디제이 부스에서 열심히 자신의 루틴을 연습하고 있었다. 말을 걸어주는 사람도 있었고, 처음에는 약간 얼떨떨했지만 이내 이 공간이 주는 느낌과 재미를 알게 되었다.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열심히 대화를 던지며 놀았다. 몇 사람은 시크했지만, 쿨하고 친절한 사람들도 있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게 얼마만인지. 아무하고나 대화하는 것이 서슴없는 분위기라서 좋았고, 그게 쓰리스타일 참가자들이라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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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밥을 다 먹은 멋쟁이들이 우르르 홀에 모였다. 파이어니어 사에서 워크샵을 열었기 때문이다. 워크샵은 파이어니어 유럽지사에서 온 분이 진행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디제이들은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고, 발표자는 열심히 답하며 그걸 방어하는 분위기였다. 대략적으로만 말하면, ‘그 기능은…’ / ‘아직은...’ / ‘뭐?’ / ‘fuck’ 이런 분위기였다. 디제이들은 주로 사용방법, 그리고 어떤 기능이 가능한지, 자신이 원하는 기술이 구현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주로 던졌다. 여기에 에스케이83(ESKEI83)이 이 장비에 관해 꽤 많이 알고 있어서 발표자를 열심히 도와주기도 했다. 에스케이83은 나중에 테스트 플레이를 짧게 선보이기도 했다. 워크샵이 끝나고 나서는 다들 장비 앞으로 몰려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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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본선은 시부야에 있는 사운드 뮤지엄 비전에서 열렸다. 사운드 뮤지엄 비전은 자체 음향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라이언 헴즈워스(Ryan Hemsworth)나 킬로 키쉬(Kilo Kish), 에이셉 맙(A$AP Mob) 같은 핫한 음악가부터 토와 테이(Towa Tei), 다이시 단스(Daishi Dance), 버벌(Verbal)처럼 아시아 스타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레드불 쓰리스타일이 열리기 전날에는 디제이 크러쉬(DJ KRUSH)의 신보 발매 기념 파티가 있었다. 쉰 넘은 도쿄의 OG 디제이가 신보를 내고 이런 핫한 클럽에서 파티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일이다. 어쨌든, 규모는 꽤 큰 것에 비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틀고,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지는 독특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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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오프닝은 디제이 타시(DJ TASHI)가 맡았다. 1992년 디제이 대회 세 개 모두 우승해버리는 등 그는 90년대 초반에 이미 뛰어난 실력을 증명했다. 일본 힙합의 대부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타시는 그러한 관록을 비웃듯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선보였다. 특유의 거칠고 시원한 스크래치와 올드 스쿨 스타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더니 트렌디한 곡들을 통해 마무리를 지으며 자신이 최고인 이유를 몸소 보여줬다.







이날 본선 경기를 펼친 사람은 총 세 사람이었다. 첫 번째 타자는 대만에서 온 디제이 미스터 스킨(DJ Mr. Skin). 스킨은 로컬 사운드를 적절하게 배치하여 현지 사람들의 호감을 많이 끌어냈다. 락킹한 넘버로 어나운스먼트와 함께 시작하더니 엠플로(m-flo), 엔카, 쿠보타 토시노부의 “La La La Love Song”까지 현지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공략했다. 뿐만 아니라 타이트한 전개와 모든 장르를 끌어올 줄 아는 능력, “Don’t believe me, Just watch”로 “All Gold Everything”과 “Uptown Funk”를 믹스해오는 등의 재치로 1위 후보였다. 다만 음향사고로 중간에 잠깐 소리가 나간 것이 흠이었다. 태국에서 온 밤바 셀렉타(Bomber Selecta)는 이름값을 하는 멋쟁이였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레게 음악이라는 중심을 놓지 않은 15분이었다. 여러 음악을 끌어오면서도 그 중심만큼은 놓지 않았다. 마지막은 포르투갈에서 온 디제이 라이드(DJ Ride)였다. 눈에 띌 정도로 멋진 비주얼을 가진 그는 분주하게 긁으면서 자신의 스킬을 자랑했고, 패드를 통해 재미있는 플레이를 계속 선보이는가 하면 앞의 두 사람에 비해 좀 더 안정적이고 깔끔한 셋을 선보였다. 유명한 곡을 많이 선곡해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스크래치나 저글링 등 말 그대로 자신의 ‘손재주’를 십분 발휘했다.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디제이 카브(DJ KARVE)는 깊은 사운드를 들려줬다. 딥하우스를 중심으로 앞서 많은 사람들이 보여줬던 타이트하고 빠른 전개와는 달리 일관된 바이브를 유지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취향이 짙게 반영된 셋이라서 좋았고, 100% 바이닐 셋이라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의 플레이가 끝나고, 우승자가 공개되었다. 이날은 포르투갈의 디제이 라이드가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는 티켓을 거머쥐었다. 디제이 스킨이 음향사고만 없었어도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다음 날 월드 챔피언십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결승은 대체 얼마나 대단할까? 그 이야기는 며칠 후 공개하겠다.



관련 링크 | 

레드불 쓰리스타일 2015 월드 디제이 챔피언십 [링크] 

디제이 테즈 인터뷰 [링크]

레드불 쓰리스타일 홈페이지 [링크] 

레드불 쓰리스타일 일본 페이지 [링크]



글. 사진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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