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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 "이제는 '킬링했다'고 평가받는 포인트가 달라졌다."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7.03.15 15:56추천수 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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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 "이제는 '킬링했다'고 평가받는 포인트가 달라졌다."


첫 EP 앨범 [ICE]를 통해 이전의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 메킷레인 레코즈(MKIT RAIN Records)의 루피(Loopy). 그의 앨범은 겨울의 차갑고 서늘한 분위기와 한층 더 세련되어진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작품이었는데요. 힙합엘이는 멋진 도전을 시도한 루피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King Loopy] 믹스테입 이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작품이자 첫 EP 앨범이다. 어느 정도 개인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간단하게나마 소감을 부탁한다. 

[King Loopy] 이후에 음악적인 고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환경의 변화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까지 겪으면서, 음악적인 결과물을 쉽게 내놓기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EP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앨범이지만, 한편으로는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팬분들께 결과물을 들려줄 수 있어서 기쁘다."


타이틀인 [ICE]에 걸맞게 차갑고 서늘한 무드가 앨범의 주를 이룬다. 예전에 겨울을 테마로 한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의 영감과 선택이었을까? 타이틀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해줘도 좋을 것 같다.

한국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고 나서 느낀 루피의 무드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평소 활동적인 스타일이 아니어서 주로 밤에 생활하기도 하고, 서울이란 도시에서 겪은 두 번의 겨울이 내게는 너무 생생하게 추웠다. 그렇기에 [ICE]는 2015년 겨울에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2016년 한 해 동안의 내가 가지고 있던 바이브가 담겨있는 앨범이다. 하지만 쓸쓸함보다는 어둡고 차가움 속에서도 멋을 잃지 않고 빛이 나는 단어로서의 'ICE', 차가운 얼음과 빛나는 보석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앨범 타이틀이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음악적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난 것 같다. 취향 자체가 정석적인 트랩 리듬보다는 훨씬 느리고 깊숙한 BPM의 사운드로 선회한 것 같은데, 일정 부분 맞는 말인가?
 
"Goyard"를 만들었을 당시 나플라(nafla)가 나에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루피 형, 나였으면 이렇게 느린 비트 소화 못했을 거야"라고. (웃음) 잔잔하고 가라앉아 있는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트를 초이스하거나 프로듀스할때 요구하는 부분들이 조금 더 느리고 무거우면서 칠(Chill)한 쪽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

예전 인터뷰에서 미국 스타일의 음악을 국내에서도 선보이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 앨범은 그런 점에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중간중간 들어가는 추임새나 랩을 뱉는 방식 등에서 현재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의 스타일과 비슷한 결을 많이 느꼈다. 그런 부분을 표현하고자 의도한 바가 있나?
 
미국의 뉴스쿨 시장이 그러하듯, 이제는 '랩을 잘한다' 혹은 '킬링했다'라고 칭찬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랩을 미친 듯이 잘하고, 박자를 엄청 쪼개거나 텅 트위스팅을 마구 해대며 화려하게 내뱉는 랩 스타일을 지양했다. 확실히 비트와 어우러지게 흘러갈 수 있는 플로우나 멜로디, 리듬을 구현하는 데 조금 더 집중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겠지만, “Gear 2”나 “King Loopy”로 대변되는 박진감 있는 루피의 랩을 선호한다는 피드백도 더러 있었다. 그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 커리어가 요즘 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내가 생각하는 훌륭한 아티스트들은 언제나 팬들의 반응이 그러했던 것 같다. '아! 옛날 켄드릭이 좋은데', '옛날 에픽하이가 좋은데..' 처럼 말이다. 그러나 다른 아티스트들이 그러하듯, 나도 내가 하고 싶은걸 하는 게 중요하다. 트렌디한 스타일을 하고 싶으면 트렌디한 걸 하고, 슬프면 슬픈 음악을 하는 거다. 물론, 나중에는 또 랩을 조지고 싶어질지도 모르고. (웃음) 그래도 루피의 그런 스피디하고 화려한 점을 좋아해 주는 팬분들을 위해서 적어도 피쳐링 작업에서는 조금 더 래핑 혹은 킬링 벌스를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Zombie Walking”에서도 그렇고, 이번 앨범에서도 영웨스트(Young West)와의 호흡이 유독 좋았던 것 같다. 두 아티스트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음악적인 바가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은데, 둘이 합작 프로젝트나 콜라보를 진행할 생각은 없나?

개인적으로 영웨스트한테 많은 영감을 얻는다. 올해 우리 둘의 조합을 좋아하시는 리스너분들께서는 확실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얼마 뒤에 [ICE] TAPE B가 나오는 거로 알고 있다. 간단하게나마 후속작을 기다릴 팬들에게 TAPE B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까? 

봄을 마주한 'ICE'

루피에게, 또 메킷레인 레코즈에게 2017년은 중요한 한 해일 것 같다. 향후 계획된 개인 혹은 레이블의 행보를 기대해봐도 좋을까?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면 은근슬쩍 이야기해줘도 좋을 듯하다.

레이블 식구들 모두 각자의 결과물에 집중하고 있다. 또, 그 사이사이 예전에도 언급했던 컴필레이션 작업 역시 슬슬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라이브나 공연, 다양한 쇼 등으로 많은 노출이 될 수 있게 바쁘게 움직일 테니 앞으로의 모습도 재밌게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 관련링크

루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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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3.15 16:45
    매우 잘들었습니다
    항상 피처링에서 좋은 벌스를 보여주셔서
    기대가 높았는데 이번 앨범을 막 보여주기 랩보다는
    인터뷰에 있듯이 비트와 잘 흐르고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게 느껴졌습니다
    루피의 음악적 자아가 잘 스며든 앨범인거 같습니다.
    밤에 혼자 방에서 듣기 너무 매력적인 앨범이에요
    감사합니다!
  • 3.15 16:46
    특히 star가 너무 재잘재잘하게 신나고
    프로블럼은 일기 쓸 때 너무 좋음
  • 3.15 19:30
    인터뷰 멋지네요. 스웩. 테입 비도 역시나 기대중
  • 역시나 루피가 피쳐링한 곡들 들으면서 '본인 곡에서 빡세게 안 뱉는 대신 피쳐링에서 대신 보여주겟다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맞았네
  • 3.16 13:08
    맞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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