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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감상회-논힙합

title: QuasimotoPushedash2024.03.27 00:00조회 수 985추천수 5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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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Adrianne Lenker - Bright Future
  • Kim Gordon - The Collective
  • Gary Clark Jr. - JPEG RAW
  • Moor Mother - The Great Bailout
  • Future & Metro Boomin - We Don't Trust You
  •  
  • James Blake - James Blake
  • James Blake - Playing Robots Into Heaven
  • Oneohtrix Point Never - Replica
  • Pusha T - DAYTONA
  • Madlib - Shades Of Blue: Madlib Invades Blue Note
  •  
  • David Bowie -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 Duster - Stratosphere
  • NewJeans - New Jeans
  • NewJeans - NJWMX
  • 結束バンド - 結束バンド


힙합 -> https://hiphople.com/fboard/27781822

 

원래 이렇게 개별 트랙들 메모하고 언급하면서 열심히 기록해서 듣지 않는데, 괜히 시작했다가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재밌어서 관둘 수도 없고, 이미 메모한 것도 아까운데, 힘들고 귀찮아서 완성하긴 어렵고... 딱히 성의 있는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뭔가 좀 더 내용이 많은 감상을 남기고 싶었을 뿐인데, 이 정도도 이렇게 귀찮은데 훌륭한 리뷰를 쓰시는 분들은 대체 어떻게 하시는 거죠...

 

Adrianne Lenker - Bright Future

활기차다기보다는 잔잔하고 차분합니다. 장르적으로 확실히 록보다 순수한 포크에 가깝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밴조 같은 것도 치는지 잘 모르겠어요) 피아노, 그리고 아래에 깔리는 (바이올린 혹은 바이올린 계열의) 현악기가 두드러져요. 간단한 악기 구성과 보컬을 엮어내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Real House의 약간의 피아노와 렌커의 보컬로만 이어지는 구성이나, Sadness As A Gift의 간주를 채우는 현악기와 피아노, Fool의 (전자 피아노 같은데) 청아한 소리, Evol의 서정적인 피아노나 Candleflame의 기타 연주와 빈자리를 채우는 피아노, Cell Phone Saysd의 컨트리 풍 기타 연주 모두 인상적이고 적절합니다. 그리고 빅 시프의 앨범보다 렌커의 목소리가 가지는 비중이 훨씬 큽니다. (물론 빅 시프는 밴드이고 이 앨범은 솔로작이니까 당연히 차이가 있겠지만요.) 거의 모든 곡들에서 중핵에 자리 잡고 있는 요소는 렌커의 (혹은 하모니의) 보컬입니다. 때로는 서정적으로, 차분하게, 때로는 경쾌하고 장난기 있는 보컬이 매력적이고 좋습니다. 이런 장점들이 모두 모인 곡이 Vampire Empire입니다. 밝고 리듬까지 메우는 기타와 경쾌하지만 어딘지 먹먹한 보컬, 바탕을 채우는 현악기와 청아한  피아노, 어딘지 벅찬 백 보컬까지, 완벽해요. 첫 벌스가 끝날 즈음부터 현악기와 피아노가 좀 더 연주의 중심으로 치고 나온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게 너무 좋아요. 각 악기들이 번갈아가면서 포커스를 잡아가고, 중심을 보컬과 기타가 잡아주는 구성입니다. 이런 연주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구성이 너무 아름다워요. 특별히 무언가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냥 이 자체로 너무 기분이 좋아요. 

다만 개인적으로 제가 아쉬웠던 점은, Dragon New Warm Mountain I Believe In You 만큼의 활기와 위트, 즐거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아까 말했듯 Dragon... 은 밴드의 앨범이고 Bright Future는 솔로 앨범이니까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Dragon을 아주 애정 하는 이유는 저 지점에 있거든요. Bright Future는 비교적 서정적이고, 차분하고, 미니멀한 편이라서, 제게는 약간 아쉬움도 남네요.

(굉장히 긴 메모를 거의 곡별로 한두 줄씩 써가면서 들었는데, 정리하다 보니까 많이 지우게 됐습니다. 아쉽다...)

 

Kim Gordon - The Collective

미쳤습니다. 소닉 유스가 힙합을 했다면,이라는 질문의 (누가 이런 질문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답이 여기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둡고 지저분한 노이즈, 인더스트리얼, 익스페리멘탈에 트랩의 비트가 합쳐집니다. BYE BYE에서는 자동차 경고음과 함께 하는 격한 노이즈, 인더스트리얼 사운드와 트랩 비트의 합을 맞추기도 하고, 지저분한 효과음들이 The Candy House의 얼핏 익숙한 오토튠 트랩 타입 뮤직의 인상을 완전히 지웁니다. I'm A Man은 인더스트리얼과 노이즈로 타락한 레이지 혹은 스캇처럼 느껴져요. 앨범이 점차 진행될수록 록의 사운드가 서서히 대두됩니다. It's Dark Inside에서 살짝만 보여주고 깊게 파묻히는 슈게이즈, 드림팝 재질의 기타가 분위기를 환기하면서도 앨범의 전체적인 톤과 사운드에 잘 어우러집니다. Tree House는 노이지하고 헤비한 기타와 금속성의 전자음, 뒤틀린 드럼이 합쳐져 가장 록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Dream Dollar 역시 헤비한 노이즈, 펑크 록과 긴박한 드럼으로 다시금 록에 가까워지죠. 한 곡 안에서, 혹은 여러 곡을 넘나들며 구성을 가지고 노는 능력 역시 탁월합니다. Shelf Warmer에서 여전히 음산하고 노이지하지만 비교적 쉬어가는 느낌의, 가장 덜 기괴한 음악을 들려준 후에 The Believer로 바로 격렬하게 꼬라박아버립니다. 동시에 The Believer 자체도 격하게 터트렸다가 싹 빠지면서 긴장감을 쌓고 다시 한번 폭발시키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진행으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서스펜스를 제공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Psychedelic Orgasm이 최고점에 위치해있습니다. 지저분하고 노이지한 벌스들은 동시에 분위기와 인상이 전부 다르고, 벌스 후에 등장하는 다소 흐리하지만 분명히 밝고 몽환적인 훅은 트랙의 이름처럼 청자에게 정말 환각적인 오르가즘을 선사합니다. 이런 격렬하고 혼란스럽고 실험적인 사운드 위에 올라가는 단조롭고 건조하고 무심한 랩과 스포큰 워드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보컬 역시 앨범의 무드를 효과적으로 조성합니다.

The Collective를 들으면서, 인저리 리저브의 By the Time I Get to Phoenix가 생각이 났습니다. 글리치, 슈게이즈,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통해 힙합에서 한 발자국 벗어난, 포스트-힙합을 제안한 By the Time I Get to Phoenix와 The Collective는 어딘가 유사점이 있어요. 무엇보다 두 앨범 모두 한 걸음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매력적인 음악으로 남아있기도 하죠.

 

Gary Clark Jr. - JPEG RAW

요즘에 이런 찐득한 블루스 록에 네오 소울 보컬을 맛보기는 쉽지 않죠. 슬쩍슬쩍 보이는 힙합과 재즈도 재밌습니다. 특별히 엄청나게 좋지는 않았지만, 이번 신보 중에서는 살짝 쉬어가는 느낌으로 찐득하게 그루브를 타면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트랙 Habits가 좋았으니 확인해 보세요.

 

Moor Mother - The Great Bailoutilout

(이 앨범을 한 번 들은 거 가지고 하나의 나름 정리된 문단으로 글을 만들어낼 자신도, 능력도, 끈기도 없어서, 그냥 메모 째로 투척하고 가겠습니다...)

애초에 온전히 힙합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힙합적인 그런 게 있기는 한 아티스트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힙합의 농도가 그냥 없네요. 그 대신 뭐랄까 정말 주술적이고 익스페리멘탈한, 커버에 잘 어울리는 앨범이 나왔습니다. 소리의 원천은 피아노, 기타, 관악기, 현악기, 타악기, 뭐 이런 어쿠스틱하고 클래시컬한 악기들과 인더스트리얼, 앰비언트한 전자음이 있는데, 이를 통해 연주된 소리를 모으는 구성이 합쳐지니 굉장히 독특합니다.

그나저나, 시인의 음악인데 가사를 보지 않는 것이 참... 찝찝하네요. 한편으로는 시 읽듯 이 가사를 쳐다보고 있으면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아서 차마 엄두가 안 나기도 하고...

GUILTY, 생각보다 소프트하고 감성적이고 영적인 시작, 로니 홀리 좋다, 살짝 스산하지만 홀리하게 이어지는 로니 홀리의 보컬과 깔리는 현악과 피아노가 인상 깊다, 마치 마녀의 속삭임 같은 여성의 음 대사가 음악과 겹쳐서 흘러나오는 게 약간 시네마틱하네요, 갈수록 사이키델릭해지는 것 같은데 재밌어요.

ALL THE MONEY, 주술적이라는 말이 아주 정확하게 들어맞는 곡, 공포스럽기도 하고요.

GOD SAVE THE QUEEN, 전자음 비트에 불길한 코러스, 관악기가 깔리고 간헐적인 목소리가 가사를 방송처럼 읊는다. 관악기가 굉장히 인상 깊습니다. 좋아요.

COMPENSATED EMANCIPATION, 인더스트리얼한? 소리에 Why am I here? 하면서 시작하는데 아주 사람을 흡입하는 힘이 있는 도입이네요. 음산하고 기계적인 소리 위에 얼핏 비명을 닮은 보컬 애드리브만 놓고서 시를 읊는다. 후반으로 갈수록 급격히 주술적인 느낌이 늘어난다.

DEATH BY LONGITUDE, 거의 다른 사운드도 없이 진짜 악마의 기괴한 속삭임같이 목소리가 말을 하고, 그 말을 따라서 효과음이 메아리? 따라 읊는 것만 같다.

MY SOULS BEEN ANCHORED, 이걸 연주곡이라고 한다면 연주곡일까? 어딘가 불안불안한 연주들과 생활 소음...틱한 전자음에 먹먹하고 흐릿한 의문의 보컬들, 약간 가스펠을 부르는 상황을 잘라온 듯한 샘플?들이

LIVERPOOL WINS, 제목 머냐, 성스럽지만 공포스러운 합창에 시 낭송, 불길하고 어두운 전자음과 귀를 거슬리게 하는 약간 뿅뿅거리는 듯한 효과음만으로 진행되다가 뒤로 갈수록 전자음이 명확한 리듬의 비트를 만든다.

SOUTH SEA, 피아노에 현악, 유령 같은 허밍으로 시작, 악기는 빠지는데 점차 형상을 갖추는 보컬, Moor Mother의 낭송, 목소리로 만든 숨 들이쉬는 소리, 비트박스 같은 소리, 같은 것들이 곳곳에서 슬쩍슬쩍 자리를 차지하다가, 보컬과 겹쳐서 관악기가 등장하며 낭송 다음으로 시선을 끌어모음, 진행될수록 뭔가 기이하고 이상하고 높은 귀를 찌르는 날카로운 소음이 선율처럼 흐르는데, 오르간인가 같은 소리와 함께 점차 보컬 허밍은 사그라들고 악기가 반주에 자리 잡음.

SPEM IN ALIUM, 뭔가 전통음악 틱한 연주에 현악, 적당한 마무리.

 

그냥 들은 앨범들

 

NewJeans - NJWMX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리믹스 앨범입니다. 연말에 나왔던 만큼 연말 감성, 따스함과 편안함으로 가득 차 있어요. 전곡이 디토 재질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인스트루멘탈도 따로 수록해 줘서 더 좋습니다. 250과 FRNK라는 명 프로듀서들의 비트만을 온전히 듣는 데서 또 가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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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3.27 00:07

    생각해보니 매드립 저 앨범 아직 안들어봤네요...

    들을거 다 듣고나면 들어야겠다

  • title: QuasimotoPushedash글쓴이
    3.27 00:09
    @M.a.a.dCity

    아주 좋습니다 필청이니 놓치지 마세요

  • 3.27 00:09

    아 이런 감상 읽는 거 너무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소닉 유스가 힙합을 했다면 이라는 질문은 소닉 유스가 자문자답 해버렸네요

    전 아직 소닉 유스 앨범을 들어보지 않았는데 어느 쪽을 먼저 듣는지가 감상에 영향이 있을까요?

  • title: QuasimotoPushedash글쓴이
    1 3.27 00:14
    @hoditeusli

    재밌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당

    이걸 왜 자문자답하는지 진짜 모르겠는데 너무 훌륭해서 더 미궁 같네요

    킴 고든이 소닉 유스 출신이고, 소닉 유스를 포함한 노이즈 록, 노 웨이브의 영향력이 묻어있어서 그렇게 글을 시작했습니다만, 사실 소닉 유스를 모른다고 못 알아먹을 그런 건 아닙니다 저도 두 세개 밖에 안 들어 봤거든요 오히려 이 앨범에서 시작해서 소닉 유스로 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hoditesli님은 이미 원채 별에별 거 다 들어보신 분이라서 더더욱 별 영향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 1 3.27 00:41
    @Pushedash

    오 예 감사합니다

    전 역시 제 맘대로 와리가리 듣겠습니다

  • 3.27 08:54

    뉴진스 리믹스 앨범 맛있어요 ㄹㅇ

  • title: QuasimotoPushedash글쓴이
    3.27 10:12
    @호날두아들
  • 3.27 13:51

    봇치 ㅇㅈ

  • title: QuasimotoPushedash글쓴이
    3.27 15:14
    @픽하소123

  • 3.27 14:36

    매번 올려주신 글들을 보면 감상점이 재밌어서 좋습니다:) 특히 킴 고든 작품은 음악적 표현주의 기법의 형상을 띄고 있어서 즐겁게 감상했네요.

  • title: QuasimotoPushedash글쓴이
    3.27 15:15
    @앞날

    아는 게 없고 가사도 잘 안 보다보니 그냥 들리는 거랑 받은 느낌 적는 건데 재밌게 봐주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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