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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레오파드(Leopodd)

title: [회원구입불가]Destin2022.11.02 15:12추천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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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언더그라운드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이프’의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에서 서른세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레오파드(Leopodd). 2020년, 셀프 타이틀 정규 앨범 [Leopodd]로 데뷔한 그는 같은 해, EP [Flowering 4]를 발표한 콰이(KWAII)와 함께 리드머(Rhythmer)의 평론가 강일권의 극찬을 받은 두 신예 중 한 명이었다. 이후 2년간 조용했던 그는 얼마 전 정규 2집 [Odyssey]와 함께 돌아왔고, 힙합 씬의 레프트 필드에서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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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Doctor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서 공유한다."

 

 

 

LE: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레오파드: 안녕하세요. 음악 하고 있는 28살, 레오파드라고 합니다.

 

 


LE: 저희가 알음알음 조사를 해봤는데 독특한 이력을 발견했어요. 본업이 의사이시던데요?


네, 맞아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공중보건의 신분이에요. 틈틈이 음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LE: 인터뷰를 보실 회원분들에게 ‘공중보건의’가 어떤 건지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익숙한 명칭은 아니잖아요?

 

쉽게 말하면 의사들의 대체 복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역병으로 가는 대신 우리나라의 도서 산간 지역의 보건소에서 의료 복지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죠. 대략 3년간, 근처에 병원이 없는 섬이나 산에 가서 근무해요.

 

 

 

LE: 문득 공부를 굉장히 잘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조금 재수 없게 들릴 수는 있지만 공부를 잘해서 의대에 갔다기보다는 운 좋게 수능을 잘 봐 버린 것 같아요.

 

 

 

LE: 그게 공부를 잘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가요? (전원 웃음)

 

 

 

LE: 사실 의사라고 하면 되기도 힘들고 되고 나서도 힘든 직업인 걸로 알아요. 어떻게 그런 와중에 음악도 하게 되셨어요?

 

사실 음악을 진지하게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학부생 때였나? 코로나 초창기 즈음, 집 안에 틀어박혀서 음악만 듣고 있었는데 문득 ‘차라리 내가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당시에 제가 좋아하는 무드의 음악이 잘 안 나왔거든요. 그래서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직접 만들고자 했어요.

 

 

 

LE: 둘을 함께 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 힘에 부치거나 하진 않으세요?

 

힘들거나 한 적은 없어요. 소속사가 따로 있지도 않으니 기한을 맞춰야 한다거나, 얼마 이상의 수익을 충당해야 한다는 기준도 없잖아요? 순전히 자기만족으로 하는 거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서 공유한다 정도의 개념으로 접근한 거라 힘들지 않습니다. (웃음)
 

 

 

LE: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족들은 지금도 몰라요. 가족뿐만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굳이 말할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의사라는 직업이 사명감과 도덕성을 지녀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이걸 생계 수단으로 삼고 그 돈으로 음악을 하는 게 이율배반처럼 비칠 수 있으니까요.

 

 

 

LE: 확실히 그런 측면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의대생이었고 가까운 미래에 전문의가 될 레오파드 님을 뮤지션도 될 수 있도록 이끈 주변인이나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2~3년 전에 블랭(BLNK) 형한테 잠깐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요. 음악을 처음 만들면서 기성곡과 제 곡의 퀄리티 사이에서 벽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벽이 뭘까 너무 궁금했던 거죠.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지만 무작정 DM을 보냈고 만나서 제 곡을 들려줬어요. 그때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에 자신감이 생겨서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를 구체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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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Leopodd

“나무를 잘라 뗏목을 만들 때까지”

 

 

 

LE: 그럼 본격적으로 아티스트 레오파드에 대해 여쭤볼게요. 활동명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특별히 깊은 의미를 담은 건 아니고, 들었을 때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랩 네임을 짓고 싶었어요. 제가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는데 어느 날, 고양이과 맹수들이 나오더라고요. 한국 래퍼 중에 치타(Cheeta)도 있고, 타이거 JK(Tiger JK)도 있는데 표범은 없는 것 같아서 레오파드로 정했어요.

 

 

 

LE: 그렇게 2020년, 셀프 타이틀 정규 1집 [Leopodd]로 데뷔하셨습니다. 앨범 소개 글에 “나무를 잘라 뗏목을 만들 때까지”라는 글귀가 적혀있는데요. 앨범 주제를 함축한 문장 같았어요. 


나무는 거주지에 해당해요. 표범에게 집이 되기도 하고 휴식처가 되기도 하죠. 반면, 뗏목은 이동 수단이에요. 이제 “나무를 잘라 뗏목을 만든다”함은 기존에 영위하던 삶의 이모저모를 해체해서 새로운 도전을 떠난다는 의미가 담긴 거죠. 음악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V4AP91TlYGA

 

 

LE: 해당 앨범은 레오파드 님의 색깔을 보여주는 이력서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칠한 무드와 성찰적인 가사가 돋보였어요.


제가 워낙 편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에요. 선호하는 음악도 대부분 칠하고, 여유로운 바이브의 음악들이고요. 샘플링 기반의 루프로 구성된, 그리고 눅눅한 킥이 끈적하게 달라붙는 작법들이 2000년대 후반에 많이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때가 가장 음악을 많이 듣던 시기였어요. 그 모든 것들이 영향을 준 것 같네요.

 

 

 

LE: 개인적으로 “Takin My Time”, “Logo”, “Breathe”, 같은 트랙들에서는 아이셰이어 라샤드(Isaiah Rashad)나 와이지투트(YGTUT) 같은 서던 힙합 사운드가 연상되기도 했어요.


실제로 제가 TDE를 엄청 좋아했어요. 아이셰이어 라샤드를 엄청 좋아했고, 서던은 아니지만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나 SZA 같은 아티스트들이 풍기는 특유의 사운드가 있잖아요? 작업을 할 때도 가장 많이 듣던 아티스트들이었고, 그런 게 취향 따라 발현된 게 아닌가 싶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qJO66h5klhc

 

 

LE: 또 레오파드 님의 음악에 특징이 있다면 딜리버리를 의도적으로 포기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뭉개는 발음이 아닐까 싶네요.

 

저에게 딜리버리나 가사적인 요소는 다른 요소들보다 중요도가 낮아요. 음악을 들을 때와 만들 때, 둘 다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보다는 그냥 또 하나의 악기로 여기는 거죠. 그래서 일부로 발음을 뭉개거나 어떤 단어는 실제 사람들이 대화할 때 사용하는 발음과 다르게 쓰기도 해요. 문법적으로 안 맞더라도 그루브나 청각적 쾌감을 위해서 그냥 사용하는 어휘들도 있어요.

 

 

 

LE: 프로덕션의 기조는 다르지만 멈블랩과 비슷한 결에 있는 거네요?


영향을 받았다고 하긴 어렵지만, 모든 음악에서 다 가사를 캐치하면서 듣지는 않잖아요? 좋은 음악은 가사를 몰라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포인트가 무엇일까 더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LE: 어떤 분들은 레오파드 님의 음악을 듣고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플로우나 프로덕션에서 자극적인 부분은 덜 하잖아요?

 

저도 공감해요. 하지만, 마라탕 같은 음식이 있다면 평양냉면 같은 음식도 있듯이 자극성이나 터지는 부분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향하는 음악은 나른한 소파에 누워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기 때문에 심심할 수도 있지만 수준이 낮은 건 아니라고 보거든요. 제 음악이 취향에 맞으신 분들이 좋아해 주신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AmFOcvwxeU

 

 

LE: 이 앨범을 통해 강일권 님의 샤라웃을 받으셨던 걸로 기억해요. 그걸로 처음 이름을 알리셨죠?

 

네, 음악을 시작하고 공개적인 첫 피드백을 받은 거라 신기하고 기분 좋았어요. 친구가 말해주기 전까진 모르고 있었는데 호평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의 취향을 담아서 만든 음악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과 원동력을 얻게 됐어요.

 

 

 

LE: 그 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메인스트림에 있는 음악은 발매와 동시에 즉각적인 반응이 오지만, 유명세가 적을수록 그런 피드백은 늦게, 또 잔잔하게 온다고 생각해요. [Leopodd]를 내고 CD까지 프린팅 해서 개인적으로 판매를 했는데 최근까지도 인스타 DM으로 구매 연락이 오거든요. 많은 양은 아니어도 꾸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게 그 언저리였던 것 같아요. 그와 별개로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함께 작업을 하거나 리믹스를 만들고 싶다는 연락도 몇 차례 받았어요. 비트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생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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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Oddysey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확신”

 

 

 

LE: 그리고 2년간 조용하시다가 지난 10월 5일, 정규 2집 [Oddysey]로 돌아오셨어요. 그동안 일절 활동이 없었던 사연이 있을까요?


그 사이에 학교를 졸업했어요. 21년 초부터 ‘공중보건의’ 복무를 시작했고요. 이런저런 변화들이 있었지만 그게 활동이 없었던 큰 이유는 아니었어요. 루즈한 스케줄로 작업하다 보니까 속도가 느려졌고… 지금 생각해 보니까 후회되긴 하네요.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차츰 곡을 쌓아갔고 비로소 발매하게 됐죠.

 

 

 

LE: 복무를 시작하면서 어떻게 앨범을 해 나갔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그림이 더 잘 그려질 것 같아요.

 

처음 1년은 ‘덕적도’라는 섬으로 배치가 됐어요. 한 주를 섬에서 일하고, 한 주를 집에서 지내는 격주 근무의 형태였는데, 장소가 어디든 시간만 되면 가사를 써서 녹음을 했습니다.

 

 

 

LE: 그런 특수한 환경이 [Oddysey]라는 제목과 연관이 있을까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행 이야기잖아요?

 

확실히 섬이라는 동떨어진 환경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생겼어요. 인간적인 외로움이며, 인프라 부족에서 오는 결핍도 있었는데 거기서 자아 성찰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Oddysey]는 그런 감정들을 지닌 채, 전작에서 나무를 잘라 만든 그 뗏목을 타고 떠난 여행이었던 거죠. 제가 섬과 집을 오가면서 생긴 심적 방황이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여정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꼈어요.

 

 

 

LE: 그렇다면 2년간 레오파드가 떠났던 여행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가사부터 전보다 허무주의적인 경향이 진해졌다고 느꼈거든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의료 활동과 관련된 부분은 비밀 유지 의무가 있어서 말씀을 못 드릴 것 같아요. 대신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코로나로 변화한 세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일들이 있었죠. 제 스스로를 반추해 봤을 때 환자, 친구, 연인, 가족, 음악을 대할 때 각기 다른 가면을 쓰고 있다고 여겨졌거든요. 그 과정에서 품은 관계와 이상향에 대한 회의가 가사로 나온 듯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T7TEg6G4KZc

 

 

LE: 그렇다면 이 앨범을 통해서 가장 전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이었나요?


진짜 나는 누구인지, 상대가 보는 나도 진짜 내가 아닐 수 있는데 내가 보는 상대는 진짜 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혹자는 직접 보고 경험한 것만 믿는다고들 하는데 그럼 보이는 건 믿을 수 있냐는 거죠. 어떤 주장을 완고하게 설파하고 싶었던 건 아니고 ‘내가 이런 고민을 해봤는데 네 생각은 어때?’ 정도의 토론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LE: 그런 주제의식을 유독 진하게 담아내고자 했던 트랙이 있었나요?

 

“Mirage”와 “Stress”가 그런 트랙이었어요. “Man On The Moon”에서 달을 표상으로 그린 꿈과 이상향이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느껴졌던 순간을 담았어요. 또 “Stress”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에 대한 곡인데 스트레스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쌓이고 쌓이면 몸에서 어떻게든 나타나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Ko503QlfdmM

 

 

LE: 정말 의사 다운 접근이네요. (전원 웃음) 그럼 "Night Fever"에 등장하는 'White Coat'라는 가사는 의사 가운을 말하는 거였어요?


네, 맞아요. 첨언하자면 “Flat Earth”도 그런 곡이었는데 섬에서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썼어요. 저는 ‘보이는 걸 그대로 다 믿을 수 없다’라는 생각으로 이 앨범을 만들었지만, 과거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기 전에는 이 인식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더라고요. “Chickin Run”도 비슷해요. 평생 양계장 우리 속에서 살다가 탈출해서 바깥세상을 보게 된 닭의 입장에서 썼어요. 살다 보면 자신이 믿던 정답이 오답이었다고 느낄 때가 있죠. 결국 다 인식과 믿음에 관련된 이야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BDsDpmu44LQ

 

 

LE: 앨범 소개 글에 적혀 있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확신”은 어떤 의미일까요? 레오파드 님이 갖고 계신 확신이란?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뚜렷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관계 사이에서 쓰게 되는 가면도 있고, 방금 말한 스트레스나 꿈, 이상향, 연인 간의 쌍방향적 이지 않은 입장("Alien Girl Interlude"), 감정 기복("Whisper"). 여러 가지가 있어요.

 

 

 

LE: 앨범의 시각화는 6곡을 묶은 단편 영화를 통해 이루어졌어요. 뮤직비디오가 아닌 단편 영화를 제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은 앨범의 주제의식이 담긴 영상을 만들고 싶었고요. 이 주제의식을 한 트랙으로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트랙의 존재감이 묻힐 거라는 생각도 들었죠. 무엇보다 유통사에서 기재하래서 적었을 뿐, 타이틀곡을 특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gR-SMe03Nbo

 

 

LE: 영상에 등장하는 고릴라 영상에 눈길이 가던데요?

 

그 영상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와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라는 하버드의 인지심리학자들이 1999년에 진행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에요. 대충 사람이 무엇에 집중하냐에 따라서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한 실험인데, 앨범의 주제의식에 부합한다고 생각해서 집어넣었어요. 

 

 

 

LE: 그럼 레오파드 님이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자 하셨던 목표는 무엇이었고 이루셨나요?

 

글쎄요? 이걸로 제가 얼마나 세일즈를 하고, 회사랑 컨택이 되고 하는 목표 자체가 없었어요. 저한테는 그냥 스트레스 풀고 하고 싶은 말을 배출하는 데에 의미가 있는 거라 해소의 측면에선 이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게 다예요. (웃음)

 

 

 

LE: 어떻게 보면 '업으로 하는 건 아니다'라는 말씀처럼 들리네요.

 

네,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벌이가 안되니까 업이라곤 할 순 없죠. 그래도 전 제가 업으로 하는 분들 만큼 진하게 음악을 하고 있다 생각해요. 최근 몇 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이드를 따고, 열심히 디깅하고,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생계수단이 되지 않는 음악을 할 뿐이지 이미 제 삶에 뺄 수 없는 깊게 박힌 돌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관련해서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LE: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솔직히 제 본업이 의사라는 걸 끝까지 밝히고 싶지 않았어요. 한국에서는 누군가를 볼 때 게임 캐릭터 마냥 직업 하나를 프레임화해서 나머지는 취미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느끼거든요. 하지만 올림픽을 봐도 전업으로 운동을 하는 게 아닌, 다른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국가를 대표하기 위해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해외에는 많아요.

 

자영업자나 회사원, 심지어 변호사인 분도 있던 것 같은데 힙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제게 있어서 힙합이 곁다리 취미라기엔 그 농도가 너무 짙거든요. 의사라는 직업과 음악을 동등한 삶의 비율로 꾸려나가는 그런 사람으로 인식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LE: 멋있네요. 앞으로는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신지, 또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기대가 되는데요?

 

내년 3~4월을 목표로 4곡짜리 EP를 준비 중이에요. 기존의 두 앨범에서 안 해봤던 시도들을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레오파드_4.jpg

 

Next Chapter: 레오파드

"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힙합을 제 삶으로 평생 가져 가려 해요."

 

 

 

LE: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왔네요. 레오파드 님이 갖고 계신 음악적 포부,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자기만족으로 시작을 했으니 끝까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자, 두 번째는 지금의 템포를 유지하면서 늙어서까지 음악을 하자는 거예요. 할아버지가 돼서도 삶에서 겪은 것, 주변에서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것들을 노래로 공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것도 개의치 않고 힙합을 제 삶으로 평생 가져 가려 해요.

 

 

 

LE: 레오파드 님이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무조건 후렴이죠. 빈지노(Beenzino) 님 말마따나 좋은 후렴 앞에 장사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작업할 때도 후렴에 제일 공을 많이 들이고요.

 

 

 

LE: 언젠가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기회가 된다면 김아일(Qim Isle) 님과 작업해 보고 싶어요. (웃음)

 

 

 

LE: 레오파드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나 문장이 있다면?

 

‘소파’요. 제가 소파를 되게 좋아해요. 특히 파묻히듯이 앉을 수 있는 소파를 좋아하는데 그런 소파에 편하게 누워서 듣기 좋은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정말 어떻게 찾아 들으시는지 모를 정도로 땅 끝까지 디깅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 헤비 리스너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LE: 인터뷰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Destin

신고
댓글 3
  • 1 11.2 19:43

    헐 의사 래퍼라니.... 개신기....

  • 11.2 22:06

    그러고보니 블랭도 떠오르고 김아일도 떠오르고 그러네.. 좋은 아티스트 인터뷰 감사합니다

  • 1 11.3 16:21

    TMI: 공중보건의는 군의관으로 군대 생활하는 의사들에게 공산당 다음으로 주적으로 삼는 대상입니다 (농담 맞지만 농담 아닙니다)

    의사 래퍼라니 반갑네요. 한 번 각잡고 들어봐야겠어요.

    2021년 복무 시작이면 2024년에는 소집 해제될텐데 그 다음 행보가 어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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