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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그랙다니(Grack Thany)

title: [회원구입불가]snobbi2020.12.03 22:49추천수 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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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YPED:

‘UNHYPED’는 힙합엘이의 신예 큐레이션 시리즈로, 이 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자신만의 위치에서 힘껏 소리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기회가 없는 그들. 장르, 경력에 상관없이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소개한다.


본 시리즈를 통해 소개될 아티스트들은 몇 년 안에 더욱 큰 주목을 받을 재능과 가능성을 지녔다. 그런 그들을 미리 발견하고, ‘하이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언하입드’ 상태의 그들이 만들어낸 솔직하고, 대담한 음악이 더욱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UNHYPED: Grack Thany

'UNHYPED'에서 여섯 번째로 소개할 아티스트는 그랙다니(Grack Thany). 세 장의 컴필레이션 앨범와 수많은 개인 프로젝트들로 내실을 다져온 그들의 음악은 여러 모로 뜯어 볼 구석이 많다. 드럼 앤 베이스(Drum & Bass)나 퐁크(Phonk) 사운드 등, 안 그래도 국내에서는 표본이 적은 다양한 하위 장르를 연구하는 것을 즐기는 그랙다니는 언젠가 생겨날 자신들의 집요한 취향과 대중의 입맛 사이의 교차점을 기다리는 중이다. 






LE: 일단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사일러밤 (Sylarbomb, 이하 S): 저희는 언더그라운드 힙합 음악을 만드는 랩 콜렉티브, 그랙다니(Grack Thany)라고 합니다. 저는 그랙다니 팀에서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사일러밤입니다.


너브셋(Nubset, 이하 N):  저는 랩을 하고 있는 너브셋이라고 하고요, 여러 장르를 시도하는 힙합 기반 뮤지션입니다.


블랙AC(Black AC, 이하 B): 저는 TFO에 이어서, 이번에 힙합엘이에 두 번째로 인사를 드리는 블랙AC입니다. 그랙다니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콰(Qua, 이하 Q): 저는 서교동에 위치한  바이퍼후드(Viperhood) 바버샵의 이발사 콰고요, 그랙다니에서 조력자이자 제일 가까운 리스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몰디(Moldy, 이하 M): 저는 그랙다니라는 팀에서 음악 하고 있는 몰디라고 합니다.






LE: 평소에 힙합엘이 커뮤니티에 본인에 대한 글이나 음악에 대한 피드백을 확인하는 편인가요?


S: 저는 콘텐츠를 주로 보는 것 같아요. 놓쳤던 앨범이라든지, 곡들을 소개해 주는 곡 같은 피처. 또 국외 뉴스도 많이 다뤄 주시잖아요. 제가 영어가 좀 안 되어가지고... 그런 쪽을 많이 챙겨 보는 편이에요.


N: 저도 거의 매일 들어가는 사이트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힙합 사이트 중 제일 큰 규모니까, 온갖 정보가 모여있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그리고 자막 뮤비 같은 것도 어렸을 때부터 봐왔거든요. 지금까지도 계속 챙겨보고 있어요.


M: 네, 많이 확인하고요. 앨범 같은 게 나오면 제가 직접 글도 써서 올리고 그래요.






LE: 그랙다니라는 팀명이나, 각자의 활동명을 어떻게 짓게 됐는지도 궁금했어요.


B: 저희가 원래는 ‘Crack Thang’이었어요. 기존의 있던 것들과 좀 다른, 어떠한 갭을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정한 이름이었는데요. 어감이 점차 변형되다가 ‘Grack Thany’로 바뀐 것 같아요.


S: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좀 다르네요... (전원 웃음)


B: 블랙 AC라는 이름은, 제가 TFO 활동 때부터 BAC라는 이름을 썼었어요. 근데 이 이름을 검색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바꾸는 시도를 해보다가 ‘Black AC’라는 이름으로 정착을 했어요. 이제는 안 바꿉니다.


N: 너브셋이라는 이름은, 제가 책을 읽다가 고대 이집트어로 ‘Nub’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황금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거기서 착안을 해서 ‘Nub’라는 단어를 제 이름에 쓰고자 했어요. 그 단어 뒤에 ‘Set’을 붙인 거죠. 뮤지션들이 공연을 할 때 ‘셋리스트’를 보통 만들잖아요. 저는 황금 같은 그런 (셋리스트를) 만들겠다, 이런 뜻입니다.


S: 멋있다... 나도 좀 멋있게 지을걸. (웃음) 저는 고등학교 때 <히어로즈>라는 미국 드라마를 애청했었어요. 거기에 나오는 악당 이름이 ‘사일러’였거든요. 저한테 그 캐릭터가 너무 멋있는 캐릭터여서, 이름을 따오고 싶었던 거죠. 그런데 ‘사일러’라는 이름을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으니까, 뒤에 붙일 단어를 많이 생각해 봤어요. 그러다가 폭탄, ‘밤(Bomb)’이 어울리는 것 같아서 합치게 된 거죠. 아, 이거 너브셋 뒤에 하니까 많이 구려 보인다... (전원 웃음)


M: 저는 형들이 장난식으로 맨날 부르던 별명이었어요. 곰팡이라는 뜻인데, 되게 안 좋은 뜻 위주에요. (그래서) 원래는 랩 네임을 바꿀 생각이었는데, 이름을 바꾸는 데 힘을 쓰기보다 음악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결심으로 유지하고 있어요.






LE: 힙합 음악을 제대로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B: 저는 원래 실용음악을 하려 했는데, 워낙 힙합 음악을 좋아했었거든요. 중학교 때부터. 양동근, 50센트 등의 뮤지션들을 챙겨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고등학생 쯤 되니까 저도 랩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때는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하는 줄 알고 실용음악과에 진학을 했어요.


근데 너무 재미가 없는 거예요. 전 피아노 치려고 대학에 온 게 아니니까. 결국 (대학과 무관하게) 어찌저찌 곡을 만들고, 랩을 하게 됐죠. 그러다가 사일러밤을 만나게 됐고, 팀을 만든 이후에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N: 저도 비슷한데, 어렸을 때부터 힙합 음악을 즐겨 들었거든요. 원타임(1tym), 드렁큰 타이거... 이런 뮤지션들을 듣다가 고등학생 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이런 래퍼를 꿈꾼 게 아니라 아이돌을 하고 싶어했어요. 아이돌 음악이 주류였고, 힙합이 지금처럼 수면 위로 오르기 전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준비를 하다가, 20살이 되던 때 (아이돌 음악이) 저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렇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힙합 음악을 깊게 파보기로 했어요. 이후에 믹스테입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그러다가 그랙다니까지 오게 됐어요.


S: 전 원래 음악을 찾아 듣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생 때부터 에미넴(Eminem), 제이지(JAY-Z) 듣고. 엄마한테 에미넴 추천하면서 같이 듣기도 하고. 그렇게 찾아 듣다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의 앨범을 접하게 됐어요. 그때 이 음악은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앨범의 프로듀서를 찾아보니까 팀벌랜드(Timbaland)라는 사람이었어요.


그때 음악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가 ‘그렇다면 나도 (이렇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거죠. 그러면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함께 만들 친구들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여기까지 달려온 것 같아요.


M: 저는 친형이 음악을 많이 들려줬었어요. 원타임 같은 뮤지션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다가, 제가 살던 군산에 다이나믹듀오(Dynamic Duo)가 온 적이 있어요. 그때가 슈프림팀(Supreme Team)이 막 데뷔하던 시기라 같이 왔었는데, 그분들의 공연에 충격을 받은 거죠. 엄청 양아치 같이 생긴 사람 두 명이 너무 잘 하는 거에요. 


되게 신기한 게 그 자리에 사일러밤 형도 있었고, 저희 팀 션만(SYUNMAN) 형도 있었어요. 당시에는 서로를 몰랐지만. (웃음) 아무튼 슈프림팀의 공연에 충격을 받은 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 20살이 되고, 사일러밤 형을 무작정 만나러 가서 인연을 만들었어요. 제대로 음악을 시작한 건 23살이에요.






LE: 처음 각자를 알게 된 게 전부 의외로 만나고, 무작정 만나는 식이었나 본데요. (웃음)


M: 맞아요. (웃음) 그래도 ‘군산’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던 덕분인 것 같아요. 다 군산에서 시작했고, 군산에서 친했기 때문에 더 끈끈해졌다고 생각해요.





LE: 각자에게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사일러밤 씨는 말씀하셨듯 팀벌랜드일 수도 있겠는데요.


S: 그쵸. 왜냐하면 ‘곡이 좋다’에서, ‘이 곡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한 사람이기 때문에. 티아이(T.I.)랑 했던 "My Love"라는 곡이 있는데, 제가 당시에 할 수 있던 게 드럼 시퀀싱밖에 없었어요. 드럼만 똑같이 찍어놓고, ’아, 나는 힙합 프로듀서다’. 이렇게 뿌듯해했던 기억도 있어요. (웃음)


B: 사일러밤이랑 같이 공연을 보러 갔던 뮤지션 중에 샤바즈 팔라시스(Shabazz Palaces)라는 듀오가 있어요. 제가 지금 하는 음악이랑 다르긴 한데, 그 분들에게서 받은 영향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곡이 좀 드라마틱하다는 점? 구성을 더 재밌게 만든다던지, 편곡을 더 풍성하게 하려 한다든지... 


N: 저는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에이셉 라키(A$AP Rocky)랑 에이셉 맙(A$AP Mob) 크루에요. 완전 제 우상들이나 다름 없었거든요. 아직도 그만큼 큰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없는 것 같아요.






LE: 짓궂은 질문일 수 있지만, 지금 에이셉 맙에서 입단 제의가 들어온다면 그랙다니에서 이적(?)할 생각도 있으신가요?


M: 빨리 가야지...


N: 후다닥 가야죠.  (전원 웃음)


S: 빨리 가... 연락만 해.






LE: 현재 본인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있나요?


M: 요즘은 070 셰이크(070 Shake)의 첫 스튜디오 앨범을 나왔을 때부터 계속 듣고 있어요.


B: 전 요즘 영 파더스(Young Fathers), 세브달리자(Sevdaliza)를 많이 듣고 있는 것 같아요.


N: 최근에는 영스터 잭(Yungster Jack)이라는 뮤지션을 많이 듣고 있고요, AJ 트레이시(AJ Tracey)도 많이 들어요. (LE: 항상 영국 씬에 큰 관심을 두고 계시는 것 같아요.) 항상 관심있죠.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고, 영향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S: 저는 케니 비츠(Kenny Beats)의 작업물들을 꾸준히 챙겨 듣고 있고요. 전 올해의 앨범이 덕워스(DUCKWRTH)의 [SuperGood]이라고 생각해요.






LE: 읽으시는 분들의 흥미를 위해, 조금 더 뻔한(?) 곡들로는 어떤 곡들이 있을까요?


B: 저는 24k골든(24kGoldn)이요.


S: 저는 돈 톨리버(Don Toliver)도 요즘 최고인 것 같아요. 제가 아주 좋은 곡을 들으면 심장이 뛴다고 표현하거든요. 와... 심장을 뛰게 하는 신인이에요.


N: 저는 원타임의 대니(Danny)가 태빈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했었거든요. 그 분 음악을 많이 들어요. 오히려 옛날 음악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M: 저는 도미닉 파이크(Dominic Fike)의 새 앨범을 많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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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k Thany: 현재

의도적으로 ‘언더그라운드’스러운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LE: 그랙다니가 내세우고 있는 슬로건이 하나 있잖아요. ’Taken from the Internet’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고, 누가 먼저 떠올린 문장인가요?


S: ’Taken from the Internet’은, 사실 누구나 다 하는 생각일 거예요. 이제는 인터넷, PC, 모바일 어느 곳에서든 영향을 받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잖아요. 저희 음악도 여러 장르에서 가져온 요소를 힙합으로 엮어내고 있고요. 그런 정신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또, 외국 기사 같은 걸 보면 출처를 밝힐 때 ‘Taken from ~’ 이런 문장을 쓰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멋있는 거예요. ‘그러면 나는 인터넷에서 왔다고 밝혀야지!’ 하는 생각으로 구상한 슬로건인데, 대부분 좋게 생각해서 이게 메인 슬로건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LE: 몰디 씨는 개인 작업물 등을 통해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멤버이기도 한데요. 개인 프로젝트를 작업할 때와 그랙다니의 프로젝트를 작업할 때 두는 차이도 있을까요?


M: 저는 확실히 있어요. 팀 작업을 할 때 조금 더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어쨌건 팀 색깔에 저를 맞춰야 하는 거니까요. 사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가 각자의 취향이 확고하기 때문에 다들 팀 색깔에 자기를 맞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래서 (이런 노력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면서 제 개인 프로젝트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준비하는 거죠.


S: 그래도 (멤버들끼리) 공통분모가 있긴 하다고 생각해요. 그걸 뭐라고 정의할 순 없을 것 같은데, 계속 단체 앨범이 나오는 걸 보면...


B: 멤버들을 관통하는 어떠한 ‘결’이 있죠.


M: 또, 더 공을 들이는 건 팀 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제 작업물은 완전 제 맘대로 하면 되니까. 반면에 팀 프로젝트는 어느정도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고요. 결론적으로 공을 들이는 건 팀 작업, 더 재밌는 건 제 작업.






LE: 너브셋 씨 같은 경우는 영국 씬에서 영향을 받은 음악을 주로 구사하시잖아요. 국내 힙합 씬에서는 이러한 시도를 하는 뮤지션이 많이 적다 보니, 조금 외로움을 느끼실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N: 예전에는 확실히 외로움이 있었거든요. 한국에서 그라임(Grime) 같은 걸 하려고 수련(?)도 하고 그랬는데, (선례가 없기 때문에) 섣불리 내기가 어렵다고 해야 하나? 괜히 어설프게 하면 더 멋없을 것 같고... 그런데 요즘은 그런 외로움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인터넷상의 소통 같은 거로도 얻게 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진 편이고요.






LE: 팀의 기본적인 작업 스타일은 어떤가요? 프로듀서 포지션이 많은 팀이다 보니, 흐름을 가장 주도적으로 이끄는 리더가 누구일지도 궁금했어요.


S: 기획은 제가 하지만, 주도까진 아닌 것 같아요. 다같이 만들어내는 앨범이고, 컴필레이션 앨범이 탄생하게 되는 경우는 보통 이래요. “언제 낼 거니까, 너희를 대표할 수 있는 곡 몇 개를 나한테 보내줘”. 그러면 각자 최선을 다해서 곡을 만들어 주죠.


(오히려) 주제 의식에 대한 얘기는 크게 안 나눠요. 기본적인 팀 슬로건이 있기 때문에. 대신 그만큼 재밌는 곡들이 많이 나오고, 그것들을 한데 묶어서 다시 한 번 전체적인 다듬기 작업을 하는 거죠.





LE: 2년에 걸쳐 [WAFER] 시리즈를 이어오고 계신데, 앨범명의 의미와 ‘업데이트’ 콘셉트를 잡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B: 저희한테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콘셉트가 필요했어요. 어차피 곡들로 통일성을 맞추기는 힘들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만든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8luminum]이라는 제목을 붙였어요. 기계적인 요소.


[WAFER]도 비슷해요. 웨이퍼(Wafer)가 반도체 부품의 명칭인데요. 콘셉트적으로도 전작과 이어지는 느낌이고, 더 정립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은 제목이에요. [WAFER 1.91]은 이름 그대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인 거고요. 


S: 이 숫자를 정하는 데도 말이 많았어요. 1.5로 하자느니, 1.7로 하자느니.


B: 1.9999...도 있었어.


S: 또, 반도체라는 게 전자기기의 기본적인 요소잖아요. 근데 대중한테는 낯설죠. 그래서 더 저희 팀한테 잘 어울리는 이미지라고 생각했어요. [WAFER]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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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또, [WAFER]의 커버 아트를 사일러밤 씨가 장식하고 계시잖아요. 어떻게 만들어진 커버 아트인가요?


S: 저희가 투표를 했어요. 앨범 모델을 누구로 할 것인지. [8luminum]은 이미지만 노출되니까, 이게 뭐하는 앨범인지도 모르고 설득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어차피 얼굴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니까 대표 인물 한 명의 얼굴을 쓰자고 결심을 한 거죠. 근데 제가 몰표로 뽑힌 거예요. (전원 웃음)


이번 [WAFER 1.91]의 커버 아트에는 원래 커드(Curd)라는 멤버의 얼굴을 쓰려고 했었어요.  나머지 멤버들의 사진은 곁다리(?) 느낌으로 써먹으려 했는데, 단체로 찍힌 사진 하나가 너무 멋있는 거에요. 그 사진이 원래 기획대로는 사실 A컷이 아니었는데도요. 그래서 그 사진을 커버 아트에 사용하게 됐어요.


사실, 저희 팀이나 멤버들의 커버 아트를 보면 멋있고, 쿨한 느낌을 주고자 하는데. 그런 면도 있지만, 사람 자체는 전부 유쾌한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이 사진을 보고  한 멤버가 “이게 진짜 우리들 모습 같다”라고 하는 거에요. 다른 친구들의 의견도 비슷했고요.






LE: 혹시 음악 외적으로 서로 공유하는 취미도 있을까요?


S: 몇 명끼리 농구를 많이 하긴 하는데...


M: 근데 기본적으로 다들 삶의 방식이 각자 너무 다른 것 같아요.


S: 누구랑은 맛집도 공유하면서 같이 다니고...


B: 누구랑? 맛집 나랑은 안 가잖아.


S: 사실 요즘 저희 사이가 많이 틀어졌습니다. (전원 웃음) 농담이고요, 저희끼리 회식 같은 걸 하러 가면 즉석에서 게임 같은 걸 하기도 해요.


B: 막, <신서유기>에서 나오는 듯한 그런 게임도 많이 하고요. 마피아 게임 같은 것도.


S: (저희끼리는) 막 어릴 때처럼 노는 것 같아요. 일상을 많이 나누는 거죠.






LE: 조금 낯부끄러운 시간일 순 있지만, 서로가 바라보는 서로의 장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B:  우선 몰디는 캐릭터 메이킹이 정말 장점이에요. 그게 음악에서도 잘 드러나요. 어떤 콘셉트든 소화하는 능력이 있는 거죠.


Q: 감정 컨트롤을 스스로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S: 몰디는 에너지가 넘치는 것도 장점이에요. 다른 래퍼들의 랩을 들으면 재미가 없을 때도 많아요. 심지어 기술적으로 화려하다 해도 에너지가 안 느껴져서 별로인 경우가 있는데, 이 친구는 그런 곡을 오히려 찾기가 힘들 정도로 에너지가 있어요. 단, 집에 가면 그냥 자버리더라고요... (웃음) 집만 안 가면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입니다. 혹시 저에 대한 칭찬은 빨갛고 굵게 표시해주실 수 있을까요...?


B: 사일러밤과 저는 굉장히 오래 됐거든요. 이제 10년 정도가 된 것 같은데... 지겹습니다. 또, 농구를 열심히 한다...? 그 외에도, 팀의 리더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사람을 한데 모으는 게 정말 힘들잖아요. 저희 멤버도 9명이나 되는데, 다 자기 곤조가 있는 아티스트들이잖아요. 당연히 한 앨범에 모으는 일은 힘들 수밖에 없고요.


근데 사일러밤이 제일 둥글둥글하기도 하니까, 튀는 사람들도 함께 어우러지게 해주고. 물론 아티스트로서의 장점도 많지만, 팀의 멤버로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장점이에요.


M: 저는 사일러밤이 없었으면 그랙다니도 없었을 거라고 확언할 수 있어요. 인간적으로 정말 착한 사람. 살면서 ‘와, 이렇게 착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든 사람이 사일러밤과 너브셋. ‘저렇게 나쁠 수 있을까?’ 싶었던 건 블랙 AC. (전원 웃음)


N: 되게 듬직한 형이라 해야 하나? 저희 컴필레이션 앨범도 사일러밤 형이 없었으면 몇 년이 걸렸을 거라 생각해요. 그만큼 저희를 주도적으로 잘 이끌고, 아이디어 같은 것도 많이 던져줘요. 형이 장난스럽게 던진 말에도 제가 번뜩일 때가 많아요.


Q: 너브셋은 처음 봤을 때 되게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전원 웃음) 첫 인상과 첫 무드가요. 근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건, 이 친구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있다는 것 같아요.


S, B: 칭찬이야...?


Q: 되게 매혹적인 느낌이란 거죠. 사람들이 쉽게 대할 수 없는 아우라를 스스로 만드는 느낌? 


M: 진짜 독특한 사람이에요. 진짜 처음 보는 유형의 사람이라서, 가사를 쓴다거나 플로우를 짜는 데에서도 배우는 게 많아요. 독특한 사고 자체가 엄청난 예술의 원천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블랙 AC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모든 감각이 다 열려있는 사람이에요. 건들면 아파할 만큼 예민한 느낌? 인간적으로나, 아티스트적으로나 필요한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S: 그렇기 때문에 그 감각으로 자기만의 곡이 나오는 것 같아요. 또, 저희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 하거든요. 그래서 서양 밈이라던지, 그런 것도 많이 가져와 줘요.





LE: 기본적으로 메인스트림 음악과는 거리가 먼 음악을 선보이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포기하게 된 대중성 같은 요소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요?


S: 예전부터 저희 팀 이미지가 ‘메인스트림과 척을 지는’, 그런 느낌으로 자리 잡혀 있더라고요. 근데 사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해요. 저희 음악이 (대중적인) 설득력이 부족했는지는 몰라도, 메이저스러운 음악과 융화하려는 시도를 계속 했다고.


예를 들어서, 저랑 몰디가 2017년도에 낸 [Nature Boy]라는 EP가 있는데요. 드럼 앤 베이스(Drum & Bass) 기반의 음악이었거든요. 그런데 브록햄튼(BROCKHAMPTON)의 첫 메이저 앨범에도 드럼 앤 베이스 요소가 담긴 거에요. 그때 제가 친구한테 이런 말을 했어요. “봐봐, 우린 이상한 거 만드는 게 아니라 메인스트림 음악 만드는 거야”.


어떻게 보면, 도전적인 성향 자체가 팀의 이미지를 고정적으로 만들어버린 것 같아요.  이런 점에 대한 아쉬움은 있어요. 저희가 무슨 척을 지고, 외골수적인 음악을 만들려는 건 아니거든요.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 요소를 섞어서 저희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일 뿐이에요.


M: 지금은 유연함을 키워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아요. 다 떠나서, 많은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우리의 음악을 많이 알아주지 못하고, 외골수처럼 보인다는 건 우리가 그 (사로잡을) 요소들을 갖고 있지 못했던 거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저희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그런 요소들이 점점 갖춰지다 보면 메인스트림에서도 저희 음악이 다뤄질 거라고 믿어요.


B: 저는 좀 억울했었던 게, 제가 “Anti 메인스트림, Anti 쇼미...” 이런 가사를 썼던 적이 있어요. 이 가사에 대해서 누군 그러더라고요. 자기들이 잘 안 되는 거면서 이런 가사를 쓰는 것도 웃기지 않냐고. 근데 그런 의미로 쓴 가사가 아니에요. 오히려 그렇게 일컬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대한 반발심으로 쓴 거죠. 저희가 의도적으로 ‘언더그라운드’, ‘안티 메인스트림’스러운 음악을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LE: 그랙다니라는 팀은 ‘한국 힙합 씬’ 안에 속한 그룹일까요? 일반적인 국내 힙합 팬들에게도 지지를 얻고 싶은 욕심이 있는지도 궁금했어요.


M: 저는 완전 있어요. 국내 힙합 씬 안에 저희만의 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고요.


N: 저희는 어쨌든 힙합을 기반으로 여러 장르를 섞는 팀이기 때문에, 힙합 씬을 향한 열정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S: 성공은 자연스러운 흐름과 함께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앨범을 만들면 설득이 되는 거고. 그렇게 정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지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LE: 디제잉을 병행하고 계시던 멤버들은 ‘코로나 시국’에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몸이 근질거릴 것 같기도 해요.


S: 그쵸. 당장 저도 원래 다음주에 노래를 틀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문을 못 연다고 해서... 사실 저희 신보 [WAFER 1.91]도 올 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어요. 근데 (시국에 맞물려) 문제가 생긴 거죠. 앨범을 내서 무얼 할 수 있느냐. 원래는 앨범 발매와 함께 파티를 열어서 게스트 분들과 호흡도 하고, 그런 자리가 동반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앨범 발매 일정 자체도 많이 지체됐는데, 생존 신고는 해야 하니까 일단 앨범을 내게 됐어요. 얼른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만 하고 있어요. 얼마전에는 비슬라(Visla)와 함께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너무 좋은 기회였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아쉬웠어요. 예전 같았으면 환호성도 듣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술도 같이 마시고 그러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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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Chapter: Grack Thany

“저희가 현장에서 뿜어낼 에너지를 얼른 선보이고 싶어요.



LE: 각자에게 의미 있는 물품을 가져오셨는데, 각각 어떤 사연이 담겼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M: 우선 [WAFER] 티셔츠는 당연히 의미가 있지 않나 싶어서 가져 왔어요. 길게 할 말은 없을 것 같고... (웃음) 이 시계는 아주 대단하고 비싼 시계는 아니지만, 제가 서울에 올라올 때 친형이 준 시계에요. 서울 살면서 밖에 나가는 일이 있을 때 단 한번도 빼먹지 않고 차고 다녔어요. 엄마 사진과 함께 항상 갖고 다니는 것 같아요.


S: 저는 TFO의 [ㅂㅂ] 앨범 피지컬 음반을 가져 왔어요. 개인적으로 참 애정이 많았던 프로젝트고, 이 앨범을 낸 후의 제가 많이 바뀌었어요. 또 하나는 USB인데, 이 USB로 항상 음악을 틀러 다니거든요. 제 곡들도 담겼고. 플로어의 사람들을 춤추게 만드는 비장의 무기라고 할 수 있죠.


N: 이 금메달은 사일러밤 형과 함께 [Nubsetlist]라는 앨범을 만들면서 사용한 금메달이에요. 뮤직비디오 소품인데, 촬영할 때 고생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WAFER] 티셔츠는 앞서 나온 물품이긴 한데, 그랙다니 팀을 하면서 처음으로 맞춘 팀 티셔츠거든요. 나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B: 우선 제 음악적인 가치관을 바꿔 놓은 샤바즈 팔라시스의 공연 포스터를 가져 왔어요. 이 공연 이후로 음악을 대하는 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아,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저런 음악도 있구나!’ 이런 생각들이 스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집에 붙여놓고 있는 포스터입니다.


또 이 음반은 데스 그립스(Death Grips)의 [The Money Store] 바이닐인데요. 이 그룹을 들어오면서 하게 된 결심이 있어요.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미쳐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겠다. 저한테 그런 영감을 준 뮤지션이에요.






LE: 아직 그랙다니의 음악을 못 들어본 유저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추천할 수 있다면, 어떤 곡들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M: 저는 ([WAFER 1.91]의) “Head Banging”과 “Dry Ice”요. “Dry Ice”는 지금껏 제가 하지 않았던 깔의 스타일이었고, 저희 팀에서도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어요. “Head Banging”은 말 그대로 X나 신나는 노래라서 추천하고 싶고요.


S: 저는 (몰디의) [Nature Boy]의 “Juggling”를 추천하고 싶어요. 이 곡은 (드럼 앤 베이스) 장르를 그대로 가져온 경우였어요. 융화도 아니고, 그냥 가져왔어요. 거기에 랩을 얹은 건데 꽤 반응이 있었거든요. 그때 저희 음악에 대한 확신을 더 갖게 됐죠. 저희가 지금의 슬로건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앨범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NUBSETLIST]에 있는 “뭘”이라는 트랙이요. 이 앨범 자체가 음악 스타일이 가장 많이 변했던 앨범 중 하나에요. 얼터너티브 힙합이라고 하면 될까요? 조금 더 ‘팝스러운 음악’에 한발짝 더 다가간 곡과 앨범이 아닐까 싶어요.


N: 저는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의 “3019 Cyberphonk”랑, TFO [ㅂㅂ]의 “Gold”를 추천합니다. 팀 커리어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트랙들이라고 생각해요.


B: 저는 몰디의 [Internet KID]에서 함께 만든 “GodDy”라는 트랙이요. 이 곡이 정말 “X대로 만들자” 해서 만든 트랙이거든요. 아무런 제약 없이. 4분의 4박자 타다가 중간에 막 바뀌고. 근데 그걸 (몰디가) 다 살렸어요. 박자를 이상하게 가는데도 다 소화하고. 그만큼 너무 즐겁게 만들기도 해서, 제가 정말 아끼는 곡이에요.


또 하나는 TFO로 냈던 “원뿔”이요. 제가 너무 만족스럽게 만든 곡이라, 다른 사람이 듣기에도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어서요.


Q: 저는 리스너의 입장에서 추천하자면, 처음 들었을 때도, 클럽에서 화장실에 가다가도 발걸음을 멈출 수 있는 곡은 몰디의 “Rock Starrrr”나 블랙 AC의 “문”이라고 생각해요.






LE: 인디펜던트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아쉬운 점도 꽤나 있을 것 같아요.


S: 아무래도 저희를 스스로 홍보해야 하는 점이 제일 어렵죠. 저희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샤이(Shy)한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어떤 비즈니스 마인드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어렵고, 그런 속내가 보여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거든요. 너무 음악으로만 승부하려 하는 건 편협한 생각이지만, 그래서인지 그게 저희한테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기도 하고요.






LE: 그랙다니 외에도, 또 많은 리스너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S: 저는 래퍼 한 분이 있어요. 친구는 아니고, 아예 모르는 사이긴 한데. 니피 스키(nippy ski)라는 분이 계시거든요. 트랩 하시는 분인데, 올해 심장이 뛰었던 힙합 중 하나에요. 비트도 직접 찍으시는 거로 알고 있는데, 진짜 거칠고, 톤도 재밌고...


N: 저는 희라(hira)의 음악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오렌지 폭스(Orange Fox)가 군대 가기 전에 낸 앨범 [Soldier Orange]를 굉장히 좋게 들었어요. 이대로 묻히기엔 너무 아쉬운 프로젝트라 생각해요.






LE: 언젠가는 꼭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도 각자 있을까요?


S: 저는 니피 스키라는 친구랑, 타미 스트레이트(Tommy Strate)가 있을 것 같고요. 버벌진트(Verbal Jint) 씨와 작업하는 게 제 숙원 중 하나에요.


M: 저는 프랭크 오션, 키드 커디,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 씨요.


N: 저는 원타임의 테디. 그분의 랩을 진짜 좋아해요. 프로듀서로 전향하고 나서는 랩을 거의 안 하셔서 너무 아쉬워요.


B: 저는 양동근 씨와 이센스 씨. 이렇게 딱 두 분이요. 특히 양동근 씨는 실제로 보면, 가슴이 벅차서 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저는 스윙스(Swings) 씨의 머리를 잘라드리고 싶네요(?). 그 정도로 팬이고, 제가 더 잘 만져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LE: 2021년의 계획도 궁금한데요.


S: 사실 저희의 무기 중 하나가 현장에서 뿜는 에너지잖아요. 디제잉도 잘 하고, 라이브도 잘 하니까. 근데 그게 전부 끊긴 상황이라, 이 호흡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저희끼리 연구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또 각자의 앨범도 준비 중이니까, 계속 관심 가져주시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E: 그랙다니를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어떤 표현이 어울릴까요?


M: 뻔한 말이긴 한데, ‘새로움’?


B: 이번 컴필레이션 앨범을 들으면서 많이 생각난 단어인데, ‘날것’? 사운드가 깔끔한 것 같으면서도, 되게 날것의 느낌이 나게 항상 만들려는 것 같아요. 날것의 감정, 날것의 사운드.


S: 저는 ‘닭한마리’로 하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알게 된 정보가 있는데, 닭 백숙과 닭한마리의 차이점을 알게 된 후에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닭 한 마리를 삶는 것은 기본적으로 같은데, (닭한마리는) 삶고 조각내서 닭으로도 즐기고, 떡으로도 즐기고, 칼국수나 죽으로도 즐기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잖아요.


그랙다니라는 팀도 다양한 음악을 많이 가져오거든요. 그런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로 들을 수도 있고... 그런 요소들이 닭한마리와 닮지 않았나 싶어요.


B: 닭한마리 진짜 좋았다.


M: 사일러밤은 돼지 한 마리.


N: 저는 비빔밥...? 이건 짤라 주세요.





LE: 지금으로부터 5년 뒤의 자신들에게, 2020년의 자신들이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S: 저는 “고민하지 말고 시켜”요. 글을 보고 있을 때 분명 배고플 테니까. (전원 웃음)


B: 저는 간단하게 ‘페라리 488’. 제가 차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M: 저는 그럼 ‘486’. 윤하처럼, 사랑해... (LE: 5년 뒤에 이걸 보고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아, 사랑하고 있구나...?


N: 저는 그냥 “수고했다”. 5년 뒤에도 음악을 하고 있든, 뭘 하고 있든 결과물을 일궈내고 있을 테니까요.






LE: 마지막으로, 힙합엘이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할게요.


B: 힙합엘이 커뮤니티에서 저희를 가끔씩 언급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할 테니까 계속 아껴주세요. 하는 일도 잘 되시길 바랍니다.


M: 좋아해 주시는 만큼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어요. 계속 관심 가져 주시고, 계속 저희를 소문내 주시면 저희한테 최고의 행복일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Q: 음악은 그랙다니, 머리는 바이퍼후드. (전원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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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앞으로 더욱 멋진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CREDIT

Editor

snob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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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 12.4 13:36

    원뿔 처음에 듣고 이런 팀 찾아내서 기쁘다는 생각을 했엇는데

  • 1 12.4 14:59

    근데 black ac는 tfo 이후로 완전히 프로듀서르 전향하신건가요

  • 12.4 15:22

    그랙다니 음원 나온 단 소식을 들어 기뻤지만 공연이나 이런 소식을 코로나때문에 듣기는 어려워서 (˘̩̩̩ε˘̩ƪ) 슬펐는데

    이런 넘나 재밌는 인터뷰도 해주시고 행벅하네요 ͡° ͜ʖ ͡°

  • 1 12.4 18:40

    씬에 필요한 집단

  • 1 1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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