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의미전달 뿐일것 같은 가사도 음악에서 확실히 청각적이고 기악적인 기능을 하는 것 같다는 걸 레드벨벳 루키 듣고 느꼈네요.
"루키루키 넌 나의 수퍼 루키루키 맞지 맞지 그 느낌적인 느낌느낌" 이였던 후렴 가사가
마지막 후렴에서는
"루키루키 넌 나의 루키루키루키 루키루키 넌 나의 루키루키루키" 식으로 다소 예상치 못하게? 바뀌면서 음악적 호흡이 더 길어지네요. 그러면서 긴장감을 딱 잡아주는 역할. 물론 이건 그 부분에서 악기 사용을 끊어버렸다가 등장시킨 것의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가사의 기능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네요.
전에 랩의 라임에 관해서 엘이에 누군가 물어보신 적 있었는데 댓글에 무슨 룰이니 당연한거니 하면서 근본적인 이유는 없더라고요. 라임은 가사의 영역이 아닌 청각적인 부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라임은 단순히 가사의 끝말을 맞추면서 재미를 주는 게 다가 아니고, 프레이즈와 박절의 단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종지 역할을 하는 것인데, 랩을 들을 때 라임이 등장하는 순간 한 프레이즈가 끝났다고 무의식적으로 알게 되죠. 적절한 라임배치라는 것은 이런 청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해서 프레이즈와 박절의 밀도조절이 의도에 맞게 적절하고 절묘하게 구현 됐다는 것이겠죠.
갑자기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엘이에서 가사 쓰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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