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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엘이 줌터뷰 쉰일곱번째 손님 프로듀서 Alive Funk님 인터뷰 (+[SHAM] 인터뷰)

title: KRS-One공ZA2023.08.11 13:08조회 수 285추천수 3댓글 2

인터뷰 전문은 제 블로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rhdgudtjs12/223150843533

 

줌터뷰 배경사진 ep.66.jpg

 

Intro : 자기소개 & [SHAM] 관련 인터뷰

 

공ZA (이하 공) : 안녕하세요, 줌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공ZA라고 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live Funk (이하 A) :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듀서 Alive Funk라고 하구요. 상황에 따라 팀원들의 백업 DJ나 믹스, 마스터링 엔지니어로서도 활동하고 있어요.

20년에 첫 정규 앨범 [DI-ANA]를, 21년에는 [Pop-Up Store Vol.1]과 [Pop-Up Store Vol.2]를 발매했고, 최근에는 2집 [SHAM]을 발표했습니다.

 : Alive Funk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A : 제대로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 프로듀서가 앨범을 발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페니 님의 [Alive Soul Cuts]라는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당연히 페니가 플레이어이고 앨범의 프론트맨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프로듀서가 앨범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됨과 동시에 살아있다는 뜻인 Alive의 어감이 인상 깊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따온 Alive와 제가 프로듀서 Dam Funk를 굉장히 좋아하고 그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해서 마침 좋아하는 단어 두 개인 Alive와 Funk를 조합하여 저의 활동명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Funk라는 단어에 조금 더 살을 덧붙이자면 저는 Funk라는 장르가 음악의 기원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Alive Funk는 살아있는 기원, 즉 오리지널이 살아있다는 뜻으로 봐주셔도 될 것 같아요.

 : 저는 Alive Funk님의 음악을 듣고 특유의 훵키한 베이스가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살아있는 훵키한 베이스'라는 뜻의 Alive Funk로 추측했었는데, 다양한 이유를 통해 활동명을 지으셨네요.

A : 그것도 마냥 틀린 추측은 아닌 게, 제가 음악을 밴드 악기 중에서도 베이스로 시작했어요.

훵키한 음악들을 많이 연주하고, 듣고 즐기기도 해서 그렇게 이름을 짓는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SHAM]이라는 앨범 제목의 의미

 

 : 활동명에 다양한 의미가 있는 걸 말씀해주셨고, 이번에 발매하신 [SHAM]이라는 앨범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HAM - Alive Funk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

www.melon.com

A : 일단 [SHAM]은 정확한 표기법은 아니예요. 샴쌍둥이라는 단어에서 [SHAM]이라는 키워드를 따오게 되었는데, 영어로 표기하면 'Siamese Twins'예요.

그런데 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Sham'이라는 단어가 태국어로 알고 있어요. 그 단어 자체의 어감이 좋아서 앨범 이름으로 쓰게 되었어요.

앨범 안에서는 제가 하는 생각들, 제가 하는 고민들, 어떠한 선택을 내릴 때 고민했던 것을 다른 사람들도 틀림없이 경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하는 생각을 남도 하고, 남이 하는 생각을 나도 하고, 우리는 모두 공유되어 있고, 인류는 모두 하나라는 주제로 앨범을 만들게 되었어요.

앨범의 목적성에 맞게 우리는 하나라는 걸 표현하는 단어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도중 '쌍둥이'라는 키워드가 생각이 나면서 'Sham'이라는 형용사적 표현을 빌려서 앨범 제목으로 짓게 되었죠.

 : 앨범 소개글 마지막 멘트를 보면 정규 3집을 예고하는 암시가 있던데, 혹시 정규 3집도 바로 준비 중이신가요?

A : 저희가 내일을 살려면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있잖아요? 그런 것과 같이 3집을 내기 위해서는 2집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죠.

꿈이 있는 사람이나 직장인 분들, 여러 계통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무언가를 할 때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는 과정을 마쳐야 하는 것처럼 3집을 위한 2집이라고도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제가 앨범을 만들면서 굉장히 지쳤던 적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나중에 3집은 어떻게 만들지?'라는 고민을 저절로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2집을 내는 이유는 3집을 발매하기 위해서구나.. 마찬가지로 4집을 내기 위해서는 3집이 필요하겠죠.

미래지향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앨범 소개글 마지막 멘트를 그렇게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DI-ANA]와 [SHAM]의 달라진 제작 방식

 

 : 지금이라는 과정을 마쳐야 나중이라는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다는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볼게요.

1집 [DI-ANA] 같은 경우는 샘플 사용을 최소화로 하는 아날로그한 방식으로 앨범을 제작하셨는데, 이번 앨범 [SHAM]을 들어보면 적극적으로 가상 악기도 사용하시면서 보다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어내셨어요.

혹시 제작 방식이 바뀌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 일단은 [DI-ANA]를 제작했을 때 샘플을 아예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예요. 드럼 샘플도 샘플의 일부니까요.

쓰지 않은 건 가상 악기, 루프 샘플, 스플라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샘플이었고 드럼 샘플은 샘플로서 활용을 했어요.

[DI-ANA]를 만들 때는 어떤 생각을 했냐면 누구에게나 모든 앨범은 Legacy가 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1집은 시작이기도 하고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어떠한 상징성을 담고 싶었어요. 분명히 앨범이 나오면 제가 퀄리티적으로 아쉬워할 것 같고, 시간이 흐르면 취향이 바뀔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대체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를 만들어놓고 싶었어요. 그래도 이 앨범은 내가 엄청 열심히 만들었고, 애착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서 그 당시에 할 수 있었던 가장 고전적인 방법을 택해서 굉장히 돌아가는 길로 [DI-ANA]를 제작했죠.

2집 [SHAM]은 그것보다는 좀 더 내추럴하고 편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몇몇 분들은 비트가 가벼워졌다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셨는데, 저는 그 표현이 나쁘다고 느껴지지 않고 맞다고 생각해요.

1집은 지금 제가 들어봐도 굉장히 무겁고 어려운 앨범 같아요. 그래서 2집을 만들게 된다면 내가 듣는 플레이리스트의 성향을 띠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작의 자유도를 많이 높였죠.

샘플뿐만 아니라 가상 악기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엄청 폭넓어지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1집 같은 경우라면 피아노를 쓰고 싶으면 실물 피아노가 있어야 그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2집에서는 피아노 사운드가 필요하면 가상 악기를 셀렉해서 아름다운 소리를 쓰면 되니까 자유도가 엄청 늘어난 거죠.

심경의 변화가 딱히 있었다기보다는 1집이 그냥 그러한 목적성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 저도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40분 동안 듣는 13트랙이 술술 넘어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집보다는 확실히 더 듣기 편한 앨범을 만드셨다고 느꼈습니다.

A : 억지로 컨셔스해지기가 싫었던 것 같아요. 아티스트적으로 무언가를 접근하기보다는 나는 평범한 일반인이다는 마인드로 제작했어요.

아티스트가 사실 특별한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길 지나가다가 어떤 구조물을 보고 어떠한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특별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한 마음가짐으로 만들었던 앨범이었습니다.

 

[SHAM]에 참여한 피처링진 관련 이야기

 

 : 앨범을 보면 피처링진이 22명으로 많은 분들을 섭외하셨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피처링 섭외가 이루어졌고, 또 그 중에서 Alive Funk님의 마음에 가장 든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A : 섭외 같은 경우에는 제가 1집을 발매했을 때는 아는 래퍼들이 많이 없었어요. 1집과 싱글 앨범들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우후죽순으로 아는 래퍼들이 많이 늘어났죠.

그 중에서도 모르는 플레이어들이 있었죠. 개인적으로 인연이 없는 아티스트는 대표적으로 최엘비 님이었는데요.

최엘비 님에게는 정공법으로 인스타그램 DM이라는 방법을 택했어요. '제가 <거울>이라는 트랙을 만들었는데, 마음에 드시면 꼭 당신의 가사와 목소리를 이 곡에 싣고 싶다'는 내용으로 메세지를 보냈죠.

그 메세지를 보시고 다행히 최엘비 님의 기호에 <거울>이라는 곡이 맞으셔서 참여가 이루어졌어요.

 

 

또 화지 형 같은 경우에는 이테라는 래퍼가 예전에 [MOLY]라는 앨범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 작품에서 <백미러>라는 곡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피처링으로 참여한 화지 형의 번호나 안면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는데,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죠.

그런 사이였지만 제가 카카오톡으로 무작정 부탁을 드렸죠.

아우릴고트는 일을 하다가 만난 인연이고, EK는 제가 이전에 참여했던 MBA 크루의 안경잽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너의 목소리를 정규 앨범에 싣고 싶다는 부탁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었어요.

서사무엘, 오도마, 신스 등 그 외 아티스트들은 이미 저와 친한 동료들이었어서 섭외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섭외하는 게 어려웠던 분들은 딱히 이번 앨범에서는 없었던 것 같아요. 1집 제작할 때는 아예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피처링진을 구하는데 꽤나 고생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통해 섭외를 드린 자메즈 님이나 딥플로우 님은 이전 앨범에 참여하신 이력이 있으니 2집에 섭외 요청을 드리는 것도 수월했죠.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정말 놀라고 만족도가 높았던 건 화지 형과 서사무엘이에요.

서사무엘 같은 경우는 제 작업실에 한 번 놀러왔었는데, 갑자기 '한 곡 하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친구가 저보다 한 살 어리기는 하지만 친구로 지내고 있고, 작업실에서 곡을 한 번 들려주었는데 네 마디 정도를 듣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드럼하고 베이스 라인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트랙이여서 그냥 한 소리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보컬 어레인지를 한 파일을 보내주더라구요.

 

 

 

저는 이 장르가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사운드라고 생각했는데, 서사무엘은 이 장르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고, 쉽게쉽게 풀어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래서 파일이 오자마자 큰 만족을 했어요. 또 기억이 나는 게 코러스 트랙이 70개가 넘었었어요.

받자마자 '야 이거 뭐야?' 이랬는데 다 이유가 있는 트랙들이더라구요. 근데 다 이유와 설득력이 있는 트랙들이어서 하나도 빼지 않고 전부 수용했어요.

화지 형 같은 경우에는 벌스를 받는 데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제 기억으로는 한 반 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형이 맨 처음에 '형과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는데 트랙을 보내봐도 되겠느냐?'라고 연락을 드렸을 때 앨범에 참여를 못 하신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시간이 없어서 참여하기 어렵다고 답장이 왔는데 '맛이나 봐달라' 하면서 무작정 제가 곡을 보내버렸어요. 왠지 이 트랙을 들으면 화지 형이 참여를 할 것 같다는 일종의 자신감도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트랙을 듣자마자 '이러려고 안 들으려고 했는데 참여를 해야겠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죠.

그렇게 언급은 하셨지만 그렇다고 제가 닦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계속 기다리면서 가끔씩 안부 연락으로 '피처링 벌스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냐'는 눈치 아닌 눈치를 드렸죠. (웃음)

그리고 완성된 벌스를 듣자마자 정말 깜짝 놀랐어요. <Hunting Season>에 함께 참여한 17 Peri도 물론 너무나 훌륭하게 소화해주었지만, 제가 썼지만 정말 어려운 그루브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역시나 이 그루브를 완벽하게 이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퍼포먼스를 정확하게 보여주셨어요.

보나조이 같은 경우에는 저랑 가장 음악을 오래 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예요.

킵뉴스라는 저와 같은 크루에 소속이 되어 있고, 앞으로의 저의 모든 앨범의 첫 곡은 보나조이가 담당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저의 페르소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나조이와 앞으로도 더 많은 콜라보를 진행할 것이고, 그리고 이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나 쌓는 하모니, 보컬 트랙들이 전부 다 설득력이 있는 메이킹을 항상 해왔어요.

신인이지만 앞으로도 주목을 많이 하셔도 좋을 것 같다는 예상을 감히 해봅니다.

 : 앨범에서 총 세 곡에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앨범에서 나올 때마다 청자들을 확 몰입시킬 만한 퍼포밍을 보여주시더라구요.

첫 트랙에서도 빨려가는 듯한 느낌의 보컬 퍼포먼스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A : 첫 트랙은 아예 작전을 짰었어요. 원래는 첫 곡이 다른 트랙이었는데, 제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인트로에서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인트로 트랙이고, 보나조이도 충분히 그 역할을 잘 수행했어요.

그리고 이 곡이 특별하게 믹스를 저와 보나조이가 함께 진행했어요. 굉장히 앱스트랙트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담았고, 보컬 믹스에도 희한한 기법들이 많이 들어갔어요.

보나조이도 믹스를 굉장히 잘하기 때문에 보컬 믹스를 보나조이가 전담해서 맡고, 저는 비트 믹스를 담당해서 작업을 진행했고 최종적인 마스터링은 제가 도맡아서 마무리 했죠.

 

[SHAM] 앨범 트랙리스트 관련 이야기

 

 : 원래 인트로가 다른 곡이었다라고 언급하시면서 트랙리스트 관련 이야기도 살짝 해주셨는데, 앨범의 트랙리스트는 어떤 부분을 제일 많이 고려하셨나요?

A : 일단 트랙리스트가 많이 바뀌었어요. 이유가 있다면 일단 프로듀서가 주체가 되는 앨범이고, 어떠한 주제를 모든 곡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 주제와 서사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을 뿐더러 사운드적으로도 연결되기를 원했어요.

예를 들어 <Bright Side> 같은 경우는 시네마틱한 사운드가 나왔잖아요. 그런 다음 바로 포스트 디스코 사운드인 <No Filter>가 나오죠.

저는 항상 1번 곡은 크레딧이고, 2번 곡이 앨범의 진정한 인트로이자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No Filter>가 원래는 10번이나 11번에 넘버링이 되어있었는데, 이 곡을 들었을 때 워낙 넓고 사운드적으로도 가득 차있어서 인트로로도 손색이 없겠다고 싶었어요.

그런 생각에 <No Filter>를 2번으로 배치했고, 그 다음으로 <re Connect>, <거울>, <샤워> 순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서는 인간이 혼자 있을 때의 느끼는 감정의 프로세스를 담았어요.

<re Connect>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혼자서 이루어질 수가 없잖아요.

가사 중에 're Connect When I'm Alone'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나와 나를 연결한다'는 거죠. 제가 어떠한 걱정이나 상상력이 발현되었을 때 또 다른 내가 나와 연결이 되는거죠.

그러한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3~5번 트랙에 배치했고 6번에서는 조금 쉬어가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 환기를 시켜준 다음 7번 트랙 <Cinema Club>부터 어두우면서도 우중충한 사운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배치했고, <소각 손실> 전까지는 제 기준에서는 영한 사운드를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조금 Chill하면서도 드라이브할 때 듣기 좋은 음악으로 채우고 싶었고, 마지막 트랙은 다음 앨범에서 보여드릴 사운드와 연결이 될 수도 있는 앱스트랙트한 분위기의 곡이예요.

<소각 소실>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2집을 전부 비워내야 3집이라는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죠.

저는 이 트랙을 통해 2집을 전부 소실시켰기 때문에 다시 새로운 것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고 이 곡을 3집의 인트로라고 생각하셔도 될 것 같아요.

 

Alive Funk님이 뽑는 [SHAM] 최애곡

 

 : 저도 앨범을 들어보았을 때 1번 트랙과 2번 트랙의 느낌이 서로 사뭇 다르기에 이후에는 어떻게 앨범이 진행이 될까 궁금했는데, 3~5번 트랙은 2번 트랙의 훵키한 분위기를 그대로 잘 이어나가더라구요.

그리고 6번 트랙에서 보나조이 님이 앨범을 환기시킨 다음, 이후로 가면 갈수록 여름 느낌이 나는 트랙들로 채워져 있더라구요.

마지막 트랙은 앨범을 마무리 짓는 느낌으로 가져가주시면서 3집의 분위기도 예고해주셨습니다.

앨범 관련 마지막 질문인데요, [SHAM]에서 Alive Funk님이 뽑는 최애 곡을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A : 저는 듣기로는 <샤워>를 제일 많이 들을 것 같기는 한데, 가장 애정하는 곡은 <Hunting Season>이예요.

이유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흑인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에너지를 빌려오고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하는 것이 가짜라는 게 아니고, 어느 정도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으신 분들, 소위 말하자면 본토 분들에게 제 음악을 하나만 소개해야 된다고 한다면 <Hunting Season>을 들려드릴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도 제가 세션을 쓰지 않았어요. 제가 원맨 밴드로 베이스나 기타도 혼자 쳤는데, 이 곡은 어느 정도 우연성이 기반이 된 것 같아요.

곡을 들을 때마다 이 그루브가 대체 어떻게 나왔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만들었지만 구조적으로 훌륭하다고 느꼈어요.

17 Peri와 화지 형도 엄청난 퍼포먼스를 제 곡에서 보여주어서 최애 곡으로는 <Hunting Season>을 고르겠습니다.

 

첫번째 질문 :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

Chromeo - <Over Your Shoulder>

Tame Impala & Thundercat - <No More Lies>

 

 : [SHAM] 앨범 관련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말씀해주셨고, 이제 본격적인 줌터뷰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첫번째 질문입니다.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를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 여러 곡들이 있는데, 제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모니터링 목적으로 아무래도 많이 듣게 되죠. 그 중에서도 <No Filter>와 <샤워>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타 아티스트들의 노래 중에서는 여름이다 보니까 조금 신나는 넘버를 듣고 싶어서 Chromeo의 <Over Your Shoulder>를 골라보았습니다.

 

 

 

굉장히 훵키하고 디스코틱한 노래인데, 가사도 위트가 있고 재미있어요.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 중 하나이기도 하고, 특히 여름에 어울리는 기타 멜로디나 훵키한 사운드가 두드러져 요즘에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Chromeo 같은 경우는 워낙 유명한 일렉트로닉 듀오 팀인데, 제가 Last.Fm이라는 사이트를 많이 디깅하는 편이예요.

Daft Punk의 [Random Access Memories] 앨범을 듣고 이런 사운드를 보여주는 팀이 없나 찾아보았는데 그 때 Chromeo를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최근에 나온 노래 중에는 Tame Impala와 Thundercat이 함께한 <No More Lies>를 자주 들었어요.

 

 

둘 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인데, 콜라보한 곡을 듣고 너무 좋아서 요즘에 정말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여름에 맞는 훵키함이 이 트랙의 매력인 것 같아요. 시원시원하고,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구요.

악기 어레인지도 굉장히 깔끔하게 되어 있어서 더욱 손이 많이 갔어요.

 

두번째 질문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

Kanye West - <Paranoid>

 

 : 뮤직비디오에 사슴이랑 표범이 계속 뛰어가길래 무슨 의미일까 했는데, 임팔라와 고양이네요.

Thundercat의 감미로운 목소리도 인상적이고, Tame Impala도 원맨 밴드기 때문에 Alive Funk님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들은 노래로 두 곡을 골라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인데요. 어떤 곡을 최근에 가장 많이 들으셨을까요?

A :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Kanye West의 <Paranoid>예요.

 

 

 

이 노래는 제가 여름이 올 때마다 항상 준비해놓는 것 같아요. '여름이 왔다'라는 신호를 주는 트랙인 것 같아서 최근에 많이 듣는 음악 중에 하나입니다.

<Coldest Winter>라는 트랙도 있고, 많은 분들이 겨울에 어울리는 앨범이라고 말씀하시는데 <Paranoid>만큼은 여름의 계절감과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이 앨범에서는 Kanye West가 오토튠을 활용한 싱잉을 주로 보여주었는데, 이 트랙만큼은 시원시원한 멜로디 랩을 보여주어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Kanye West 앨범 중에서는 어떤 작품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A : Kanye West 이야기는 이후 인터뷰 답변에서도 계속 언급될 예정이라 여기서는 말을 아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을 뽑자면 의외로 아까 잠시 언급했던 <Coldest Winter>예요.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는 트랙은 아니지만 그 곡만의 어떠한 비장함이 있거든요. 리듬 다이도 인상적이구요.

그래서 참 마음에 들었고 많이 들었던 곡입니다.

 : 지금까지 답변을 미루어보았을 때 여름 날씨와 관련된 곡을 많이 골라주셨네요?

A : 저도 답변을 준비하면서 내가 플레이리스트를 짤 때 계절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걸 느꼈어요.

아마 겨울에 인터뷰가 진행되었으면 100% 답변들이 바뀌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번째 질문 : 나만 알고 있는 노래

Koss - [Born To Live]

 

 : Alive Funk님의 여름 기반 플레이리스트를 기대해보면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Alive Funk님의 나만 알고 있는 노래는 어떤 곡일까요?

A : 나만 알고 있는 노래라고 하기에는 뭐 하지만 조금 생소한 앨범을 추천드리자면 Koss라는 DJ의 [Born To Live]라는 앨범이 있어요.

그 앨범에 있는 곡들을 평소에 자주 즐겨 듣는 것 같아요. 앨범 중에서 한 곡을 고르자면 의외로 <A Word Form Marley (Skit)>을 많이 들었어요.

 

 

 

이 곡에서 DJ Marley Marl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사실 정확히 잘 몰라요. 하지만 들을 때마다 뭔가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스킷 자체가 되게 정적이잖아요? 비트도 그렇고 Marley Marl의 워딩도 침착한 바이브를 풍겨서 이 곡을 많이 듣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노래를 사람들이 많이 모르기도 하구요. 보통 스킷 트랙을 추천해주시는 분은 없잖아요?

이 앨범에서 여름 냄새가 나는 트랙을 고르자면 Master Ace가 참여한 <Longevity>입니다. 시원한 사운드가 일품이예요.

들으시면서 느끼셨게지만 Koss는 올드스쿨 장르 쪽의 DJ로 알고 있어요. 연혁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이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 Master Ace, Keith Murray 같은 장르의 대가들이 눈에 띄거든요.

이 앨범을 알게 된 계기는 지난 번에 인터뷰하셨던 올드스쿨티쳐님이 이 LP를 선물해주셨어요. 받고 들어보았는데 너무 좋아서 그 이후에는 LP 말고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자주 듣고 있습니다.

 

네번째 질문 :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

Kendrick Lamar - <LOVE.>

Coldplay - <Fix You>

 

 : 안 그래도 올드스쿨티쳐님이 Alive Funk님을 스승님이라고 언급하시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Alive Funk님의 좋은 가르침이 [동서고금]이라는 멋진 앨범을 탄생시키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네요.

Koss라는 멋진 DJ도 소개해주셨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이브로 듣고 싶은 노래인데요. 혹시 라이브 공연 가시는 걸 즐기시는 편인가요?

A : 최근에는 많이 못 갔던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 간 공연은 MBA 크루가 파티했을 때 열린 공연이고, 그 외에는 앨범 준비 때문에 많이 못 갔어요.

따로 제가 공연 정보를 체크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 앨범 준비 기간 동안 어떤 공연들이 열린지는 잘 모르겠네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 앨범이 6월 17일에 나왔는데, 하필 그 날 Bruno Mars가 내한했더라구요.

저도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라서 Bruno Mars의 공연을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게 된 점이 아쉽네요.

제 인생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공연은 Kendrick Lamar의 내한 공연이예요.

엄청 더운 여름날이었고, 이 공연에서 들었던 노래가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Kendrick Lamar의 <LOVE.>라는 트랙인데요, 그 날 라이브를 보고 또 라이브로 듣고 싶어지더라구요.

 

 

 

물론 그 날 <King Kunta>를 비롯해서 멋진 곡들을 많이 했는데, <LOVE.>가 딱 나올 때는 이 공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운드도 많이 아쉬웠고 잔 실수도 많았지만 그 날의 공기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노래가 정말 아름답다는 표현이 딱 걸맞더라구요.

저는 [DAMN.] 앨범이 훨씬 더 테크닉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했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HUMBLE.>이나 <DNA.> 같이 랩 퍼포밍이 멋진 트랙들도 있지만, <LOYALTY.>, <PRIDE.>, <XXX.> 같은 곡을 들어보면 Kendrick Lamar의 예술성을 엿볼 수 있고, 치밀하게 계산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더라구요.

 : 저도 [To Pimp A Butterfly]에서 보여주었던 흑인 사회를 아우르는 컨셔스함에서 팝적으로도 Kendrick Lamar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앨범을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DAMN.]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곡에 참여한 Zacari라는 싱어의 파트가 너무 좋아서 이후에 TDE에서 발매된 앨범도 큰 기대를 했는데, 이 곡에서 보여준 퍼포밍이 앨범에서는 안 나오더라구요.

A : 저랑 정말로 똑같이 생각하시네요.

라이브로 듣고 싶은 곡이 또 하나가 있는데, Coldplay의 <Fix You>라는 곡이에요.

 

 

 

이 노래는 유명한 사연이 있는데, 보컬 크리스 마틴의 전처 기네스 펠트로의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 위로하기 위해 이 트랙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가사를 보면 크리스 마틴이 얼마나 기네스 펠트로를 사랑했고, 그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메세지가 강력하게 전달이 돼요.

저는 진짜 술을 못 마시는 편이고, 가끔 가다가 한 번 정도 마시는데 술을 마시게 되면 집이나 작업실에 와서 파리에서 한 라이브 영상을 꼭 봐요.

Coldplay의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기네스 펠트로와는 왜 헤어졌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아직까지 친구로 지내는 걸로 알고 있어요.

되게 멋지고 우리나라와 문화가 많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는 게 기네스 펠트로가 재혼을 했는데도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친구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다섯번째 질문 : 여행과 관련된 노래

CHVRCHES - <Graffiti>

 

 : 'Keep In Touch'라는 표현처럼, 이혼이라는 위기에서도 관계가 어긋나지는 않는 미국의 좋은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여행에 관련된 노래인데요. 여행 가시는 건 좋아하시는 편이신가요?

A : 여행가는 건 문득 떠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제가 아직 해외여행은 한 번도 못 가봤는데, 20대 때부터 계속 일을 한 나머지 어디 멀리 갈 시간이 나지를 않았어요.

여행을 간다면 연인이랑 같이 가거나 당일 날 짐을 싸서 속초나 인천 같이 가까운 곳으로 훌쩍 떠나곤 했어요.

기억에 남는 여행이라고 한다면 사실 크게 많지는 않고, 진짜 속초에서 닭강정과 오징어 순대만 먹고 올라온 적이 있어요. (웃음)

바다도 구경하지 않고 속초중앙시장에서 대표 먹거리만 먹은 다음 바로 서울로 복귀한 기억이 있습니다.

 : 약간 초밥 먹으러 일본에 가는 바이브네요. (웃음) 그럼 여행과 관련된 노래로는 어떤 곡을 골라주셨을까요?

A : 여행 하면 약간 신나는 분위기로 가야될 것 같고, 블랙뮤직으로만 플레이리스트를 짜기는 너무 아쉬워서 스코틀랜드 밴드 CHVRCHES의 <Graffiti>라는 곡을 골라보았어요.

 

 

 

이 밴드는 원래 3인조였는데, 최근에 드럼을 영입해서 4인조가 된 걸로 알고 있어요. 프로듀서 이안 쿡이 결성하였고, 로렌 메이버리가 보컬을 담당하고 있어요.

밝은 신스팝을 주로 하지만, 이 앨범의 다른 트랙들을 들어보면 어둡고 우중충한 분위기의 곡들도 있어요.

<Graffiti>는 앨범의 포문을 여는 트랙이고, [Love is Dead] 앨범의 메인 넘버는 <Never Say Die>와 <Miracle>인데 그 곡들은 어두운 편에 속하죠.

제가 이 앨범을 LP로도 가지고 있고, 워낙 오래 전부터 즐겨들었었기 때문에 다른 신나는 곡들도 많지만 <Graffiti>가 CHVRCHES의 노래 중에서는 가장 여행과 어울리는 트랙인 것 같아요.

실제로 여행을 갈 때 이 곡을 자주 듣고, 외출할 때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곡에서 깔리는 신스 소리가 너무 청량하기도 하구요.

이 밴드가 첫 앨범을 발표했을 때 <The Mother We Share>이라는 곡으로 미국의 음악시장에서 올해의 사운드 상을 받기도 했어요.

스코틀랜드 하면 바로 떠오르는 도시가 많이는 없잖아요. 이 팀은 글래스고라는 도시에서 결성이 되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게 신기하더라구요.

 : 저도 출근할 때 이 곡을 Alive Funk님의 <샤워>와 함께 들어보아야겠네요. <샤워>가 정말 지금 날씨와 참 잘 어울리는 트랙인 것 같아요.

A : 감사합니다. 저도 최근에 제일 자주 즐겨 듣고 있는 곡이기도 해서 이 곡을 나만 알고 있는 노래의 답변으로 할까도 생각했어요.

그래도 다른 좋은 곡들을 리스너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샤워>는 잠시 넣어두고 Koss라는 아티스트를 추천했었죠.

 

여섯번째 질문 : 취미와 관련된 노래

Oddisee - [The Odd Tape]

 

 : 그렇다면 제가 줌터뷰를 통해 <샤워>를 리스너 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하겠습니다! Alive Funk님 본인도 자주 즐겨 듣는 노래를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셨으니 그 목표를 이루신 거네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취미와 관련된 노래인데요. Ailve Funk님의 취미는 어떻게 되시나요?

A : 저는 취미가 조금 애매한 게 음악 만드는 게 제 직업이잖아요? 그런데 취미는 기타 치는 거예요.

제가 기타리스트 출신은 아니다 보니까 잘 치지는 못 하지만 일렉 기타를 만져보고 연주하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LP 디깅을 하러 가는 걸 무척 좋아해요. 보통 세운상가나 동묘를 자주 가는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세운상가에 LP를 보러 갔는데 누가 봐도 멋진 아웃핏의 어떤 남성 분이 계시더라구요.

아마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운상가를 가면 쌓아놓고 LP를 파는 경우가 있어요. 장당 오천원, 만원 이런 식으로요.

그 쌓인 곳을 하나씩 보면서 원하는 LP를 찾는 거예요. 말 그대로 디깅을 하는 건데 그 분과 어쩌다보니 경쟁하는 식으로 디깅을 하게 되더라구요.

근데 알고 보니까 그 분이 나얼 님이신 거예요. 그래서 정말 놀랐는데 나얼 님인 걸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평소에 인터뷰 같은 곳에서 세운 상가를 자주 가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무리 봐도 너무 멋진 아웃핏이고, 스타일도 좋으셔서 자세히 보니까 나얼 님이시더라구요.

제 작업실이 합정에 위치해있다 보니까 김밥 레코즈라던지, 최근에 생긴 데이토나 레코즈도 LP를 사러 자주 갑니다.

 : 그럼 취미와 관련된 노래는 기타 연주와 LP 디깅 중 어떤 취미에 관련된 곡으로 골라주셨나요?

A : LP 디깅으로 골랐고, Oddisee의 [The Odd Tape]이라는 앨범을 선정해보았습니다.

굉장히 Chill한 앨범이고, 안정감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앨범을 들어보면 인스트루멘탈 밖에 없는데, 취미라는 건 무엇인가를 하는 행위잖아요?

그것에 집중하고 몰두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기분에 맞춰서 한 곡을 고르자면 <Right Side of the Bed>입니다.

 

 

 

이 트랙을 고르게 된 계기는 이 곡 자체가 앨범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고, 현재까지도 많이 들어요.

이게 2번 트랙인데, 이 앨범을 돌릴 때 이 곡부터 돌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만큼 좋기도 했고, 그 이후에 나오는 트랙들도 물론 좋기는 하지만 이 곡에서 나오는 샘플의 활용이라든가 재즈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투머치 토커라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앨범 커버처럼 커피나 차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 듣기에도 참 좋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웃음)

 

일곱번째 질문 : 과거/현재/미래를 대표하는 노래

과거, 현재, 미래) Childish Gambino - [Awaken, My Love!]

과거) Michael Jackson - <Billie Jean>

 

 : 내용이 다 알짜배기라서 Alive Funk님의 말씀들에 몰두해서 들을 수 있었어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서 과거,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노래인데요. 혹시 세 가지 테마를 다 골라주셨나요?

A : 저는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음반 한 장과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를 골라보았습니다.

음반 먼저 말씀드리자면 Childish Gambino의 [Awaken, My Love!]예요.

일단 저는 이 앨범이 말씀드리는 표현이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빈티지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사실 이게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Gambino가 보여준 행보도 그렇고 이 앨범을 감상하면서 과거의 것들을 가지고 실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라는 세 테마를 부합하는 음반은 이 앨범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이전 앨범인 [Camp]나 [Because The Internet]도 훌륭하지만 항상 [Awaken, My Love!]는 매번 들을 때마다 세련됐다고 느껴져요. 그래도 앨범 커버는 조금 무서운... (웃음)

앨범에서 한 곡을 고르자면 저는 <Zombies>가 제일 좋았어요. 이 곡은 들을 때마다 굉장히 오묘해요.

 

 

 

어떨 때 들으면 신나다가도, 어떨 때 들으면 우울한 것 같기도 해요. 들을 때마다 감상이 달라지는 게 이 노래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많은 곡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Zombies>를 들을 때마다 어느 날은 신비하게, 에스닉하게, 앤티크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아요.

<Redbone>은 들을 때마다 섹시함이 강조되는 잘 만드는 노래라고 느껴진다면 이 곡은 청취할 때마다 감상평이 달라지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앨범에서 제일 좋게 들은 것 같아요.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는 Michael Jackson의 <Billie Jean>을 골라보았는데요.

 

 

 

저도 Michael Jackson이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하던 시기에 10~20대가 아니였기에 그 세대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지금 듣기에도 그의 음악은 너무 세련됐잖아요?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노래이기도 하구요.

저는 이런 사람이야 말로 죽음을 초월했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도 그를 그리워하고, 앨범은 아티스트의 유산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그 유산을 정말 제대로 남긴 아티스트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Michael Jackson이 춤 때문에 보컬이 과소평가되었다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동의해요.

<Smooth Criminal>이나 <Beat It> 같은 트랙을 들어보면 이런 노래가 참 부르기 힘들다는 걸 보컬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 사람의 퍼포먼스가 워낙 뛰어나고, 매직 댄스 같은 퍼포밍 관련해서 많은 부분들을 남겼잖아요?

그런데 <Man In The Mirror> 같은 곡을 들어보면 감미로우면서도 폭발력 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The Weeknd나 Bruno Mars 같은 아티스트들이 Jackson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또 그럴 수 밖에 없다고도 생각해요.

특히 The Weeknd는 [Starboy] 활동 때부터 영향을 받은 부분이 확연하게 드러났구요.

 

마지막 질문 :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Kanye West - <Stronger>

 

 : 시간을 초월한 아티스트로 Michael Jackson를 소개해주시면서 과거를 대표하는 노래로 골라주셨고,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릴 차례인데요.

인생 곡 혹은 인생 앨범 질문입니다. 혹시 Kanye West의 곡을 골라주셨나요?

A : 역시 맞추셨네요. 인생 곡이라고 하면 단순히 좋은 음악을 넘어서 제 인생과 일상에서의 무슨 일을 바꿔놓아야 한다는 기준이 있어요.

Kanye West의 <Stronger>라는 노래를 듣고 비트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 전부터 Nas나 Jay Z, 50 Cent 등의 유명한 래퍼들의 음악을 들어왔지만, 제가 20대가 되고 나서 원래도 이 노래를 알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클럽에 가서 이 트랙을 듣는데 사람들이 열광을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따라 부르면서 춤추는 광경을 보면서 이런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느꼈고,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하나의 사건이었죠.

그래서 인생 곡이라고 하면 항상 Kanye West의 <Stronger>를 꼽곤 합니다. 제 인생을 바꿨고, 다른 진로를 설정하게 만든 곡이니깐요.

원래 그 전까지는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었어요. 스무살 때 방학을 맞이하고 처음 홍대 클럽에 가서 놀다가 이 곡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막 난리가 나더라구요.

노래가 원체 좋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장면과 함께 하니까 이 음악을 드는 저조차도 멋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웃음)

 : 그럼 그 때 당시에는 Kanye West의 [Graduation]처럼 전자음악과 샘플을 결합한 음악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셨나요?

A : 제가 그 당시에 Kanye West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또 유명한 아티스트로 T.I.가 있었어요. [Paper Trail]의 <Whatever You LIke>가 히트했죠.

그 때는 샘플링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어요. 제가 프로듀서나 비트 메이커 치고는 샘플링을 굉장히 뒤늦게 입문한 편이예요.

그래서 <Stronger> 같은 음악은 저에게는 일렉트로니카 같은 곡이었어서, 맨 처음에는 서던 장르 위주로 많이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유행했던 T.I., Young Jeezy, Chamillionaire 등의 음악을 들으면서 유행하던 사운드에 치중하여 제 음악을 작업했었죠.

그러다가 Alive Funk라는 이름하고도 연관이 되는 것인데, 직업으로서 음악을 하다 보니까 이에 관한 오리지널은 어디서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GrandMaster Flash부터 시작해서 Kurtis Blow 같은 옛날 올드스쿨 래퍼들도 찾아듣게 되면서 기원들을 연구하고 '이런 사운드에서는 이런 드럼머신을 사용했구나'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까 점점 듣는 음악도 많이 바뀌게 되고, 많은 전환점을 겪다가 저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위해서 지금의 음악 취향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Outro : 인터뷰 참여 소감

 

 : 본인의 인생을 음악이라는 새로운 길로 인도한 Kanye West의 노래를 인생 곡으로 뽑아주시면서 오늘의 인터뷰가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인터뷰 참여해보시니까 어떠셨나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 원래는 넉넉하게 노래를 더 많이 준비해왔는데, 너무 많은 곡을 추천하다보면 가독성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서 축약을 거쳐서 추천을 하게 되었어요.

만약에 줌터뷰에 또 불러주신다면, 그 때는 다른 테마로 준비를 해서 또 다른 느낌의 곡들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저는 인터뷰를 할 때마다 무척 설레요. 이 글을 통해서 제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과 교감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 반 친구들에게 '나는 이런 거 듣는데 넌 어때?'라는 느낌을 가지고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설레고, 이 플레이리스트를 보신다면 제가 어떤 사람인지 리스너 분들이 아시게 되는 창구가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재밌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든지 다시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 앨범 이야기를 비롯해서 여름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는 시원시원한 플레이리스트도 동시에 소개주시면서 즐거우면서도 많이 알아가는 인터뷰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줌터뷰 참여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겨울에 다시 한 번 꼭 모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힙합엘이 줌터뷰 모음집 링크] https://hiphople.com/fboard/24321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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