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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리뷰 / 250 '뽕' : 모든 것이 꿈이었대..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2022.07.05 23:30조회 수 4032추천수 20댓글 20

22년 하반기 첫 음반리뷰는

상반기 최고의 앨범(개인적인 픽)으로 시작합니다

두 달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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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이오공) [뽕]

2022. 0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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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예약 한정반으로 발매된

BANA 소속 프로듀서 250의 <뽕> 피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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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에 붙은 스티커

TORU KOTETSU MASTER EDITION입니다

 에디숀에 마스터링 엔지니어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 수 있듯, 스트리밍 버전의 마스터링과 피지컬 버전의 마스터링을 담당한 사운드 엔지니어가 다릅니다.

 

 CHAB이 마스터링한 스트리밍 음원은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소리를 들려주고 코테츠 토루의 마스터링 버전은 '그 시절 사운드의 재현'이라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CD 버전의 음질은 스트리밍 버전에 비해 볼륨이 살짝 낮으며 저음이 좀 더 두텁습니다. 그러나 웬만한 청음 환경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이상 이 두 버전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각자가 선호하는 방법으로 감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들어도 이 앨범의 사운드는 개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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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봉 비닐에 붙어있던 스티커는

따로 떼어내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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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그 시절 갬성 낭낭한

시디 프린팅

예전 시디 프린팅은 저런 식으로

트랙리스트를 박아 넣는 것이 국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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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클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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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뽕2.jpg

아ㄸㄸ

 

뽕3.jpg

...걍 해보고 싶엇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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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클릿 내부에는

스트리밍 버전 앨범 커버 아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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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사이트의 앨범 소개문에는 올라와 있지 않아

부클릿에서만 확인 가능한 크레딧

이런 음반 리뷰 글을 쓰게 되면서 가지게 된 장점 중 하나는

자연스레 크레딧을 좀 더 살펴보게 되어

어떠한 사람들이 이 앨범을 함께 만들어나갔는지를

좀 더 면밀히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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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에 대한 트렌드를 끊임없이 캐치하고 이를 부단히 따라가려 애쓰는 장르씬에서 BANA의 프로듀서 250은 바삐 달려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수 년 단위의 시간을 들여 자신이 구현하고자 한 사운드의 전신을 탐구하였으며, 이 역사를 함께한 증인들을 자신의 음악에 초청하는 데 성공한다. 2022년 상반기 최고의 앨범이라 할 수 있는 뽕짝 앨범 <뽕>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에서 바로 떠오르지만 이를 풀어 설명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형언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이 한 글자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신명나게 춤을 추고 싶어지는 흥이면서 동시에 그 이면에 있는 아픔과 상처까지 포용하는 모습. 뽕짝은 대중가요를 낮잡아보는 함의가 있기에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으나 이는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테크노를 위시한 흥겨운 사운드 아래 내용들은 사랑과 전쟁 뺨쳤던 90년대~2000년대 초 가요들을 생각해 보라. 참 오묘하다. 그렇기에 250가 가지는 고민의 지점은 '뽕짝 안에 담긴 정서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로 시작하게 된다.

앨범을 비롯한 관련 콘텐츠 안에는 250이 뽕짝에 깃든 미학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먼저 스스로가 뽕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할 터이다. 이는 <뽕>의 제작 과정이 소상히 담긴 다큐멘터리 "뽕을 찾아서"에서 잘 드러난다. 뽕짝을 들을 수 있는 무대를 찾아가거나 음반을 구매하고 옛 뮤지션들을 찾아뵙고 같이 작업한다. 특유의 사운드 구현을 위해 동묘 시장에서 옛 악기를 구입하고, 사교댄스 교습소에서 특유의 리듬감을 익히려 애를 쓰기도 한다. 단순하게 사운드를 구현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그 바탕이 되는 정서를 깊이 탐구해나가는 과정이기에 더욱 뜻깊기도 하다.

일련의 노력을 통해 250은 <뽕>에서 한국 대중음악 과거의 한 면을 자신만의 테이스트로 성공적으로 그려낸다. 그가 제시하는 뽕짝은 굉장히 복합적인 면모를 지닌다. 먼저 제시할 수 있는 키워드는 '공간'이다. 각 트랙은 마치 저마다의 이야기와 장소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개성적인 면모를 뽐낸다. 뱅버스는 묻지마 관광을 떠나는 고속버스 안이 연상되고 바라보고는 길거리 각설이들의 품바가, 로열 블루는 어느 허름한 째즈바에서 싸구려 양주를 따르는 한 남자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이니만큼 구성 역시 종잡을 수 없다. 뽕끼 다분한 전자음에 미친듯이 몸을 들썩이다 어느 째즈바에서 싸구려 양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먹먹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각 곡들의 인상은 하나같이 강렬하다. 뽕짝 사운드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뱅버스"를 시작으로 각각의 분위기는 다르지만 보컬 샘플을 적극 활용하여 곡의 분위기를 살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는 "사랑이야기"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째지는 신스 사운드와 나운도의 가야금 연주가 어지러이 뒤섞여 흥의 임계점을 뚫어버리는 "바라보고",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이 마치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듯 곡의 전면으로 치고 나와 중후한 색소폰 사운드로 청자를 휘어잡는 "로열블루"는 일품이다. 250은 자신만의 뽕짝을 구현함에 있어 비단 자기의 힘뿐이 아닌 많은 선배 뮤지션의 힘을 빌려 앨범을 풍성하게 만들었고 제각각의 분위기를 하나의 큰 그림으로 조화로이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그가 뽕짝이라는 음악에 보내는 리스펙트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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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의 향연은 '아련함'으로 귀결된다. <뽕>의 소개문이면서 첫 트랙의 제목이기도 한 "모든 것이 꿈이었네". 이 한 문장은 앨범에 담긴 다양한 모습과 감정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낸다. 떠난 이 그리며 달빛을 벗 삼아 옛이야기를 즐겼는데 깨고 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 수많은 희로애락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모두 꿈처럼 느껴지더라. 곡의 노래를 부른 가수이자 이박사의 음악적 소울메이트인 작곡가 김수일은 곡의 마지막에서 자신은 가수가 아니라며 겸연쩍어 했지만 이 곡에서만큼은 그의 목소리가 가진 호소력이 대단했다. 그리고 이 아련함을 여운과 슬픔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가를 부른 가수 오승원과 작사가 양인자가 참여한 "휘날레"이다. 이제 볼 수 없는 당신을 그리는 먹먹함이 오승원의 청량한 보컬을 통해 극대화된다. 250이 그려내고자 한 진정한 뽕의 의미는 다양한 감정 이면에 자리 잡은 아련함과 슬픔이 아니었을까.

옛 것을 리스펙트 하며 이를 현대에 끌어와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그 결과물은 결코 촌스럽지 않았다. 과거의 사운드에 담긴 흥과 슬픔이라는 정서가 작금의 작법과 만나 기묘한 시너지를 불러일으켰다. <뽕>이라는 앨범이 완성되는 데 있어 밑바탕이 되거나 한시대를 거쳐온 한국 대중음악 속 이야기들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아갈 필요 없이 그저 앨범의 사운드의 흥에 몸을 맡기기만 해도 충분히 즐겁다. 2022년 상반기를 빛낸 앨범 중 하나이다.

 

 

https://blog.naver.com/okonechu/222801556522

https://www.instagram.com/p/CetPAEfL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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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 아몬드페페Best베스트
    3 7.6 00:02

    아ㄸㄸ에서 웃었다

    아 자존심상해

  • 함뿍Best베스트
    3 7.5 23:51

    글 너무 잘읽었습니다 !! 막연하게 느낀 감정을 글로 푼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특히 로열 블루에 대한 비유는 인용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지막 문단은 250님이 이즘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내용이랑 상반되는게 재밌네요

    본인이 촌스럽다는 걸 인정하고, 촌스러운게 좋기 때문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유 있는 촌스러움, 즉 자신의 온전한 취향을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본인은 촌스럽다는걸 전제하에 두고 만들었지만, 듣는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감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게 멋지네요

    여담으로 리뷰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앨범 사진 참 잘찍으십니다.. 전문 웹진에서 찍은 퀄리티 ㅋㅋㅋ

     

  • 굿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7.5 23:36
    @코홀트닌자들다어디감

    .

  • 1 7.5 23:34

    휘날레가 피날레로 적혀있어요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7.5 23:36
    @살아숨셔4

    수정 완료!

  • 나를 두고 떠난 사람~~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7.5 23:37
    @안맞는브라자를입는다

    어디쯤에 갔을까~~

  • 1 7.5 23:41

    글을 술술 읽히게 쓰시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7.6 00:02
    @릴수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싸랑해용!

  • 1 7.5 23:46

    이것이 뉴트로 사이키델릭 뽕이다 이말이야

     

    옛 대중가요의 사운드를 어떻게 복각해야 할지 알려주는 그런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7.6 00:02
    @Alonso2000

    첨 들었을때 진짜 와 이게 이렇게 이어지네?? 하면서 진짜 너무 충격적으로 들엇슴.. ㅎㅎ

  • 3 7.5 23:51

    글 너무 잘읽었습니다 !! 막연하게 느낀 감정을 글로 푼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특히 로열 블루에 대한 비유는 인용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지막 문단은 250님이 이즘 인터뷰에서 말씀하신 내용이랑 상반되는게 재밌네요

    본인이 촌스럽다는 걸 인정하고, 촌스러운게 좋기 때문에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유 있는 촌스러움, 즉 자신의 온전한 취향을 보여주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본인은 촌스럽다는걸 전제하에 두고 만들었지만, 듣는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감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게 멋지네요

    여담으로 리뷰 볼때마다 느끼는건데 앨범 사진 참 잘찍으십니다.. 전문 웹진에서 찍은 퀄리티 ㅋㅋㅋ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 7.6 00:10
    @함뿍

    헤헿 여러 부분에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의도하여 잘 꾸며낸 촌스러움은 역으로 세련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생각이 들어 저렇게 이야기하게 대엇습니다! 저는 들으면서 촌스럽다고 생각했다기 보다는 이야 이 사운드를 2022년에 이렇게 구현해내넹.. 이 생각 뿐이었네요 ㅎㅎ

  • 3 7.6 00:02

    아ㄸㄸ에서 웃었다

    아 자존심상해

  • title: [E] Dr. Dre - The Chronic쟈이즈글쓴이
    1 7.6 00:11
    @아몬드페페
  • 7.6 00:17

    리뷰글은 무조건 미친 개추

  • 7.6 00:41

    진짜 올해 나온 앨범중에서 제일 좋았음..

  • 7.6 01:14

    마침 돌리고 있었는데... 좋네요... 아뚠...

  • 7.6 11:53

    이런글은 개추입니다

  • 7.6 12:44

    몯은,,,것이,,,꾸미엇,,,,,네,,,,,,,,,,,,~~~~

  • 7.6 23:04

    앨범 너무 좋음요..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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